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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심연의 계약자
작가 : 경월
작품등록일 : 2018.11.4

 
6화
작성일 : 18-12-04 11:28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5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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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매의 형상을 본떠 만든 듯한 멋들어진 문양이 크게 그려진 거대한 마차가 오늘따라 유난히 밝은 달빛을 받으며 밤이 되어 어두워진 숲속을 쏜살같이 달려 나갔다.

 

  히이이이잉ㅡ!!

 

  우렁찬 울음소리가 이미 인간의 이지를 벗어난 어두워진 숲 속에서 울려 퍼졌지만 어떤 짐승이나 흉포한 마물조차도 감히 그 앞을 가로막을 수는 없었다.

 

  콰작ㅡ!!

 

  마차의 앞을 가로막고 있던 거대한 나무가 힘없이 꺾였다.

 

  히이이이이이잉ㅡ!!

 

  나무를 들이 받은 한 생명체가 기분이 좋다는 듯이 울부짖으며 더욱 빠르게 달리기 시작하자 그에 맞춰서 같이 달리고 있던 다른 생명체들 또한 더욱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마차를 끄는 것은 절대 평범한 말이 아니었다.

 

  평범한 말들과 비교했을 때 어림잡아도 배 이상으로 거대해 보이는 말의 형상을 지닌 4마리의 마수들이 끄는 마차는 이미 이동수단이 아닌, 전장을 휩쓸어버리는 전차라 보아도 무방했다.

 

  앞을 가로막는 수백 년간 자라온 거목을 부러뜨리고, 수백 년간 땅에 틀어박힌 바위를 파괴시키며 전진하는 4마리의 마수들이 이끄는 마차.

 

  이는 도적과 짐승을 비롯한 마물들의 위협을 감수하면서 마차를 끌고 다른 도시들을 돌아다니는 행상인들에게 있어서는 천금을 주더라도 가지고 싶은 물건일 것이다.

 

  실제로도 강력한 재력과 권력을 지닌 몇 명의 대상인과 고위 귀족들이 몇 번이나 이 마차를 원하여 어쩔 수 없이 거절을 목적으로 말도 안 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그들에게 요구하였지만 예상치도 못하게 그들 전원이 그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 오히려 이쪽에서 고초를 겪었던 적도 있었다.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이성을 지니고, 압도적인 힘을 지니고 있음에도 자신의 주인에게 무조건 적인 복종을 바치는 4마리의 마수. 그들이 생각하기에 이것들의 가치는 이쪽에서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더욱 높았던 것 같았다.

 

  물론 이 마수들의 주인이 살아있는 이상 무슨 일이 있다 하여도 다른 이에게 복종을 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런 말도 안 되는 마차의 소유권을 건네받았음에도 어떤 이는 도저히 불안감을 떨칠 수 없는 법이었다.

 

  “....장 님.”

 

  둘이 쓰기에는 너무나도 넓은 마차 안에서 성숙한 여성의 나긋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이에 답을 하는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젠장......’

 

  “......드장 님.”

 

  한 남성이 고개를 숙이고 무언가를 고민하고 있었다.

 

  ‘지금부터는 카인과 최대한 떨어져있는 게 좋다는 것쯤은 알고 있지만 진짜 이렇게 마무리를 지어도 괜찮은 걸까? 확, 지금이라도 돌아가? ......나쁘지 않은 생각인 것 같은데?’

 

  그때 옆에서 누군가가 짜증이 난다는 듯이 자신의 귀를 강하게 잡아당기면서 크게 벌어진 귀에 입을 대고 크게 소리쳤다.

 

  “정신 차리세요! 길드장 님!!”

 

  “으아아아악!! 지금 뭐 하는 거야!?”

 

  눈길을 사로잡는 긴 생머리가 인상적인 아름다운 여성이 말했다.

 

  “말 그대로입니다. 이제 정신 좀 차리세요. 이제 몇 시간만 있으면 도착할 겁니다.”

 

  빈센트의 표정이 순간 보기 좋게 일그러졌다.

 

  “뭐? 마차에 탄지 얼마나 지났는데?”

 

  “하아......”

 

  사라가 한 숨을 푹 쉬며 자신의 말을 이었다.

 

  “마차에 탄지 벌써 이틀이나 지났습니다. 그때 동안 저는 길드장 님 대신에 일을 마쳤고요.”

 

  빈센트가 살짝 놀란 듯이 말했다.

 

  “다 했다고? 아무리 너라도 겨우 이틀 만에 할 수 있을 만한 양이 아닐 텐데......”

 

  스윽ㅡ

 

  빈센트는 살짝 의심스럽다는 눈빛으로 마차 한 구석에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는 산처럼 쌓여있는 서류더미를 바라보며 말끝을 흘렸다.

