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바림: 다시 마주한 그 순간
작가 : 총수
작품등록일 : 2018.10.24

천상천하 유아독존! 싸가지 끝판'왕' 이산.
300년의 시간을 거슬러온 그가 처음 눈을 뜬곳은 다름아닌 첫사랑 나비의 자취방?!

서울 카페에서 혼자 자취를하던 만년 사진작가 지망생 '한나비'. 어느 날 주말을 맞이해 늦잠을 자고 일어난 그녀의 이불속에는 앞 선을 곱게 풀어헤친 조선의 왕 '이산'이 잠들어 있었다. 눈을 떠보니 현세로 넘어와 버린 이산이었지만, 그는 당황하기는커녕 평생을 그리워했던 과거 잃어버린 첫사랑의 모습과 똑닮은 나비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면서 둘의 웃프기만한(?) 아찔한 동거생활이 시작된다.

 
12. 외출
작성일 : 18-11-30 12:01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619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산이씨, 다 씻었어요?”

 

 “오냐, 내 지금 나가마.”

 

 뚝뚝.

 

 TV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밀린 드라마를 보고 있던 나비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밖으로 나온 산이의 모습에 시선이 꽂혔다.

 

 대박-.

 

 “넋을 놓고 보아도 흠잡을 데 없는 몸이기는 하다만, 과인의 의복은 아직 준비 되지 않은 것이냐?”

 

 그저 마른 몸이라고만 생각했던 나비의 예상과는 다르게 하반신만 수건으로 가린 산이의 몸은 의외로 탄탄한 복근과 함께 듬직한 어깨를 자랑하며 반전 있는 야성미를 뽐내고 있었다.

 

 특히 방금 씻고 나와서 그런지 광택이 흐르는 시원시원한 이목구비가 한층 더 뚜렷하게 보였다.

 

 “…산이씨.”

 

 “왜 그러느냐?”

 

 머리를 털고 있던 산이가 곧장 나비를 바라봤다.

 

 눈이 마주친 나비는 빤히 바라보고 있던 사실이 행여 들킬까 괜스레 고개를 돌려 눈을 피했다.

 

 부끄러워하는 그녀의 모습에 산이는 능구렁이 같이 입꼬리를 올렸다.

 

 “몸 좋은 거 알았으니까 빨리 옷 좀 입어요. 민망하잖아요.”

 

 진짜, 누구 놀리는 것도 아니고….

 

 나비는 애써 담담한 척 얼른 몸을 가리라고 손짓했다.

 

 “알았다. 알았어.”

 

 하지만, 산이는 말과는 달리 제자리에 서서 그저 팔을 벌리고 가만히 서있었다.

 

 정말 이제 화내기도 지겹다, 지겨워.

 

 나비가 인상을 찌푸리며 팔짱을 꼈다. 일부러 저러는 건지 아니면 정말 못 알아듣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옷 입으라니까요, 계속 팔 벌리고 뭐하세요. 그러다 감기 걸려요.”

 

 “그래서 이리 두 팔을 벌리고 서있지 않느냐?”

 

 산이는 오히려 답답한 건 제 쪽이라는 듯 눈썹을 씰룩이며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그렇게 각자 서로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쏘아보던 둘 가운데, 먼저 침묵을 깬 것은 당연히 실눈으로 그의 나체를 보고 있던 나비 쪽이었다.

 

 후우.

 

 “아니, 어떻게 옷 갈아입으라는 말을 팔을 벌리라는 말로 알아들어요?”

 

 “왜 그리 또 화를 내는 것이냐. 내 그래서 너를 위해서 이리 팔을 벌리고 있지 않느냐?”

 

 “뭐가 날 위해서라는 거예요, 이 노출증 환자가….”

 

 “당연히 이래야 나비 네가 옷을 입히기 편할 것이 아니냐. 이게 어찌 널 위한 것이 아닐 수 있겠느냐.”

 

 그의 억울한 표정을 보아하니 진심인 듯 보였다.

 

 어이가 없었다.

 

 당연히는 무슨 얼어 죽을.

