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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White Black Magician
작가 : 박티티
작품등록일 : 2018.11.26

약초꾼 소녀 이든은 산에서 조난당한 동생 유리를 찾으러 갔다가 백발의 마법사 쟝을 만난다. 그의 정체는 금지된 마법에 손을 댄 흑마법사이자 위험한 범죄자라고 하지만, 이든은 이상하게도 이 남자를 포기할 수 없다. 순수한 소녀와 츤데레 흑마법사가 겪는 음모와 사건, 그리고 로맨스.

 
#4-악령(4)
작성일 : 18-11-27 00:15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6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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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에서 막 깨어난 후의 몽롱한 시야에 들어오는 낯선 천장. 왠지 지금과 비슷한 상황을 겪은 듯한 데자뷰가 느껴지는건 기분 탓일까? 이든은 멍한 표정으로 한동안 가만히 누워있다가 방금 꾼 악몽을 떠올리고는 몸서리를 친다. 춥고 습한 어딘가에서 이상한 괴물처럼 변해버린 유리가 자신의 목을 조르던 꿈. 말도 안되는 그 꿈은 현실인 것마냥 생생해서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오죽 실감이 났으면 꿈에서 졸린 목덜미가 얼얼한 기분까지 들까. 이든은 호흡을 가다듬고 끔찍한 기억을 떨쳐내려고 애쓰며 몸을 일으켰다.

 ​

 아까와는 달리 밝아진 바깥을 보니 아마 아침이 된 모양이다. 이든은 아직 잠이 덜 깬듯한 얼굴로 창 밖을 쳐다보더니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

 "눈이 그쳤나...?"

 "1시간 전쯤에 그쳤다."

 ​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치 못했던 이든이 펄쩍 뛸 듯이 놀라서 쟝을 쳐다본다. 팔짱을 낀 채 쇼파에 앉아있던 그는 이든이 깨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던 것 같았다. 불만이 가득한 파란 눈동자가 불안한 갈색 시선과 허공에서 맞닿았다.

 ​

 "아직도 죽을 생각인가? 내가 널 지하실에서 여기까지 옮긴게 헛수고가 아니었으면 좋겠군."

 ​

 쟝이 질렸다는 듯이 비아냥거렸지만 이든은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대답이 없다. 지하실? 그렇다면 그게 꿈이 아니었단 말인가? 겨우 가벼워졌던 마음 속에 다시 무거운 납덩이가 쿵하고 내려앉는다.

 ​

 "네가 본 것은 다른 차원에서 넘어온 존재다. 그들은 육체가 없기 때문에 늘 살아있는 몸을 탐하지. 녀석들은 숙주의 몸과 그의 기억까지 흡수해서 본래 그 사람인것처럼 행동한다."

 ​

 쟝은 툴툴대면서도 상세하게 설명해줬지만 정작 이든은 아무 반응이 없다. 그녀의 흐리멍텅한 눈동자는 쟝을 향해있었지만 그렇다고 쟝을 비추고 있지는 않았다. 충격에 흔들리고 깨지다 못해 아예 완전히 박살나버린듯한 모습. 쟝은 퉁명스럽게 말하고 있었지만 그런 이든의 모습을 보고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던 마른 입술에서 푹 잠긴 목소리가 겨우겨우 흘러나온다.

 ​

 "그럼... 그게 꿈이 아니었단 말이에요...?"

 ​

 바르르 떨리는 눈가에 뒤늦게 밀려오는 습기찬 감정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제발 아니라고 말해달라는 절박한 시선. 쟝은 매정하게도 이든의 소리없는 애원을 받아주지 않았다.

 ​

 "악령에 침식되면 자아를 잃게되고 독기 때문에 육체가 썩게 된다. 그래서 악령은 끊임없이 새로운 육체를 찾으려 하지. 한 곳에 계속 머물면 결국엔 온 몸이 완전히 썩어 문드러져 움직일 수 없게 되니 말이다."

 ​

 악령이라니? 몸을 빼앗긴다니?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정말 믿어야 하나? 그러나 거짓말이라고 하기에는 쟝의 표정과 태도가 너무나도 진지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든 역시 직접 보지 않았는가. 떨리는 목소리가 더듬더듬 쟝에게 다시 물었다.

 ​

 "그...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해야하죠? 유리를 어떻게 해야..."

 "늦었다."

