잡소리가 너무 길어졌는데, 일단 커피 번을 만들기 위해서 재료 계량을 정량으로 하도록 한다.
정량을 다 하였으면 탈지분유, 강력분을 체에 곱게 쳐서 다른 볼에 넣어두고, 소금, 설탕, 이스트를 서로 닿지 않게 버뮤다 삼각지대처럼 놓아둔다. 닿게끔 놓아둔다면 뭐... 망한거라 보면 된다. 믹싱 전에 건포도는 미리 전처리를 해놓아둔다.
1분간 반죽기나 스크래퍼로 돌리면 되는데, 마법이 있는데 뭐하러 그러겠나? 바람 계열 마법으로 1분간 돌리다가 어느 정도 뭉쳤을 시에 속도를 좀 더 올리며 돌리는데 단, 여기서 계란이 중간에 들어간다.
많은 양에 계란이므로 3번에 걸쳐서 넣어주는데 1번 넣고 다 섞이면 또 1번 넣는 방식이다.
1번 넣을 때마다 겉표면에 안 섞인 계란, 가루들을 마법으로 모아준다.
다 해놓았으면 클린업 단계 때 계량해 놓은 버터를 반죽 붙도록 넣어준다. 믹싱은 최종 단계까지 하되, 최종 단계가 마무리되면 전처리를 해놓은 건포도를 넣어서 살살 저어준다.
26~28도 중간 사이에 온도로 반죽이 마무리됐다면 황금비율인 거다. 1차 발효를 해야 하는데 시간과 습도, 온도가 마법으로 해결이 돼서 무지 편리하다. 마법이 최고야?
다음은 정량에 맞게 분할을 하는데 분할이 다 끝나고 애기 반죽이 나올거다. 그거로 뭐하느냐? 귀여우니깐 애기 반죽도 구워야지.
분할이 다 끝난 반죽을 철판이나 손바닥에서 둥글리기를 하는데, 숙련자는 둥글리기를 양손으로 돌린다더라. 나는 마법이 있는데 뭐하러 손을 쓰겠냐만,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뿐이다.
중간 발효 15분을 해놓는 동안 토핑을 만들어 두는데, 솔직히 중간 발효도 마법으로 건너뛰는데 토핑 때문에 해야 될 것 같긴 하다.
‘토핑을 반죽할 때 같이 해버릴까..? 한꺼번에 가능할 거 같은데’
베이커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아시다시피 부드러운 버터를 크림화가 되게끔 잘 풀어준 후 달걀을 3번을 나뉘어서 반죽 때처럼 꼼꼼하게 섞어준다. 중간에 대충 섞다가 달걀이랑 크림이랑 분리되는 현상이 있으므로 이 부분은 신경을 써야된다. 다 섞었다면 체를 쳐놓았던 박력분을 넣어서 섞어주되! 가루가 아예 안 보일 정도로 섞어준다.
이 부분들이 다 마무리가 됐다면 이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커피를 섞어준다. 사실 지구에서는 인스턴트 커피로 달달하게 된다만, 여기서는 없으므로 달달하게 설탕을 많이 넣었다는게 함정이다.
중간 발효가 마무리 된 반죽을 둥글리기 할 때처럼 둥글려주는데 너무 힘을 주면 안된다.
기포가 다 빠져나가고 토핑을 중간에서 달팽이 모양처럼 빙~ 둘러서 토핑을 해주며 2차 발효를 시작해준다. 마법으로 순-삭
미리 예열해 놓은 위에는 190도, 아래는 180도인 오븐에 10분 굽고 한번 돌리고 5분 굽고 마무리하면 커피번 완성!
만드는 동안 냄새도 모양도 환상적인지라 내 주위에 뭉쳐서 보던 사람들이 황홀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완성이에요. 모자라지 않게 먹을 만큼 만들었으니깐 다 식고 천천히 먹도록 하죠. 헤헤“
”오! 이게 황녀님이 말씀해주신 그 커피 본 그겁니까?!“
“커피 본이 아니라 커피 번이에요 괜찮나요?”
“”괜찮다 말고요! 동글동글한 게 먹음직스럽네요 하하“
동글동글하고 구릿빛 색이어서 확실히 내가 봐도 먹음직스럽게 생겼다. 아기 반죽으로 만든 커피 번은 귀엽고.
