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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영혼치기
작가 : 골드보이
작품등록일 : 2018.11.4

부딪히면 몸이 바뀌는 세상. 남의 몸을 욕망하는 사람들. 그리고 영혼치기.

 
20. 현정
작성일 : 18-11-29 09:12     조회 : 249     추천 : 1     분량 :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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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일층에 있던 두 대의 엘리베이터는 층마다 서느라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결국 현정이 탔던 맨 오른편 엘리베이터가 18층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왔다.

 

 문이 열리고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 1층을 누르는데,

 

 “잠깐만요, 같이 갑시다.”

 

 환자복을 입은 노인이 손을 뻗으며 힘겹게 다가왔다. 무척 병색이 짙은 얼굴이었다. 열림 버튼을 누르고 노인을 기다리는데 복도 안쪽에서 꽝, 하는 요란한 소리가 났다. 남자가 거칠게 욕설을 내뱉는 소리도 들렸다. 복도를 지나가던 간호사도 현정도 순간 얼어붙었다. 그 바람에 버튼을 누르고 있던 현정의 손가락에 힘이 빠졌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 했다.

 

 “제발, 도와줘요.”

 

 노인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비틀거리며 말했다. 현정은 다시 열림 버튼을 눌렀다. 노인이 숨을 몰아쉬며 엘리베이터 앞까지 왔을 때 덩치 큰 남자가 무서운 기세로 복도를 돌아 나왔다.

 

 “회장님! 그 몸으로 어딜 가십니까!”

 

 노인이 현정을 향해 마른 손을 내밀었다. 현정은 거의 반사적으로 노인의 손을 잡아 엘리베이터 안으로 끌어당겼다.

 

 “거기 여자분! 멈춰요! 엘리베이터 세우라니까!”

 

 현정은 얼른 닫힘 버튼을 눌렀다. 그 사이 엘리베이터 앞까지 달려온 남자가 팔을 내미는 순간 아슬아슬하게 문이 닫혔다. 엘리베이터가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여태껏 숨을 참았던 사람처럼 길게 숨을 내쉬던 노인이 기침을 했다. 기침은 곧 쇳소리처럼 변했다.

 

 “할아버지, 괜찮으세요?”

 

 현정은 노인에게 물으며 자신의 바지주머니를 뒤졌다. 손수건이나 휴지가 있기를 바랐는데 아무 것도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소매 끝으로 할아버지의 입 주변을 닦아주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낯이 익었다.

 

 어디서 봤더라.

 

 현정은 손목을 부지런히 놀리며 생각했다. 그리고 기억해냈다. 김익호 회장이었다. 현정이 인턴으로 입사한 미르시큐어는 미르그룹의 계열사였다. 6개월전 현정이 인턴으로 막 입사했을 때 회사 실적보고 회의에 참석하러 왔던 김익호 회장의 얼굴을 현정은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아까 그 남자고 노인을 회장님이라 불렀다.

 

 “회장님? 혹시 김익호 회장님 아니세요?”

 

 현정이 물었다.

 

 “이 몸의 주인이, 김익호라는 사람인가요?”

 

 그러나 김익호 회장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현정이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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