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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Devil's ruin 1422년 웨일즈 구역편
작가 : BIUS
작품등록일 : 2018.11.16

서기 1442년, 평화롭기만 하던 리버톤 왕국의 어느 한 구역에서 흉흉한 사건들이 터지기 시작한다. 비스트라 불리우는 괴생명체들과 밤마다 들려오는 사람들의 비명소리, 그런 사건들 속에서도 12신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사람들의 광신도적인 신앙심..
리버톤 왕국의 웨일즈 구역중에서도 그것들의 실체를 가장 먼저 알아버린 세명의 아이들은 12신을 섬기는 종교에 서서히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비스트
작성일 : 18-11-28 14:33     조회 : 210     추천 : 0     분량 : 7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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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이른 새벽아침부터 알버트는 분주했다.

 주말의 안식일은 주간지 돌리는 일이 있는 날로, 웨일즈 광장 구역의 세 블록이 오늘의 할당량으로 주어졌다.

 

 빨리 돌릴수만 있다면 쉴 시간도 그만큼 늘어났기에 알버트는 광장을 가로질러 오른편의 웨일즈 2번 거리로 달려 나간다. 그곳은 웰슨의 집이 있는 거리였다.

 

 

 주간지를 집집마다 마구잡이로 던져가며 웰슨의 집앞에 도착한 알버트는 그 자리에 멈추어선다.

 

 알버트는 웰슨이 집에 무사히 도착하였을까 걱정이 되었다.

 

 어제저녁의 그 지독한 추격 간에 둘은 길이 엇갈려버렸고 알버트는 웰슨의 안부도 확실히 파악하지 못한 채 먼저 집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리고 잠결에 들었던 누군가의 비명소리..

 

 그건 웰슨의 목소리와도 너무 흡사했기에 아침에 눈이떠지자 마자 밖으로 나올수 밖에 없었다.

 

 짚 앞에서 머뭇대기를 한참, 웰슨의 집 앞문이 열리며 그의 어머니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머 알버트, 무슨 일이니?"

 

 웰슨의 어머니는 먼저 질문을 하였지만, 알버트가 들고 있는 주간지를 보고는 멋대로 확정을 지어 대답해 버린다.

 

 "아~ 주간지 돌리러 온거구나? 날짜가 벌써 그렇게 됐나보네."

 "...저, 웰슨은 집에 무사히 도착 했나요?"

 

 주간지를 받으려 내민 손이 무색해졌는지, 웰슨의 어머니는 급히 손을 거두고는 고개를 갸웃거리셨다.

 

 "..왜 그러니? 어제 웰슨한테 무슨 일이 있었니?"

 "네.. 저 그게 사실은.."

 

 그때 어머님의 뒤로 불쑥 모습을 내민 웰슨이

 알버트의 말을 가로챈다.

 "나 여기있다. 왜"

 

 "...어?.. 웰슨 너..."

 

 알버트가 무어라 입 밖으로 말을 꺼내기도 전에 웰슨은 황급히 문턱을 나와 알버트의 입을 틀어막고는 그에게 조용히 하라는 눈빛을 쏘았다.

 아무래도 어머니가 걱정할것을 염려한 모양이다.

 

 알버트도 그에 수긍하는 태도를 보였고, 웰슨은 어머님께 잠시 놀다 온다는 명분을 던진 채 알버트를 끌고 골목 깊숙한 곳을 향해 장소를 옮겼다.

 

 장소를 옮기고나서도 한참을 제자리에서 서성이던 웰슨은 잔뜩 화가난듯 씩씩대다가 알버트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야!! 넌 어떻게 된게 사람을 두번이나 배신하냐??"

 "...뭔 배신?"

 

 "아니, 어제 하룻밤 재워달란것도 방바닥에서 자라 그러고, 도망칠때는 보니까 어느새 혼자 튀기나 하고! 어제 내가 얼마나 서러웠는지 알아?"

 "..야, 아니 그보다 어제 너.."

 

 "어제는 무슨!!! 어제 뭐!!"

 "어제 그 비명소리... 너였어..?"

 "...."

 

 얼굴은 여전히 일그러져 있었지만 웰슨은 광분의 발작을 멈춘 채 전날 새벽의 끔찍했던 밤을 곰곰히 생각 하고 있었다.

