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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어서와, 우리의 동아리에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8.11.1

학교에 있는 수많은 학생들, 그런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고민들. 그것을 해결해주는 밴드 동아리가 있다.

 
15. 진로에 대한 부모님의 반대, 해결
작성일 : 18-11-28 16:42     조회 : 307     추천 : 0     분량 : 4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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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족한 거라고? 그게 뭔데?”

  “고집이요.”

  고집.

  생각하지도 못 했던 단어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그건 딱히 나뿐만이 아니었는지 모두가 입을 다문 채 주윤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주윤은 어느 때보다도 진지한 건지 시선을 의식하고 있지 못 한 것 같았다. 진규 선배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나서 주윤에게 되물었다.

  “고집?”

  주윤은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면서 선배의 질문에 대답했다.

  “네. 고집 말이에요. 선배가 고민하고 있는 건 부모님을 어떻게 설득할지에 대해서 아닌가요?”

  “응, 맞아.”

  “하지만 시도를 안 해 본 건 아니죠?”

  “응……. 시도야 여러 번 해봤었지.”

  “설득을 시도해서 안 되었을 땐 보통 세 가지의 행동을 취할 수 있어요. 하나는 상대의 의견을 받아드리고 따르는 것, 하나는 계속해서 설득을 진행하는 것. 이게 선배가 취한 방법이죠.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굳건하게 밀고 나가는 겁니다. 주위에서 뭐라고 하던.”

  “그러니까…… 세 번째 방식을 취하라고?”

  주윤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연이어 진규 선배를 슬쩍 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그의 표정엔 당혹이라는 감정이 실려 있었다. 어느 정도 예상한 반응이다. 주윤의 말대로 설득 실패 시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고 그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것이 정답이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하나를 골랐다는 것은 나머지를 포기했거나 버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한 데에는 선택한 본인만의 생각이 있을 터. 주윤이 지금 말하고 있는 건 어찌 보면 그 본인만의 생각을 바꾸라고 하는 거다. 그리고 내 말을 증명하듯 진규 선배가 말을 이었다.

  “그건 좀 어려울 것 같은데…….”

  그럴 줄 알았지. 이제 주윤은 어떻게 대처할까?

  주윤은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살살 쓰다듬더니 이내 무언가 생각난 듯 말을 꺼냈다. 어느 정도의 다급함이 들어있는 말투로 보아 자신의 머릿속을 순간적으로 치고 지나간 생각을 우선 입 밖으로 내어 강제적으로 기억되게 하려는 것 같았다.

  “왜 어렵죠? 단지 선배 자신의 선택을 번복하는 것이 힘들고 귀찮아서? 그렇지 않아요, 그 이유가 아닐 겁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제 망상에서 비롯된 억측에 불과합니다만 선배 자신의 선택이 틀렸다는 것에 저항감이 있는 거 아닐까요?”

  진지함 때문인지, 단지 현재 자신의 역할에 몰입을 한 건지 어딘가의 추리소설에서 나올 법한 주인공 같은 말투로 주윤은 자신의 서론을 끝맺었다. 진규 선배를 비롯한 모두는 잠깐의 공백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의견을 내세우지 않으며 침묵을 지켰다. 의미는 각자 다르겠지만 진규 선배가 침묵을 지키는 이유는 모두가 짐작하고 있을 거다. 주윤의 말이 틀리지 않았거나 크게 빗나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윤도 그 생각을 했는지 자신감 있게 말을 다시 이었다.

  “하지만 말이죠, 선배.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살면서 무수한 선택을 하고 사는데 그 선택이 모두 옳지는 않아요. 그것이 사소한 선택이든 중대한 선택이든. 중요한 건 옳지 않은 선택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옳지 않았다는 걸 직시하고 반성하며 선택을 다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에 시간이나 돈이 얼마나 드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것을 욕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요.”

  좋은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교과서에서 본 걸 짜깁기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선택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자신의 선택이 옳지 않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선배에겐 최고의 문장들이다. 하지만 본론은 그것만이 아닐 것이다. 저 말들이 선택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작업이었다면 다음에 이어져야 하는 것은 어째서 순종이 아닌 고집을 부려야 한다는 쪽을 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작업이다.

  “네……. 그리고 이제부터가 본론입니다. 그렇다면 왜 고집을 부리는 쪽으로 선택을 새로이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제게 이걸 강요하거나 추천할 권리는 없어요. 왜냐하면 선배의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선배의 인생임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적어도 제가 고집을 피우라던가 하는 건 좀 웃기죠. 선배도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고요. 그런가요?”

  진규 선배는 조금 쓴웃음을 입가에 띄우면서 확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선배는 부모님의 허락을 받으려고 하고 있어요. 왜죠? 선배의 인생인데 선배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사는 게 맞지 않나요? 제가 선배에게 선택을 바꾸라고 추천하거나 강요할 권리가 없듯 선배의 부모님에게도 그럴 권리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선배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도, 실패에 대해 책임을 대신 감당해주시지 않을 거니까요. 지원해주신다는 이유 하나로 그러는 건가요? 그럼 선배가 돈을 모으면 되죠. 고등학교 2학년이면 아르바이트 정도는 할 수 있잖아요? 지금부터 졸업할 때까지 모으고 쓰고 싶은 곳에 쓰면 됩니다. 학원이든 뭐든. 그리고 그 기간 동안, 그리고 졸업 후에도 공모전 같은 곳에 계속 도전하면 되잖아요.”

