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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어서와, 우리의 동아리에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8.11.1

학교에 있는 수많은 학생들, 그런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고민들. 그것을 해결해주는 밴드 동아리가 있다.

 
16.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작성일 : 18-11-30 16:15     조회 : 307     추천 : 0     분량 : 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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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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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학으로부터 한 달 후인 9월 후반, 아침엔 제법 쓸쓸해서 간단하게 춘추복을 입고 다니는 요즘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침부터 밤까지 잔뜩 더위에 시달리고 모기 대신 출현하는 바퀴벌레와 면담을 가졌던 것 같은데 말이다. 시간이 빠른 건지, 내가 느린 건지 모르겠다.

  단축 수업이라는 이유로 수업이 빨리 끝나버려서 동아리실로 올라갔다. 평소의 이유라면 집에 가서 할 게 없어서, 학원에 안 가니까, 동아리가 좋아서 정도겠지만 요즘 들어 아주 중요한 이유가 생겼다. 그것은 바로 악기 레슨. 각자 맡은 파트는 다르지만 난 서이호 선배에게 드럼을 배우고 있다. 이게 왜 중요하냐고? 뭐, 물론 ‘약 3개월 후면 사실 상 나를 포함한 1학년 셋이 동아리를 맡게 되니까’라는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이유는 이번 12월에 공연이 있기 때문이다. 사전에 알았다면 무조건 안 하겠다고 버텼겠지만 이지민 선배가 이미 부탁을 받았고 흔쾌히 승낙해버렸다. 레슨을 처음 한 날에 시작하기에 앞서 선배가 이 사실을 말했을 때의 충격을 아직 잊을 수 없다. 하지만 뭐 어쩌랴, 엎질러진 물인 것을. 바꿀 수 없는 것에 연연해도 바뀌는 것은 없다. 그냥 앞을 보고 걷는 수밖에.

  동아리실을 열고 들어가니 이젠 눈에 익숙한 노래 연습을 하는 김상문, 기타를 치고 있는 박주윤, 그 둘 옆에서 가르쳐주고 있는 지민 선배와 나를 반기는 이호 선배가 있었다.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를 하고 가방을 내려놓은 뒤에 서둘러 드럼으로 다가가 앉았다. 내 파트는 드럼, 가르쳐주는 사람은 이호 선배다.

  “어제 가르쳐준 거 기억나지?”

  “네.”

  “그럼 그거 하고 나서 오늘 배울 거 배우자.”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어제 했던 것을 최대한 머릿속으로 기억해내며 손이 따라갈 수 있게 했다. 이젠 실행 단계. 손과 머릿속 이미지가 장단을 맞추며 드럼을 두드렸다. 이호 선배는 나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내 행동을 쭉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게 어제 배운 부분을 전부 재현해냈을 때 이호 선배가 작게 박수를 쳐줬다.

  “대단하네, 안 까먹고 오고.”

  “이런 쪽 기억력이라도 좋아야 하니까요.”

  “약속한 걸 기억하는 게 제일 중요한 거니까 괜찮아.”

  나름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사이, 옆을 흘깃 쳐다봤더니 주윤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하긴 안 어려운 악기가 어디에 있겠냐만은……. 저번에 얼핏 들은 것으로 판단했을 때 주윤이 기타를 어려워하는 건 코드를 외우거나 줄을 치는 게 어려워서가 아니라 코드를 잡을 때 손가락으로 줄을 세게 누르는 게 아파서인 것 같다. 실제로 지금도 지민 선배에게 골무를 껴도 되겠냐는 소리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상문은 무난하게 하고 있는 것 같다. 절반 정도 농담이 섞여 있지만 지민 선배가 졸업하고 같이 밴드를 해보겠냐고 묻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각자의 장소에서 각자가 맡은 바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동아리실의 문이 열렸다. 문을 연 사람은 우리의 모습을 보고 당황한 것 같다. 방음이 되니까 연습하고 있다는 걸 몰랐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가야 하는지 이대로 밀고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처럼 우물쭈물하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기에 난 드럼 스틱을 내려놓고 말을 건넸다. 이름표를 보니 나와 동갑인 것 같아 편하게 반말을 사용했다.

  “괜찮으니까 들어와.”

  “아, 응. 고마워.”

  이 말을 기다렸는지 작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이번 주인공이 들어왔다. 어디에선가 많이 본 듯한 얼굴. 어디에서 봤는지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보니 우리 반 2학기 회장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름은 신지연. 대충 반 안에서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성적이 상위권 밖으로 떨어져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무슨 일로 여기에 온 걸까?

  “제 이름은 신지연이라고 해요. 그…… 고민 해결해준다고 해서 왔는데요.”

  우리 5명은 단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젠 익숙한 서론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녀가 가지고 온 고민은 무엇일까?

  “이런 말을 하면 보통 어른들은 그 나이에 뭘 그렇게 깊게 생각하는 거냐고 하시면서 뭐라고 하시긴 하는데…….”

  “우린 그 보통 어른이 아니니까 얘기해봐.”

  “그…… 남들보다 뒤처지는 게 불안해요.”

  “그건 성적의 이야기?”

  “네.”

  예상 밖의 고민이여서 조금 놀랐다. 상위권에 있는 학생이 대학에 관한 고민을 우리에게 이야기할 리가 없으니 공부를 그만두고 싶다든가 공부만 해야 하는 현재 상황이 싫다거나 하는 고민일 거라고 짐작했는데 말이다. 어찌되었건 신지연은 고민을 얘기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단 하나. 머리를 최대한 굴려 그녀의 고민에 제일 알맞은 대답을 해주는 일이다.

  우선 공부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오히려 공부라는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타입인 것 같다. 다만 그 공부라는 것을 통해 밖으로 보이는 성적이라는 것에 두려움이 있어 보인다. 조금 더 정확히는 성적 자체에 관해서가 아닌 성적이나 등수가 뒤로 밀려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그것에 왜 두려움을 가지게 되었는가. 이것에 대해서 당사자가 얘기하지도, 얘기할 마음도 없어 보이기에 내 나름대로 지레짐작을 해보는 수밖에 없다. 제일 대표적인 것들은 성적을 올려 상위권을 유지하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진로 설계에 반드시 상위권 대학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것 말곤 잘하는 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도일 거다. 흠…… 어느 쪽의 이유를 가진 사람일까?

  정적이 유지된 지 대략 5분 정도 지났을 때 지민 선배가 입을 열었다.

  “그래, 알았어.”

  “뭘 말이에요?”

  “네 고민, 그리고 그것을 해결할 방법.”

  “저, 정말이요?!”

  “어. 근데 지금 말하는 건 좀 어려운데 저녁에 다시 와줄래?”

  “네……? 하지만 저녁엔 학원이…… 왜 지금은 안 되는 거예요?”

  “아까 들어오면서 봤겠지만 우린 얼마 뒤에 있을 공연의 연습을 하고 있어서 말이야. 이건 다 끝내고 싶거든. 뭐, 듣기 싫으면 안 와도 돼. 그건 네 자유니까.”

  “아니에요! 저녁 몇 시 즈음에 어디로 가면 되나요?”

  지민 선배는 살짝 웃으면서 지연에게 답했다.

  “대충 4시 정도에 정문에서 기다려. 내가 그 시간까지 거기에 없다면 여기로 올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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