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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너랑 나랑 너
작가 : 우루루
작품등록일 : 2018.11.8

 
나는 너가 신경 쓰인다
작성일 : 18-11-26 23:49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4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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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졸음에 지쳐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고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어이! 김민혁!”

 

 이수선은 학교에 먼저 와 있었고 나를 부르며 밝게 손을 흔들었다.

 나는 대충 손을 마주 흔들어주고 자리에 앉았다. 아예 밤을 새버린다는 것은 여간 고통이 아니었다.

 

 “야, 근데 너 얼굴이 어째 더 음침해졌냐.”

 

 “아아, 잠을 잘 못자서 그래”

 

 “밤새 야한생각 했구나? 큭큭.”

 

 평소 같으면 이수선의 농담에 짜증이 났었겠지만 오늘은 대꾸할 기운조차 없었다.

 이수선은 내가 말을 무시하자, 새삼스럽지도 않다는 듯 고개를 돌려 또 옆자리의 친구와 얘기하기 시작했다.

 

 “야, 오늘밤 10시 콜?”

 

 “아씨, 나 통금 있는데 10시에 나갈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

 

 이수선의 대답에 그 친구가 역정을 내는 것이 보였다.

 

 “아니, 역대급 불꽃축제라는데 그깟 통금이 문제야? 몰래라도 나와야지 이년아.”

 

 나는 얘깃 소리를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10시라면 늦었다면 늦은시간, 내 꿈에 나온 것은 어느 집도 불이 켜져 있지 않은 상태였다. 그렇게 되려면 적어도 사람들이 전부 잠든 새벽시간이라는 얘기가 된다.

 

 ‘10시면, 10시면은 괜찮지 않을까’

 

 나는 잠깐 생각을 하고 신경을 껐다. 아니 신경을 끄려고 했다.

 나는 책상에 엎드린 머리를 10초도 안돼서 다시 올릴 수 밖에 없었다. 나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얘기하는 이수선을 쳐다봤다. 불꽃놀이를 보러갈지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한 얼굴, 나는 입술을 움찔움찔 거리며 망설이다 결국에는 말을 걸었다.

 

 “너, 오늘 불꽃놀이 보러 갈 거야?”

 

 내가 말을 걸자 바로 수선이와 얘기하던 여자애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수선도 내가 말을 걸자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입 꼬리를 씩 올리며 기분 좋은 듯한 미소를 자아냈다.

 

 “헤~ 웬일이야 김민혁이, 우리 누님들이 하는 얘기를 몰래 듣고 있었구나? 너도 불꽃놀이 보고 싶지?”

 

 “아니, 나는 그런 게 아니라..”

 

 “갈 거야.”

 

 “응?”

 

 “갈 거라고 불꽃놀이. 그러니까 너도 같이 가자.”

 

 끄덕

 

 갑자기 바뀐 이수선의 담담한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절로 끄덕였다.

 그러자 이수선은 더욱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계속되는 친구의 따끔한 눈초리. 나는 멍하니 쳐다보다 친구의 시선을 눈치 채고는 다시 책상에 엎드렸다. 그리고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꿈을 꾸지 않으려고 피하는 것만이 답이 아니었다. 나는 그 꿈에 대한 내용을 상세하게 알아 볼 필요가 있었다.

 

 ‘분명 내가 놓치고 있는 게 있을 거야.’

 

 그 다음 내가 일어난 것은 하교시간이 거의 다 될 때쯤 이었다. 역시 이번에도 아무도 나를 깨우지 않았다. 다른 사람은 그렇다 치고 이수선 마저 점심시간에 나를 깨우지 않다니 약간 이상했지만, 나는 잡념을 지우고서는 꿈에 대한 내용을 계속 기억해내려고 노력했다. 어쩔 수 없이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가물가물해지는 기억에, 얻을 수 있는 사실로는 내가 처음 보는 장소였다는 것과,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바닥에는 낙엽 같은 것들이 꽤 떨어져 있었던 것 같다. 현재 계절은 딱 가을이었다. 그렇다는 건 그 꿈에 일어날 일들은 가까운 시일 내에 벌어진다.

