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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평범한 근무자들
작가 : 작품표지올리는방법
작품등록일 : 2018.11.12

다양한 인간의 내면에 대한 묘사와 고찰

 
연극감독, 충실한 개와의 기억 14
작성일 : 18-12-04 08:29     조회 : 274     추천 : 0     분량 : 5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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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니는 항상 그대로였다. 라니는 처음 자신의 그 의견을 절대로 바꾸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고, 그 의견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감독관이 자신에게 원했던 것은 다만 작은 융퉁성이었을 것이다. 감독관은 자신의 태도를 고쳐먹었다. 고쳐먹었다는 건은 즉, 뉴크의 의견을 따르기로 한 것이었다. 감독관이 아무생각없이 그렇게 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언가 소중한 가치를 잃어버린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아주 천천히 독사는 라니의 목을 조여왔던 것이다. 라니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천천히 목을 조여왔고, 라니는 어쩌다가 자신이 이런 지경에 왔는지, 깨달아 보니 그냥 지금의 이 상태가 된 것이다. 라니는 숭고한 가치를 생각하여 본다. 하지만 그것을 추구했을 떄 바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라니는 새삼 철학자가 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생각하였다. 철학을 가르치는 철학교사가 아닌, 진짜 철학자말이다. 어쩌면 지금 라니가 하고 있는 생각들은 자신의 고집을 조금 더 아름답게 포장하고 싶어서이기 떄문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라니가 추구했던 철학자의 길과 아주 동떨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 라니는 그저 자신의 생각, 자신이 믿는 것을 수호하고 싶었고, 그렇게 함으로써 지금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라니는 하루하루 일터에서 죽어갔다. 결국 그 일은 자신의 동료 근무자가 뉴크의 뜻에 따라 허가를 내주었다. 라니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라니는 추구하는 것이 과연 오직 자신만이 법을 지키는 것이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라니는 모두가 법과 규정의 숭고한 가치를 지키고, 그 앞에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는 비겁쟁이들이 되지 않기를 바랐었다. 라니는 새로운 것을 배운 셈이다. 라니가 배울 수 있었던 것은 죽음을 불사하며 진리를 지키려고 하는 사람은 그리스 철학자 뿐이라는 것이다. 라니도 어쩌면 자신도 모르게 가끔가끔 진리를 어기곤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라니의 허무함을 달래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라니는 동료의 근무자가 허가를 내주는 것을 보고, 그러면 안되는데…하고 작게 말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 상황은 라니 마음 속에 있던 진심을 밝혀주는 것이었다. 라니는 자신이 진리를 수호하고 싶었지만, 남이 자신을 대신하여 법과 규정을 위반해 주는 것은 굳이 막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라니는 그 순간 자신의 참모습을 보게 되었던 것이다! 자신이 그렇게 비겁자라고 생각하고, 치졸하고 비겁쟁이라고 생각했던 근무자들, 감독관들, 최고감독관들과 비스 사무실의 모든 사람들의 얼굴과 말 행동 모든 것이 라니의 머리 속에 스쳐지나갔다. 그 순간 라니는 깨달았던 것이다. 자신도 바로 그들과 다를 것 없는 비겁쟁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라니는 자신이 마치 숭고한 가치와 진리를 수호하는 척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왔지만, 결국 그것은 순전히 정의를 지키기 위해서 한 것이 아니었다. 라니는 만약 법을 위반한 후에 자신에게 차후 가해질 위험과 처벌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법과 규정을 수호했던 것이다. 아주 최악의 수준을 기어가고 있는 자신에게 경멸스러움까지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 라니는 자신조차 비겁쟁이임을 깨달았다. 라니는 비겁쟁이다. 나는 비겁쟁이야. 내가 누구를 보면서 손가락질을 할 수 있다는 말이야. 내 자신을 손가락질해도 손가락이 모자라다. 라니는 자신에 대한 반성을 하면서도, 지금 그 허가를 내주고 있는 동료를 보며 그 행위를 막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나를 대신하여,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 동료. 라니는 말이 없었지만 내면에서 수천마디를, 수만마디를 던지고 있었던 것이다. 바보같이 행동하지 마세요. 근무자님은 나중에 처벌을 받게되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지요. 그렇지만 지금 하고있는 것을 막을 생각은 없어요. 왜 나는 막을 생각이 없지? 위험에 빠질지도 모르는 일인데 말이야. 나는 정말 미쳐버렸군. 비겁쟁이에다가 오직 나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자까지 되어버린 게야. 라니는 이 긴장감 있는 상황을 재미있게 생각하게 되어버렸고, 그 후 잠시 지나고 나면 또 다시 자신이 미쳐버린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을 하였고, 자신의 머리가 어떻게 되어버린 듯이 머리를 훌훌 털기 위해서 노력하였다. 라니는 어느새 지금 이상황을 보고있는 자신의 지각 또한 믿을 수가, 확신할 수가 없게 되었다. 만약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것이면 어떡하지? 눈을 뜨면 나는 다시 그 상황에 처해있는 것 아닌가? 라니는 갑자기 이상한 사람이 된 듯이 눈을 감았다가 떳다가 해보았지만 여전히 제대로 알아볼 수가 없었다. 이제 라니는 지각에 대한 확신도 잃어버렸고, 자신의 신념에 대한 확신도 잃어버렸다. 나의 신념! 소중한 신념은 어디로 간 게지? 재가 되어 사라져 버렸다네. 모두 나의 욕심이 만들어낸 결과라네. 하지만 그렇다면 내가 과연 어떻게 할 수 있었다는 말인가? 라니는 정신을 부여잡으려 하였지만, 정신이 차려지지가 않았다.

