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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완결)난,설헌
작가 : 아리곶
작품등록일 : 2016.7.22

조선 중기 최고이자 최초였던 여성 문학가 허난설헌.

그 시대와 이 시대의 '허초희'가 만나는 타입슬립 역사소설 <난,설헌>

※ 소설이므로 대부분의 내용은 픽션이며, 사실과 같은 이름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인용되는 시 구절은 모두 사실이며 출저는 네이버 입니다.^^

 
19화. 감우(2)
작성일 : 16-09-19 00:22     조회 : 459     추천 : 0     분량 : 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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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였다. 본래 성격이 곧아 싫은 소리를 하지 못 하는 것인지 글좀 꽤나 배웠다고 자신을 무시하는 의도인지 성립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은 두 번째로 그가 아내되는 사람에게 지적을 당한 날이었다. 자존심이 또 한 번 건들여졌다.

 

 "...맞소. 난 이제 학업에 전념하여야하겠지."

 

 가만히 초희의 말을 듣고 있던 성립이 자세를 고치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 말을 나쁘게 듣지 마시고 다 서방님을 위한 걱정이겠거니 생각해 주십시요."

 

 초희 또한 첫날밤의 자신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무척이나 불쾌해하던 성립의 표정도 기억하고 있음은 물론이었다. 자신의 말에 자존심이 상해할 것같은 성립이었기에 미리 말해두고 싶었다.

 

 "아니오. 곧은 말을 곧잘 하는 부인이니 나를 위한 내조도 똑 소리나게 잘 하겠지. 이만 가 보겠소."

 

 애써 부드럽던 분위기가 한순간에 차게 변해 버렸다. 이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설헌도 감지했다.

 

 '저렇게 하단 결국 사이가 틀어질텐데..'

 

 멀찍이서 서있었지만 안타깝게도 둘의 대화는 조용한 정원에 퍼져 설헌의 귀에까지 들려왔다. 설헌이 알고 있는 초희의 삶대로 지금 그녀의 방향은 완벽히 그녀의 운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설헌이 이런 생각을 하는 사이 이미 성립은 정원을 나가고 있었다.

 

 "...우리도 들어가자, 꽃순아."

 

 성립이 나간 방향을 멍하니 보던 초희가 설헌에게로 돌아서며 말했다.

 

 "예, 작은 마님. 들어가셔요."

 

 안채로 향하는 길, 그리 길진 않은 길이었지만 그 시간 동안 초희의 머릿속엔 많은 생각이 자리했다. 어떻게 내조를 할까 성립과 잘 지낼 수 있을까하는 것들이었다. 설헌 또한 초희의 삶이 불행으로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에 심란했다.

 

 ***

 "그럼 주무셔요 마님."

 

 마지막으로 잠자리를 봐 준 후 설헌이 초희에게 말했다.

 

 "그래, 내일은 일찍 일어나거라."

 

 초희가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예, 당연하죠~! 저... 작은 마님! 시간이 모든 걸 다 알아서 해결해 줄겁니다. 너무 조바심 내지 마셔요."

 

 과연 초희의 삶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치유될런지는 설헌도 초희도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적어도 초희의 삶을 아는 설헌은 그녀를 응원하고 싶었다. 그래서 말했다. 흘러가는 시간을 한 번 믿어보자고……

 

 "...나도 그러면 좋겠구나. 혹여나 서방님이 오늘 일로 마음 상하지 않으셨을까 걱정이구나."

 

 설헌의 말을 듣던 초희가 애써 미소를 지으며 웃었다. 그러곤 허심탄회하게 그녀의 마음을 설헌에게 전했다. 속으로는 엄청 고민하고 있었던 초희였다.

 

 "에이~ 도련님이 그리 속 좁으신 분이겠어요! 다 잘되라고 하는 소리인지 느끼셨을거에요!"

 

 설헌은 나름대로 제일 믿음가는 목소리로 응원했다. 아직 열다섯인 초희에겐 운명을 이길 수 있는 시간도 기회도 많았다. 달라질 수 있다. 미리부터 다 안다고 초 치지 말자는 생각이 설헌을 휘감았다.

 

 ***

 하지만 그녀들의 바램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처음엔 이틀걸러 한 번씩은 초희를 보러 안채를 들른 성립이었다. 번번이 실수를 했고 그의 행동을 번번이 지적하던 초희였다. 그러는 동안 성립은 마치 초희가 보란듯이 더욱 곁길로 옆길로 나돌았다.

 

 *

 몇일 전이었다. 또 저잣거리에 나가 친구들과 술을 마셨는지 거나하게 취해 돌아온 성립이 비틀비틀 대며 안채로 들어왔다. 송씨는 아들이 또 술을 먹고 들어왔으나 사내가 그럴 수도 있다며 본체만체 큰 안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부인-부인-계시오~"

 

 술에 취한 성립이 초희의 창앞에 서 초희를 불렀다.

 방안에서 반대편 창을 열고 그림을 그리던 초희와 그 옆에서 시중들던 설헌 둘 다 깜짝 놀라 소리가 나는 창쪽을 바라봤다.

 

 "제가 창을 열어보겠습니다!"

 

 설헌이 서둘러 제 역할을 알아차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려했다.

 

 "아니다. 잠시 기다려보자."

 

 설헌은 초희가 왜 이러나 싶었지만 그녀가 시키는대로 가만히 서 다음 상황이 어찌될지 지켜보고 있었다.

