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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요괴를 쫓는 소녀
작가 : 김촉봉
작품등록일 : 2018.11.2

평범했던 고등학생 제문에게 닥친 가족의 비극.
그 비극의 시작은 동생이 한 요괴의 숙주가 되고부터였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요괴사냥을 하는 소녀 '문주'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제문이 여태껏 알지못했던 또다른 세계
제문은 동생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2) 내가 몰랐던 세계 3
작성일 : 18-11-29 19:11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4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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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문은 잠시 망설였다. 문주의 진지한 눈빛이 보였다. 문주는 다시 입을 떼었다.

 

 “...미친 소리라고 생각할거야”

 

 제문은 문주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믿을게. 아니, 믿도록 노력해볼게”

 

 잠깐의 시간이 흘렀다. 문주는 간절한 제문의 얼굴을 보더니 잠깐 고민을 하다가 입을 열었다.

 

 “...어디서부터 말해야 될지는 모르겠는데...”

 “다 얘기해줘 전부다!”

 “...동생이 귀신에 씌었다고 했지”

 “어”

 “정확히 말하면...귀신이 아니야”

 “그럼?”

 

 문주는 잠깐 망설이다 다시 입을 떼었다.

 

 “...요괴에 씌인거야”

 

 다시 둘 사이에는 침묵이 흘렀다. 문주 말이 허무맹랑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비웃거나 말도안 된다고 할 만한 분위기도, 기분도 아니었다. 지금의 상황이라면 문주 말이 완전히 말도 안 되는 것만도 아니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진짜 말도 안 되는건 바로 지금의 현실이었으니까.

 

 “요괴라고...”

 “요괴라니 황당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진짜야. 니가 어젯밤 봤던 그 폐가 안의 짐승. 그 짐승은 ‘노구’라는 요괴야. 주로 산속에 살면서 사람이나 다른 짐승 등을 잡아먹는데...먹는다기보다 삼키는 거지. 흔적을 남기지않고”

 “...노구?”

 “그래. 나는 어제 그 노구를 잡으러 간거야. 실은 얼마 전에 갔었어. 그 노구를 추적해서. 그리고 잡으려다가 노구를 가둬두는 암석을 놓쳐서 실패한거야. 그래서 급한대로 폐가에 가두고 부적을 붙여놓은거야”

 

 제문은 그제야 문에 있던 부적이 떠올랐다.

 

 “근데...그 마을에 갔을 때...이상한 기분이 들더라고”

 “이상한 기분이라니?”

 “...한 놈이 더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제문은 그 말에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너 그게 뭔 소리야? 설마 그게 내 동생이라는거야?”

 “...너네 마을에서 얼마 전 사람 죽은 사건 났었지?”

 “...맞아”

 “내 생각이 맞다면 아마도 니 동생은...그때 뭔가 씌인 것 같아”

 

 제문은 놀랐다. 문주 말을 들으면서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믿어야할지 혼란스러웠지만 사실은 다 문주의 말대로였다. 제형이 갑자기 이상해진 것도 그 사건 즈음이 맞는 것 같았다.

 

 “그때...무언가에 씌었다고?”

 “무령요괴야”

 “무령...?”

 “형태가 보이지 않는 요괴인거야. 나 같은 사람한테는 보이지만 일반사람한테 안보여”

 

 제문은 제형이 그 사건현장을 지켜보던 장면이 떠올랐다. 문주는 말을 이어갔다.

 

 “내 예상이 맞다면...아마 ‘궤’의 종류일거야”

 “궤?”

 “...사람을 숙주로 삼는 요괸데...적당한 사람에게 씌여서 악행을 저질러. 그 사람이 죽거나 어딘가에 속박 당하게 될 위험이 감지되면 숙주를 죽이고 다른 숙주에게 붙게돼”

 “...숙주를 죽인다고?”

 “그래”

 

 제문은 그 순간, 자신이 봤던 그 시체의 마지막 표정을 기억했다.

 맞다. 그건 자살하는 사람의 표정이라기엔 부자연스러웠다. 오히려 갑작스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내 생각이 맞다면 아마 니 동생은 그 현장을 목격했을거야 그리고...그 궤는 니 동생에게 붙었겠지”

 

 제문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문주에게 제발 무슨 말인지 해달라고 애원했지만 이런 터무니없는 얘길 해달라는 건 아니었다.

