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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King's Road
작가 : Xien
작품등록일 : 2018.11.2

왕도(王道)란 무엇인가? 왕이 될 자는 누가 선택하는 것이고 누가 그 길을 것는 것인가?

강대국 리엔왕국에서 소리없는 왕권 쟁탈전이 벌어진다.
과연 왕이 되는 자는 누구인가?

 
19화
작성일 : 18-12-05 22:29     조회 : 300     추천 : 0     분량 : 4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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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칠리아는 도리스 왕국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그녀의 집안은 어느 나라에서든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런 평범한 가정이었다. 아버지는 농사를 지었고 어머니는 틈틈이 바느질을 하면서 넉넉하지는 않아도 부족하지는 않게 살았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금슬도 좋아 그녀는 매일이 행복했다. 그러던 체칠리아가 8살이 되던 해, 들판에서 놀던 그녀는 한 낯선 여자를 만났다. 그녀는 물결처럼 구불거리는 검붉은 머리를 가진 눈매가 날카로운 여자였다. 어딘가 강한 인상을 풍기는 그녀가 무서울 법도 했지만 체칠리아는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호기심에 그녀의 주변을 기웃거렸다. 그러다 그녀가 체칠리아에게 신기한 마술을 여러 개 보여줬고 체칠리아는 거기에 매료되어 그 뒤로 매일 그녀를 만나러 들판으로 나갔다. 그녀는 어린 체칠리아에게 친절했고 둘은 좋은 친구가 되었다. 어느날 그녀는 체칠리아에게 자신이 마법사임을 밝혔고 체칠리아는 덤덤하게 그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녀는 체칠리아에게 마법을 배워볼 생각이 없냐고 말했고 체칠리아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체칠리아는 이제는 그녀의 정식 제자가 되어 하루 종일 마법을 배웠다. 처음엔 마력을 다루는 것이 매우 어려웠으나 차츰 마력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고 간단한 마법은 어설프게나마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체칠리아에게 재능이 있다면서 더 고급기술을 알려주었으나 어린 체칠리아는 아직 그녀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는 무언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매우 초조해 보였고 체칠리아가 자신의 모든 지식을 흡수하기를 바랬다. 그녀가 알려준 마법은 대부분 불을 다루는 마법이었고 위력은 대단했지만 그만큼 다루기가 까다로웠다. 여느 때와 같이 체칠리아가 들판에서 기다리자 그녀가 다급히 와 다짜고짜 체칠리아에게 자신의 모든 마력을 주겠다고 했다. 체칠리아는 영문도 모른 채 그녀에게 마력을 받았고 그녀는 어두운 표정으로 애써 웃으며 작별을 고하고 홀연히 떠나버렸다. 스승이 떠난 뒤에도 체칠리아는 혼자 들판에서 마법 연습을 하였다. 아직 어리고 순수했던 체칠리아는 친한 친구 몇 명에게만 마법을 배운 사실과 마법을 보여주었는데 그 친구들의 입을 통해 체칠리아가 마법을 쓸 수 있다는 소문이 마을 전체로, 나아가 마을 밖 도시까지 새어나가게 되었다. 아직 체칠리아는 마법사가 가지는 권력의 힘과 그 파급효과에 대해선 알지 못하던 때였다. 스승이 떠난 몇 달 뒤 귀족으로 보이는 사람 몇 몇이 체칠리아의 집에 찾아와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부모님이 체칠리아에게 나가 있으라고 하여 정확히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 그녀는 알지 못했다. 체칠리아가 늦은 오후 집에 들어가니 귀족들은 이미 갔는지 없었고 심각한 표정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식탁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체칠리아가 온 것을 알아챈 어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체칠리아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그날 저녁 어머니는 생전 먹어보지 못한 고기 요리를 잔뜩 만들어주었고 또 저녁엔 한 번도 입어보지 못한 화려한 드레스 몇 벌을 선물로 주었다. 어린 체칠리아는 그 선물의 의미를 모른 채 그저 행복감에 쌓여있었다. 불행은 다음날 찾아왔다. 아침부터 집이 시끄러워 잠에서 깬 체칠리아는 어제 본 귀족들이 자신의 집에 들어와 있는 것을 봤다. 체칠리아가 나오자 짙은 화장을 하고 한껏 멋을 부린 여인이 활짝 웃으며 체칠리아에게 인사를 했고 체칠리아는 어리둥절하면서도 두려움에 자리에서 그대로 얼어버렸다. 귀족 여인은 체칠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제 자신이 그녀의 어머니라고 말했고, 체칠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이미 문 옆에는 체칠리아의 것으로 보이는 짐가방이 쌓여있었고 체칠리아는 그제야 일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인지했다. 체칠리아가 울면서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매달렸지만 그들은 애써 눈물을 삼키며 귀족집에 입양을 가게 되었고, 이제는 마음껏 예쁜 옷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편하게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체칠리아는 그런 것들은 필요 없었지만 그의 부모들은 잘 지내라는 말을 남기고 귀족의 품에 체칠리아를 넘겨주었다. 체칠리아는 마차를 타고 가는 내내 울었지만 소용없었다.

 

 

  “…그런 사정이 있는 줄은 몰랐어.”

 

  처음으로 체칠리아의 이야기를 들은 스케리브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렇게 불쌍한 표정으로 볼 건 없어. 이미 지난일이야.”

