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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불안을 먹는 괴물
작가 : 신주
작품등록일 : 2018.11.1

흥신소를 운영하는 준월은 조직폭력배 두목의 의뢰로 실종된 여성을 찾아 나선다.

 
3. 임대호 (2)
작성일 : 18-12-02 22:48     조회 : 284     추천 : 0     분량 : 5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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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그러니까.... 서연 양, 아니 서연 씨는 어머니가 쓰러지고 나서부터 대한영생회의 김지연이라는 사람과 연을 맺게 되고...."

 

  긴장한 태순은 떨리는 손으로 종이를 넘기면서 말을 이어갔다. 대호는 살아오면서 저런 모습을 몇 번이고 봐왔다. 자신에게 겁을 먹어서, 잔뜩 움츠려가지고 사람을 쳐다보는 모습. 대호가 가장 싫어하는 행동거지였다. 대호는 눈을 질끔 감았다. 맘 같아서는 태순에게 한 마디라도 해주고 싶었지만, 옆에 남훈이 앉아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대한영생회가 설립된 건 2014년.... 고, 고창훈 목사가 성경의 말씀대로 살면 깨달음을 얻고 영생을 살 수 있다고 하면서 만든 교회고...."

 

  더 이상 듣는 것이 고역이었다. 대호는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그래서? 아야. 요점만 말해라, 요점만. 저 개자슥들이 어디있고, 몇명이나 있냐고!"

 

  태순이 '히익'하면서 뒤로 물러섰다. 옆에서는 남훈의 한숨소리가 들렸다. 대호는 남훈의 눈치를 살폈다. 남훈 역시 태순의 서툰 진행에 짜증이 쌓인 모양이었다.

 

 "그 경, 경기도 구흥시에 있는 것 같습니다.... 신도 숫자는 정확하게는 모르는데 들리는 말로는 500명쯤이라고...."

 

  오백? 사이비종교라길래 엄청 큰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숫자가 많아보이진 않았다. 대호는 남훈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성님. 제가 가서 한번 찾아봐도 될랑가요?"

 

  시원스레 허락할 줄 알았지만, 예상외로 남훈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턱을 만지며 무언가를 골몰히 생각할 뿐이었다.

 

 "성님?"

 

 "자, 자, 잠시만요."

 

  대호의 말을 끊은 것은 다름아닌 태순이었다.

 

 "아직 그 서연 양...이 대한영생회에 있다는 게 확실한 게 아니고.... 서연양의 남자치...아니, 같이 교회다니던 분이 그럴 것 같다고 증언한 것뿐이고...."

 

  쾅! 대호는 태순의 말을 다 듣지 못하고, 테이블을 내리쳤다. 더듬더듬 말을 이어가던 태순은 또다시 짧은 신음소리를 내며 뒤로 물러섰다.

 

 "이 시불룸이, 말을 똑바로 안한디야? 그니까 거기 있다는 것이여, 없다는 것이여? 똑바로 말혀라!"

 

 "아야. 그만혀라."

 

 "성님! 성님은 답답하지도 않소잉? 저새끼가....!"

 

 "시방 내 말에 토다냐?"

 

  의자에서 일어난 남훈이 대호의 뺨을 쳤다. 세게 치진 않았지만 고개가 돌아간 대호는 살짝 다리에 힘이 풀렸다. 키가 188cm가 넘는 대호였다. 그러나 체격이 큰 남훈의 힘은 무시무시했다. 대호는 입술을 깨물고 태순을 노려본 뒤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래서. 시방 우리가 우짜면 되는데요?"

 

  남훈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태순에게 물었다. 그러나 태순에게는 가라앉은 분위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대호의 눈치를 보면서 입을 열었다.

 

 "그, 그러니까.... 아직 확정된 것도 아닌데 괜히 트러블을 일으키면 큰일날 수도 있으니까.... 그, 저희 대표님이 집중조사를 하러 가셨고, 오늘도 그거 때문에 교인을 만나러 가신거거든요...."

 

 "어떻게 조사 하는건데요?"

 

 "그, 그게 저희 대표님이 직접 교회에 가입하면서 잠입하고 그러면서 내부에 정보가 있는지 없는지를...."