 

 “아니! 왜 산이씨가 화를 내세요. 완전 어이없네. 산이씨 나이가 몇 개인데 제가 옷을 입혀줘요?”

 

 “아무리 과인이 넓은 아량을 지녔다한들 이것만큼은 ‘절대’ 양보 할 마음이 없구나!”

 

 “그렇게 나오신다 이거죠? 사람이 좋게 말할 때 알아들어야지, 나이도 많이 드신 양반이 아까부터 자꾸….”

 

 이내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나비가 프라이팬을 찾아 들었다. 그제야 산이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아까 벗어뒀던 옷을 주섬주섬 주워 입었다.

 

 산이가 옷을 갈아입자 나비는 반쪽짜리 창문 틈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간절히 기도했다.

 

 오늘하루가 별일 없이 무사히 넘어가기를….

 

 *

 

 “자, 그럼 인제 옷도 다 입었으니까 빨리 나가죠.”

 

 “….”

 

 뒤따라오라는 손짓에 산이가 단호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번엔 또 무엇이 또 심기를 건드렸기에 이 남자는 마트에서 원하는 과자를 사주지 않은 7살 꼬마 마냥 말도 없이 미간만 찌푸리고 있는 걸까.

 

 “이번엔 또 뭐가 문제에요. 왜요? 가마라도 대령해드려요?”

 

 “그런 것이 아니다.”

 

 “그럼 왜요?”

 

 “의복을 완전히 갖춰 입어야 과인도 나갈 것이 아니냐?”

 

 “허, 그럼 지금 입고 있는 건 뭔데요?”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흰 소복을 걸쳐 입은 자신의 모습이 초라하다는 듯 잔뜩 굳어진 표정이라니.

 

 누군 청바지에 흰티 쪼가리 하나 입었는데….

 

 “잠들 때나 입는 이런 옷을 입고 어찌 만백성 앞에 과인의 용안을 드러내라는 말이냐. 하물며, 나비 너의 어머니를 만나러가는 길이거늘.”

 

 대단한 사위 납셨네.

 

 하아-.

 

 그럴듯한 옷을 주지 않으면 한걸음도 나갈 생각이 없어 보이는 그의 뻔뻔한 모습에 나비는 머리가 지끈거리면서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뱉었다.

 

 아까, 프라이팬으로 때릴 때 더 세게 때릴걸 그랬나….

 

 그렇다고 이대로 산이를 두고 가기에는 물가에 아이를 혼자 풀어놓은 부모의 심정이라 참아 놔두고 가고 싶어도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제대로 된 옷이 갖춰지기 전까지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니 그리 알거라.”

 

 “아니! 그렇다고 여자 혼자 사는 집에서 지금 당장 남자 옷을 어떻게 구해….”

 

 잠깐, 그러고 보니까.

 

 다시 한 번 프라이팬을 집어 들까 고민하던 그 순간 나비의 눈에는 얼마 전 광화문에서 빌려 입었던 한복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 이게 있었지.

 

 *

 

 “인제 만백성들 앞에서도 부끄럽지 않으시죠?”

 

 따뜻하게 내리쬐는 햇살 덕분에 기분이 풀린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건넨 옷이 잘 어울려 흡족한 것인지 그녀는 연신 상큼한 미소를 뽐냈다.

 

 “뭐, 나쁘지는 않구나.”

 

 내뱉는 말과는 달리 그의 입가에는 좀처럼 보기 드문 미소가 감돌았다.

 

 고개를 들며 갓을 조금 올리자 가려져있던 오뚝하게 솟은 콧날과 쌍꺼풀 짙은 눈매와 여자보다 긴 속눈썹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훤칠한 체격에 걸맞게 적색 빛이 감도는 긴 꽃들이 발밑까지 흐드러진 두루마기를 걸쳐 입은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정말 그가 조선에서 넘어왔다는 것이 새삼 실감이 났다.

 

 “솔직하지 못하시긴. 딱 봐도 엄청 예쁘구만.”