 

 알버트에게 있어선 비스트 사건에서 살아난 생존자의 최초 증언을 듣게되는 셈이었다.

 

 "...자세히 기억은 잘 안 나.. 그게 꿈이었는지 뭐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비스트에게 붙잡혔던 순간 나는.."

 "붙잡혔던 순간..?"

 

 "뭐랄까.. 심장이 뜯겨나가는 기분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기분이 잠깐 들더니 그대로 기절해버렸던 것 같아.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때는 멀쩡한 근위병들에게 발견 되어서 집까지 호송이 되었던 거고.. 그게 전부야."

 

 "..뭐야.. 당사자가 그리 말하니 더 미스테리잖아?"

 "기절 해버린걸 나더러 어떡하라고?"

 

 둘은 팔짱을 낀 채 잠시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알버트의 손에 쥐어진 주간지를 확인한 웰슨이 먼저 말을 꺼낸다.

 

 "그것만 다 돌리면 되는거야?"

 "어? 이거? 응"

 

 "같이 돌려줄게. 점심이라도 사라"

 "..그러든지"

 

 알버트와 웰슨은 돌려야 할 주간지를 절반으로 나눈 뒤 광장을 향했다.

 

 거리를 가로 질러서 시끄러운 광장의 중간쯤을 건너고 있을때 쯤 웰슨과 알버트는 꺼림칙한 이질감에 동시에 멈춰섰다.

 

 몇몇 사람들의 아우성 소리와 기도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알버트가 미간을 찌푸린다.

 

 "...뭐지? 하브리웰 신의 성탄절은 지났는데...".

 "켈리가 말한 갈수록 심각해진다는게 저런걸 말하는걸까? 사람들이 이젠 열두신 없이는 살 수가 없나 봐"

 

 웰슨의 말투에선 약간의 혐오스럽다는 어조가 묻어났고 얼굴에서는 경멸하는듯한 표정이 엿보였다.

 

 아무리 무신론자라지만 웰슨의 행동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였다.

 그에 화답이라도 하듯 웰슨의 표정을 보게 된 신자 한명은 웰슨과 알버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러다 갑자기.

 

 "크아아아아악-!!"

 "뭐...뭐야.!!!"

 

 비스트의 괴성을 지르는 신자의 모습에 곁에 있던 신자들도 일제히 비스트의 괴성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당황한 웰슨과 알버트는 그 자리에서 곧장 웨일즈 1번 거리를 향해 줄행랑을 치게 된다.

 

 

 허겁지겁 1번거리로 들어온 웰슨과 알버트는

 있는욕 없는욕을 해가며 계단을 뛰다가,

 신자들이 자신들을 쫓지 않는다는걸 안 이후에야 비로소 발을 멈출 수 있었다.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겉보기로는 분명 평범한 신자들이었고 가슴에 구멍이 난것도 아니며 행색이 이상한것도 아니었다.

 헌데, 그들이 무엇때문에 비스트를 흉내 낸단 말인가?

 

 둘은 한참동안 거친 숨만을 몰아쉴 뿐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웰슨.. 뭘까...저게.."

 "몰라... 나한테 묻지 마"

 

 몇분간의 심호흡 끝에 둘은 또 하나 깨달은 것이 있었다.

 아까 전 도망을 치느라 두 팔을 휘적이며 뛰던 탓에 둘은 주간지 전부를 광장의 한복판에 흩뿌려버렸고, 그 덕에 오늘의 일당은 총 0웨일즈가 되었다는 것이다.

 

 웰슨은 뻔뻔하기라도 한 건지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인지 고개를 갸웃할 뿐이다.

 

 "야 알버트! 웰슨! 너희가 1번 거리엔 웬일이냐? 칼초가 또 하고 싶더냐?"

 

 껄렁한 말투에 쓸데없이 활기 찬 목소리,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둘은 그가 게일이란걸 알 수 있었다.

 

 알버트와 웰슨은 힘겹게 게일을 올려보았지만 게일은 걱정보다는 흥미롭다는 얼굴로, 배시시한 웃음을 띄며 다가왔다.

