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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Another I
작가 : 임완
작품등록일 : 2018.11.21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가 예정되어 있을 터였다.

자그마한 이질감에 대한 궁금증, 점점 커져가는 두려움.

네가 지금 보고 있는 모습, 옛날의 모습 그대로라고 할 수 있을까?

어디까지 넌 알아낼 수 있을까?

 
12. 가면
작성일 : 18-12-05 09:30     조회 : 346     추천 : 0     분량 : 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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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갑자기 변한 이유가 뭐야?”

 

 핸드 랩을 손에 감으며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이 없었다. 원우의 눈빛은 입 다물고 빨리 준비나 하라는 눈빛이었다.

 

 나는 묵묵히 핸드 랩을 마저 감았다. 그리고 마우스피스, 헤드기어, 글러브를 착용하고 자리에 위치했다.

 

 “이거 끝나면 말해줄 거야?”

 

 “... 만약에 형이 나한테 이기면?”

 

 원우는 비웃는 표정을 지으려는 듯, 한 쪽 입 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날 제대로 얕보고 있다. 비록 대회는 나간 적 없지만 원우와의 잦은 스파링 덕분에 찾은 버릇이 하나 있다. 그건 원우의 주특기인 레프트 훅을 상대가 가드를 하면 무조건 레프트 훅을 한 번 더 날리는 거다. 그것이 유일한 돌파구다.

 

 땡-

 

 시작과 동시에 원우는 나와의 거리를 좁힌다. 난 원래 리치가 짧아 인파이팅을 했기 때문에 나도 물러서지는 않았다. 가까워지자 난 먼저 가드를 뚫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가드가 너무 튼튼해선지 미동도 없다. 난 뒤로 잠시 물러섰고, 원우는 가드를 내렸다.

 

 이제는 자기차례라는 건지 서서히 다가온다. 이전 경기에서 봤듯, 뒤로 밀리다보면 아까 쓰러져있던 상대처럼 된다. 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조금씩 다가갔다. 그리고 시작했다.

 

 원우의 주먹이 날 강타한다. 스파링 할 때의 원우와는 차원이 다른 힘이다. 4번 째, 충격이 왔을 때 난 머릿속이 울리기 시작한 걸 느꼈다.

 

 벌써 위기라니 조금만 더 버티면 기회는 온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기회는 내가 정신을 잃을 때 까지 오지 않았다.

 

 “미안해요, 형...”

 

 ***

 

 정신을 차렸을 땐, 원우는 이미 체육관을 떠난 뒤였다.

 

 “어이, 괜찮나?”

 

 관장님이 정신을 차린 나에게 물을 주셨다. 물을 건네받고 생수 한 병을 한 번에 다 마셨다.

 

 “네... 괜찮습니다.”

 

 “구라치고 있네. 네 얼굴이나 쳐다봐.”

 

 난 체육관 벽 거울을 보았다. 얼굴은 엉망이었고, 눈은 다래끼가 난 것처럼 내 눈의 반을 덮을 정도로 부었다.

 

 “그래도 괜찮나?”

 

 “아뇨. 안 괜찮은 거 같습니다.”

 

 “사무실 냉장고에 있는 아이스 팩이라도 꺼내서 냉찜질이라도 해. 붓기 안 빠지면 내일 아침엔 그쪽 눈이 안 떠질 거야.”

 

 “넵, 감사합니다.”

 

 나는 꽤나 힘겨운 발걸음으로 사무실로 이동하여 냉장고 냉동실에 넣어져 있는 아이스 팩을 찾았다. 그리고 내 개인 수건을 꺼내서 아이스 팩을 감싸고 부어있는 눈 위에 살며시 올렸다.

 

 “으어어어어어.....”

 

 눈알까지 파고들 정도로 차가운 냉기가 느껴진다. 그리고 뒤늦게 통증까지 같이 온다.

 

 “아!!!!!!”

 

 이게 너무 차가워서 아픈 건지, 부어오른 곳이 아픈 건지 알 수가 없다.

 

 “원우가 왜 저렇게 됐는지 넌 아나?”

 

 관장님께서 이번 일에 대해 먼저 말하셨다.

 

 “아뇨. 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 통화할 때까지는 평소의 원우였는데, 마치 다른 사람인 것처럼 하루 만에 사람이 바뀌었습니다.”

 

 관장님은 답답하셨는지 담배를 꺼내 하나 무셨다.

 

 “불, 붙여드리겠습니다.”

 

 옆에 있던 라이터를 들어 담배에 불을 붙였다.

 

 “흐읍...... 하......”

 

 길게 호흡하고 담배연기를 뱉으셨다.

 

 “다른 사람이라... 옛날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지.”

 

 옛날에도...?

 

 “원우를 말하는 건가요?”

 

 “후...... 그래, 최원우. 걔 말이야. 옛날에는 복싱 더럽게 못 했었어.”

 

 “네? 원우가요?”

