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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와룡과 봉추의 궤변학
작가 : 빅터하이드
작품등록일 : 2018.11.8

당신은 귀신을 믿습니까? 아니면 믿지 않습니까?

과거의 괴이한 사건 때문에 여동생을 잃은 현덕. 그 때문에 평범한 일상을 원했다. 하지만 운명은 현덕을 가만히 놔두지 않고…. 방과 후 학교 교실에서 현덕은 최근에 학교에서 소문난 괴담 ‘서서 걷는 갓난아기’와 만나게 된다.
‘갓난아기를 본 사람은 7일 이내에 저승으로 끌려간다.’
남은 목숨이 7일 밖에 없는데다가 문득 문득 보이는 끔찍한 아기의 모습에 밤잠하나 못이루던 현덕. 그는 결국 ‘환상의 학생 와룡은 못푸는 난제 미스터리가 없다’라는 괴담을 따라 열리지 않는 ‘미스터리 부’의 교실문을 두드린다. 그리고 그가 본건 눈처럼 새하얀 머리칼을 지닌 환상의 ‘와룡 진소미’와 학교의 아이돌 ‘봉추 방원혜’였다.

"세상에 귀신은 존재하지 않아."
"세상에 귀신은 존재하고 있어."

각기 다른 의견을 내놓는 두 사람.

과연 현덕은 무사히 저주에서 달아날 수 있을까?

 
제 1담 서서 걷는 갓난아기 11화
작성일 : 18-12-01 22:39     조회 : 266     추천 : 1     분량 : 4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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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둠이 집어삼킨 복도. 빛이라고는 손에 들고 있는 작은 휴대용 손전등뿐. 나는 믿음직스럽지 못한 약한 불빛을 보며 볼멘소리로 불만을 터뜨렸다.

 

  “저기, 그냥 복도 형광등을 켜면 안 될까요? 너무 깜깜해서 제대로 걷기 힘들어요.”

  “지금 이 시간에 학교에 사람 있다고 광고할거야? 참아. 남자가 쫀쫀하게 이깟 어둠이 뭐가 어떻다고 징징대는 거야 징징대기는.”

 

  나는 물끄러미 원혜 선배를 바라보았다. 하얀 소녀에게 딱 달라붙어서 나에게만 소리 지르는 것이 얄미워 보인다.

 

  “그렇게 당당하면 네가 손전등을 들고 앞장서지 그래?”

  “아, 아니. 그래도 나보단 네가 밤에 학교를 산책하니까, 네가 앞장서는 게 낫지 않아? 나는 밤눈이 어두워서 내가 앞장서면 너희들이 위험에 빠질 수도 있거든…….”

 

  말도 안 되는 논리로 그것이 진실인 양 이야기 한다. 와룡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원혜 선배를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철판이라도 깔은 듯 당당하게 와룡의 시선을 받아넘겼다.

 

  “입만 살아가지곤…….”

 

  와룡은 끌끌 혀를 차며 손전등을 고쳐들었다. 하지만 보통 그 나이 때 여고생의 비해 키와 덩치가 현저하게 작은 와룡이 몸매 좋은 건강미인인 원혜 선배의 무게 견뎌내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어보였다.

 

  “야 좀 떨어져! 걷기 힘들잖아, 이 비만 병아리야!”

  “비, 비만 병아리?! 누, 누구 보고 비만 덩어리래!! 나 하나도 살 안쪘거든!!”

 

  네 안찌셨어요. 오히려 나와야 할 부분들이 참으로 잘 성장하고 있어서, 우리 학교 남학생들이 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지간히도 콤플렉스인듯 원혜 선배는 와룡에게 달라붙은 몸을 떼어내고 거리를 둔 채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 분 안있어, 몸을 바르르 떨더니 이제는 내쪽으로 다가와 거절할 새도 없이 내 팔짱을 꼈다. 둥근 머시멜로우 같은 부드러움이 팔뚝 언저리에 가득 닿았다.

 

  “오, 오해하지마. 무서워서 이러는거 아니니까. 네가 걷기 힘들다고 해서 일부러 내가 받쳐주는거야.”

 

  저기, 이렇게 기대어서 걸어가면 오히려 더 걷기 힘듭니다만…….

 

  나는 아무 말 하지 못하고, 그저 앞만 보고 걸었다. 걷기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말로 꺼내서 괜히 어색해지는 건 싫었다.