 

 나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했다. 그리고 교실 분위기가 소란스러워 져서야 정신을 차렸다. 어느새 다들 가방을 챙겨 집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수선도 친구들 서너 명과 함께 교실 밖을 나가려했다. 역시 오늘 이수선은 뭔가 이상하다. 점심시간에 날 깨우지 않은 것도 이상했고 지금도 그렇고, 날 일부러 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무슨 일이 있나..?’

 

 이수선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나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나는 다급하게 뛰쳐나가 이수선을 잡았다.

 

 “야, 이수선!”

 

 이수선은 나의 외침에 깜짝 놀라며 침을 꿀꺽 삼켰다.

 

 “으..응? 왜?”

 

 확실히 평소랑은 다른 반응이었다.

 뒤를 돌아본 이수선은 긴장감 가득 담긴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나중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봐야겠다고 생각을 한 후 바로 말을 걸었다.

 

 “지금 친구들이랑 약속 있어? 오늘 너네 집까지 데려다줄게 가자.”

 

 “꺄아악~ 멋있다 김민혁!”

 

 이수선 친구들이 비명을 질러댔다.

 평소 같았으면 이수선에게 말을 거는 나를 싫어했을 텐데, 오늘은 이수선 친구들도 반응이 이상하다.

 

 ‘뭐지..?’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다시 이수선을 쳐다봤다. 정작 이수선은 볼이 붉어진 채로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대답도 하지 않았다.

 

 “약속 있어?”

 

 “아니, 오늘 수선이 약속 없어. 얘랑 같이 가, 우린 먼저 가볼게.”

 

 “..? 얘, 얘들아 어디가.”

 

 내가 물어보자 수선이 친구들이 대답을 한다. 그리고 우리 둘만 남기고서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내가 한 행동이 이수선을 곤란하게 했나 싶었지만 시간이 너무 없었다. 그 사건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이상 최대한 단서를 많이 찾아야 했다. 일단 제일 유력한 건 내가 모르는 그 골목길이 이수선네 집 쪽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내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난생 처음 보는 골목길을 들어갔을 리가 없다.

 

 그렇게 나는 이수선과 함께 늘 같이 걷던 귀가길을 똑같이 거닐었다. 오늘 아침에 보여준 모습과는 달리, 이수선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조용한 분위기는 내가 되게 좋아하는 것이지만, 막상 이수선과 같이 걸을 때 아무 말도 없이 있으니까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끝끝내 나는 참지 못하고 먼저 말을 꺼냈다.

 

 “이수선, 너 어디 아픈데 있어?”

 

 “아니..?”

 

 “근데 오늘 왜 이렇게 기운이 없어.”

 

 “그냥, 조금 피곤해서 그래.”

 

 나는 이수선과의 짧은 대화를 끝으로 다시 묵묵히 걷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이수선이 계속 얘기를 하고 내가 대답만 하는 식이었는데 막상 입장이 바뀌니까 무슨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다. 그간 대답만 하는 나랑 그렇게 쉬지 않고 떠들었던 이수선이 대단해 보였다.

 

 그렇게 말없이 걷다보니 어느새 이수선과 항상 헤어졌던 위치까지 오게 되었다. 이수선은 이제 잘가라는 말을 하려는 듯 나를 돌아봤다. 하지만 내가 멀뚱멀뚱 쳐다보자, 기쁜지 슬픈지 알 수 없는 오묘한 표정을 지었다.

 

 “너 진짜로 나 데려다주게?”

 

 “응.”

 

 “하.. 너야말로 오늘 왜 그래? 평소랑 너무 다르잖아.”

 

 “그냥, 시간 좀 남으니까, 데려다 주는 거지 뭐.”

