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자유연재 > 판타지/SF
마법의 재등장은 우리들 덕분.
작가 : 아니펜
작품등록일 : 2018.11.12

소꿉친구였던 3명의 소년소녀가 의문의 석판과 새로운 인연들을 만나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신비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해요.

 
6. 어느 목소리의 인도.
작성일 : 18-12-02 01:58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435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유독 스산했던 동굴에서 나온 직후, 시로아가 허리에 손을 얹고 말했다.

 

  “이것으로 밀리오 산에서 동굴이 있을 만한 곳은 전부 돌아봤어. 산꾼의 자존심을 걸고 보장해. 이 이상 절대 없어. 절대!”

 

  결국 벽에 글자가 새겨진 동굴은 찾지 못했다. 역시 기적은 쉽게 일어나는 게 아니구나........

  나는 아쉬움을 티 내지 않기 위해 신경 쓰며 말했다.

 

  “그럼 슬슬 내려가자. 도와준 값으로 오늘 저녁은 내가 한턱낼게.”

  “괜찮아?”

 

  갑자기 베니가 걱정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뭐가?”

  “마렌. 되게 아쉬워하는 표정이야.”

 

  올곧게 다가오는 베니의 시선이 괜히 머쓱해 볼을 긁적였다. 평소엔 멍하면서 이럴 땐 또 예리하네.

 

  “뭐....... 내 몇 개월이 수포로 돌아갔으니 확실히 아쉽지만, 그래도 해볼 만큼 해봤으니까. 게다가 내가 학자일 하루 이틀 할 것도 아니고, 나중에 발견할 가능성도 있잖아?”

 

  ‘게다가 너랑 화해도 했으니 이득은 있었어.’ 라는 말은 굳이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면 다행이고.”

  “자자. 오빠가 그렇다고 하니까 빨리 내려가서 밥 얻어먹자!”

  “비싼 건 안 된다.”

  “이왕 사주기로 했으면 시원하게 좀 쏘지?”

  “시로아, 넌 그냥 먹지 마라.”

 

  시로아가 지름길이라며 안내한 하산길은 상당히 가팔랐다. 까닥하면 넘어질 것 같아 나무를 손으로 짚으며 조심히 내리막을 걸었다. 조그맣게 보이던 산 아래가 빠르게 가까워지는 게 느껴졌다.

  앞장서고 있던 시로아가 걸음을 멈췄다.

 

  “이 쯤에서 한 번 쉬고 산 아래까지 쭉 내려가자.”

  “아이고 힘들어....... 목말라.......”

 

  짚고 있던 나무에 몸을 기대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두 명도 앉아서 휴식을 취했다.

  물통을 꺼내기 위해 등에 맨 가방을 내려 풀었다.

 

  “......뭐야 이거?”

 

  물통? 그딴 건 이미 아무런 상관도 없었다.

  석판에 새겨진 글자가 파란색으로 빛나고 있으니까.

 

 

  * * *

 

  “......뭐야 이거.”

 

  가방에서 석판을 꺼냈다. 새겨진 문자에서 파란색 빛이 뿜어 나오고 있다. 헛것을 보고 있나 싶어 눈을 비벼봤지만, 여전히 석판의 문자에선 빛이 났다.

 

  “오빠. 왜 그래?” “......갑자기 석판에서 빛이나.”

  “빛?”

 

  석판을 보여주자 둘은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진짜 빛나네.”

  “지금까지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어. 갑자기 뭐지?”

  “만져 봐도 돼?”

 

  시로아가 자리에서 일어나 내 쪽으로 다가왔다. 상관 없......겠지?

  시로아가 내민 손에 석판을 건넸다.

  그 순간.

 

  ‘이쪽이야.’

 

  누군가가 머릿속에 목소리를 주입하는 것 같은 감각이 느껴졌다.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봤다. 우리 말고 다른 사람이 있는 건가? 하지만 다른 사람의 모습은 없었다. 나와 마찬가지로 어리둥절해하고 있는 시로아와 베니만 있을 뿐이다.

 

  “너희도 들렸어? 남자 목소리 같은......”

  “오빠도? 나도 이 석판을 잡자마자 갑자기 머릿속에서 누군가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

  “나도 들렸어.”

 

  ‘이쪽으로 와.’

 

  또 다시 머릿속에서 울리는 목소리에 숨을 삼켰다. 환청이 아니다. 누군가 확실히 말을 걸어오고 있다. 원인은 아마도 저 석판.

 

  “오빠... 이거 아까보다 더 빛나는 데?”

