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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슬아슬 비밀동거
작가 : 골드보이
작품등록일 : 2018.11.25

남자친구에게 차여, 직장에서 치여, 만신창이가 된 다나는 신비한 점집에서 소원을 빈다. 다음 날 잠에서 깨어나 남자가 된 자신을 발견한 다나, 그 남자는 전날 계단에서 부딪힌, 아이돌 뺨치는 기럭지와 외모를 자랑하는 국회의원 강효성이다. 두 사람은 소원의 부작용으로 저녁 7시 반부터 다음날 아침 7시 반까지 12시간 동안 몸이 바뀌게 된다. 사라진 점집을 찾아다니다가 만난 다나와 효성은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동거하기로 하는데... 12시간씩 몸이 바뀌는 남녀의 신체 강탈 로맨스. 그들의 아슬아슬한 사랑이 시작된다!

 
같이 삽시다
작성일 : 18-12-03 01:44     조회 : 306     추천 : 0     분량 : 4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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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성의 서재는 바다처럼 푸른색이었다.

 

 산토리니를 떠올리게 하는 파란 벽지, 짙푸른 코발트 빛 책상과 책장은 깊은 바다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은은한 바다 향기...

 

 효성의 어머니가 만들어주었다는 향수 냄새는 화룡점정처럼 그런 분위기를 완성시켜 주었다.

 

 다나는 한동안 서재 한가운데 덩그러니 서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책장에 꽂혀있는 책을 둘러봤다.

 

 오른편에는 다나도 익숙한 정치학 관련 서적들이 있었고, 언론학이나 사회학, 철학 관련 책들도 있었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 방송국 기자였으니 언론학을 전공했을지도 모르겠네.

 

 그러고 보니 다나는 효성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

 

 효성은 다나가 처음 이집에 온 날, 그녀에 대해 면접을 보듯 이것저것 물어봤었는데.

 

 그러나 다나를 진정 놀라게 한 건 왼편에 있는 책장이었다.

 

 벽 한 면을 채우고 있는 책장 가득 소설책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단순히 소설책이었다면 그렇게까지 놀라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에서 코맥 맥카시, 조이스 캐럴 오츠, 아베 코보까지...

 

 다나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들을, 도서관에서 빌려봤던 책들을 몽땅 가져다 놓은 듯한 컬렉션이었다.

 

 다나는 넋을 놓고 책등을 검지로 천천히 쓸어보았다.

 

 이 서재 안에 백일 동안 가둬놓고 세끼 밥만 준다고 해도 행복할 것 같았다.

 

 하지만 효성의 허락도 없이 들어갔는데 마냥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다나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서재에서 나왔다.

 

 그리고 빈집 탐험이라는 원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옷방으로 향했다.

 

 화이트 톤의 옷방은 뭐, 예상했던 대로라고 해야 하나.

 

  영화에서 봤던 잘 나가는 남자 주인공의 드레스룸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와이셔츠와 수트가 색상별로 걸려 있고, 가운데에는 벨트와 시계, 안경 등이 있는 서랍이 있고, 또 다른 서랍에는 넥타이가 가지런히 들어있고...

 

 물론 옷방에서도 효성의 향기는 은은하게 풍기고 있었다.

 

 이러다가 이 향기에 중독될 것 같아.

 

 스읍, 냄새를 들이마시며 거실로 나온 다나는 침실 앞으로 갔다.

 

 두근두근, 효성의 침실이라고 생각하니 괜히 긴장이 되었다.

 

 아니, 방 구경만 하는 건데 왜 이렇게 긴장을 하고 있는 거야, 변태 같잖아.

 

 이건 아무런 사심 없는 구경일 뿐이라며 문손잡이를 돌렸다.

 

 손님방처럼 스칸디나비아풍으로 꾸며진 침실에서는 역시나 좋은 냄새가 났다.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현관에서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효성이 돌아온 것이다!

 

 화들짝 놀란 다나는 종종 걸음으로 방에서 나오다가 뒤를 돌아보았다.

 

 얼핏 눈에 들어왔던 협탁 위의 사진 때문이었다.

 

 사진은 멀리서 망원렌즈로 찍은 것처럼 흐릿했지만, 다나는 사진 속의 인물이 누군지 금세 알아볼 수 있었다.

 

 사진 속 여자는, 다나였다.

 

 물론 지금의 모습은 아니고 아마... 중학교 1학년, 열네살 때의 모습이었다.

 

 내 사진이 왜, 효성의 침실에 있지?