 

  태순을 말을 다 맺지 못하고 대호와 남훈의 눈치를 살폈다. 질문을 마친 남훈은 뭔가를 또다시 생각하고 있었다. 대호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태순의 이야기를 들어봤을 때 그 이상한 사이비에 진서연이 있는 게 맞는 것 같은데, 확실하지 않다고 찾아가질 않다니. 답답한 일처리였다. 옛날의 남훈이었다면.... 대호는 아주 작게 혀를 찼다.

 

 "그라요. 선생들 맘대로 하쇼. 대신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바로바로 연락주쇼. 알겠소잉?"

 

  대호는 탄식을 내뱉었다. 겁에 질린 약자들이나 내릴 법한 신중한 판단. 대호는 모든 게 마음이 들지 않았다.

 

 

 

  ▣

 

 

 

  "아무리 그래도, 다들 있는데 성님 뺨을 치는 건 쪼까 그랬당께요."

 

  유천이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대호는 그런 유천의 표정이 귀여워서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술에 취한 유천은 아까 전에 남훈이 대호의 뺨을 친 것에 대해 반복해서 말하고 있었다. 처음에 대호는 굳이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을 계속 반복해서 말하는 유천이 짜증이 났지만, 유천도 나름대로 자신의 충성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그렇게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아야. 됐응께, 술이나 마시고. 나는 거시기 참말로 괜찮다니께."

 

  대호가 웃음을 보이자, 유천도 천호도 따라 웃었다. 실제로 대호는 남훈이 자신의 뺨을 때린 것에 대해 큰 불만은 없었다. 대호 역시 자신의 부하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그런 식으로 길들일 것이니까. 변해버린 남훈의 모습이 대호의 가장 큰 불만이었지만, 그역시도 술자리에서 보여준 동생들의 모습에 풀렸다.

 

  대호는 유천과 천호를 번갈아가면서 쳐다봤다. 유천은 어제 자신이 했던 일은 까먹은 것처럼 평소처럼 행동했고, 과묵한 천호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호는 든든한 마음이 들었다. 몇 잔 더 마신 대호는 유천과 천호과 완전히 취해버리기 전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번 술을 마시면 새벽까지 술을 마셨을 대호였지만, 오늘만큼은 크게 취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술자리를 계산한 대호에게 유천과 천호는 택시를 불러주겠다고 계속 말했으나, 대호는 그 호의를 끝끝내 거절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저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대호는 오히려 유천과 천호를 먼저 택시에 태우고 본인은 밤공기를 마시며 번화가를 걸어갔다.

 

  광주에서 이십년 넘게 살던 대호가 남훈을 따라 서울로 올라왔을 때, 가장 놀랐던 것은 역시 사람의 숫자였다. 광주 역시 광역시이고, 결코 작은 도시는 아니었다. 하지만 새벽까지 사람이 돌아다니는 곳은 번화가이고, 그 번화가도 그렇게 크지 않았다. 반면 서울은 도시 전체가 번화가나 다름없었고 밤이든 낮이든 사람이 줄어들지 않았다. 사람뿐만 아니라, 가게가 됐든 돈이 됐든, 시설이 됐든, 서울은 압도적으로 커다란 도시였다.

 

  하지만 깡패만큼은 서울이라고 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서울이기에 크지 않았다고 해야 옳은 표현일까. 광주에 있을 때만해도 몇 안되는 조직에 규모가 어느 정도가 무슨 일을 하는지 대충 서로 알았다. 하지만 서울로 올라오니, 깡패라는 것들이 구(區)만 넘어가도 서로의 존재를 몰랐다. 그렇기에 규모도 더 적어서 10명도 안되는 것들이 뭉쳐다니는 경우도 많이봤다.

 

  광주국제파가 서울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환경에서 기인했다. 광주에서 나름대로 튼튼하게 조직의 기반을 쌓아온 탓에, 서울에 있는 작은 조직들과는 규모가 체계가 달랐다. 하지만 그만큼 위험도 많았다. 서울에서 대형 조직이 발생할 수 없었던 것은 경찰력이 그만큼 강했기 때문이었고, 승승장구하는 광주국제파는 경찰의 좋은 샌드백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국제파가 십년이 넘도록 이곳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남훈이 서울에서 최대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일을 처리했기 떄문이었다. 비록 지금 대호의 눈에는 남훈이 답답하게 보였지만, 광주국제파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유가 그 답답한 때문이라는 것은 대호도 잘 알고 있었다.

 

 '언젠간 다시 광주로 돌아간다.'