 "늦었다구요?"

 "내가 발견했을 때 그는 이미 악령에게 몸을 빼앗긴 뒤였다. 뿐만 아니라 절벽에서 떨어졌는지 심한 부상을 입고 있었지. 악령과 상관없이 이미 그는 가망이 없어보였다. 한시라도 빨리 놈을 없애고 편히 잠들게 해주는 것이 그를 위한 일이야."

 ​

 냉정한 사망선고가 조용히 바닥을 내리친 후, 이든은 충격이 컸는지 한참동안 아무 말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하고싶은 말은 많지만 모두 한데 뒤엉켜 엉망이 되어 입 밖으로 내보낼 수가 없다. 허망하게 벌어진 입술과 유리구슬처럼 얼어붙은 눈동자. 멍하니 허공을 보던 그녀의 눈가에서 결국 무언가 반짝이며 툭하고 굴러떨어진다. 그리고 그것을 신호로 이든은 엉엉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

 그렇게 얼마나 울었을까. 이든은 몸 안의 수분이 모두 빠져나가버린 느낌이 들때쯤 겨우 울음을 그칠 수 있었다. 그렇게 울고나니 그나마 다행인것은 무거운 마음이 조금이나마 가벼워졌다는 점이다. 이든은 퉁퉁 부운 눈으로 슬그머니 쟝을 쳐다보았다. 의외로 그는 이든이 우는동안 얌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감정을 수습하고 난 뒤에도 아무 말이 없자 괜시리 민망해진다. 이든은 무슨 말을 해야할지 고민하더니 잠시 후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

 "저..."

 ​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운을 뗐지만 쟝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비록 그가 듣지 않는다고 해도 한가지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았다. 이든은 고단하고 뻣뻣해진 입술을 애써 움직인다.

 ​

 "고맙습니다."

 "...고맙다고?"

 ​

 무거운 입꼬리가 의미심장하게 꿈틀거리고 날카롭던 눈은 자기도 모르게 그 예리함을 잃는다. 쟝은 이든의 말을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지 꽤나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

 "우선은 절 구해주셨잖아요. 그리고..."

 ​

 이든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곧 다시 말을 이어갔다.

 ​

 "유리가 더 심한 짓을 저지르지 않게 해주신 것만으로도 다행이에요... 만약 저대로 다른 사람들을 만났다면..."

 ​

 이든은 마을에서 노인들이 꺼냈던 이야기를 떠올리고 있었다. 산 속의 괴물에게 잡혀가서 한참 뒤에서야 시커먼 시체로 발견됐다는 나무꾼과 사냥꾼. 그것은 아마 악령에게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렇게 전해져 온 것이 아닐까. 어쩌면 앞서 유리를 찾기 위해 나섰던 마을 사람들이 그와 마주치지 않았던 것이 차라리 다행일지도 모른다. 쟝은 침울하게 고개숙인 이든을 보더니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

 "이틀 뒤 보름달이 뜨는 날, 악령을 없애기 위한 소멸 마법을 시전할거다. 그렇게 되면 시신은 보존할 수 있을테니 장례는 치를 수 있겠지."

 "마법...? 그럼 당신은 마법사인가요?"

 "그럼 뭔줄 알았지? 산골 의사라도 되는줄 알았나?"

 ​

 이든이 화들짝 놀라서 물었지만 쟝은 되려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다. 하지만 이든이 놀라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마법사란 마력을 타고난 소수의 사람들이 엄청난 양의 공부와 수련을 거쳐야만 될 수 있는 초엘리트 집단이다. 그렇기에 마법사는 대부분 왕의 측근에서 요직을 맡거나 주요 관직에 오르는, 즉 부와 명예를 갖춘 자들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마법사가 이런 산 속에서 은둔생활이라니? 이든으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여태껏 살면서 마법사를 본 적은 손에 꼽을 정도였지만, 이든이 본 마법사들은 다들 고급스러운 로브를 입고 우아하게 행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

 "당신이 정말 마법사라구요?"

 "...믿지 못하겠다면 믿지 않아도 상관없다."

 ​

 잠시나마 누그러졌던 쟝의 태도는 어느새 다시 퉁명스러워져 있었다. 이든은 자신이 무례했던 것 같아 민망하니 입술을 살짝 안으로 말았다. 그러고보니 여태 겪었던 신기했던 일들이 하나둘씩 떠오른다. 기척도 없이 오고 가던 쟝의 모습. 흔적도 없이 사라진 팔의 상처. 허공에 손짓 하나로 그려내던 마법진. 이든은 그제서야 모든 것이 마법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저, 그런게 아니라..."