 

 "뭐야? 뭔 재미난 일이 있었길래 그래?"

 

 게일은 둘을 번갈아 보다가 근처의 술집문을 열어젖혔고, 고개를 까닥이는걸로 보아 한턱 쏘겠다는 눈치였다. 마다할 이유가 없다.

 

 셋은 술집에 들어가 어느정도의 탐색을 마친 뒤 게일의 권유에 따라 구석자리에 보이는 테이블로 자리를 잡았다.

 

 웰슨과 알버트는 비밀스런 이야기를 꺼내야 했고,

 게일도 어느정도는 흥미가 있었기에 조용한 구석자리에서 경청을 하고싶던 것이다.

 

 "그래 뭔 일이었는데?"

 

 맥주 세 잔을 시킨 게일이 곧장 둘을 돌아보며 말을 꺼낸다.

 맥주를 홀짝이며 서로를 흘깃한 웰슨과 알버트는 멋쩍은 표정으로 어깨를 으슥하곤 말을 이었다.

 

 "글쎄.. 뭐 별거 아니게 들릴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대뜸 우릴 보더니 그 괴물 소리를 내더라고."

 "맞아, 그 비스트 소리 말이야."

 

 맥주잔을 입가에 걸친 채 웃음을 머금던 게일은 맥주를 한모금 작게 들이키더니 둘을 손가락질하며 흔들어댔다.

 

 "너희도 봤구나? 그거 본 거지? 크르르 대고 크아악 하고.. 비스트들이 되고싶어서 그러는거야 그거, 웃기지 않냐?"

 "뭐라고? 비스트가 되고 싶어해?"

 

 게일의 말을 들으면서도 웰슨과 알버트는 당최 이해가 가질 않아 생각을 정리해야만 했다.

 게일은 그런 둘의 모습이 웃기다는듯 소리없이

 웃음을 흘린다.

 

 "야, 야. 생각하지 마. 생각 안해도 되니깐.

 생각 한다고 이해 될거냐 그게?"

 

 그렇게 말하는 게일은 맥주를 들이키면서도 씁쓸한 감정까지는 숨기지 못한건지 연신 한숨을 쉬어댔다.

 밝고 쾌활하기만 하던놈의 그런 모습을 보니 웰슨과 알버트도 조금은 그의 속사정이 궁금해졌다.

 

 어쩌다 대화의 주도권을 쥐게 된 게일은 별 수 없다는듯 힘겹게 사정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실은... 그거 우리 아버지가 먼저 시작하셨어."

 

 갑작스런 고백 때문이었는진 몰라도 웰슨은 순간적으로 실소를 터뜨릴뻔했고 알버트의 주의로 다행이 웃음을 흘리진 않았다.

 

 하지만 게일은 다 알고 있다는 얼굴로 헛웃음을 짓고 테이블에 고개를 파 묻어버렸다.

 늘 쾌활하고 약한 모습을 보이지않던 게일이었기에 알버트는 내심 걱정이되었다.

 

 "...아버지가 얼마 전, 기사작위를 박탈 당하셨거든. 수많은 괴인들이 입대를 하는 판국에 영주 측에서 아버지는 전혀 쓸모가 없었던 거지. 그래서 백방으로 다른 일자리를 찾아보러 다니셨는데 전혀 구해지지가 않더래.. 그래서 매일매일을 가족을 위해 기도하시다가 결국엔..."

 "....괴인들?"

 

 "크르르르르!! 크아아악!!!"

 

 게일은 돌연 비스트처럼 둘을 향해 짖기 시작하더니 웰슨과 알버트가 움찔하자 큰소리로 웃으며 연신 책상을 주먹으로 두들겨 댔다.

 

 게일의 텅 빈 맥주 잔으로 보아서 그는 벌써 취해버린것 같았다.

 

 주변의 온 시선은 어느새부턴가 구석자리의 테이블을 향해 있었고 홀로 맥주를 홀짝이던 한 근위병은 천천히 알버트 일행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웰슨과 알버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게일은 고래고래 소리를 치며 허공에다 삿대질을 퍼부어댔다.

