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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BL] 경계에 서다
작가 : 퍼플캣
작품등록일 : 2018.11.1

친구와 연인 사이, 경계에 서 있었던 두 소년이 10년 후 다시 만났다.
우린 과연 우정일까? 사랑일까?

 
13. 엇갈린 배려
작성일 : 18-12-02 11:05     조회 : 278     추천 : 0     분량 : 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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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지운은 포장해온 음식을 탁자에 올려놓고 선준과 주현에게 다가왔다. 선준은 날카롭게 날이 선 눈으로 지운을 노려보았다.

 

 “어째서 오해했는지 모르겠지만 난 재찬이랑 사귀고 있어.”

 

 지운이 주현의 턱을 잡은 선준의 손목을 잡아 아래로 내리고 말했다. 자신의 앞에 선 지운의 말에 선준의 눈이 커다랗게 변했다. 주현의 하얀 피부에 붉은 손자국이 났다.

 

 “네가 호모포비아라면 미안해. 방을 바꾸고 싶으면 말해. 지금이라도 바꿀 수 있으니까.”

 

 지운의 말에 선준이 비틀거리며 한 발 뒤로 물러나 의자에 털썩 앉았다.

 

 ‘지운과 재찬이 사귄다고? 그럼 주현인 지운이를 좋아하는 게 아니란 말이지.’

 

 주현이 지운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란 사실에 안심한 선준이 재빨리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했다. 순간의 질투심에 주현을 아프게 한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미안. 주현아. 미안해.”

 

 선준이 커다란 손바닥으로 자신의 한심한 얼굴을 쓸고 고개를 숙여 주현에게 사과했다.

 

 “괜...괜찮아. 선준아.”

 

 주현은 고개 숙이고 미안해하는 선준의 사과를 받아주었지만 선준이 잡았던 턱이 아려왔다. 자신의 턱을 강하게 잡고 다그치는 선준이 정말 무서웠다. 하지만 턱을 잡힌 통증보다 선준이 자신을 싫어하게 됐을 때 겪게 될 고통에 가슴이 아팠다.

 

 “너희들한테도 미안. 그리고 나 포비아 아니야.”

 “그건 다행이네...”

 

 선준의 말에 지운이 낮게 읊조렸다.

 

 “아. 분위기 무거워. 그 이야기는 차차 하기로 하고 어서 밥이나 먹자.”

 

 목소리 톤을 높인 재찬이 주현과 지운의 팔짱을 끼고 탁자로 끌었다. 탁자 앞에 모인 네 사람은 처음 만난 사람들처럼 어색하게 앉아있었다.

 

 “이렇게 먹다가는 체할 것 같아.”

 

 툭 던진 재찬의 말에 선준이 의자에서 일어났다.

 

 “미안해. 내가 부모님이랑 먹을게. 머리도 좀 식혀야 할 것 같고.”

 

 자신 때문에 분위기를 망친 것 같은 선준은 도망치듯 자리를 떠났다. 주현은 그런 선준의 뒷모습을 끝까지 바라보았다.

 

 “주현아. 너 턱 괜찮아?”

 

 선준이 자리를 뜨자 재찬이 주현에게 물었다. 재찬의 물음에 주현이 괜찮다고 환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지운과 재찬은 그 웃음이 거짓 미소임을 알았다.

 

 “주현이 너 선준이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응. 근데 말하지 않을 거야. 그냥 옆에서 친구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

 “힘들 텐데... 그래도 우린 주현이 편이니까 주현이가 하자는 대로 할게.”

 “고마워. 재찬아. 지운아.”

 

 주현이 재찬과 지운의 손을 잡으며 고마워했고, 그제야 진심으로 웃었다. 조금 떨어진 부스에 서서 세 사람을 보는 선준의 눈빛이 흔들렸다.

 

 오후가 되어서도 주현의 부스는 그림을 원하는 관광객들로 가득했고, 조금 한가해졌을 때는 벌써 축제 일정이 끝날 시간이 되어있었다.

 

 “기숙사로 가는 거야?”

 

 주현이 가지고 왔던 화구를 정리해 가방에 넣는데 앞에서 선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응.”

 

 선준을 본 주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지운이랑 재찬이는?”

 “집에 간다고 먼저 갔어.”

 

 혼자서 기숙사를 간다는 주현의 말에 선준이 미간을 구겼다.