 아니, 제문이 뭘 듣고 싶었는지는 스스로도 알 수가 없었다. 그냥 뭔가 납득이 필요했다.

 어떻게 이런 비극이 하루아침에 갑자기 생길 수 있는지.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제문은 얘길 들었음에도 그 어떤 것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혼란만 가중될 뿐이었다. 문주는 그런 제문을 가만히 봤다.

 

 “혼란스러운거 알아. 믿을 수도 없을거야. 그치만...니가 알지 못하고 보지못한 또 다른 세계도 있어”

 “...”

 

 제문은 머리를 감싸쥐었다. 그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왜 내 동생이야? 왜 하필...?”

 “...”

 “니 말이 사실이라면...수많은 사람 중에 왜 하필 내 동생인거냐고. 너무 어리고 아무것도 모르고...그냥 평범한 앤데”

 “...”

 

 제문은 가슴이 미어질 것 같았다. 만약 이 말이 사실이라면 그런 요상망측한 요괴에게 몸을 빼앗긴 제형은 어디로 갔단말인가. 제문은 초조하게 문주를 쳐다봤다.

 

 “내 동생을 어떻게 찾아야해? 어딨는지 알 수 있어?”

 “...미안해. 지금으로서는 어떻게 찾아야할지...”

 “방법 없어? 아까 그랬잖아 무령요괸지 뭔지 그것도 너한텐 보인다고...”

 “...”

 “도대체 너는 뭔데?”

 

 제문이 물었다. 문주는 그 말에 처음으로 동공이 살짝 흔들린 듯 했다.

 다시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가 문주가 입을 열었다.

 

 “나는... 필요에 의해서 그런 것들은 잡고있어”

 “그래서 내 동생도 필요했던거야?”

 “...맞아”

 “내 동생을 잡게 되면 혹시 죽여야 하니? 어제 그 짐승처럼?”

 “...”

 

 문주는 대답이 없었다. 아니라고 하지 않았다. 제문은 문주의 태도에 경계심이 확 생겼다.

 

 “혹시 죽여야 되냐고 묻잖아”

 “...정확히는 어제 노구도 죽인건 아냐. 그리고 이미 니 동생은...니가 알던 동생이 아닐거야”

 

 제문은 벌떡 일어났다. 문주가 갑자기 소름끼쳐졌다. 제문은 화를 누르며 말했다.

 

 “가주라. 이만”

 “...”

 “그리고 너. 내 동생 찾을 생각하지마. 그 요상망측한 요괸지 뭔지 그딴거 절대 아니니까 행여나 내 동생한테 해코지할 생각하지 말라고. 알았냐?”

 

 제문은 일부러 더 힘을줘서 말했다. 문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더 그러는지도 몰랐다.

 문주는 잠시 가만히 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문은 속에서 알 수 없는 감정이 폭발하는 것 같이 가슴이 아프게 요동쳤다. 불안함과 분노, 혼란스러움과 무기력함이 마구 뒤섞였다.

 

 문주는 아무말 없이 가방을 챙겨 병원복도로 빠져나갔다. 눈 앞에서 문주가 사라지자 제문은 다시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뭘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 없었다.

 

 

 .

 

 

 “상태가 별로 좋지않습니다”

 

 의사가 제문에게 말했다. 제문은 넋이 나간채로 의사의 얘기를 들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취해봤으나 일산화 중독으로 인한 뇌손상이 심각해 현재 의식이 돌아오고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청천벽력같은 소리였다. 제문은 더 놀랄힘도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했건만 다시 다리가 휘청였다. 제문은 겨우 몸을 지탱하고 입을 뗐다.

 

 “그럼...어떻게 되는건가요?

 “일단은 오늘밤은 좀 지켜보는 게 좋겠습니다. 뇌손상이 심각한 상태여서 어쩌면 깨어나신다고 해도 정상적인 생활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허...”