 "이제 왜 함부로 돌아다니지 말라고 했는지는 이해했겠지?"

 ​

 따끔한 쟝의 목소리에 이든이 살짝 주눅들어 순순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쟝은 여전히 미덥지 못한 눈으로 이든을 쳐다보더니 다시 한 번 당부한다.

 ​

 "용무가 있으면 날 불러라. 괜히 또 멋대로 돌아다니지 말고."

 ​

 등에 달린 망토가 쟝의 움직임에 따라 펄럭하고 공중에 날렸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려는 순간, 쟝의 모습은 이미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

 ​

 ​

 ​

 ​

 **

 ​

 ​

 ​

 ​

 ​

 아침이 되어서야 겨우 잠잠해진 탑은 그렇게 조용하게 한나절을 보냈다. 어제 연달아 사건이 이어지는 바람에 정신이 없었던데다가 간밤은 이든을 지켜보며-감시라는 단어가 더 알맞을 것 같지만- 뜬 눈으로 지샌 탓인지, 늘 꼿꼿하게 펴져 있을것만 같은 쟝의 어깨에도 지친 기색이 나타난다. 그렇지만 쉴 틈이 없었다. 내일 밤이면 만월, 즉 보름달이 뜬다.

 ​

 아직 어른이라는 단어가 어색하게 느껴지는 그 여자는 처음으로 탑 안에 들인 '멀쩡한' 외부인이었다. 사실 그것만은 피하고 싶었지만 사람이 다친채로 눈밭에 쓰러져 있는 것을 차마 못본체 할 수가 없었다. 대체 이런 날씨에, 그것도 한밤중에 산에 들어올 생각을 하다니 제정신인가? 하지만 그녀가 동생을, 그것도 하필 악령에게 몸을 빼앗긴 동생을 찾으러 왔다고 하니 쟝은 무어라 말할 수가 없었다.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이 없는 그를 보았다고 해봤자 무슨 도움이 될 것인가. 그래서 이든에게 사실을 숨기려고 했지만 일은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참혹한 현실을 전부 보고 말았다.

 ​

 이든이 정신을 차린 것을 보고 난 후, 쟝은 눈을 붙일 틈도 없이 서재에 처박혀 악령을 소멸시킬 마법을 구상하는데에 몰두했다. 이론대로라면 악령과 그 숙주를 모두 불태워 없애는 것이 맞았으나 이번만큼은 다르게 해결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는 것도 모르고 열중하다보니 어느새 저녁이 다 되어간다. 쟝은 그제서야 하루 내내 제대로 먹은 것이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뒤이어 이든도 마찬가지일 것임을 떠올렸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쟝의 얼굴에 난처함이 비친다. 분명 배가 고팠을텐데 왜 아무 말이 없었을까. 어쩌면 아까 너무 무섭게 윽박지른 탓에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그의 표정이 떨떠름해진다. 비록 이든이 자신의 말을 무시하고 멋대로 군 탓에 일을 그르칠뻔 했지만, 그것은 그녀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유리인 척 그녀를 꾀어낸 악령이 문제임을 쟝은 알고 있었다.

 ​

 쟝은 막상 본인의 끼니는 제쳐두고 음식을 챙겨 이든을 찾아갔지만 막상 문 앞에서니 뭐라고 말해야할지 난감하다. 가뜩이나 다정하게 말할줄도 몰라 위로는 커녕 여지껏 화만 냈는데 이번에도 그럴수는 없지 않은가. 그는 잠시 방문 앞에서 망설이다가 결국 손으로 문을 두드렸다. 똑똑하고 선명한 노크소리가 복도에 울렸지만 안에서는 대답이 없다. 자고 있는걸까. 방해일까 싶어서 돌아가려 했으나 아무리 그래도 하루 내내 굶은채 잠만 자는 것도 썩 좋은 것은 아닌 것 같았다. 한 번 더 문을 두드려봐도 역시나 아무런 반응이 없자 쟝의 미간이 곤란한 듯 주름졌고, 그는 고민 끝에 결국 무단침입(?)을 결심했다.

 ​

 "이봐, 들어간다."