”저..저기 황녀님이 말씀해주신....아기 커피 번은 귀엽네요 헤..“
”맘에 드나요? 드릴까요?“
중년의 여성이 데려온 남자아이인데 나랑 비슷한 또래인데도 말을 잘한다. 예쁘장한 외모는 덤이고. 크면 분명 많은 여성을 울릴게 분명하다.
”....주, 주시면 감사합니다!“
”귀한것도 아닌데 덤으로 가지세요 헤헤“
예쁘장한 얼굴로 당황스럽다는 듯이 말하니깐 절로 웃음이 난다. 엄마 미소라고 해야 하려나?
”화, 황녀님이 만들어 주신 건데 귀한 게 아니라뇨...“
”제가 만들었든, 누가 만들었든 그게 뭐가 중요한가요? 맛있으면 됐죠 헤헤“
”.....맛있으면 됐죠 히히“
아직 어린이여서 순수한게, 저대로만 크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든다.
인원수가 그렇게 많지 않아서 한 개씩 들고선 먹는데, 다들 새로운 맛을 보았는지 놀란 눈으로 허겁지겁 먹는다. 식사도 했는데 많이도 드시네.
쾅-!
다들 맛있다고 연신 말하며 먹는 와중에 소음이 들려서 소음의 정체를 쳐다보니, 아이고야 아버지랑 오라버니들이다.
”세에라! 왜 우리들은 안불렀어!“
”맞다 세에라 왜 안불렀느냐. 그리고 오스건 아버지도 계시는데 우리라니!“
”아, 죄송합니다 형님! 당황하다보니..“
”이해하마 괜찮다. 세에라, 오라버니들은 그렇다 쳐도, 아버지는 빼먹은 게 섭섭하더구나.“
세 명이서 몰려서 오니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저 세 명에 기운에 감당을 못하여 벌벌 떠는게 보이고, 아버지하고 오라버니들은 자기들이 할 말만 주야장천하고 난전도 이런 난전이 없다.
”아버지하고 오라버니, 일단 기운 좀 갈무리하시죠. 그리고 빵은 다 식고 난 후에 드리려고 했어요.“
”커험.. 그래 그렇다면... 그래도 식은 빵보단 뜨듯한 빵이 맛있지 않더냐?“
막 굽고 나온 빵이 훨씬 맛있는 건 인정한다만, 크게 잘못한 건 아니지 않나? 아닌가 크게 잘못했나...?
”그렇긴 하지만요... 일단 오셨으니 드셔보세요.“
”그래. 맛있어 보이는구나“
”그래서 첫 작품이라 열심히 만들었어요 헤헤“
세 분 다 커피 번을 하나씩 들고선 먹는데, 다른 사람들이랑 똑같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먹는다. 다른 점이라면 품위는 지킨달까?
”오..! 커피가 이런 풍미를 낼 줄은 상상도 못했군.“
”괜찮군요. 나쁘지 않고 또 적당하게 자극하는게..흥미롭군요 아버지.“
”형님! 이거 되게 오묘하군요..“
평가는 다들 좋다 좋다 한다만. 그래도 내 첫 작품이고, 내가 해보고 싶은 목표여서 그럴까? 두근두근하고 떨리면서 어떨까? 그냥 맛있다고 말만 하는 걸까? 궁금하다.
”.....어때요? 괜찮아요..?“
”괜찮다말고 세에라!! 오라버니가 여태까지 먹은 빵들 중에서 제일로 맛있어!!“
역시 오스건 오라버니는 호들갑을 떨면서 말해주시는데, 그래도 저게 솔직한 표현같아서 마음이 놓인다.
”아버지하고 히오데론 오라버니는요? 괜찮아요...?“
”오묘하면서, 풍미가 끌리는구나 맛있단다.“
”아버지는 세에라가 해주는건 다 맛있단다 하하“
아버지는 뭐 두루뭉술하게 말해주셨다만, 실종일관 차갑게 느껴지던 첫째 오라버니의 호평이 무척이나 달갑달까? 마음이 붕 뜨는 기분이다.
”헤헤.. 저도 다 좋아요“
그냥 다 좋다고 했을 뿐인데 다들 왜 넋 놓은 표정으로 날 쳐다보는 걸까? 뭐 아무렴 어때.
첫 번째 작품도 만족스럽고 다들 호평이니, 이건 내 저작물 1번에다가 도장을 꽝! 박아버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