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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영혼치기
작가 : 골드보이
작품등록일 : 2018.11.4

부딪히면 몸이 바뀌는 세상. 남의 몸을 욕망하는 사람들. 그리고 영혼치기.

 
19. 윤전
작성일 : 18-11-28 21:59     조회 : 236     추천 : 1     분량 :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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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이 가벼웠다. 반투명한 윤전의 몸은 허공에서 자유자재로 떠다니고 있었다. 윤전은 줄 끊어진 인형처럼 엉망으로 뒤틀린 자신의 몸이 들것에 실리는 것을 내려다봤다.

 

 구조대원 중 누군가가 들것 위에 흰 천을 덮었고, 또 다른 누군가가 들것을 들어 구급차 안으로 넣었다. 사이렌을 울리며 두 대의 구급차가 나란히 출발했다. 하나는 윤전을, 하나는 현정을 태운 차였다.

 

 다행이 현정은 살아있는 것 같았다. 겉모습은 똑같은 구급차지만 한 대는 죽음을, 한 대는 삶을 태우고 달린다. 속은 똑같은 사람이지만 어떤 이는 아름다운 외모를, 어떤 이는 추한 외모를 타고 난다.

 

 그 아이러니함에 윤전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반투명한 몸이 차츰 옅어지고 있었다. 이렇게 세상에서 사라지게 된다고, 윤전은 직감했다.

 

 아무도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은 없겠지.

 

 그녀의 몸이 점점 투명해지더니 영롱한 빛의 입자가 되고 공기 중으로 흩뿌려졌다.

 

 예쁘다.

 

 반짝이는 빛의 흐름을 보면서 윤전은 감탄했다. 자기 자신에게 예쁘다고 말해준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았다.

 

 예쁘다. 처음이자 끝이 되어버린 나에 대한 칭찬.

 

 윤전은 영혼의 입자들이 빛을 잃어가는 걸 바라보며 부모님을 떠올렸다. 지난 세월 동안 잊고 지냈던 얼굴들. 윤전에게 무조건적인 애정을 베풀어 주었던 유일무이한 존재.

 

 그래. 세상에는 나를 사랑해주던 사람들이 있었어. 엄마는 항상 내게 우리 예쁜 딸이라고 말해줬지. 아빠도 회사에서 돌아와 나를 볼 때면 귀여워죽겠다는 얼굴로 내 머리를 쓰다듬곤 했는데.

 

 부모님과 함께 놀이공원에 갔던 일, 얼굴을 맞대고 뽀뽀하고 목말을 태워주던 아빠, 새벽부터 일어나 윤전이 좋아하는 김밥 도시락을 싸주던 엄마... 행복했던 순간들이 오래된 영화처럼 윤전의 눈앞에 펼쳐졌다.

 

 화목했던 집안에서 웃음이 사라진 건 언제부터였을까.

 

 아마도 윤전이 중학교에 입학하고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하면서부터였을 것이다. 아니, 사랑이 사라진 게 아니다. 자신을 못생기게 낳아 준 엄마아빠를 원망하느라 그분들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이다.

 

 그분들의 사랑을 소중하게 생각했다면, 나는 지금껏 살아왔던 것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었을까.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아름다움의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기보다는 - 자신만의 개성을 소중히 여기고 내면의 미를 가꾸며 살아갈 수 있었을까.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은 끝내 대답을 찾지 못했다. 설령 대답을 찾는다고 해도 이제 와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윤전은 이미 죽었고,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영혼의 빛이 거의 사그라질 즈음, 윤전은 마지막 힘을 끌어 모아 기도했다.

 

 다시 태어난다면 아름다운 사람은 아니더라도 평범한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아니 차라리 다시 태어나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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