 

 "정예병?!! 정예병이 뭔데!! 너네가 열두신이라도 되냐 이 빌어먹을 자식들아! 비스트들한테 잡혀서 살아왔으면 다냐고!! 이 썩어빠질 근위병들 같으니라고!! 그럴거면 야밤의 비스트를 병사로 써!!!"

 

 소란이 너무 컸던 것일까 뒤에서는 커다란 고함소리가 들려왔고, 셋은 순간의 정적이 흐르고 난 뒤에야 뒤를 볼 수 있었다.

 

 그는 며칠 전 영주의 근위병이 된 병사로서, 근위병들 중에서도 단번에 엘리트임을 인정받고 영주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튼 정예병사들 중의 하나였다.

 

 장신의 거구를 지니고 있던 그는 단단히 화가난 듯 게일의 눈을 똑바로 노려보고 있었다.

 불안하게도 그의 눈알이 선분홍색빛으로 일렁이는것 같다.

 

 "영주님의 근위대 이름에 먹칠을 하지말아라"

 

 그의 딱딱하고도 굳센 어조에 게일은 피식 실소를 머금다가, 그를 똑바로 올려보곤 되려 소리쳤다.

 

 "너도 얼마전까진 옆집 청소부나 하던 노예신분이었다지? 헌데 하브리웰 신의 성탄절인 이틀전 날,너의 그 계집애같던 비명이 널 근위병으로 만들어줬을 줄이야. 꿈에도 몰랐어! 안돼~! 저리가~ 그만 쫓아오라구우~!! 누가 제발 좀 살려주세요오~!!"

 

 게일은 자신의 얼굴이 괴랄해지는것도 모른 채 근위병을 상대로 마구 조롱을 해 대었고 그 광경을 지켜보는 웰슨과 알버트, 모든 이들의 표정은 점차 딱딱하게 굳어 갔다.

 

 반면에 조롱을 당하고 있는 근위병은 두 눈을 지그시 감은채 그저 그의 말을 묵묵히 듣고있을 뿐이었다.

 

 "...화를 자초하시는군"

 

 허리춤에서 뽑힌 칼은 순식간에 곡선을 그으며 게일의 목을 향해 재빨리 날아들었고, 칼날은 맹렬히 술잔을 깨부수며 파편을 튀겼다.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모두가 어리둥절 해 하고 있을 때, 깨어진 술잔의 손잡이를 잡고 있던 웰슨은 자신의 손에 흐르는 피를 응시하고 있었다.

 

 상황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되어버린걸까, 알버트는 초조함을 견디지 못하고 둘 사이에 들어가 중재를 하려 하였지만 이내 뒷걸음질을 치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둘의 사이에 있는것만으로도 음기가 느껴지는것이 금방이라도 난도질을 당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게일은 바닥에 나자빠진채 둘의 모습을 숨죽여 바라볼 뿐, 한동안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야..웰슨.. 진정 좀 하고... 아저씨.. 아저씨도 진정 좀.."

 "뭐?"

 

 낮게 깔리는 중저음의 목소리에 알버트는 당연히 근위병 쪽을 먼저 바라보았지만, 그는 입도 벙긋하지 않은 채 그저 웰슨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시금 그 목소리가 귓전에서 들려온다.

 

 "내가 저런자식한테 질것같나? 알버트"

 

 알버트는 중저음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웰슨이 있는곳을 향해 고개를 홱 돌려보았다.

 

 주황빛의 랜턴빛을 받아 선분홍색의 눈깔을

 띠고 있는 웰슨은 평소의 목소리로 알버트에게 다시금 묻는다.

 

 "내가 질것 같냐고 알버트"

 "웨...웰슨.. 너.. 설마.."

 

 "비스트가 됐구나...!"

 

 밑에 나자빠진 게일의 외침이었다. 그는 뭐가 그리도 웃긴건지 몸을 들썩여가며 흐느끼는듯 웃는듯 알 수 없는 목소리로 마구 지껄여댔다.

 

 "너도 선택된거야. 열두신들이 내려주는 축복인 절대적인 힘과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완력을..! 신들의 수하인 야밤의 비스트들을 견뎌낸 자들에게 주어지는 축복이지... 어제 희미하게 들리던 그 비명소리가 너였구나?"