 

 나비가 팔꿈치로 툭툭 건드리며 장난을 쳤다.

 

 “헌데, 이 옷은 어디서 난 것이냐?”

 

 “아, 그거요? 친구가 반납 해달랬는데 깜빡 잊고 있었거든요.”

 

 “그래….”

 

 그나저나, 오늘 참 곱구나.

 

 분을 발랐기에 이리 보이는 것일까.

 

 집안에서의 모습은 마치 나쁜 꿈을 꾸었던 것처럼 느껴질 만큼, 밖에서 바라본 그녀의 미모는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만큼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웠다.

 

 아니, 어쩌면 그리워하던 그 시절보다 더 고와진 듯 했다.

 

 백옥같이 고운 피부와 함께 가지런히 양 갈래로 땋은 댕기머리는, 아담한 그녀의 귀여운 매력을 한층 더 부각시키기에 충분했다.

 

 허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노라면 나비가 그녀의 고운 자태를 뽐낼 수 있는 치마가 아닌, 사내아이 같은 바지를 입은 것이 옥에 티로구나.

 

 허-어.

 

 안타까운 이 마음 실망감이 너무 커 이 상황을 표현할 단어조차 떠오르지 않는구나.

 

 “아까부터 뭘 그렇게 힐끔 힐끔 눈치를 보세요. 할 말 있어요?”

 

 “아니다. 그냥 날이 좋구나.”

 

 허나, 뭐 이것 또한 운치가 있구나.

 

 “뭐에요, 갑자기 안 어울리게. 아까 같았으면 자고로 왕이란 선크림 없인 나가지 않는다! 이럴 것 같았던 사람이 왜 갑자기 그래요.”

 

 “선크림이 뭔지는 모르겠으나, 나비 네가 나를 비꼬고 있다는 건 알겠구나.”

 

 피식.

 

 말은 차갑게 했지만 산이는 자신의 말투를 흉내 내는 나비의 모습에 피식 웃었다.

 

 “그래서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이냐?”

 

 “음, 일단은 지금 입고 있는 옷 돌려주러 가야죠. 가는 김에 밥도 먹고요.”

 

 “과인의 옷이거늘, 어찌하여 남에게 돌려줘야 하는 것이냐?”

 

 “과인의 옷이 아니라 남의 옷이니까요. 정 그러시면 산이씨가 연체료 대신 내주던가요.”

 

 걸음을 멈춰 세운 나비가 으르렁거리며 손을 들이밀자, 산이가 뒤로 한발자국 물러났다.

 

 돈이 얽히기만 하면 돌변하는 그녀임을 알기에 산이는 슬그머니 시선을 피했다.

 

 “그, 그건 좀….”

 

 말을 차마 잊지 못하는 산이를 바라보던 나비는 손목에 있는 시계를 확인하더니 다시금 빠르게 걸으면서 말을 이었다.

 

 “아니죠? 아니면 조용히 갑시다. 철없는 임금님.”

 

 “알았다, 알았어.”

 

 “그럼 빨리 오세요, 가마 타러 가야되니까요.”

 

 “가마 말이냐? 이런 곳에 가마도 있다니 참으로 다행이구나.”

 

 *

 

 지하철에서 내려 밖으로 나온 둘은 인파속을 헤치며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거리를 거닐다가도 산이는 이따금씩 발걸음을 멈춰 나비의 얼굴을 힐끔거렸다.

 

 봄 느낌 그윽한 연분홍빛으로 물들인 그녀의 입술에 마음이 홀린 산이는 애먼 가슴만 바짝 타들어갔다.

 

 “나비야, 날이 정말 좋구나.”

 

 “좋긴 개뿔이 좋아요. 낮엔 덥고 밤엔 추운데….”

 

 둥근 이마에 맺힌 땀이 말해주듯 그녀는 입을 내밀고는 툴툴거렸다. 산이는 서운함에 눈을 살며시 내려 감았다.