 

 첫 대회에 전국체전 준우승까지 거머쥔 원우가 엄청 못했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아마 원우가 체육관을 다니고 1년 쯤 됐을 때였나? 학교에서 엄청 맞고 왔었지. 그 때 복싱 배우는 놈이 누가 남한테 맞고 오냐고 내가 혼냈었지. 그렇게 한 일주일 동안 체육관을 안 나왔지. 그러다가...”

 

 “돌아왔는데 갑자기 복싱을 잘해졌다는 이야긴가요?”

 

 “그냥 잘하는 것도 아닌 복싱 천재가 돼서 돌아왔지.”

 

 확실히 이번일과 유사한 점이 많다. 단지 이번에는 성격까지 달라졌지만...

 

 “복싱에 재능도 없던 애가 하루아침에 천재가 돼서 돌아올 정도로 복싱은 쉽지가 않아. 어떻게 된 건지 물어봤지만 거울에게 받았다는 이상한 소리만 했었지. 결국 끝내 밝혀내진 못했다.”

 

 “아, 네...”

 

 그러고 보니 어제 원우랑 통화할 때도 마지막에 이상한 말을 해서 내가 화냈었다. 분명 그 때도 자긴 노력한 적이 없다고, 자기 힘이 아니라고 했었다.

 

 관장님이 말한 거울... 거울이라...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

 

 덜컥-

 

 탁!

 

 “데려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들어가고, 나중에 원우 관련해서 뭐 알아낸 거 있음 말해라.”

 

 “네.”

 

 부르릉-

 

 후... 아직도 얼얼하다.

 

 성한 군데가 없는 몸을 이끌고, 집에 도착했다.

 

 “으어어... 지친다, 지쳐.”

 

 털썩-

 

 침대에 누웠다. 아니, 쓰러졌다는 표현이 맞다. 힘이 하나도 안 들어간다. 지금도 링 위에서의 일만 생각하면 몸이 떨린다. 그 때만해도 문제가 없었다. 단지 필사적이었을 뿐이었다.

 

 갑자기 참고 있었던 모든 감정들이 한꺼번에 튀어 나오기 시작했다.

 

 무서웠다.

 

 두려웠다.

 

 도망치고 싶었다.

 

 아팠다.

 

 울고 싶었다.

 

 그래도 참았다. 머릿속에는 원우 생각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젠 괜찮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흘러 나왔다. 난 베개 속으로 얼굴을 파묻었다.

 

 “아 흑... 흑...”

 

 밖에선 활기차고 밝은 모습, 까불거리는 모습이지만, 현실은 혼자 있어도 맘 편할 만큼 크게 울지 못하는 나였다. 마치 가면을 쓴 사람인양, 사람들을 속이고, 나를 속이고, 그렇게 자기 합리화를 하며 지낸다. 바뀌고 싶다. 너무 힘들다. 이런 내가 싫다...

 

 ...

 

 찡-

 

 ***

 

 띠리리리링- 띠리리리링- 띠리리리링-

 

 “으... 어후...”

 

 어제 맞은 부위가 쓰려온다. 손이 살짝 닿기만 했음에도 큰 통증이 느껴진다.

 

 “하......”

 

 몸을 일으켜 세우자, 절로 한숨이 나온다. 어제의 일은 아직도 생생하다. 원우의 차가운 눈빛, 순간적으로 잃은 정신, 원우의 과거, 그리고 거울... 분명 원우의 일과 관련이 있을 거다. 하지만 어떻게 알아내야할지 방법이 없다.

 

 어느 곳에 가도 있는 게 거울이고, 각 집마다 최소한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것도 거울이다. 그만큼 거울은 흔하고 흔한 물건 중 하나다. 원우의 집에 있는 거울이라도 조사해보고 싶지만, 들여 보내줄 이유가 없다.

 

 “하......”

 

 나는 한숨을 쉬며 학교 갈 채비를 서둘렀다. 평소처럼 씻고, 평소처럼 옷을 입고, 평소처럼 거울을 본다. 매일매일 보던 거울이 오늘따라 낯설게 느껴졌다.

 

 문을 나섰고, 학교의 정문이 보인다. 오늘따라 주위에 아무도 없다. 시간을 보니 내가 늦게 나온 건 아닌 거 같다. 정문을 통과하고 교실로 향했다. 그러나 교실을 가는 중에도 사람은커녕, 이 고요함 속에서 규칙적인 내 발소리만이 조용히 울렸다.

 

 난 이 고요함에 알 수 없는 불안함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점점 커져갔다. 그리고 설마 하는 마음에 부리나케 달리기 시작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내 주위에서 또 다른 이변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난 그게 두렵고, 무서웠다.

 

 교실 앞에 도착하자 난 심호흡을 크게 한번 했다. 그리고 문을 열었다.

 

 ...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쑤우 18-12-05 22:20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임완 18-12-06 13:15
 
쑤우님 감사합니다 ㅠㅠ 아무도 안 보니까 반쯤 체념했었는데 누군가 봐준다고 말해주시니 힘이 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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