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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영혼치기
작가 : 골드보이
작품등록일 : 2018.11.4

부딪히면 몸이 바뀌는 세상. 남의 몸을 욕망하는 사람들. 그리고 영혼치기.

 
18. 가희
작성일 : 18-11-27 11:23     조회 : 250     추천 : 1     분량 :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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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홍색 하늘과 보라색 바다, 그리고 검푸른 모래사장이 끝없이 펼쳐진 곳.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모르는 채 가희는 걷고 또 걸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모래언덕 위로 옥색 한복을 입은 여인의 뒷모습이 보였다. 한 올의 흐트러짐도 없이 곱게 빗어 올린 반백의 머리. 뒷모습만으로도 할머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할머니!

 

 가희는 반가운 마음에 할머니에게 달려갔다. 그렇지만 아무리 달려도 할머니와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할머니! 할머니!

 

 안타까운 마음에 목이 터져라 외쳤다. 그제야 할머니가 뒤를 돌아봤다.

 

 할머니!

 

 가희가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런데 할머니는 몹시 화가 난 얼굴이었다.

 

 할머니?

 예가 어디라고 벌써 오는 게냐. 빨리 돌아가거라!

 

 “환자분, 눈 떠 봐요. 호흡하세요. 크게, 들이마시고, 내쉬고, 들이마시고, 내쉬고.”

 

 간호사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현실감이 살아남과 동시에 기침이 터져 나왔다.

 

 “천천히, 괜찮아요. 수술 잘 됐어요.”

 

 수술? 가희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간호사를 봤다.

 

 “정말 천만다행이에요. 그런 큰 사고를 당했는데 팔만 부러지고 다른 데는 찰과상 말고는 별 이상이 없으니까. 머리도 약간 외상을 입긴 했지만 크게 다친 건 아니라 괜찮을 거예요.”

 

 가희는 그제야 안심이 되었다. 자신의 몸도 아닌데 반신불수라도 되었으면 어쩌나 내심 걱정하고 있었다. 윤전이 그렇게 된 건...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아팠지만 현정이라도 중상을 피했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그나저나 어서 현정에게 몸을 돌려줘야 할 텐데...

 

 “지금 몇 시...?”

 

 입안이 바싹 말라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지금요? 여덟시요.”

 

 간호사가 손목시계를 보고 대답해주었다.

 

 “아침... 여덟시요?”

 “아뇨. 저녁이요. 환자분 어젯밤에 응급실로 실려 와서 수술 받고 조금 전에 깨어난 거예요. 팔 수술이 좀... 오래 걸렸거든요. 지금은 아무 걱정 말고 숨 쉬세요. 크게 들이마시고...”

 

 이런, 얼마나 정신을 잃었던 거야? 오늘 저녁까지는 몸을 찾아 연락을 주기로 했었는데. 현정에게 몸을 찾았다는 사실을 빨리 알려줘야 해. 중환자실에서 입원실로 옮기면 바로 퇴원 수속을 해달라고 해야겠다.

 

 가희는 간호사가 시키는 대로 호흡을 하며 머릿속으로 동선을 그려나갔다.

 

 “환자분, 이제 입원실로 옮길게요.”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남자 간호사가 오더니 가희의 침대를 끌고 중환자실 밖으로 나갔다. 좁은 복도인데다가 의자나 트레이 같은 장애물이 많은데도 빠르다고 생각될 정도의 능숙한 솜씨로 침대를 운전했다.

 

 그가 이끄는 대로 3층에서 환자용 엘리베이터를 탔다. 안에 탔던 의사가 한쪽 구석으로 비켜주며 몇 층에 가시냐고 묻자 간호사가 8층이라고 대답했다. 의사는 6층에서 내렸다.

 

 - 8층입니다.

 

 엘리베이터의 음성안내를 들으며 간호사가 침대를 끌어내렸다. 침대가 엘리베이터 밖으로 나왔고, 그가 병실 쪽으로 방향을 돌리는데 익숙한 실루엣이 바로 옆의 엘리베이터로 들어가는 게 보였다. 그건 두말할 여지없이 가희의 몸이었다. 현정이, 병원에 온 것이다.

 

 현정이 어떻게 여기에 왔지? 혹시 사고 소식을 들었나?

 

 “현정씨!”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현정이 탄 엘리베이터는 이미 9층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침대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간호사가 말리기도 전에 뒤통수가 베개 위로 떨어져 내렸다.

 

 “현정씨!”

 “환자분, 진정하세요.”

 “저, 방금 전에 엘리베이터 탄 사람, 그 사람하고 할 말이 있어요.”

 “일단 안정하신 다음에 연락해서 만나세요. 지금 이렇게 흥분하시면 안 됩니다.”

 “아니, 저 사람을 쫓아가야 하는데-”

 

 도와달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기도 전에, 가희의 말문이 막혀버렸다. 쨍그랑, 유리접시가 바닥에 부딪혀 깨지는 소리가 났다. 노란 치즈케이크가 병원 복도에 흩어졌다. 환자복을 입은 아주머니가 질겁한 얼굴로 가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현정아!”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닮은 얼굴만으로 현정의 엄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게, 이게 무슨 일이야? 감기라며, 핸드폰 잃어버렸다며?”

 

 아주머니는 턱을 떨며 가희에게 다가왔다. 팔과 머리에 붕대를 친친 동여맨 딸의 몸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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