 

  시로아의 말대로 석판에서 나오는 빛이 더 강해졌다. ‘아마도’ 같은 수준이 아니다. 이 석판과 들려오는 목소리는 분명 연관이 있다.

  그리고 직감했다. 이게 석판의 비밀을 풀 마지막 실마리다.

  나는 일어나 허공에 외쳤다.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디로 오라는 건지 제대로 말해!!!”

 

  내 고함이 산속을 메아리쳤다. 하지만 목소리는 다시 들리오지 않았다. 어떡하지? 주변이라도 샅샅이 뒤져봐야 하나?

 

  “오빠 저기야.”

 

  갑자기 시로아가 우거진 숲을 가리켰다.

 

  “목소리가 들린 거야?”

  “아니. 하지만 왠지 알 것 같아. 저기야. 저기로 가면 돼.”

  “...,,,앞장 설 수 있겠어?”

  “당연하지. 이거 갑자기 재밌어지네?”

 

  평소였다면 ‘왠지 알 것 같아.’ 같은 건 절대 믿지 않는다. 하지만 평소는 이미 한참 전에 뛰어넘었다. 게다가 시로아가 석판을 잡자마자 목소리가 들려오고 석판이 더 강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만약 이 현상들이 시로아에 의해서 일어난 것이라면, 뭐가됐든 지금은 그녀를 믿는 게 옳다.

  다시 움직이기 위해 가방을 서둘러 다시 메던 중, 베니가 말했다.

 

  “둘 다. 정말 갈 셈이야? ......상황이 너무 이상해. 위험한 냄새가 나. 난 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베니의 표정엔 불안함이 가득했다. 그녀의 말이 맞다. 지금 상황은 미지(未知)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다는 건 그 자체로 위험하다. 솔직히 나도 상당히 무섭다.

  하지만, 그 미지를 개척하려 달려드는 게 학자다.

  난 베니의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그래도 난 가고 싶어.”

  “왜?”

  “궁금하니까.”

  “......시로아는?”

  “미안 베니 언니. 나도 가보고 싶어.”

  “......둘 다 미련해.”

 

  베니는 한숨을 내쉬고 말을 이었다.

 

  “......어차피 갈 거면 빨리 가자.”

 

 

  * * *

 

  “저거야.”

 

  앞장서 걷던 시로아가 가리킨 것은 척 봐도 100살은 넘었을 법한 고목이었다.

 

  “저건 그냥 나무인데?”

  “그래 보이긴 하지만... 분명 저거야. 봐봐. 고목에 가까워질수록 석판에 빛이 강해지고 있어.”

 

 시로아가 든 석판의 나오는 빛은 아까보다 더 강해졌다. 고목에 완전히 다가서자 원래 색이 뭔지 알 수 없을 만큼 강한 파란빛을 내뿜었다. 이 나무가 확실한 것 같다.

  하지만 몇 번을 뱅뱅 돌며 살펴봐도 가슴 높이에 다람쥐 집 같은 구멍 하나가 있다는 것 외엔 특별할 게 없는 평범한 고목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허공에 소리쳤다.

 

  “네가 말한 대로 왔어! 이젠 어떻게 하면 돼?!”

 

  ‘석판을 가진 여자의 손을 구멍 안에 넣어라.’

 

  목소리가 또 들려왔다. 근원지에 가까워진 탓일까. 목소리는 관자놀이가 찡하고 울릴 만큼 강했다.

 

  “...내 손을 저 구멍에 넣으란 거지?”

 

  시로아는 지체 없이 구멍으로 다가갔다. 저 녀석 흥분했나? 왜 저렇게 성급해!

 

  “잠깐 시로아...!”

 

  내가 막을 새도 없이 시로아는 구멍 안으로 손을 뻗었다.

 

 “기다려.”

 

  들어가기 직전, 베니가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 하늘로 들었다. 신속한 동작에 시로아는 깜짝 놀라 베니를 바라봤다.

 

  “깜짝아! 놀랐잖아 언니.”

 

  베니는 평소보다 더 무뚝뚝한, 화난 것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놀란 건 나야. 시로아, 지금 상황을 이해한 거야? 우리가 겪고 있는 지금 이 상황. 하나부터 열까지 말이 안 돼. 상식적이지 않아. 지금 저기에 손을 넣었다간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그래도 정말 괜찮아?”

  “알아. 하지만 그런 걸 걱정했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어. 걱정해줘서 고맙지만 괜찮아 언니. 손 놔줘.”

 

  베니를 똑바로 응시하는 시로아의 눈동자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한참을 망설이던 베니는 결국 시로아의 손을 놓아줬다.