 

  “그래도 친부모님은 만날 수 있으니 다행이다. 아무리 입양됐어도 가끔은 부모님을 만나게 해줄 거 아니야.”

 

  스케리브의 말에 체칠리아의 표정이 굳었다.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지. 그런데 몇 년 뒤 가보니 집이 있었던 자리엔 아무것도 없었어.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몇 년 전 큰 화재가 나서 집이 다 타버렸다고 하더라고.”

 

  “…그렇구나. 그럼 부모님도 그때 돌아가신 거야?”

 

  “마을 사람들은 다 그렇게 말하는데, 난 안 믿어. 어딘가에 살아계실 거야. 화재가 내가 입양된 해에 났다는 것도 찝찝하고. 그래서 힘이 되는 한 틈틈이 부모님의 단서를 찾고 있는 중이야. 아직까진 별 소득은 없지만.”

 

  말을 마친 체칠리아의 얼굴은 복잡해 보였다. 체칠리아는 스케리브에게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 있었다. 그것은 그녀가 의뢰소에서 각종 더러운 의뢰를 하는 이유이자 떠돌아다니며 여행을 다니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녀는 도리스 왕국으로 돌아갈 날이 가까워지자 점점 초조해졌고, 이번엔 그녀 자신이 원하는 정보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그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다. ‘검은 초승달이라….’ 체칠리아는 계속해서 그 단어를 머릿속에서 되풀이 하였다. 도리스 왕국에 의뢰소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이런 의뢰소가 도리스 왕국 뿐만이 아니라 리엔 왕국, 램버트 왕국 등 각 왕국에도 존재함을 알았고, 그녀는 그 사실에서 그것이 단순한 의뢰소가 아님 모종의 힘에 의해 움직이는 거대한 조직일 것이라 추측했다. 그리고 그녀의 예상을 뒷받침해주는 증거로 흔히 마스터로 불리는 의뢰소장들의 몸에 공통적으로 검은색 초승달 모양의 문양이 새겨져있다는 것이었다. 돈도 돈이었지만 그들의 뒤에 존재할 거대한 존재를 찾기 위해 의뢰를 받아 근 1년간 리엔 왕국을 떠돌아다녔지만 별 소득은 없었다. 그 존재는 철저히 비밀리에 움직였고, 그녀의 손에 쉽사리 잡히지 않았다. 또한 아무리 마법사이지만 그녀 단신으로 거대한 조직의 수장을 상대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기에 상대가 눈치 채지 못하게 접근하는 것이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어서 더욱 소득이 없었는지도 몰랐다. 그녀가 입양되고 그해 겨울 부모님을 앗아간 화재는 분명 그 검은 초승달 조직과 연관되어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말을 마친 체칠리아의 생각에 잠긴 옆얼굴을 바라보면서 스케리브는 처음으로 그녀가 자신과 같은 아픔을 지닌 평범한 사람으로 느껴졌다. 어쩌면 지금의 이런 거친 성격은 그녀가 가진 상처 때문에 생긴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독 사람을 못 믿는 그녀의 경계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이런 그녀가 스케리브는 예전 왕실에서 선생님이 알려준 고슴도치라는 동물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그녀도 언젠간 좋은 사람을 만나 그 날카로운 가시들을 벗어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늘의 별과 달이 꽤 기울었을 때 체칠리아와 스케리브는 이야기를 멈추고 잠자리에 들었다. 털옷을 껴입고 모포를 둘둘 감고 모닥불 옆에 누웠지만 땅 밑에서 올라오는 한기에 몸이 떨렸다. 하지만 피곤했던 그들은 얼마 뒤 잠에 빠져들었다.

 

 

  스케리브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이미 동쪽 너머에서 여명이 비치고 있었다. 체칠리아는 이미 한참 전에 일어났는지 불을 지피고 물을 끓여 불가에서 모포를 덮고 차를 마시고 있었다. 스케리브도 수통의 물로 대충 세수를 하고 따뜻한 차를 마시며 몸을 덥혔다.

 

  “오늘은 하루 종일 달려야 할 거야.”

 

  체칠리아는 스케리브에게 빵 한 덩이를 던지며 말했다.

 

  “그럼 오늘 항구에 도착하는 거야?”

 

  “아니, 아직 항구에 가려면 한참 가야해. 저 앞의 호수 평원을 오늘 안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돌파해야해.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겨울밤을 견디긴 힘들 거야. 평원만 빠져나가면 바로 큰 도시가 나올 거야.”

 

  체칠리아는 이곳의 지리를 잘 아는 듯 자신의 손바닥 안을 들여다보듯 술술 말했다.

 

  “오늘도 엉덩이가 박살나겠네.”

 

  기마에 익숙한 스케리브도 요 근래 하루 종일 말을 타니 엉덩이며 허리가 쑤셔 못 견딜 지경이었다.

 

  “자, 다 먹었으면 어서 일어나.”

 

  재촉하는 말에 스케리브는 남은 빵을 모조리 입에 털어 넣고 일어나 발로 주변의 눈을 긁어모아 모닥불을 껐다. 그 사이 체칠리아는 묶어 둔 말을 끌고 왔다. 스케리브와 체칠리아는 짐을 갈무리하여 말에 싣고 말에 올라탔다.

 

  “자, 오늘도 신나게 달려보자고. 바람이 매서울 테니 얼굴 잘 싸매고. 이랴!”

 

  얼굴 옆으로 말갛게 비쳐오는 햇살을 받으며 둘은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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