 

 이수선은 내 대답에 이제 모르겠다는 식으로 머리를 벅벅 긁더니 다시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수선의 집은 우리가 헤어지던 장소에서 30분은 더 걸어가야지 나타났다. 이 정도 거리면은 충분히 버스 탈 법 하다고 생각해봤지만 나로서는 도통 이수선의 생각을 알 수 가 없었다. 나는 그 30분간 근처에 보이는 골목이란 골목은 다 유심히 쳐다보면서 걸었다.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꿈에서 봤던 골목길과 닮은 곳은 단 한군데도 보이지가 않는다.

 

 ‘내 생각이 틀린 건가?’

 

 내가 약간 실망해하고 있을 때 어느새 집에 다 왔는지 이수선이 발걸음을 멈췄다. 이수선의 집은 2층에 마당까지 깔려있는 꽤나 큰 주택이었다. 이수선은 집에 들어가기 전 그제서야 뒤를 돌아보고 잠깐 머뭇거리며 인사를 했다.

 

 “민혁아, 나 이제 들어갈게, 데려다줘서 고마워.”

 

 나는 꿈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다 이수선이 말을 걸자 미소를 지었다.

 

 “그래, 조심히 들어가.”

 

 “아참, 이따 불꽃놀이 보러가는 거 잊지 마. 내가 이따 연락할게.”

 

 이수선은 그 말을 하고나서 재빠르게 집으로 들어갔다.

 

 ‘아, 맞다. 불꽃놀이..’

 

 나는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솔직히 마음 같으면 불꽃놀이고 뭐고 밤에 나오지 말고 집에서 나오지 말라고 하고 싶다. 살갖이 찢어지고 뼈가 부러지는 것보다, 지금 이수선이 다치는 꿈을 꾸는 것이 더 고역이었다. 이 꿈을 꾼 지 하루가 지나서야 깨달았다. 나는 이수선이 신경 쓰였다.

 

 

 

 

 

 

 

 

 ---------

 

 점심시간, 이수선은 친구들에게 많은 질문공세를 받았다.

 

 “야, 수선아 너 솔직히 말해. 김민혁 좋아하지?”

 

 “에..? 그런거 아니야.”

 

 “야, 우리도 눈치가 있지 니가 평소에 우리한테 하는 거랑 김민혁한테 하는 행동이 같은 거 같냐?‘

 

 이수선은 순식간에 볼이 빨개지며 손사래를 쳤다.

 

 “그런거 아니래두!”

 

 “하긴, 너같은 애가 그렇게 음침하고 어두컴컴한 애를 뭣 하러 좋아 하겠냐, 말이 안 되지, 말이 안돼.”

 

 이수선은 옆에서 끼어드는 또 하나의 목소리에 발끈했다.

 

 “아니, 너는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민혁이가 말을 별로 안하기는 해도 너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음침하지도 않고, 은근히 섬세하기도 하고 또..”

 

 이수선은 말을 하다 친구들의 표정이 이상하게 변해있는 것을 보고 입을 닫았다.

 친구들은 마치 재밌는 것을 발견한 아이처럼 기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때 불꽃놀이 얘기를 먼저 꺼냈던 혜선이라는 친구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오늘 가서 확인해보면 되겠네. 너도 니 마음을 잘 모르는 거잖아? 이따가 불꽃놀이 보러갈 때 내가 은근슬쩍 빠져줄 테니까 니가 확인해봐 킥킥.”

 

 “아니, 너 진짜.. 그런 거 아니래두.”

 

 이수선은 기운 빠진 목소리로 말을 하고선 슬쩍 고개를 돌려 잠들어 있는 김민혁을 쳐다봤다.

 같이 있을 때면 왠지 모르게 편하고, 또 놀려 줄때면 반응이 재밌어서 즐거웠다. 그리고 간혹 표정이 어두울 때는 힘껏 웃게 해주고 싶었다.

 

 ‘근데, 그게 좋아하는 건 아니잖아?,’

 

 이수선은 강하게 부정하며 고개를 푹 숙였다. 방금 친구들의 말 때문인지, 자신과 전혀 다른 성격의 저 친구가 왠지 모르게 신경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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