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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평범한 근무자들
작가 : 작품표지올리는방법
작품등록일 : 2018.11.12

다양한 인간의 내면에 대한 묘사와 고찰

 
연극감독, 충실한 개와의 기억 9
작성일 : 18-11-27 08:23     조회 : 273     추천 : 0     분량 : 2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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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명한 사람은 목표를 진정으로 이루기 위해서 자신의 뜻과 포부를 쉽게 밝히지 않는 법이다. 아마 라니는 썩 현명한 위인은 아니었던 것 같다. 진정으로 뜻을 이루고자 하는 자는 그 뜻을 철저히 숨기고 조용히 정진하여 아무도 끼어들 수 없도록 하는 법이다. 그 뜻을 크게 떠벌리거나, 집중하는 모습을 남들에게 보이면, 선한 자들은 돕겠다고 나서기 때문에 뜻을 이루는 데 거침이 생기는 것이고, 선하지 않은 자들은 그 뜻을 이루는 것을 방해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또 지연이 되는 것이다.

 

 

 

 한가롭게 뉴크가 휴가를 낸 날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이제 저녁이 된 것이다. 일터의 법정 퇴근시간도 지났고, 뉴크는 이제 마음이 더더욱 가벼워졌다. '이제 일터에는 아무도 없는 것이겠지. 모두가 이제 각자의 저녁을 보내러 따뜻한 가정으로 돌아간 것이야... 일에 대해 나에게 찾아 올 사람은 아무도 없다.' 뉴크가 생각한 순간 누군가 집에 당도하였다. 자식을 보내 누군가인지 보고 오라고 하니 비스 사무실의 비서였다. 뉴크가 원하지 않았던 최악의 상황이 닥친 것이다. 뉴크는 자식에게 이렇게 말하라고 부탁하였다. 오늘 아비가 휴가인 날이라 만날 수 없다고. 뉴크가 이리 어색한 말을 전하라 한 것은 나름 고민한 결과였다. 왠지 어쩔 수 없다는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휴가인 날이라 만날 수 없다는 것은 휴가를 가서 만날 수 없다는 말처럼 들리는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휴가를 멀리 가있는 사람을 어떻게 만나겠는가?

 

 

 

 비스의 비서는 말을 전해 듣고는 웃음을 참았다. 뉴크의 하찮은 대응 방법에 웃음이 절로 나왔던 것이다. 뉴크는 분명 집안에 있었고, 이번 사안에 대해 논하기 위해 찾아 온 것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비서는 이번 사안에 대해 뉴크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단번에 파악하였다. 다만 현재는 부담이 있었던 것인지, 뉴크는 자신을 숨기고 있었다. 한편으로 무슨 이유에서인지 자신감이 줄어든 것인지는 긴가민가하였다. 비서는 직설적으로 나가기로 하였다. 이번 사안에 대해 당신네 소속 근무자가 정당한 요청을 거절하고 있으니, 재빨리 해결을 보아라고 외치곤 가버렸다.

 

 

 

 뉴크는 잠시동안 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세상사람들이 보는 자신은 최고감독관이며, 아내와 자식들의 생계를 이끌어가는 가장, 근무경력이 많은 노련하고 믿음직한 근무자, 외관상으로는 나이 든 중년 남성이었다. 하지만 그런 주변적인 묘사가 정말 그 사람 그자체인가? 우리는 때로, 아니, 자주 본질을 잊어버린다. 예를들어 중매인에게 사람을 소개받을 때, '사업을 하고 자산이 얼마이며 나이는 몇살인 남성' 또는 '그랑제콜을 나와 보육교사로 지내고 있는 몇살의 아가씨' 등의 말로 우리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과연 그게 그 사람을 얼마나 대변하는가는 말하기 어렵다. 자산이 그 사람의 그 자체인가? 직업이 그 사람의 전부인가? 물론 우리는 사람에 대해 잠정적인 판단을 내릴 때 모험을 하곤 한다. 다만 우리는 실패의 확률을 줄이기 위해서 객관적인 조건들로 어림짐작하는 것일 뿐이다. 편견은 틀릴 수도 있지만, 편견은 우리에게 생각하는 수고를 절감해준다. 무슨 말이냐 하면, 본래 편견은 일반적인 경험의 축적이기 때문에 꼭 나쁜 것만이라고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다. 만약 우리가 편견을 가질 수 없다면 죽어버리고 말 것이다. 길을 가다가 사자가 멀리서 뛰어 온다면 우리는 재빨리 피할 것이다. 그것도 편견이다. 사자가 가까이 오면 우리를 해할 수 있다는 것이 경험으로 축적되어 우리에게 편견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아주 간혹 그 사자가 사람을 먹지 않는 사자일 수도 있지 않은가?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그 희박한 다른 가능성을 믿고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어서 사자가 바로 눈앞으로 올 때까지 멍하니 서있지 않는다. 편견이 없다면 우리는 매순간 사고를 하고 여러 판단과정을 거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편견을 빼앗긴다면, 사자가 뛰어오고 있을 때 피할 것인지 피하지 않을 것인지를 계산하다가 잡아먹히고 말 것이다. 사자가 뛰어오는 속도는 우리가 사고하는 과정을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편견은 우리에게 좋은 도구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뉴크에게 사람들이 가졌던 편견은 들어맞지 않는 듯하였다. 우리가 우선적으로 편견을 가지더라도, 가끔씩은 눈을 반대로 굴려 생각할 필요가 없지는 않은 법이다. 뉴크가 사회적으로 쌓아올려 오게 된 지금의 자리는 단지 뉴크의 충성에 대한 집착의 보답이었다. 일터에서 뉴크는 다만 더 높게, 더 높이가려 자신의 업무를 하루하루 처리했을 뿐이었고, 뉴크가 가정을 이끌게 된 것도, 단지 자신은 일터에서 돌아와 따뜻한 저녁식사를 얻어먹을 수 있도록 살림을 살아줄 여자가 필요했기때문이다. 그래서 뉴크는 자신에게 살림을 살아준 여자와 혼인하였고, 여자에게서는 성적인 쾌감 또한 얻어낼 수가 있었다. 그냥 그러던 중에 자식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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