 

 띠릭, 띠릭, 띠리릭. 도어락 열리는 소리.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다나는 총알같이 튀어나와 침실 문을 닫고 소파에 가서 털썩 앉았다.

 

 그리고 리모컨의 전원 버튼을 눌렀다.

 

 텔레비전에서 출연진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다나는 덩달아 웃는 시늉을 했다.

 

 “기다리느라 지루했죠?”

 

 효성이 테이블 위에 포장해 놓은 죽을 꺼내놓으며 물었다.

 

 지루하기는요, 아주 스펙터클했는걸요!

 

 “뭐, 그냥그냥요.”

 

 다나는 괜히 기지개를 켜고는 소파에서 일어나 테이블로 갔다.

 

 이 사람, 왜 내 중학교 때 사진을 갖고 있는 거지? 혹시 스토커 같은 건가? 점집에서 나랑 같이 살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었다거나...

 

 그치만 왜? 천하의 강효성 의원이 왜 나를 스토킹하겠어?

 

 “이리 와서 먹어봐요.”

 

 수상해. 서로 몸이 바뀌는 사이긴 하지만, 그것 때문에 키스... 도 하긴 했지만, 굳이 죽까지 사다주고 너무 친절하잖아.

 

 “어때요?”

 

 다나가 식탁에 앉아 전복죽을 한 숟갈 입에 떠넣자마자 효성이 물었다.

 

 “엄청 맛있어요.”

 

 빈말은 아니었다. 납작하게 썰어 넣은 쫀득쫀득한 전복과 찰진 찹쌀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죽을 싫어하는 다나에게도 이 죽만큼은 맛있게 느껴졌다.

 

 성냥에 불을 붙인 것처럼 확 식욕이 돌았다.

 

 그래, 일단 먹고 사진에 대해서는 나중에 생각해보자.

 

 “맛있다니 다행입니다.”

 

 “정말요. 고마워요, 의원님.”

 

 효성은 말없이 미소 지으며 고요한 눈길로 다나를 보았다.

 

  다나는 그 눈빛에 조금이라도 음흉하거나 불온한 기색이 있는지 살피려 애썼다.

 

 그렇지만 다정함과 따뜻함 말고는 도무지 찾아볼 수 없는 선한 눈빛이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합니까?”

 

 효성이 물었다.

 

 아, 딴생각 하는 게 너무 티 났나?

 

 “의원님. 우리 이거 먹고 점집에 가볼까요?”

 

 다나는 얼른 화제를 돌렸다.

 

 “아, 내가 오다가 봤는데...”

 

 “없었군요.”

 

 효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월요일까지는 희망을 버리지 맙시다.”

 

 “네?”

 

 “우리가 처음 간 날이 월요일 밤이니까요.”

 

 월요일 밤에도 점집이 나타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걸까.

 

 효성과 하루에 한 번씩 키스하며 평생을 살아야 하는 걸까.

 

 내가 열네 살 때부터 십오 년을 쫓아다닌 스토커일지도 모르는 인간하고?

 

 다나는 복잡한 심정으로 묵묵히 죽을 퍼먹었다.

 

 효성은 언제나처럼 속을 헤아리기 어려운 얼굴로 말없이 죽을 먹었다.

 

 

 

 “다나씨, 주인아주머니랑은 얘기해 봤습니까?”

 

 죽그릇이 거의 다 비워졌을 무렵 효성이 물었다.

 

 “그게... 병원에 있을 때 전화가 와서 무조건 내일까지 방 빼라고 해서... 내일 가서 얘기해야죠, 뭐.”

 

 “그냥 방 뺍시다.”

 

 이거 봐라. 나를 자기랑 같이 살게 하려고.

 

 “하지만 이건 명백하게 부당한 일이잖아요.”

 

 “지금은 우리 문제만 해결하기에도 바쁘니까 괜히 그런 일 때문에 신경 쓰지 말았으면 합니다.”

 

 “근데 제가 방을 빼면...”

 

 “이 집에서 같이 삽시다.”

 

 “아니, 그러니까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라면 몰라도 제가 여기서 마냥 의원님하고 같이 살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있습니다.”

 

 “네?”

 

 “저하고 마냥 같이 살아도 된다는 말씀입니다.”

 

 “아니, 우리 문제가 해결되고 나서도요?”

 

 “네.”

 

 “어째서요?”

 

 “그거야 물론,”

 

 효성이 하던 말을 멈추고 목을 가다듬었다. 하얀 볼이 약간 상기되어 있었다.

 

 으으, 뭔가 엄청난 말이 나올 것 같아.