  그리고 주윤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내뱉으며 동시에 말을 뱉어냈다.

  “가족은 든든한 조력자, 버팀목, 지원자가 될 순 있어도 결국 선배 자신이 되어줄 순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선배가 가족의 조력자, 버팀목, 지원자가 될 순 있어도 가족 본인이 되어줄 순 없죠. 그렇다고 해서 효도를 하지 말라는 건 아니에요. 다만 인생에 관한 것은 선배의 의견이 1순위가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고집을 피우라고 한 거예요. 실패를 하든, 성공을 하든, 성장을 하든,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든. 선배의 의지대로 선택하고 선배가 책임을 지는 것이 인생이란 거잖아요?”

  주윤은 빙긋 웃으면서 몇 마디를 덧붙였다.

  “제일 중요한 것은 성과를 보여드리는 것. 적어도 선배의 창작물을 가족에게 보여드려서 안심을 선물하는 것이겠죠. 그게 현재 할 수 있는 최고의 효도 아닐까요? 그리고 저는 자신의 선택에, 일에 책임을 질 수 있고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것이 어른이라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말이죠……. 우린 이제 슬슬 어른이 되어야 할 준비를 해야 하고요. 이제 그 첫 발자국을 떼면 됩니다.”

  언제나 그랬듯 침묵이 찾아왔다. 여차하면 내가 나서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벼르고 있던 내가 조금은 한심하게 느껴질 만큼 주윤은 완벽하게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해냈고 진규 선배에게 제일 필요한 말을 해줬다. 선배는 주윤의 말을 곱씹고 있는지 손으로 자신의 턱을 쓰다듬으면서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말이 없었다. 이호 선배가 헛기침을 내뱉는 타이밍과 동시에 진규 선배가 입을 열었다.

  “너…… 인생 몇 회 째야? 나보다 나이가 많은 것 같네.”

  뜬금없어 보이지만 그만큼 주윤의 말이 현재 자신의 의문점을 어느 정도 해결해줬고 어떻게 보면 주윤에게 대단함을 느끼고 있단 소리다. 주윤은 한순간 당황했는지 입을 살짝 벌리다가 이내 쑥스러운지 뒷머리를 긁으며 대답했다.

  “그냥 이것저것 주워들은 걸 말했을 뿐이에요.”

  “그래도 대단하네…….”

  그 말을 끝으로 진규 선배는 다시 아까의 포즈를 취했다가 이내 고개를 들고 웃으며 우리 모두에게 대답했다.

  “고마워. 여기 좋네. 자주 와도 돼?”

  “물론.”

  이호 선배가 우리 모두를 대표해서 대답했고 그것을 들은 진규 선배는 웃으면서 손을 흔들며 동아리실을 나갔다. 문이 닫힌 후에 대략 13초 정도 흘렀을 때, 지민 선배가 입을 열었다.

  “꽤나 잘 말하는데? 여태껏 안 나서서 생각이 없는 줄 알았어.”

  “생각이 없었다면 여기에 있을 리가 없죠.”

  “하긴…….”

  주윤의 대답에 지민 선배는 입꼬리를 올렸다. 그건 그렇다. 그가 만약 생각이 없는 사람이었다면 우리에게 고민을 가지고 왔을 리가 없고, 우리의 말을 듣고 실행하여 여기에 있을 리가 없을 거다. 처음에도 있던 동아리원에 대한 호감도가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높아지는 느낌이다.

  상문이 손을 들어 주윤에게 질문했다.

  “아까 이야기에서 궁금한 게 있는데…… 만약 인생에 관한 것에서 부모님의 의견이 자신의 의견보다 우선시 되는 사람은 어떻게 해?”

  주윤은 팔짱을 끼고 생각하다가 조심스럽게 단어를 선택해가면서 답변했다.

  “글쎄……. 그런 사람은 부모님의 의견에 따르는 것을 선택한 거지. 자신의 의견을 선택하는 것을 포기하고. 그건 그 사람의 인생이니까 뭐라고 해줄 말은 없어. 다만, 나중에 가서 부모님에게 자신의 실패에 대한 탓을 돌리기 위해 그렇게 한다면 문제가 있지.”

  “무슨 문제?”

  “자신의 문제점을 자각할 수 없다는 문제 정도일까.”

  주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지민 선배와 이호 선배가 박수를 크게 한 번 쳤다. 집중해달라는 뜻인 것 같아 선배들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다른 둘도 마찬가지로 고개를 돌렸다. 선배들이 동시에 외쳤다.

  “자, 자. 이제부터 레슨 시작이다. 다들 악기 하나씩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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