 잠시 잠잠하던 성립은 쿵쿵대며 초희의 방문을 벌컥 열었다.

 

 "아니, 안에 계신데 왜 대답이 없소?"

 

 설헌은 어찌 할지 몰라 그 자리에 서 부동의 자세로 눈만 굴리며 성립과 초희를 살펴보았다.

 잠시 숨을 가다듬은 초희가 성립을 향해 눈을 똑바로 맞추며 말했다.

 

 "오늘은 술이 많이 되신 듯 합니다. 어서 사랑으로 돌아가 주무시지요."

 "아니! 오늘은 안 되겠소. 부인과 진득한 대화를 나눠야겠소."

 

 술에 취한 성립은 앞뒤 분간하지 못 하고 방바닥에 철푸덕 소리를 내며 주저 앉아 초희의 상 앞으로 슬슬 기어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정말 추하고 민망해 설헌은 바닥만 내려보고 있었다.

 

 "꽃분이는 이만 나가 보거라."

 

 진작에 나갔어야 했는데 성립의 모습에 당황해 설헌도 멍했고 초희도 미처 설헌을 내보내지 못했다.

 자신이 못 맞춘 타이밍을 한탄하며 설헌이 고개를 꾸벅숙이고 방을 나갔다.

 

 "저,저 계집종이.. 주인 부부가 얘기를 하려고 하는데 어찌 행동이 굼뜬지..."

 

 성립이 설헌이 나간 방문으로 삿대질을 해대며 설헌을 꾸짖었다.

 

 "꽃분이는 그만 욕하시고, 제게 이리 찾아오신 연유가 무엇입니까?"

 

 초희가 자연스레 대화 주제를 돌리며 성립에게 물었다.

 

 "내가, 부인 얼굴 한 번 보러 오는게 뭐가 잘못됐소?"

 "그런것은 아니지만...."

 "그저 얼굴 한 번 보러 왔소. 오늘은 내게 할 잔소리일랑 입에도 담지 마시오!"

 

 성립이 미리 초희의 잔소리를 경계하며 말했다.

 하지만, 취해있는 성립의 꼴을 보자니 초희는 한심스럽기 그지 없었다.

 

 "제 내조가 부족한가 봅니다."

 "뭐요?"

 "제가 부족하니, 서방님께서 이리 곁길로 나도시는 것 아닙니까.

 안사람으로서 진즉에 서방님을 옳은 길로 나아가게끔 도왔다면 지금쯤 서방님께서는 과거 공부도 더 열심히 하시고, 어쩌면 급제 했을지도 모르는 일 아닙니까."

 

 역시나 시작된 초희의 잔소리에 하마터면 성립은 술이 깰 뻔했다.

 겨우 술기운을 빌어 용기있게 자신의 의견 한 번 말해보자 초희 앞에 나선것인데 그 작전마저 초희에겐 통하지 않나 싶어 좌절감마저 찾아왔다.

 

 "오늘과 같은 술 자리를 더 좋은 데서 받아 보셔야지요. 그러기 위해서 지금은 술 한 번 과감히 그만두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듣기 싫대도!"

 

 이미 자신의 작전이 성공하지 못함을 깨달은 성립은 버럭 성질만 냈다.

 술기운이 깨어감을 느끼자 기분마저 나빠져 성립은 바닥을 쿵쿵대며 방을 나왔다.

 

 "서방님.."

 

 뒤에서 그를 부르는 초희의 얇은 목소리를 들었지만 성립은 끝까지 술에 취한 척 하며 쾅 하고 방문을 닫아버렸다.

 

 "휴...."

 

 방문 앞 마루에 잠시 선 성립이 긴 한숨을 쉬고는 터덜터덜 사랑채로 돌아갔다.

 

 *

 그날이 지난 후 성립은 마치 초희가 보란듯이 더욱 곁길로 옆길로 나돌았다.

 들리는 소문에는 성립이 하루는 이 기생집, 하루는 저 기생집 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기생집을 나돈다는 얘기가 많았다.

 

 "하늘거리는 창가의 난초가지와 잎 그리도 향기롭더니,

 가을바람 잎새에 한 번 스치고 가자 슬프게도 찬 서리 다 시들었네...

 빼어난 그모습은 이울어져도 맑은 향기만은 끝내 죽지 않아

 그 모습 보면서 내 마음이 아파져 눈물이 흘러 옷소매를 적시네..."

 

 부엌에서 간식을 들고 나오던 설헌은 마당에서 창밖으로 흘러나오는 초희의 소리를 들었다. 초희가 방 창문을 열고 시를 읊고있었다. 초희는 시집 온 이후 외로움이나 힘듦을 느낄 때 마다 시 한 수를 적고, 읊고 그대로 불살라버리기 일쑤였다. 간간히 서랍 깊숙이 몇 장씩 찔러넣기도 했다. 창 밖으로 보이는 초희의 모습이 가련하기 그지 없었다.

 

 "마님! 날씨도 쌀쌀한데 창을 열고 계시면 어쩝니까! 어여 닫으셔요~"

 

 애써 못 본 척하며 설헌이 방으로 들어와 창을 닫았다.

 바람이 참으로 차가웠다.

 

 "마음이 ...참 많이 답답하구나."

 

 초희가 이 집에서 유일하게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창구는 설헌이었다. 초희는 설헌이 창을 닫는 중에도 시선을 창 밖 그곳으로 고정시킨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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