 

 지금 서있는 이곳이 현실이 아닌 한 낮의 백일몽에 불가한 것인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과인 인데. 새색시 마냥 곱게 차려입은 지금 모습을 두눈에 새겨 넣기도 바쁜데 무엇이 또 너의 심기를 건드렸기에 이 좋은날 그렇게도 투덜투덜 거리는 것이냐.

 

 못내 서운하구나….

 

 딱!

 

 멍 때리고 있는 그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나비가 까치발까지 들어 산이의 이마에 딱밤을 때렸고, 맞은 이마에서는 맑고 청아한 소리가 났다.

 

 “갑자기 이게 무슨 짓이냐?”

 

 난데없이 이마를 얻어맞은 산이가 눈을 부릅뜨고 나비를 노려보았다. 그에 반해 약이 바짝 오른 나비는 태연했다.

 

 “그냥 얄미워서요. 미안하다고 한마디도 안하는 뻔뻔한 모습이….”

 

 “크흠, 그 얘기는 더는 꺼내지 않아줬으면 좋겠구나.”

 

 “아니, 아무리 처음 타는 거라고 해도 무슨 지고지순한 임금님께서 그렇게 사람 많은 지하철에서 찡얼거려요. 진심 쪽팔려 죽는 줄 알았어요.”

 

 “어허!”

 

 창피함에 귀까지 빨갛게 달아오른 산이는 황급하게 나비의 입을 거칠게 막으며 애원했다.

 

 “그 일에 대해서는 함구해주기로 과인과 약조하지 않았더냐?”

 

 나비 역시 질수 없다는 듯이 입을 가로막고 있는 손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그럼, 다 큰 남자가 지하철에서 쪽팔리게 그러지 말았어야죠!”

 

 *

 

 몇 시간 전, 지하철 안

 

 “나비야, 분명 가마를 탄다고 하지 않았더냐?”

 

 어지러운지 산이가 눈을 감은 채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고 서있었다.

 

 붐비는 주말 지하철 안에서 산이의 월등한 키와 단아하게 한복을 차려입은 모습은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고, 그런 시선이 은근히 부담스러운 나비는 그와 조금은 떨어져 있었다.

 

 “네네, 마차는 맞아요. 철로 돼서 그렇지.”

 

 분명 지하철로 가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인데.

 

 설마 자칭 왕이라고 하는 이 남자가 이렇게까지 겁이 많을 줄은 몰랐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 내내 방송이 나올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서 소리를 지르지를 않나.

 

 처음 보는 사람한테는 자신의 목숨을 노린다며 의심 가득한 눈초리를 쏟아내며 은근히 껴안으려고 하지를 않나.

 

 벌써부터 앞길이 막막하네.

 

 산이가 은근슬쩍 나비의 머리에 어깨에 손을 올렸다.

 

 “나비야, 어서 내리자꾸나. 이리 기괴한 쇠마차가 안전 할 리가 없다.”

 

 산이의 오두방정에 나비가 긴 한숨으로 대답했다.

 

 하아.

 

 “아까부터 말했잖아요. 산이씨 여기가 저희 집보다도 안전하구요. 당연히 처음 가는 장소니까 처음만나는 사람들 밖에는 없죠. 그러니까 얌전히 좀 계세요.”

 

 어르고 달래는 그녀의 말이 들리지 않는지 산이는 여전히 주위의 경계를 풀지 않고 가시방석에 앉은 듯 불안에 떨었다.

 

 아무리 괜찮다 한들 이미 아무것도 들리지도 않는 그를 위해 나비는 그의 볼을 붙잡고는 앞자리에서 세상 더할 나위 없는 편안한 표정으로 엄마에게 기대 잠들어 있는 아이를 가리켰다.

 

 “산이씨 보이죠, 저기 앞에 어린애도 가만히 있잖아요. 그러니까 산이씨도 한나라의 왕답게 위엄 있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아, 알았다. 과인만 믿거라.”

 

 곤히 잠든 아이의 모습에 불안에 떨던 산이의 입도 어느새 조금이지만 얌전해졌다.

 

 “이제 좀 진정이 되세요?”