 

  다나는 저도 모르게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마침내 효성의 입술 사이로 말이 튀어나오려는데, 효성의 핸드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잠깐 전화 좀 받고 오겠습니다.”

 

 효성이 테이블 위에 놓아두었던 핸드폰을 들고 베란다로 나갔다.

 

 다나는 그가 다음에 무슨 말을 하려던 건지 궁금해 배가 간질간질할 지경이었다.

 

 한편으로 다나는 이 집에서 같이 살자는 효성의 말을 되씹어보았다.

 

 지금 상황에서 문제가 언제 해결될지는 알 수 없다.

 

 일주일이든, 한달이든, 둘의 몸이 바뀌는 동안에는 어쩔 수 없이 같이 살아야 한다.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어쩌면 6개월? 1년이 넘는 장기전이 될지도 모르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원룸을 계속 비워두는 것도 그다지 효율적인 방법은 아니다.

 

 보증금을 저 집에 묵혀두느니 차라리 단기어음을 사두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래, 효성의 말대로 이 집에서 같이 살고 문제가 해결되면 그때 새집을 찾아 나가는 걸로 하자.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실리적인 측면만 따졌을 때고, 다나는 아직 효성을 믿을 수 없었다.

 

 전화를 끊고 들어오면 왜 ‘마냥 같이 살아도 된다는 말인지’ 물어봐야지.

 

 의자에 앉은 채로 몸을 틀어 베란다를 바라보았다.

 

 뭔가 심각한 대화를 나누는 듯 진지한 효성의 얼굴이 창밖 가로등에 반사되어 뽀얗게 빛나고 있었다.

 

 

 

 다나는 전화를 끊고 서재로 들어가려는 효성의 앞으로 쪼르륵 달려 나갔다.

 

 다나를 보는 효성의 눈이 무슨 할말이라도 있냐고 묻고 있었다.

 

 “아까 우리 하던 얘기 마저 해야죠.”

 

 “아, 어디까지 했었죠?”

 

 “의원님이 저한테 원룸을 빼라고 했고, 우리 문제가 해결된 다음에도 이집에서 같이 살아도 된다고 해서 제가 왜 그러냐고 이유를 물었는데요.”

 

 “글쎄요. 잘 기억이 안 나는데...”

 

 효성이 어깨를 으쓱하며 시치미를 뗐다.

 

 아니야, 아까 분명히 뭔가 중요한 말을 하려고 한 것 같은데...

 

 이제 와 오리발을 내미시겠다. 이 남자도 대한민국 정치인 맞네, 맞아.

 

 “그거 말해 주셔야 방 뺄 건데요.”

 

 “네?”

 

 “사실 우리가 남남이고, 지금은 이런 이상한 일에 휘말려 있지만 그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같이 살 이유가 없잖아요? 그런데도 같이 살아도 된다고 하니까 전 잘 이해가 안 가서요.”

 

 “아, 전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한 건 아닙니다. 몸을 공유한 동지가 어려움에 처한 걸 나몰라라 할 수는 없으니까 다나씨가 마땅한 집을 구할 때까지 편하게 지내도 된다는 뜻이었습니다.”

 

 “정말요?”

 

 “그럼요.”

 

 효성이 시원스럽게 답했다.

 

 다나는 그런데 왜 자신의 어릴 적 사진을 갖고 있는 거냐고 물어볼 수는 없었다.

 

 그렇게 되면 효성의 침실을 엿본 사실이 들통나고 말테니까.

 

 “그래요. 방 뺄게요.”

 

 “잘 생각했어요. 그럼 내일 오전에 짐 빼러 가죠.”

 

 “알았어요.”

 

 “이삿짐이... 얼마나 되죠? 당일 이사 업체를 부르기가 쉽지는 않을 텐데.”

 

 “아, 옷이랑 책만 가져오면 돼요. 미니냉장고랑 전자렌지 빼고는 다 중고가게에서 산 거라서요. 중고가게 아저씨 부르면 될 거 같아요.”

 

 “그래요. 그럼 편한 대로. 저는 좀 정리할 게 있어서 서재에 있겠습니다.”

 

 효성이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을 성큼 가로질렀다.

 

 “의원님.”

 

 다나의 부름에 그가 멈춰 서서 돌아보았다.

 

 “고마워요.”

 

 효성이 다나를 보며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뽀지직, 다나는 몸속 어딘가에서 얼음에 금이 가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15년 동안 얼어붙어있던 다나의 심장이 서서히 녹기 시작하는 소리였다는 걸, 그녀는 미처 깨닫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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