 ​

 허락없이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방 안은 촛불은 커녕 벽난로조차 불씨를 잃어 마치 쥐죽은 것처럼 어둡고 조용했다. 쟝은 차가운 공기에 절로 얼굴을 찌푸리고는 손가락을 튕겼고, 그러자 난로에 장작에 제 스스로 뛰어들어가더니 불이 붙으며 따스함이 서서히 방 안에 퍼져나간다. 죽은 불씨와 온기를 살리고 난 후 뒤돌아서 방 안을 둘러보니 볼록 솟아오른 침대 위가 눈에 띈다. 역시 자고있었나. 유난히 작아보이는 모양새를 보니 아마 웅크리고 새우잠을 자는 것 같은데, 그 모습을 보자 그녀가 불편해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다가갈 수가 없다. 쟝은 결국 방해하지 않는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몸을 틀었다.

 ​

 "유리..."

 ​

 쟝이 막 등을 돌려 나가려고 했을 때 절대 외면해서는 안 될 것만 같은 희미한 목소리가 등에 찰싹 달라붙었다. 그는 걸음을 멈추고 다시 고개를 돌려 이든을 본다.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잠결에 동생의 이름을 부르는 이든의 목소리는 발음조차 어물어물하니 불확실했지만 거기에 담긴 감정만큼은 매우 선명했다. 그러나 유리는 돌아올 수 없다. 쟝은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지금은 어떠한 위로도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는 것 역시 몸서리칠만큼 잘 알고 있었다. 안타깝지만 이전에 말했듯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유리를 잠식한 악령을 제거하는 것 밖에는 없다. 그리고 그것은 쟝이 반드시 해야할 일이기도 했다.

 ​

 쟝은 한동안 복잡한 얼굴로 이든을 내려다보더니 긴 호흡을 내쉬며 마음을 다잡는다. 그 때 갑자기 이든이 몸을 뒤척이자 쟝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녀가 깨어나기 전에 자리를 피해야겠다는 생각에 서두르려고 하는데, 이든이 돌아눕는 순간 뭔가 꺼림직한 것을 본듯한 기분이 들었다. 기분 탓일까? 망설이던 쟝은 결국 그 불안감을 외면하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이든 위로 상체를 숙였다. 평소라면 상상조차 하지 않았을만큼 두 얼굴이 가까워지며 들려오는 그녀의 거친 숨소리. 쟝은 비로소야 자신이 느꼈던 불안함의 정체를 깨달았다.

 ​

 "이런...!"

 ​

 쟝이 깜짝 놀라서 손가락을 튕기자 방 안의 모든 촛대에 불이 붙었고 그 아래로 이든의 얼굴이 드러난다. 창백한 안색과 가쁜 숨소리는 어딜봐도 위독해 보였지만 무엇보다 지금 가장 심각한 것은 바로 목이었다. 이든의 가는 목에는 검은 핏줄 같은 것이 잔뜩 퍼져 징그럽게 꿈틀대고 있었고, 그것은 슬슬 쇄골과 턱까지 노리는 중이다. 그 모습을 본 쟝은 분한 마음에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틀 전 유리에게서 옮은 독기가 아직 이든에게 남아 있었다는 것을 지금에서야 알게 된 것이다. 차마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자신의 어리석음에 화가 나지만 지금 당장은 이 상황을 수습하는 것이 먼저였다. 쟝은 이든을 안아들며 소리친다.

 ​

 "이봐, 정신차려!"

 ​

 몇 번을 반복해서 불렀더니 다행스럽게도 이든이 눈을 뜬다. 그렇지만 힘없게 모습을 드러낸 눈동자는 초점없이 멍해서 제 코앞에 있는 쟝을 알아보는데도 꽤나 시간이 걸렸고, 그보다 더 느린 목소리는 잠에서 덜 깬 마냥 허공에 둥둥 떠 있었다.

 ​

 "쟝...?"

 "정신이 들어? 언제부터 이랬지?"

 ​

 이든은 제대로 머리를 가눌 힘조차 없어보이는데도 억지로 고개를 젓는다.

 ​

 "괜찮아요..."

 "뭐라고?"

 "그냥 좀... 피곤해서... 쉬면... 나을거..."

 ​

 괜찮은 척 대답하려던 이든은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지 입술만 벙긋거리다가 힘없이 고개를 떨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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