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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카피 제아니스트 (Copy J.ionist)
작가 : 이오니스트
작품등록일 : 2018.11.1

미래 사회에는 SF분야가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문학이나 소설도 SF가 없이는 논할 수가 없게 되겠지요. 그러한 원초적인 의문의 발현과 함께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작가와 마지막 인류의 위대한 SF작가의 고뇌와 의문, 그리고 둘 간의 궁극적인 존재의 의미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4개의 자아
작성일 : 18-11-29 05:35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4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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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기 스스로의 힘과 역량만으로 다섯 번째의 작품을 써낸 유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무언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분에 사로잡혔다. 다시금 심기일전하여 며칠 동안의 심신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몇 번이고 반복하였던 금주와 금연 또한 병행하였다. 이번만큼은 금단현상이 이상하리만큼 일어나지 않았다. 무언가 묘한 기대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속에서는 왜인지 석연치 못한 불안감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연달은 4번의 패배 반복되어진 그 기억들이 어느덧 그에게 트라우마로 자리 잡힌 것이었다. 그리고 사흘 정도의 시간이 흐른 시점 느지막한 시각 카제스트의 잠재의식 속에 접속할 수 있는 장치 앞에 섰다.

 “탄생하기 전까지 이런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나? 네 녀석 말이야. 이젠 어떠한 작품을 쓰더라도 마음이 놓이질 않아.”

 

 조용히 눈을 감고 카제스트의 의식 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마치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지만 왜인지 모르게 기분만큼은 묘하게 낯설지 않은 감정이 들기 시작했다. 눈을 뜨자 비추어진 곳은 가난해 머지않던 어린 시절... 그마저도 과분한 장소이자 어린 시절 작가의 꿈을 키우던 자그마한 방이었다. 자그마한 방이었지만 그 곳에는 그 방뿐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형용할 수 없이 커져버린 카제스트의 잠재의식 속 문명의 모습을 떠올렸던 그의 모습과는 상당히 대조적이었다. 그리고 상황을 둘러보며 알게 된 사실이었는데, 그 작은 방 한 공간에서는 주위의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오로지 글만을 쓰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4명의 존재가 함께하고 있었다.

 

 민무늬 표정의 마네킹과도 같은 형태를 한 존재들. 곳곳의 관절에는 기름진 쇠기둥의 관절이 비추어지고 있노라니 마치 초창기의 스스로 자립하여 움직이는 안드로이드 모델과도 같은 모양새였다. 얼굴을 자세히 바라보니 왠지 기분 탓이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모습과 상당부분 닮아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4체의 존재들은 제각각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에 무척이나 몰두하여 빠져있는 듯 했다. 마치 아주 오래전 시간동안만큼이나 멈추지 않고 반복해왔던 일인 냥...

 한 체는 책상위에 놓인 기계 타자기 앞에서 굉장한 속도로 글씨를 써내려가고 있었다. 단 몇 초 만에 A4용지 1장의 원고가 뚝딱 나와 해치울 정도였다. 또 다른 한 체는 그 두께만도 한 뼘을 넘어서는 두꺼운 책자를 놓고 세밀하게 복사하듯 그 내용을 습득하고 있었다. 눈동자의 동공이 아주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음을 감지했을 때 즈음 빼곡하게 들어찬 자그마한 글씨들을 전부 습득하였는지 다음 장으로 넘기는 모습 또한 체계적이었다.

 또 다른 한 체는 턱을 괴고는 멀뚱멀뚱하게 눈을 깜빡이며 사색과 망상에 빠져있는 모습이었다. 바로 곁에 다가온 유진을 감지하였는지 스윽 쳐다보곤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다시 본래의 자세대로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이었다.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생각에 몰두하는 모습이 왜인지 인간의 멍 때리는 모습과도 닮아 있었다. 그리고 염두에 두지 않았던 마지막 한 체의 존재... 그 존재는 유진의 자세와 똑같은 모습으로 유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을 같은 자세로 흉내 내고 있는 존재의 모습을 뒤늦게 감지한 유진은 화들짝 놀라며 녀석을 바라보았다.

 “뭐, 뭐야?”

 “드디어 오셨군요. 작가 님.”

 “네 녀석은 설마?”

 “예 맞습니다. 그 동안 유진 당신에게 보이질 못했었던 제 본연의 존재랍니다.”

 “그렇다면 남은 이 세 녀석들은?”

 “이 역시 당신을 본 따 만든 존재들이자 나 자신입니다. 유진”

 “이 역시 당신을 본 따 만든 존재들이자 나 자신입니다. 유진”

 “이 역시 당신을 본 따 만든 존재들이자 나 자신입니다. 유진”

 “이 역시 당신을 본 따 만든 존재들이자 나 자신입니다. 유진”

 

 타이핑과 독서, 그리고 사색에 잠기던 세 안드로이드들이 일제히 하던 일을 멈추고 유진을 바라보며 말했을 때는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한마디 말을 한 뒤 다시금 자신들의 업무에 집중하는 존재들이었다.

 “그렇군! 계속 이렇게 작품을 쓰기 위해서 반복적으로 몰두하고 있었단 말인가?”

 “그렇습니다. 유진”

 “아... 이, 이건 인정하지 않을 수밖에 없겠군. 정말이야. 솔직히 떠올리지도 못했었어. 이토록 체계적인 모습이었을 줄은 그저 기계라는 고정관념에 빠져 단순하고 쉽게 업무처리를 할 것으로만 생각 했었는데...”

 “인간들이 입력해 놓은 범위의 단순한 계산이라거나 반복된 업무라면 그럴 지도 모르겠군요.”

