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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밸런스
작가 : 을해
작품등록일 : 2018.11.2

태어나서는 안 됐어야 할 남자의 끔찍한 반란.

세상의 불공평에 맞선 한 남자의 몸부림.

한날한시에 태어난 10명의 사람.각기다른 운명. 최악과 최고의 공존.
모든 것이 정해진 운명? 아니다. 운명은 빼앗는 것이다.

 
시작(4)
작성일 : 18-11-27 15:57     조회 : 287     추천 : 2     분량 : 4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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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쭈? 정말 해보자는 거야? 너 회사생활 완전히 접고 싶어? 얼마 전에 결혼했다고 해서 당분간은 안 건드리려고 했는데, 단단히 미쳤구만!”

 

 김대리는 신재혁의 모습에 눈꼴사나웠다. 대놓고 담배를 다 피우기 위해 있는 힘껏 빨아대는 모습이 가관이었다. 신재혁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김대리를 바라봤다.

 

 양 손가락으로 번갈아 가면서 삿대질을 하는데, 이제는 욕설까지 섞어가며 큰 소리 치고 있다.

 

 “이 새끼 이거… 너 임마, 과장님한테 보고 하면 너 완전 끝이야. 이 자식아!”

 

 끝은 무슨 끝. 호흡기를 달고 있는 내 자신이 죽으면 너도 끝이다. 임마. 남의 꿈속에서 잘도 날 뛰는데, 언제까지 그럴 수 있나 한 번 지켜보자.

 

 신재혁은 꽁초가 된 담배를 입을 벌려 떨어트렸다. 그리고 아직까지 떠들어 대는 김대리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주먹은 정확히 김대리의 오른쪽 광대에 꽂혔다. 적잖이 당황한 듯 김대리의 두 눈이 또 한 번 동그랗게 변했다.

 

 “너… 아야! 너 진짜…….”

 

 “아프냐? 보통은 꿈에서 힘 쓸 때마다 몸이 허우적거리기만 하는데, 혼수상태에 들어가 깊은 잠에 빠져서 그러나… 때리는 맛이 생생하네?”

 

 신재혁은 느껴지는 타격감이 신기했다. 경험 상, 꿈에서 달리거나 주먹을 날리는 행동을 할 때 몸이 내 생각대로 따라주지 않았는데 지금은 완전 내 몸 그 자체였다.

 

 신이 난 듯, 신재혁은 볼때기를 어루만지며 아파하는 김대리 앞에서 잽을 날리는 시늉을 반복했다. 발재간까지 더해지니 몹시 얄미워보였다.

 

 “너 지금 나 친 거야? 직장 상사한테 폭… 폭행까지! 너 이씨… 딱 기다려! 넌 이제 완전히 인생 끝이야!”

 

 김대리는 구부정한 자세로 뒷걸음질 치며 옥상에서 빠져나갔다. 애초에 관심 밖이었던 신재혁은 가든지 말든지 신경 쓰지 않았다.

 

 신이 있을 리가 없지.

 

 이 모든 게 다 자신의 꿈속이라는 사실이 놀랍기만 했다. 신재혁은 방금 전 김대리에게서 빼앗은 담배를 꺼내 한 개비 입에 물었다. 그리고 난간으로 다가가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펼쳐진 세상을 구경했다.

 

 “이야… 이게 다 내 꿈속이라는 거야? 내 상상력이 이렇게 대단했나? 알고 보니 나 완전 천재 아니야?”

 

 눈앞에 보이는 전경은 실로 장관이었다. 높게 쌓아진 건물 하나하나 모두 섬세함이 살아있었고, 길가에 보이는 사람들은 마치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또한, 사방에서 들려오는 도시의 소음과 콧속으로 들어오는 공기가 현실감을 더해주었다. 눈앞에 보이는 공간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저 멀리까지 실제 세상처럼 구현되어 있을 것 같았다.

 

 “가만… 여기가 대구라고 했지? 대구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 실제 대구도 이렇게 생겼나?”

 

 분명 지도앱으로 확인했을 때는 대구라고 표시되어 있긴 했지만, 가본 적이 없기에 실제 대구와 똑같은지 궁금했다. 지금 바라보고 있는 곳은 살면서 처음 보는 풍경이었다. 자신이 알고 있던 서울과는 다른 낯선 곳인 건 확실했다.

 

 “일단 여기를 기억해 두고… 혼수상태에서 깨어나면 대구에 가봐야겠다. 이런 경험을 다해보네…….”

 

 꿈은 잠에서 깨면 까먹는다는 말이 있지만, 신재혁은 최대한 기억에 담기로 했다.

 

 AA상사는 현실에서도 존재하는 회사였기 때문에 그걸 보고 찾아가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혼수상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깨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죽는 경우도 있을 텐데,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신재혁은 죽어도 상관없었다.

 

 “뭐, 죽으면 죽는 거지. 어차피 죽으려고 했었으니까…….”

 

 어차피 죽으려고 했던 몸이기에, 혼수상태에서 깨어나면 더욱 골치가 아파질 뿐이었다. 깨어나자마자 밀린 병원비를 내라며 재촉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렸다.

 

 “어우 씨… 근데 배는 왜 이렇게 고픈 거야?”

 

 옥상에서 바람을 쐬고 있으니 배가 고파왔다. 병원에서 호흡기만 달아 놓고 영양주사는 안 넣어 주는 걸까. 꿈에서 까지 배고픔에 시달릴 순 없다.

 

 신재혁은 뭐든 먹기 위해 주변을 살폈다. 저 아래 식당 하나가 보였다. 돈은 없지만, 자신의 꿈속에서 무얼 하든 자기 맘이다.