 “일단 환자분 옆을 지키시면서 다시 경과를 보도록 합시다”

 

 제문은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의사가 자리를 떴다. 제문은 고개를 돌려 산소 호흡기를 쓰고 있는 엄마를 내려다봤다. 울컥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하지만 제문은 이를 악물고 눈물을 참았다. 괜히 오버하며 울지말자. 엄마 잘 일어날거야. 제문은 스스로를 달래듯 자꾸만 되뇌었다.

 

 그리고 엄마의 손을 잡았다. 아주 오랜만에 엄마의 손을 잡는듯했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생계를 책임지면서부터 엄마의 손은커녕 얼굴 보는 것조차도 힘든 날이 많았다. 그렇게 오랜만에 잡은 엄마의 손은 마디가 뭉툭하고 손바닥이 거칠었다. 어렸을 적 엄마의 손은 부드럽고 고왔던 기억이 났다. 제문은 가슴이 미어졌다.

 

 제문은 집이, 엄마가, 가족이 지긋지긋 했었다. 그래서 떠나려했었다. 무기력하고 능력 없는 엄마가, 귀찮고 성가신 동생이, 부족한 형편의 집이 모두 너무나도 지긋지긋하게 자신의 발목을 잡는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제문은 막상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처럼 위태로운 엄마를 보자 그 모든 것이 미칠 듯이 후회가 되었다.

 

 내가 그렇게 귀찮아해서, 성가셔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난걸까? 죄책감 마저 들었다.

 제문은 엄마의 손을 꽉 쥐고 결국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식물인간도 괜찮고 장애인이 되어도 상관없었다. 제발 살아만 달라고, 제문은 하염없이 말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엄마의 잡은 채 흐느꼈다.

 

 

 .

 

 

 “제문아, 제문아”

 

 어디선가 제문을 부르는 소리가 희마하게 들려왔다. 제문은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엎드려 졸다가 잠에서 설핏 깼다. 누군가 제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손길이었다. 제문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제문의 앞에는 엄마가 서있었다.

 

 “엄마”

 

 제문은 놀랐다. 엄마가 일어난건가? 어리둥절하고 반가운 제문이었다. 하지만 엄마는 안쓰러움과 안타까움이 뒤섞인 복잡한 표정으로 제문을 보더니 입을 열었다.

 

 “제문아. 엄마가... 미안해”

 

 제문은 그 말을 듣는 순간 두려운 기분이 들었다.

 

 “뭐가 미안해?”

 

 떨리는 목소리로 제문이 다시 물었다.

 

 “전부 다. 전부 다 미안해”

 

 금방이라도 엄마가 사라질 것 같은 기분에 제문의 가슴이 미친 듯이 요동쳤다. 엄마는 제문을 한참이나 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제형이...”

 “엄마 제형이가...”

 

 제문이 급하게 제형의 행방을 말하려 했다.

 

 “제형이 잘 지켜줘. 알았지?”

 

 엄마가 제문의 말을 가로막으며 다급하게 말했다.

 

 “엄마!”

 “부탁할게 그리고 사랑해 우리아들. 엄마가 평소에 이 말 못해줘서 미안해”

 

 엄마는 제문의 손을 꽉 잡았다. 제문 역시 엄마를 놓치지 않으려 손을 꽉 잡았다. 하지만 손에서 모래가 빠져나가는 것 같이 점점 엄마의 손이 희미해졌다. 제문은 놀라 엄마를 쳐다봤다. 눈앞의 엄마가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

 

 

 다시 잠에서 깼다. 엄마는 아무런 소리 없이 가만히 누워있었다. 제문은 떨리는 기분으로 엄마의 얼굴에 귀를 갖다 댔다. 엄마의 숨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제문은 심장이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느꼈던 그 수많은 충격들은 이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엄마...”

 

 제문은 쥐어짜듯 간신히 말했다. 하지만 엄마는 아무 말이 없었다. 여전히 수척하고 마른 엄마의 얼굴은 조금의 미동도 없었다. 제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럴 수는 없었다. 하루아침에 엄마도, 집도 잃었다. 거기에 하나뿐인 동생까지 사라졌다.

 

 도대체 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걸까?

 

 제문은 갑작스레 불어 닥친 거대한 불행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컴컴한 암흑 속에 홀로 갇힌 기분만 오롯이 느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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