 

  대호는 자신만의 조직을 만들어서 다시 광주로 내려간다는 생각이 있었다. 지금의 유천, 천호처럼 충성스러운 부하를 가득 데리고 말이다. 지금의 남훈처럼 뱀의 꼬리처럼 살 바엔, 광주에 가서 떵떵하게 사는 것이 대호의 적성엔 훨씬 더 맞았다.

 

 '하지만 조직이 부족하다.'

 

  남훈에게 뺨을 맞긴 했지만, 대호는 폭력에 있어서 만큼은 남훈에게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호가 남훈의 밑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대호에게 독자적인 조직이 없었다. 물론 대호를 믿고 따르는 동생들은 아주 많이 있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남훈처럼 제대로 된 조직을 만들기 위한 자본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나, 조직의 체계를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 대호에겐 부족했다. 하지만 대호는 언젠가 남훈의 밑에서 그 모든 것을 터득해서 광주로 돌아갈 날이 올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

 

 

 

 "예수 믿으세요."

 

  번화가에서 기독교 리플렛을 나눠주던 노년의 여성은 서울은 물론이고, 대도시라면 어디에 가든 흔하게 볼 수 있는 무리이다. 대호도 그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아무리 다혈질인 대호라지만 자신에게 말을 거든 모든 이들과 싸움을 벌이지는 않기에, 평소에는 그냥 무시하고 지나갔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운이 나빴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적당히 술에 취해 걸어가고 있던 대호에게 굳이 팔을 잡으며 노년의 여성이 리플렛을 손에 쥐었기 때문이었다. 대호는 고개를 돌려 자신을 붙잡은 여성을 쳐다봤다. 주름진 피부에는 젊었을 적에 겪었던 고생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대호는 한숨을 쉬며 지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지나갈 수 없었다. 리플렛에 적힌 '대한영생회'라는 이름 때문이었다.

 

 "어여. 할머니. 소리내면 뒤지니까, 조용히 따라오쇼."

 

  대호는 자신을 붙잡은 노년의 여성의 팔을 역으로 붙잡았다. 여성은 대호의 반응에 깜짝 놀라 주변에 도움을 청하려고 했으나, 눈앞에서 부리부리하게 쳐다보는 대호의 기에 눌려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조용히 대호를 따라 사람이 없는 곳으로 걸어가는 것이었다 .

 

 

 

  ▣

 

 

 

  아무리 대호라 할지라도 여자, 어린애, 늙은이를 때리는 것은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때릴 수 있었다. 다행히도 이 노인은 대호가 많이 때리지 않아도 필요한 정보를 술술 털어놨다. 노인이 말한 대한영생회에 관한 정보는 낮에 태순이 말했던 정보와 대부분 일치했다. 뿐만 아니었다.

 

  "지,진서연이라면 서연 자매님 말씀이신가요?"

 

  서연과 관련된 정보도 너무나도 쉽게 획득할 수 있었다. 대호는 웃음을 지었다. 서연에 대해 몰랐다면 그냥 풀어주려고 했는데. 이제 그럴 수 없게됐다. 이제 서연이 자신의 눈앞에 나타날 때까지 이 노인을 이용해먹으면 된다. 낮에 갖고 있던 답답한 마음이 조금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우리가 모르는 것은 서연이 어디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일 뿐이다. 서연이 대한영생회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 대호는, 오히려 그 이상한 흥신소 나부랭이보다 먼저 서연을 찾아낼 자신이 있었다. 대한영생회에 폭력을 휘두르면 되기 때문이다. 대호는 폭력 앞에서 대부분의 인간은 굴복한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대호는 곧바로 유천과 천호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자신이 있는 곳까지 오라고 명령했다. 얼마안가 둘은 스타렉스를 이끌고 대호가 있는 골목길로 찾아왔다. 스타렉스를 본 노인은 처음으로 대호에게 저항을 했으나, 건장한 남자 셋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차에 실렸다.

 

  노인을 실어가면서 대호는 생각했다. 흥신소보다 진서연을 먼저 찾게된다면, 이걸 빌미로 자신이 돈을 뜯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말이다. 여차하면 남훈에게도 돈을 뜯어낼 수 있으리라. 그렇다면 대호는 자신의 조직을 만드는 데에 한 걸음 더 진도를 나아갈 수 있었다. 대호는 기분이 좋아졌다.

 
작가의 말
 

 소설의 분량에 한 걸음 더 진도를 나아갈 수 있었다. 작가는 (원고를 끝내서)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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