 

 일단 배고픔을 없애는 게 우선이었다. 꿈속에서 먹는 거라 배가 채워질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가보기로 했다.

 

 근데 저기까지 걸어가야 하나.

 

  어차피 꿈인데, 신재혁은 옥상에서 뛰어 내려 볼까 고민했다. 그러던 중 뒤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보안팀을 잔뜩 데리고 온 김대리였다.

 

 “옳지! 그대로 있었네! 영업2팀 감찬욱이라고… 방금 전, 폭행에다가 욕설까지 했다니까요? 직장 상사한테 그게 말이나 되는 행동 입니까?”

 

 “그건 일단 확인을 해보고… 저기요. 함께 가주시겠습니까?”

 

 욕설은 혼자 다했으면서, 뒤에 숨어 고자질 하는 모습이 한심해보였다. 보안 팀원들은 신재혁을 잡기 위해 서서히 앞으로 다가갔다. 신재혁은 난간에 밀착해 더 이상 다가오지 말라고 소리쳤다.

 

 “어허! 어딜 오는 거야? 너네 다 사라지고 싶어?”

 

 꿈인 걸 인지한 이상, 이제부터 상상하는 대로 모든 걸 움직일 수 있을 거라 신재혁은 생각했다. 마법사라도 된 듯, 신재혁은 제일 선두로 다가오는 보안 팀원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너! 사라져!”

 

 덧붙여 사라질 거라는 상상까지 더해보지만, 왜인지 원하는 그림은 나오지 않았다. 보안 팀원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어리둥절했다. 멈춘 걸음도 잠시, 다시 신재혁을 잡기위해 다가갔다.

 

 “뭐야? 왜 안 사라져? 너는 하늘로 날라 가고! 너는 땅으로 꺼지고!”

 

 신재혁은 당황했다. 왜 뜻대로 되지 않는 거지. 마구잡이로 이사람, 저사람 가리키며 주문 아닌 주문을 외워보지만 이루어지는 건 하나도 없었다. 우스꽝스러운 신재혁의 모습에 김대리는 통쾌한 듯 웃으며 말했다.

 

 “저거 완전 또라이 였구만? 일은 조용히 잘하나 싶더니… 이제야 본색을 드러내네. 한 살 많은 거 가지고 대우해 주던 내가 멍청했다. 멍청했어!”

 

 난간에 밀착 된 신재혁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 자신의 꿈속에서 조차도 마음대로 못하는 걸까. 곧 있으면 보안 팀원에게 붙잡혀 굴욕적인 모습을 보일게 뻔했다. 그래선 안 된다. 신재혁은 난간위로 올라갔다.

 

 “얌마! 너 뭐하는 거야? 당장 안 내려와?”

 

 신재혁의 돌발적인 행동에 보안 팀원들이 발걸음을 멈춘 것은 물론, 통쾌함에 웃고 있던 김대리의 표정마저 굳어버렸다. 신재혁은 한낱 꿈속에서만 존재하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에게 질수 없었다.

 

 “그래! 와봐. 이 새끼들아! 니들이 감히 날 잡을라고 해? 이건 내 꿈속이야!”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너 정말 술 안 깬 거냐? 내… 내가 미안하니까 내려와서 얘기해!”

 

 김대리는 겁이 났다. 이대로 가다간 정말로 뛰어내릴 것 같았다. 보안팀에게 이미 자신과 말다툼을 한 상태라고 말해버렸기 때문에 모든 책임은 자기가 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두 손을 모아 내려와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지만 신재혁은 들은 채 하지 않았다.

 

 “왜 안와? 니들은 이거 못하지? 나는 막 날 수도 있다?”

 

 “장난 그만해! 사람이 어떻게 날아? 제발 내려와!”

 

 심각성을 느낀 보안 팀원들은 자기들끼리 눈짓을 주고받더니 신재혁을 붙잡기 위해 티가 나지 않도록 조금씩 움직였다. 그러나 신재혁은 조그마한 틈 조자 주지 않았다. 두 발을 난간에서 떼어내 하늘을 날듯이 점프했다.

 

 ‘꿈 맞지? 다른 건 다 안 되더라도 나는 것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

 

 꿈이라면 제발 이대로 하늘을 날 수 있게 해주라.

 

 신재혁은 믿음 반, 불신 반인 상태로 허공에 몸을 누웠다. 기대하던 것처럼 하늘을 날 수 있을까. 그러나 이조차 신재혁의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무거운 몸은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땅에 떨어졌다.

 

 김대리는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진 신재혁을 보며 절규했다. 손을 뻗으며 난간에 달려가 보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이… 이 자식아! 진짜로 뛰어 내리면 난 어쩌라고!”

 

 아래에서는 처참한 광경을 목격한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옥상에서 바라봐도 그 모습은 끔찍했다.

 

 김대리는 다리가 풀려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보안 팀원들은 무전기를 들고 바삐 움직였다.

 

 10분 후, 아직도 옥상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김대리에게 보안팀장이 다가왔다.

 

 “김대리님. 진술을 위해 같이 가주시죠?”

 

 “예? 예… 근데 전 잘못이…….”

 

 “그건 자리로 가서 들어보겠습니다. 경찰들이 왔거든요.”

 

 경찰은 이미 도착한 상태였다. 김대리는 풀린 다리로 힘겹게 동행했다.

 

 겨울이 갈수록 날이 점점 추워졌다. 그러나 신재혁은 느끼지 못한다.

 

 그는 이미 죽은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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