 

 “그대가 행여나 무료해 할까봐 일부러 과인이 점잖지 못한 모습을 보인 것이니 그렇게 염려치 말거라.”

 

 하여간, 곧 죽어도 허세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는 여전히 불안한지 옆에 있던 나비의 손을 꼬옥 잡았다.

 

 “손 빨리 안 놔….”

 

 평소 같았으면 그대로 내쳐버렸을 테지만 땀으로 흥건한 그의 손이 맞닿자 안쓰러움 마음에 나비도 손을 꼭 잡아주었다.

 

 그렇게 손을 맞잡은 둘의 모습에 앞자리에 앉아있던 할머니가 조심스레 산이에게 말을 걸어왔다.

 

 “아이구, 총각 옆에는 여자 친구여?”

 

 “그런 거 아니에요. 할머님. 그냥 친구사이에요.”

 

 행여 산이가 쓸데없는 대답을 하기 전에 나비가 얼른 먼저 대답했다. 또 함부로 입을 놀리게 두면 무슨 막말을 할지 몰랐다.

 

 그렇게 갑작스레 나비가 입을 가로막자 산이는 불쾌한 듯 눈썹을 꿈틀거렸다.

 

 “이게 무슨 짓이냐? 손 치우거라. 과인도 입이 있거늘….”

 

 “시끄러워요. 그냥 가만히 있어요.”

 

 두 손으로 가까스로 그의 입을 막은 나비는 앉아 있던 할머니를 바라보며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예의범절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길 것처럼 보이는 곱상한 외모와 단아하게 한복을 차려입은 모습에 걸맞은 인품을 기대하는 할머니의 기대를 깨고 싶지 않았다.

 

 “어머, 그래. 내가 실수를 했구먼. 샥시랑 총각이 보기에 너무 예뻐서 당연히 연인사이인줄 알았지 뭐유.”

 

 탁-.

 

 할머니의 물음에 대답하려던 그 순간, 산이는 입을 막고 있던 나비의 손을 뿌리쳤다. 그렇게 재앙의 문이 열렸다.

 

 “여자친구? 이 여인은 그런 것이 아니다. 바로 내 정인이거늘, 그대는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말하는구나.”

 

 쓸데없이 자신에 찬 얼굴, 재수 없는 말투.

 

 충격에 빠져 어쩔 줄 몰라 하는 할머님.

 

 이번에는 나비가 두통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도대체 왜 그렇게 쓸데없이 당당하세요?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 20. 너 때문에 울고, 웃고 2018 / 12 / 21 247 0 6184   
19 19. 단념 2018 / 12 / 20 237 0 5035   
18 18.마음에 안들어 2018 / 12 / 14 256 0 5303   
17 17. 커피가 쓰다 2018 / 12 / 11 251 0 5352   
16 16. 조금만 믿어줘! 2018 / 12 / 9 242 0 5366   
15 15. 그게 아닌데 2018 / 12 / 7 259 0 5718   
14 14. 취향저격 2018 / 12 / 4 257 0 5642   
13 13. 그대와 나만 2018 / 12 / 3 266 0 6641   
12 12. 외출 2018 / 11 / 30 247 0 6199   
11 11. 다가갈게 2018 / 11 / 28 239 0 5340   
10 10. 아무 말도 하지마요 2018 / 11 / 27 260 0 6051   
9 9.식샤를 합시다 2018 / 11 / 26 263 0 5141   
8 8. 나는 왕이로소이다 2018 / 11 / 23 253 0 6207   
7 7. 첫만남 혹은 재회 2018 / 11 / 22 254 0 6260   
6 6. 너에게 닿기를 2018 / 11 / 21 258 0 7372   
5 5. 속상해! 2018 / 11 / 19 264 0 6893   
4 4. 말해! 뭐해? 2018 / 11 / 16 254 0 6702   
3 3.쉽지 않아 2018 / 11 / 15 258 0 5834   
2 2. 되는 일이 없어! 2018 / 11 / 12 279 0 6378   
1 1. 그들의 아침 (1) 2018 / 11 / 3 479 0 5576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