  난 시로아에게 말했다.

 

  “뭔가 이상한 것 같다 싶으면 바로 빼.”

  “아, 둘 다 걱정 좀 하지 마세요. 아직도 나를 어린애 취급하시네?”

  “어떻게 걱정을 안 하냐. 베니 말이 백번 맞는 데.”

 

  아까부터 동생을 위험에 내모는 것 같아 기분이 영 찜찜하다.

 

  “오빠는 나에게 성과금 얼마 때어 줄지나 걱정해.”

  “잘 풀리면 왕창 얹어 줄게.”

  “좋아좋아.”

 

  시로아가 구멍의 정면에 섰다. 그리곤 긴장한 표정으로 오른손을 구멍으로 집어넣었다. 나와 베니는 그녀의 뒤에서 숨죽이고 지켜봤다.

 

  “......뭐야 이게.”

 

  구멍 안에서 환상이 펼쳐졌다.

  시로아의 손바닥 정중앙에서 파란빛의 선이 뿜어져 나왔다. 한 가닥으로 시작된 선은 순식간에 여러 가닥으로 갈라져 사방으로 퍼져 나무에 스며들었다. 구멍 안을 가득 채운 파란빛은 너무나 영롱해서, 우리는 도저히 시선을 돌릴 수가 없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파란색 선이 점점 옅어졌다. 그리고 이내 뿜어져 나옴을 멈췄다. 구멍 안은 다시 아까의 모습을 되찾았다.

 

  “......끝난 건가?”

 

  시로아는 조심스럽게 손을 빼냈다. 그리곤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주먹을 쥐어보고 선이 나왔던 손바닥 정중앙을 눌러봤다.

  베니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어디 이상한 데는 없어?”

  “일단은 없는 것 같은데....... 그보다 도대체?”

 

  시로아와 베니가 ‘대답해 줘’라는 시선으로 나를 쳐다봤다. 난 고개를 저었다.

 

  “낸들 알까.”

 

  그때였다. 나무에 변화가 일어났다. 구멍이 ‘드그득드그득’ 요란한 소리를 내며 커졌다. 얼굴 만하던 크기는 어느새 내 몸보다 더 커졌다. 거기에 더해 아무것도 없던 구멍 안은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바꼈다.

  이 쯤 되니 꿈을 꾸는 건가 싶어 내 볼을 꼬집었다. 생생한 아픔이 현실을 도피하려는 나를 꾸짖었다.

  베니가 계단을 들여다봤다.

 

  “아래에 방이 있는 것 같아.”

  ““가자.””

 

  베니는 우리 남매를 질린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진짜 너희들은.”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3 1부 후기 2018 / 12 / 31 232 0 471   
22 22. 모험의 시작 (1부 完) 2018 / 12 / 31 237 0 6748   
21 21. 폭죽 2018 / 12 / 30 228 0 7296   
20 20. 지금을 2018 / 12 / 30 223 0 8534   
19 19. 잊은 기억 -2- 2018 / 12 / 30 214 0 6938   
18 18. 잊은 기억 - 1 - 2018 / 12 / 27 240 0 5417   
17 17. 축하회식, 그리고... 2018 / 12 / 26 248 0 5994   
16 16. 축제 2일차 2018 / 12 / 26 221 0 6628   
15 15. 무투대회 예선 2018 / 12 / 26 217 0 4696   
14 14. 축제 즐기기 2018 / 12 / 26 233 0 4187   
13 13. 비일상들이 녹아든 일상 2018 / 12 / 26 228 0 4531   
12 12. 쌓여가는 의문 2018 / 12 / 26 220 0 7622   
11 11. 수라장 2018 / 12 / 25 232 0 4573   
10 10. 장보기 2018 / 12 / 25 243 0 5076   
9 9. 다시 찾아온 도둑 2018 / 12 / 15 255 0 5533   
8 8. 사자면담 2018 / 12 / 10 258 0 7002   
7 7. 미지의 존재. 2018 / 12 / 8 261 0 5102   
6 6. 어느 목소리의 인도. 2018 / 12 / 2 262 0 4354   
5 5. 과거, 화해 2018 / 11 / 26 240 0 4622   
4 4. 동굴탐색 2018 / 11 / 23 244 0 6082   
3 3. 너무 영악한 여동생. 2018 / 11 / 20 236 0 5710   
2 2. 석판을 가져다 준 도둑 -2- 2018 / 11 / 16 268 0 8427   
1 1. 석판을 가져다 준 도둑 -1- 2018 / 11 / 12 398 0 3567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