 아니, 원혜 선배가 내 옆구리에서 벗어나는 게 싫었다.

 

  팔뚝 가득히 안겨오는 거대하고도 부드러운 남자를 미치게 만드는 그것. 떨어져야 한다는 이성과, 계속해서 그 감촉을 느끼고 싶다는 본능이 서로 싸워댄다.

 

  나는 그 생각이 원혜 선배에게 들킬까 싶어, 괜히 말을 걸었다.

 

  “저어 선배, 헌데 발견하셨다던 증거는 뭐였어요?”

  “그건 말이지…….”

 

  원혜 선배는 잠시 고민하는 듯 하다가 입을 천천히 열었다.

 

  “네가 서서걷는 갓난아기를 보았다는 그 장소로 한 번 찾아가봤어. 혹시나 무언가 남아있을까 싶어서 가봤거든.”

  “벌써 거의 일주일이 다 지나 가는데, 뭔가 남아있을 리가 없잖아요.”

 

  매일 매일 학생들이 쓸고 닦고 하는 곳인데, 무언가 남아 있을 리가 없었다. 그것도 5일이나 지나서 말이다.

 

  “하지만, 보통 명탐정은 그 상황에서도 무언가 남아 있다고 생각하고 조사를 하는 편이잖아? 그래서 나도 똑같이 찾아봤지.”

 

  이 분, 만화책이나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보셨다.

 

  보통은 과학수사나, 감식반을 부르지 않는 이상은 거기서 무언가를 찾기는 힘들다. 이야기속에 나오는 명탐정들이야 신이 내린 통찰력으로 그곳의 있는 먼지가 어느시대, 어느 장소에 있는 먼지인지 전부 알아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종이 쪼가리가 있어도 그게 어디에 굴러다니던 쓰레기인지 알 수 없는 법이다.

 

  원혜 선배는 자신의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무언가를 하나 꺼냈다.

 

  “이런게 그곳에 떨어져 있더라고.”

 

  그녀가 꺼낸 것은 헝겊이 뭉쳐진 하나의 작은 덩어리였다.

 

  “이게 뭐에요? 걸레에요?”

  “걸레? 네 눈에는 이게 걸레처럼 보여?”

 

  원혜 선배는 헝겊 덩어리를 천천히 펼쳐보였다. 그러자 놀랍게도 헝겊 덩어리가 작은 인형으로 변모하는게 아닌가.

 

  솔직히 인형이라고 하기엔 볼품은 없었다. 엉성하게 시침질한 형태에 겨우 팔 다리가 붙어있는 데다가 머리 부분은 그야 말로 낙서를 해놓은 듯, 엉망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솜도 넣지 않았는지, 축 늘어져 마치 죽은 시체처럼 보이는 괴이한 인형이었다.

 

  “이게 네 교실 복도 한 구석에 치워져 있더라고.”

  “그래요?”

 

  이상하다. 이만큼 큰 헝겊덩어리가 있다면 선생님이나 학생들이 그냥 지나쳤을 리가 없다. 쓰레기로 알고 주워서 버리던가, 하다못해 청소하는 학생들이 버렸을 것이다.

 

  “도착했다.”

 

  와룡이 손전등으로 복도 내부를 비추면서 말했다. 빛이라곤 약한 손전등 불빛밖에 없어서 무척이나 어두웠지만, 여기가 내가 다니던 복도와 교실이라는 것은 자연스레 알 수 있었다.

 

  내가 있던 교실은 숫자가 가장 높아서 그런지 복도에서 가장 끝 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래서 복도 끝에는 다른 통로가 아닌, 벽이 있는 가장 구석진 곳이었다.

 

  그래서 다른 교실들은 지나가는 복도 창문가 쪽에 신발장을 놓는데 비해, 우리 교실만은 복도 끝 벽에 신발장을 설치했었다.

 그런 부분들이 여기가 내 교실이라는 것을 상기 시켜주었다.

 

  “이 헝겊인형은 저쪽 구석에 버려져 있었어. 범인이 급하게 치우느라 그냥 구석에 버려뒀던 걸까?”

 

  원혜 선배가 신발장 옆에 나있는 빈틈을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 교실 신발장에 저런 빈틈이 있었나? 평소에 인식이 흐릿해서인지, 생전 처음 보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휴대폰에 플래시기능을 켜두고는 그쪽으로 다가가 찬찬히 살펴보았다.