 

  이에 길드장의 비서 역할과 함께 부 길드장을 담당하고 있는 은발의 여성이 차분한 목소리로 자신의 상관에게 보고 하기 시작했다.

 

  “길드 본부의 이동. 이는 분명히 초대형 길드인 아세르카 길드에 있어서는 매우 건들이기 어려운 문제이긴 합니다. 정보 길드라는 특이성과 더불어 이제까지 단 한 번도 대형 길드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심장인 본부를 옮긴 사례는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사라의 말에 빈센트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중. 소형 길드 같은 경우에는 타 길드와의 대립에서 패하여 길드 본부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경우는 비일비재 하였지만 적게는 수십의 도시에서 많게는 국가의 단위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대형 길드가 스스로 자신들의 길드 본부를 옮긴 사례는 역사상 길드라는 단체가 만들어지고 나서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사건이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굳이 옮길 필요가 없었으니까.

 

  규모가 작은 소형 길드와는 다르게 규모가 큰 대형 길드부터는 자신들이 위치한 도시에 전반적으로 많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상업과 관련된 대형 길드가 위치하면 그 도시의 상업이 자연스럽게 발전하게 되고, 생산직과 관련된 대형 길드가 위치하게 되면 도시 전반적인 문화 수준이 상승할 수밖에 없어진다.

 

  쉽게 말해 도시가 길드에 맞춰 큰 폭으로 변화 한다는 소리이다.

 

  “굳이 힘들게 만들어 놓은 둥지에서 스스로 벗어나 다른 장소를 찾을 필요는 없지.”

 

  “맞습니다. 그렇기에 처리해야 될 일이 천문학적으로 많아지긴 했죠. 하지만 이미 길드장 님은 이 일을 생각하고 계셨었죠? 그것도 꽤 오래전부터.”

 

  “뭐? 지금 뭐라고......”

 

  생각지도 못한 말을 들은 빈센트가 깜짝 놀라며 숙인 고개를 들어 사라를 쳐다보았다.

 

  이에 사라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몇 년 동안 길드장 님께서 저에게 내린 지시들만 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일입니다. 갑자기 아세르카 길드에 속한 대형 길드를 찾아보라고 지시하시고, 대형 길드의 마스터로서 충분한 자질을 지닌 자를 찾아보라고 지시하시면...... 모르고 싶어도 눈치 챌 수밖에 없습니다.”

 

  “대단하군......”

 

  사라의 말만을 들으면 누구나 눈치 챌 수 있을 법한 일 같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는 빈센트는 놀라움을 금치 못할 수 없었다.

 

  3년이다.

 

  빈센트가 사라에게 내린 저 두 가지 지시의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것은 3년이라는 긴 시간이었다.

 

  정보길드의 특성상 단 하루만 지나도 수많은 것들이 변하기 따름이다.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했던 정보들의 가치가 없어질 수 있고, 반대로 별 가치도 없을 것만 같던 정보가 국가 기밀과 연관 될 수도 있는 것이 정보라는 것이었다.

 

  하물며 사라는 자신의 바로 밑에서 실권을 잡고 있는 2인자이다. 이 말을 다르게 한다면 그녀는 자신 다음으로 가장 많은 일을 처리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거기다가 자신이 사라에게 따로 내린 지시조차도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었을 터인데.......

 

  그 많은 업무 속에서 상사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유추해 낸 것은 아무리 생각하여도 불가능 한 일이었다.

 

  “별 것 아닙니다. 어쨌든.”

 

  눈앞에 있는 부하의 능력에 다시금 감탄을 하고 있던 빈센트가 아직 그녀의 보고가 마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정신을 차렸다.

 

  “무슨 일을 일어날지 알 수 있다면 충분한 대비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물론 이런 일이 처음 있는 일이라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끊임없이 색다른 문제가 생겨나고는 있지만 대부분의 일은 이미 해결했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사라가 지친 듯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하루에도 수십 통씩 조합과 다른 대형 길드들에서 저희 길드의 상황을 설명하라는 연락이 오고 있습니다. 웬만한 것들은 적당히 무시하고는 있지만, 그렇게만 하기에는......”

 

  사라의 투정 아닌 투정에 빈센트는 단호하게 말했다.

 

  “지금은 좀 힘들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어느 정도 안정화 될 거다. 그 때까지만 버텨라. 그리고 이제부터는 네 선에서 처리하기 버겁다고 판단되는 일들은 전부 나한테 올려. 네 말대로 조합이나 몇몇 대형 길드들을 네가 처리하기에는 조금 버거운 게 맞으니까.”