 

 “산길 어두운데 데려다줄게.”

 

 산 뒤로 넘실넘실 주황빛 노을이 지고 있었다. 금방 어두워질 것 같았다.

 

 “아니야. 나 혼자 갈 수 있...”

 

 주현은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화구가 든 가방을 들고 부스 밖으로 나가는 선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준의 뒤를 따랐다.

 

 저벅저벅. 두 사람의 발소리와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 맹꽁이 우는 소리가 두 사람 사이를 메웠다.

 

 “턱... 많이 아팠어?”

 

 자연의 고요함을 뚫고 선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아니. 아프지 않아.”

 

 주현의 답을 들은 선준은 더 이상 묻지 않고 앞으로 걸어갔다. 보름달이 가로등처럼 두 사람을 밝혀주었다. 학교로 올라가는 길옆, 불타버린 농가 주변에 활짝 핀 해바라기가 장관이었다.

 

 “예쁘다.”

 

 걸음을 멈춘 주현이 해바라기를 보며 감탄했다. 주현의 목소리에 선준은 뒤로 돌아 주현을 보았다. 해맑게 웃고 있는 주현의 모습에 선준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주현에게 다가가 주현을 안았다.

 

 “선...선준아.”

 

 놀라 굳어진 주현이 선준을 불렀다. 맞닿은 곳에서 따뜻한 체온과 심장의 두근거림이 느껴졌다. 선준의 가슴이 벅차올랐고, 조금 더 닿고 싶어졌다.

 

 ‘우린 친구야. 자꾸 혼동해서는 안 돼.’

 

 선준의 머릿속에서 경고음이 울렸다.

 

 “벌...벌레가 지나갔어. 나 벌레 무서워하거든.”

 

 선준이 급히 주현에게서 몸을 떼고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랬구나.”

 

 주현도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이번에는 주현이 먼저 몸을 돌려 앞으로 걸어갔다. 선준은 주현의 뒷모습을 보며 그를 따라갔다.

 

 “잘 자고 내일 보자.”

 

 기숙사 앞에 도착한 선준이 주현에게 인사를 건넸다.

 

 “내일은 나 말고 다른 부원이 나갈 거야.”

 

 “그래?”

 

 축제는 이틀이었지만 주현이 부스에 나오는 날은 하루뿐이었다. 선준은 왠지 모를 아쉬움이 들었다.

 

 “그럼 내일은 뭐 해?”

 “공부해야겠지?”

 

 주현이 왜 그런 당연한 걸 묻느냐는 듯이 싱겁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 그럼 난 갈게.”

 “응. 조심해서 가.”

 

 주현이 선준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주현을 뒤로하고 열 걸음 정도 걸어간 선준이 갑자기 뒤로 돌아서 주현에게 다가갔다.

 

 “나도 여기서 잘래.”

 “응?”

 

 갑작스러운 선준의 행동에 놀란 주현이 물었지만 고개를 숙인 채 주현을 지나친 선준은 기숙사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갑자기 왜?’

 

 주현은 선준의 행동이 의아했지만 선준을 따라 방으로 갔다.

 

 “피...피곤해서 먼저 잘게.”

 

 방으로 들어온 선준은 옷만 갈아입고 자신의 침대로 올라가 침대에 누웠다.

 

 “응? 응. 잘자.”

 

 주현도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조심히 걸터앉았다. 선준은 정말 자는지 위층에서는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주현은 앉은 자세에서 옆으로 쓰러지듯 침대에 누웠다.

 

 ‘고단한 하루였어. 우리 모두에게...’

 

 주현은 오늘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다가 조금 전 해바라기 꽃밭에서 자신을 안았던 선준의 강인한 팔을 떠올렸다. 닿았던 곳이 화끈거리는 거리고, 선준의 생각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하지만 이내 주현은 고개를 저었다. 선준과의 우정을 깨고 싶지 않았다.

 

 “선준아...”

 

 주현이 아주 작은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선준의 이름을 읊조리며 눈을 감았고, 억지로 잠을 청했다.

 

 위층에 누운 선준도 잠을 못 이루기는 마찬가지였다.

 

 ‘네가 왜 안았을까? 참아야 해. 안 그러면 관계는 망가질 거야.’

 

 선준은 꼭 눈을 감으며 욕심부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주현을 원하는 자신을 달랬다.

 

 서로를 위해 감정을 억누르는 두 사람의 마음이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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