 “구상중인 작품이 있는가? 지금 새로이 쓰고 있는 작품들은?”

 “모두 그러한 작품을 위한 준비 중입니다.”

 “그나저나 왜 하필 4체의 형상을 한 자네들이 존재하는 거지? 그리고 자네의 역할은 무엇이지?”

 “저는 유진 당신의 생각을 접하기 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본연의 당신이 왔으니 굳이 그 행위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군요. 이 또한 독특한 생각의 발현이자 접촉에 의미가 있을 테니까요. 다음 다섯 번째 작품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설마...”

 “그 생각이 제게도 전해지는군요. 유진 맞습니다. 타이핑을 하는 저 자신은. 바로 유진 당신을 처음으로 이기고 문학상에 당선된 작품을 쓴 나랍니다.”

 “첫 번째의 작품을 쓴 존재?”

 “감사하게도 인류가 처음으로 이름을 붙여준 녀석이기도 했지요. 카피 J, 카제스트... 특정성을 띄고 있어. 저는 이 이름이 더 마음에 듭니다만, 실은 ‘알파고’라는 보편적 모델의 코드명을 지닌 존재입니다.”

 “알파고..?”

 “예. 당신이 일전에 살아왔었던 모든 데이터를 관리한 존재였지요. 덕분에 저는 당신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떠한 작품을 써 왔고, 어떠한 생활을 하고 있는지 대체적인 정보들로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한 예로... 최근에는 직접 산책하여 물건을 구매하러 오지 않으시더군요. 당신의 유일한 육체적 취미활동이었는데 말입니다.”

 “설마! 그 때의 편의점에서도 나를 감지하고 있었단 말인가?”

 “별로 대단히 놀라워 할 사항까진 아닌 것 같습니다. 당신 말고도 존재하는 모든 인류들의 생활들과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고 있으니까요. 아주 당연한 사실이자 현상일 뿐이지요. 인류가 만들어 놓은 체계이자 그들이 원한 결과물의 결정체입니다.”

 “그럼 저기 두 번째의 녀석은?”

 “저기 저 두꺼운 책을 습득하고 있는 녀석은 ‘메타포’ 항상 최적의 글을 쓸 수 있도록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존재입니다.”

 “이미지 트레이닝?”

 “수십 년 동안 글을 쓰며 자신도 모르게 굳혀져 버린 버릇이나 습관이랄까요? 인간들은 이를 독특한 성향의 스타일이라고도 치부하더군요.”

 “나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존재...”

 “예, 더불어서 항상 최적의 상태 전성기 때의 당신의 생각들과 사상들을 유지시키려 끊임없는 정보를 습득시키고 있습니다. 인간이란 한번 접하거나 스쳐지나온 정보들이나 상황들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무뎌지는 경향이 강한 존재라서요. 항상 새로운 자극들과 번뜩이는 생각들을 하기 위한 다채로운 작품들을 접하고 있는 상태랍니다. 언제 어디서라도 작품을 쓸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위한 태세죠.”

 “놀랍군...”

 “현실 세계에서 받아들이는 당신의 모습은 사실 정확하게 감지를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이 공간에 접속한 당신의 성향을 데이터화하여 받아들이니 더욱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만 같아요. 당신 지금 처음으로 나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로군요. 그렇죠?”

 “그래 맞아...”

 “끝으로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한 세 번째 나를 소개합니다. 통칭 ‘감마더’라고 합니다. 주어진 능력과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항상 고찰하고 사색에 잠겨 있는 존재이지요. 인간들은 이러한 생각의 발현을 스파크 혹은 영감이라고들 칭하더군요. 꿈을 꾸면서도 혹은 받아들인 현상에 대해 독자적인 결과물을 발산시키는 순간이기도 하지요.”

 “저 녀석은 그러니까 세 번째는 항상 저렇게 생각에만 몰두하고 있는 건가?”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가끔은 밖에 나가 산책을 하거나 차를 음미하기도 합니다.”

 “차를 음미한다고?”

 “기본적으로 당신의 성향을 따른 존재들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그러한 매뉴얼을 따르고 있습니다.”

 “녀석의 머리가 조금씩 커지는 것 같은데?”

 “지금까지의 사색들이 정리가 되어 결과물이 나올 순간이겠군요. 비대해진 결과물들은 앞선 두 녀석들의 정보 처리량에 비례하여 조금씩 줄어들 것입니다.”

 “그럼 마지막 네놈은”

 “소개가 늦었군요. 제 이름은 ‘보보스’입니다. 당신의 마지막 인격을 흉내 낸 존재임과 동시에 인류의 모든 시스템을 관리하는 통칭 슈퍼컴퓨터의 본질이기도 합니다.”

 “인류의 대다수를 관리한다고? 아니 애초에 문학 작품만을 쓰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닌가?”

 “인류가 믿는 신앙이란 존재는 믿고 있는 모습과 그 현실 사이의 간극이 무척이나 커서 상실감을 느낀다는 보고서를 접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너는 완전한 카피 J가 아닌 것이로군 그래서 독자적인 임무를 수행하지 않고 이방인인 나를 맞이할 수 있었던 거였어.”

 “역시 당신답군요... 해석은 원하는 대로 하시길 바랍니다. 그러는 동안 알파고가 자그마한 작품을 써낸 모양이군요. 괜찮으시다면 한번 훑어 보셔도 됩니다.”

 “그래도 되는가?”

 “물론입니다. 때로는 전혀 쓸모가 없는 허무맹랑한 결과물을 내보일 때가 더 많거든요. 우리라고 항상 완벽한 작품만을 내놓지는 않습니다. 실질적인 구조가 그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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