 

  “......알겠습니다.”

 

  그렇게 얘기를 이어나가던 빈센트가 문뜩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지금까지 거의 아무것도 먹지 않았었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공간에서 먹을 것을 꺼내었다.

 

  짙은 갈색 빛깔의 고기요리와 술을 비롯하여 순식간에 어마어마한 양의 요리들이 마차 안을 가득 채웠다.

 

  히이이이이잉ㅡ!!

 

  맛있는 냄새 때문인지 밖에 있는 마수들이 이제까지 와는 다른 톤으로 울부짖었다. 계속해서 들리는 마수들의 소리 때문에 하는 수 없이 빈센트가 달리고 있는 마차의 문을 열어 고기를 한 점씩 던져주자 마수들이 만족하였는지 조금 조용해졌다.

 

  철컥ㅡ

 

  마차의 문을 닫은 빈센트가 다시 음식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걸 본 사라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물었다.

 

  “그 많은 것들은 도대체 어느 틈에 챙기신 겁니까?”

 

  겨우 음식을 마저 다 꺼낸 빈센트가 답했다.

 

  “떠나기 바로 전날에 길드랑 가까운 식당에 부탁한 후에 출발하기 전에 가지고 왔지. 식사 안 했으면 같이 먹지?”

 

  “...그럼.”

 

  잠시 고민을 하였던 사라였지만 자신도 일 때문에 요새 며칠 동안 식사다운 식사는 하지 못했었다는 것을 떠올리고는 사양하지 않고, 자신 앞에 놓인 접시 위에 커다란 고기 한 점을 가져왔다.

 

  스걱ㅡ 냠.

 

  부르르르르ㅡ

 

  입안에 육즙이 가득 담긴 고기가 들어오자 온 몸이 부르르르 떨리면서 강렬한 허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맛있다.

 

  마치 온 몸이 지금의 식사를 기다려 온 것만 같았다.

 

  고기가 들어오면 술이, 술이 들어오면 고기가 다시 들어올 수 있는 것에 감격한 사라가 더욱 식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스걱ㅡ 슥ㅡ

 

  자신의 부하직원의 칼이 그 어떤 기사들보다도 능숙하고, 현란하게 고기를 썰어버리는 것을 본 빈센트가 그것을 흐믓하게 쳐다보고는 이내 식사를 시작했다.

 

  *

 

  “어때? 가끔은 이런 것도 괜찮지?”

 

  “나쁘지 않네요......”

 

  한 참이나 빈센트가 준비한 호화스러웠던 식사를 충분히 만끽한 사라가 겨우 식사를 끝내고 여유롭게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

 

  탁ㅡ

 

  그러던 중 무언가가 마음에 걸린 다는 듯 잠시 술잔을 내려놓고 생각에 잠겼던 사라가 이내 진중한 눈으로 빈센트를 바라보았다.

 

  “음?”

 

  같이 술을 마시던 사라가 갑자기 술이 남아있는 잔을 내려놓자 빈센트가 의아한 듯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

 

  사라가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 분은... 도대체 정체가 무엇인가요?”

 

  “그분이라...... 카인을 말하는 건가.”

 

  “예.”

 

  사라가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지 이해한 빈센트의 목소리가 조금 차갑게 변하였다.

 

  “나도 몰라.”

 

  “예?”

 

  “말 그대로 나는 아무것도 몰라. 그놈의 정체는 무엇이며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좋아하는 건 뭐고, 또 결혼은 했는지, 결혼을 했다면 어째서 지금 이런 도시에 있는 것인지. 아무것도 알 수 없어. 아마 ‘카인’이라는 이름조차도 가명일 거야.”

 

  “그럴 수가.......”

 

  “마음만 먹는다면 온 세상에 있는 모든 정보들을 다 모을 수 있는 나조차도 그 녀석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어. 뭐랄까....... 마치 이곳에 존재하면 안 되는 사람처럼 그 어떠한 정보도 얻을 수 없었어. 그나마 알고 있는 거라고는 30년 전에 돌연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과 ‘그’ 사건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있다는 것 정도.”

 

  툭ㅡ

 

  술잔을 전부 비운 빈센트가 테이블 위에 술잔을 내려놓자 설명이 부족하다는 듯 사라가 물었다.

 

  “그 사건이라뇨?”

 

  쪼르르르ㅡ

 

  빈센트가 자신의 술잔을 다시 채우며 말했다.

 

  “30년 전에 일어난 소왕국 그란시아의 갑작스러운 멸망. 내 생각이 맞다면 카인은 그 사건에 관계되어있다.”

 

  사라의 표정이 빠르게 식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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