 

  한 뼘정도의 너비로 만들어진 빈틈. 빈틈이라고 하기엔 조금 커서 조금 결벽증 있는 선생님들은 그냥 지나치진 않았을 것 같았다.

 그런데 어째서 그런게 여기에 남아있었던 걸까?

 

  “흥. 여기에 흔적들이 엄청많이 남아 있군. 이야기를 꾸미려고 애쓴 티가 많이 나.”

 

  뒤를 돌아보니 와룡이 나를 보고 쓴 웃음을 지으며, 서 있었다.

 

  “이야기를 꾸미다니요……?”

 

  와룡은 말 없이 성큼 성큼 걷더니 갑자기 신발장 안쪽을 향해 손을 쑥 집어넣었다. 깊고 어두운 온기 조차 식어버린 빈 신발장. 안에 있는 실내화 마저도 어둠이 내미는 혓바닥 같아, 아무 생각없이 손을 넣기에는 조금 꺼림칙했다.

 

  와룡은 조금 도 망설임 없는 동작으로 신발장을 뒤지더니 이윽고 무언가를 꺼냈다.

 

  그것은 갓난아기 였다.

 

  “그, 그게 뭐에요!!”

 

  누운 채로 막 울부짖으려는 듯 입을 크게 벌린 아기의 모습. 심장이 급격하게 조여들었다.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너무 놀라서인지, 목구멍안에서 터져나오지 못하고 헛바람 들이키는 소리만 들렸다.

 

  “멍청하기는, 이것이 뭔지 자세히봐라.”

 

  그녀가 손전등으로 갓난아기를 비추면서 나에게 들이밀었다. 그제야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마치 그대로 박제된 듯 입을 크게 벌리며 움직이지 않는 아기.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째깍 째깍’거리는 익숙한 소리.

 

  “뭐야. 이거 시계잖아?”

 

  등 뒤에서 원혜 선배가 불쑥 끼어들었다.

 

  그랬다.

 

  이것의 정체는 갓난아기의 모습을 한 알람시계였다. 그제야 나는 아까 대놓고 겁먹었던 것에 부끄러워져 헛기침을 했다.

 

  “알람소리를 듣지 못했지만, 형태로 봤을 때 알람소리는 갓난아기의 울음소리와 유사하겠지.”

  “뭐, 아기의 울음소리는 그 어떤 사람들도 못이긴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니까. 시중에도 많이 풀려 있는 제품일거야.”

 

  와룡과 원혜 선배가 돌아가며 한 마디씩 올렸다. 원혜 선배는 와룡이 들고 있던 알람시계를 뺏어서 이모저모를 살폈다.

 

  “이게 네가 들었던 아기의 울음소리의 정체일거야. 이로서 네가 들었던 게, 귀신의 울음소리가 아니라는 것이 증명되었군.”

 

  원혜 선배가 의기양양하게 소리쳤다. 마치 다 이긴 게임을 진행하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확실히 그녀의 말이 맞았다. 이것은 여러모로보나 확실한 증거품이었다. 내가 보고 들은 귀신의 정체는 단순히 착각이었을 뿐이었고, 그것은 이 증거품이 말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는 법.

 

  나는 혹시나 와룡의 기분이 상하지 않았을까싶어 슬쩍 그녀의 얼굴을 훔쳐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백발아래의 숨어 있는 표정을 보았을 때, 나는 의아해 할 수 밖에 없었다.

 

  무언가 석연치 않다는 그녀의 표정. 정답이 애매모호한 수수께끼를 보는 그런 표정이었다.

 

  “나는 좀 궁금한게 있는데 말이지…….”

  “뭐가?”

 

  신이 잔뜩 난 원혜 선배에게 와룡은 신발장 한 쪽구석을 손전등으로 비추고는 한 마디 했다.

 

  “과연, 이 괴상망칙한 시계의 주인공은 누굴까?”

  “뭐?”

 

  원혜 선배의 시선이 와룡의 손전등이 비추는 곳으로 따라간다. 내 시선도 덩달아 따라 갔다.

 

  환해진 신발장의 모습. 덩달아 이름표도 빛에 비쳐 반짝 반짝하게 빛이났다. 나는 그 이름을 천천히 읽어 보았다.

 

  “허관우…….”

  “아무래도 그 녀석이 범인이거나. 관련자인 모양이겠군.”

 

  와룡의 칼칼한 목소리가 어둠을 타고 으스스하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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