 

 자신의 따뜻한 배부름을 지키기 위해서 다른 동료를 희생시켰다는 죄책감에 라니는 편안해 질 수가 없었다. 다 자신이 이루어 낸 결과였다. 라니가 어떻게 이 결과에 변명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라니는 자신만 살고자 하는 욕심에서 그렇게 고집을 부렸던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을 보면 자신은 그렇게 되어있었다. 라니는 동료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 씌운 것이 된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직접 시킨 것은 절대 아니었으니까 나는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는 것일까? 감독관과 최고감독관이 그이에게 하라고 지시를 내린 것이고 나는 다만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지. 나는 아무생각 없이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어. 이 탐욕스러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나는 숨쉬는 것을 멈출 수는 없었어. 나는 내가 다른 생명체와 다르다고 믿고 싶었어. 그렇게 하면 이 탐욕스러운 동물적인 욕망을 느끼는 내 자신을 조금이라도 신성하게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믿었던 것이지. 라니는 사람을 볼 때면 겉모습을 관찰하게 되는 자신이 싫었던 것이다. 라니는 사람을 볼 때면 그 모습은 그 사람의 껍데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을 하였고, 라니는 자꾸만 만져지지 않는 그 영혼을 보려고 하였던 것이다. 영혼과 정신, 그 내면을 보고자 하였던 것이다. 라니는 그렇게 사람을 보려고 노력하고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라니는 자신이 연극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이었다. 만약 지금 이상황과 모든 것이 나의 상상이면? 내가 꿈속에 있는 것이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이것은 모두 덧없는 환영인 것인가? 라니는 환영속에 살고 있었던 것인가? 결코 그런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믿느냐는 말이다. 라니의 이 모든 것이 최면술에 걸린 상태에서 자신이 생생함을 느끼면서 상상해낸 것이라면? 아니다 그럴 수는 없다. 하지만 라니가 그런 것인지를 어떻게 아는가? 라니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며 자꾸 무형의 것을 보고 싶어 하였다. 무형의 것, 너희들의 치졸한 마음. 그러곤 라니는 그 사람 내면의 모습을 그려보기도 하였다. 라니의 상상 속에 누군가의 정신은 등이 굽은 악귀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누군가의 정신은 어린 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라니는 그런 것을 생각할 때마다, 남들의 그 모습을 보며 소름이 끼쳤고, 그런 정신나간 생각을 하는 자신을 보며 소름이 끼쳤다. 라니는 자신의 내면의 사람은 어떻게 생겼을까 상상하고 싶었지만 뜻대로 순조롭게 되지는 않았다. 언젠가 어떤 근무자는 라니의 내면이 늙디 늙은 장년의 느낌이 난다고 한 적이 있었다. 아니다. 이런 것을 생각하는 것 조차 어린아이의 모습이 아닐까? 아니다. 지금 내가 이렇게 고민을 하는 것을 보면 어쩌면 나는 지금 내 나이 그대로의 모습이지 않을까? 아니면 아주 늙었을지도 모른다. 나의 내면은 흉한 것인가 흉하지 않은 것인가. 라니는 때때로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다른 물건을 보면서 대화를 하기도 하였다. 그 사람의 겉모습 말고 그 사람의 내면에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다른 사람의 내면을 보고 싶어하던 라니는 정작 자신의 내면의 사람은 볼 수가 없었다. 라니는 다른 사람의 심리를 읽는 것이 아주 간단한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실수를 들먹이는 것은 그 사람의 그릇이 그것을 용인할 정도의 포용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고, 그것을 뒤처리한 자신의 수고를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 것이다. 무언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하소연을 들어주기를 원하는 사람은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으며,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상황을 가정하고는 남들이 그렇게 움직여주지 않는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소심하게 행동하는 사람은 자신이 소심하게 행동하는 것이 자신의 그릇에 맞기도 하였고, 그렇다고 대담하게 행동한 자신의 결과를 감당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연인에게 간섭을 퍼붓는 사람은 이제 그 연인이 자신의 연인이기 때문에 자신의 소유가 되었다고 생각하여서 그렇게 자신의 마음대로 사람을 고치려고 드는 것이다. 또는 자신의 노력에 대한 보상심리이다. 지나치게 지성적으로 자신을 가꾸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다른 측면에 어느 하자가 있는 사람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재미없는 학문에 힘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외모가 우수하지 않다던가, 학력이 부실하다던가, 체력이 약해서 그런 종류의 행위 말고는 경쟁력이 없다던가 말이다. 친구와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 다수이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더라도 이런 이들은 물건을 사거나, 음식을 먹는 것으로 시간의 전부를 보낸다.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상급자로 가고자 하는 욕심이 있기 때문이거나, 물질적인 욕구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죽어서 돈을 가지고 무덤으로 갈 수 없다. 이 사실을 우리는 잊미 말아야 한다. 나이가 들어서 부모에게서 독립하지 못한 사람은, 그 따뜻한 보살핌이 아니면 혼자 살아갈 자신이 없기 때문에 선뜻 독립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사람들의 내면을 꿰뚫어 본들 라니에게 남아있는 것이 있는가? 그래도 우리는 계속 식사를 하고 숨을 쉬었다. 그러한 고민과는 별개로 생존을 위한 행위는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신성한 정신을 추구하는 것과는 관련없이 라니는 계속 생존을 위해 먹고, 숨쉬고, 살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라니는 자신 또한 다른 동물과 같은 것에 지나지 않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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