 

 게일의 대답이 우습기라도 한건지 웰슨은 대놓고 비웃음을 흘렸고, 그의 비웃음 하나에 장내의 분위기는 급속도로 서늘해져갔다.

 

 '...뭘까, 이 서늘함은..'

 

 웰슨은 전날 비스트들의 습격을 받고서 살아난 사람들 중의 하나로, 게일의 말에 따르면 앞의 근위병과 크게 다를것이 없는 존재가 된 셈이었다.

 

 하지만.. 웰슨에게선 앞의 근위병과는 비교도할 수 없는 무언의 소름끼침이 느껴졌다.

 

 

 "데..데모고르곤님..."

 

 웰슨의 앞에 있던 근위병은 알 수 없는 누군가의 이름을 말하며, 제자리에 풀썩 무릎을 꿇고는 웰슨의 앞에서 간절히 손을 비비기 시작했다.

 

 모두는 놀란 얼굴로 그저 그 광경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갑자기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그는 잔뜩 공포에 질린 눈으로 웰슨을 올려다보며 간절히 빌고 있었다.

 

 "...이 삶에 만족을 하며 살았다는것은 큰 죄악이겠거니.. 제 불찰을 인정하지않겠다는건 아닙니다.

 오늘의 실수에는 큰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 부디 자비를.."

 

 "..데모고르곤 이라고?"

 어느 한 취객의 말을 시작으로 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데모고르곤이라면 알버트도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이름이었다.

 

 "데모고르곤이라니, 그건 열두신들 중의 세번째 신이잖아? 말도안돼."

 "하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비스트는 신의 수하가 아닌 신 그 자체였다는건가?"

 

 그랬다. 열두신들의 세번째 신인 '데모고르곤', 그건 분명히 신의 이름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그 신이 웰슨의 몸에 들어왔다는 것인가? 비스트란, 인간들에게 빙의하기 위한 신들의 매개체였단 말인가?

 아니.. 그보다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존재가 진짜 웰슨인지도 알버트는 종 잡을 수가 없었다.

 

 "..웰슨...너 맞아?"

 웰슨은 아무런 대답 없이,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근위병을 바라볼 뿐이다. 근위병의 넘쳐 흐르던 패기도 사라진지는 오래였다.

 

 "이성잃은 비스트는..죽이는게 철칙이야."

 

 웰슨의 짧은 내뱉음과 동시에 옆쪽의 의자가 근위병의 관자놀이를 가격한다.

 머리에선 검붉은색의 피가 하늘로 솟구쳤고 그 피를 가로질러 또 하나의 나무파편이 그의 흉골에 쐐기를 박는다.

 

 순식간이었다.

 알버트가 눈을 깜빡일때 마다 그의 관절들은 하나씩 뒤틀려 갔고 유혈이 낭자를 하며, 실내가 온통 핏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끔찍하다.

 웰슨이.. 아니, 웰슨이 아닌 '그것'이 한 병사를 끔찍하고도 잔인한 방법으로 죽여나가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사람들은 단체로 미쳐버린건지,

 신이 현신을 하였다며 앞에서 기도를 하고 함성을 질러대며 손을 비벼댔다. 주저앉아 그 모습을 보고있던 게일은 실성한 사람처럼 웃을뿐이다.

 

 "야! 웰슨!! 정신차려!! 웰슨!! 이... 이 미친 자식아!!"

 

 알버트는 자신도 모르게 웰슨의 어깨죽지를 잡아 틀며 안면에 주먹을 내리꽂았다.

 판단력을 잃은 본능이 내린 결정이라 어쩔수가 없었다.

 

 웰슨은 몸을 휘청이며 그대로 무너지는듯하더니

 알버트를 붙잡고는 무릎을 꿇게된다.

 바지춤을 붙든 그의 손은 경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알...알버트..."

 "...웰슨?"

 "..미안하다....미안해..."

 "미안하다니..? 그게 갑자기 무슨소리야?"

 

 웰슨은 알버트의 물음에 대답도 않은 채 술집을 나가버렸고,

 기도주문을 외우던 취객들도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는지 피칠이 된 근위병의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게일은 여전히 실성한듯 웃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모두가 미쳐버린것 같던 웨일즈 구역의 오후는 그렇게 지나갔다.

 
작가의 말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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