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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어서와, 우리의 동아리에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8.11.1

학교에 있는 수많은 학생들, 그런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고민들. 그것을 해결해주는 밴드 동아리가 있다.

 
14. 진로에 대한 부모님의 반대
작성일 : 18-11-26 14:56     조회 : 302     추천 : 0     분량 : 3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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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덥다.

  에어컨 같은 것은 기대할 수 없다. 에어컨은 교무실, 행정실, 교장실 등등에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방학 중에 나오는 동아리 활동은 봉사활동이라도 나가지 않는 이상 수업 외로 보고 있기 때문에 틀어달라고 할 수도 없다.

  “더워 뒤지겠네…….”

  이지민 선배가 작지만 무게감을 가진 목소리로 이곳에 있는 우리 모두의 생각을 대변해줬다. 민서 선배의 일이 있을 때에 비하면 훨씬 더 덥다. 그 때가 따듯했었다고 느낄 정도의 폭력적인 기온과 습도…….

  퍼뜩 궁금한 게 생겨서 선배들에게 물었다.

  “근데 민서 선배는요? 지민 선배랑 같이 살고 있다면서요. 고민이 해결된 거 아닌가요?”

  “그런데?”

  지민 선배의 시큰둥한 대답을 듣고 바로 말을 이어나갔다.

  “만족스럽게 고민을 해결해주면 동아리 강제 가입 아닌가요?”

  “그렇지. 하지만 걘 동아리 부장이잖아.”

  그 말을 듣고 고개를 절로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그 선배는 동아리 부장이셨지. 하긴 부원이라면 모를까, 부장이라면 강제 이동은 많이 힘들 것이다. 순식간에 한 단체에 리더를 잃게 되는 셈이니 말이다.

  내가 혼자 납득하고 있는 것을 천천히 보던 서이호 선배가 말을 꺼냈고 그 말에 김상문이 반응했다.

  “우리 이제 부원 안 모으기로 했어.”

  “네? 그럼 밴드부는 고작 다섯이에요?”

  “고작인지는 모르겠는데 다섯이지.”

  박주윤이 연달아 질문을 이었고 이번엔 지민 선배가 반응했다.

  “다섯이면 좀 부족하지 않아요?”

  “괜찮아. 배치는 대충 다 짜놨거든.”

  이번엔 내가 질문했고 이호 선배가 고개를 끄덕이며 반응했다.

  “배치요? 벌써?”

  “저번에 너희들한테 한 번씩 물어봤거든. 각자 기억하고 있지 않아? 악기를 다룬다면 뭘 배우고 싶은지 물어봤었어.”

  확실히 그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 기억이 존재하기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상문과 주윤도 함께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면 진짜로 각자한테 물어본 것 같다. 그 때 나의 대답은 “저는 만약 배운다면 드럼이요.”였다.

  “그 때 연진이는 드럼, 주윤이는 기타, 상문이는 보컬이라고 했어. 나는 베이스랑 드럼 담당이고 지민이는 기타랑 보컬 담당이지. 그래서 나눌 거야. 연진이는 나한테 드럼을 배운 후에 드럼을 맡고 나는 베이스, 지민이가 상문이한테 보컬, 주윤이한테 기타를 가르칠 거야. 그리고 각자 그 악기들을 맡는 거지.”

  “지민 선배는요?”

  “난 상황 보고 할 생각이야.”

  “무슨 상황이요?”

  “가르치는 상황. 일단 가르쳐 보고 나서 상대적으로 미숙한 쪽으로 가서 보조해줄 생각이거든.”

  “만약 둘이 동등한 실력이라면?”

  “그 땐 내가 그 날에 하고 싶은 파트로.”

  몇 달 만에 나온 밴드부스러운 이야기꽃을 피워나가 꽃밭을 이뤘을 즈음, 동아리 문이 소리를 내며 천천히 열렸다.

  자연스레 전원의 시선이 문으로 향했다.

  총합 10개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사람은 우선 2학년인 것 같다.

  첫인상에서 정말로 아무런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범함을 지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숨겨도 튀어나오는 자신만의 개성이 있는 법이다. 하지만 앞의 선배에게선 그런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좋게 보면 진정한 의미의 평범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쁘게 비유하자면 색깔이 전혀 없다. 무지개에 있는 7가지의 색은 물론이고 검정색이나 흰색, 회색조차도 느껴지지 않는다.

  저것이 애초에 저 선배의 성격이라면 말은 다르겠지만 만약 그의 18년 인생 가운데에 날아든 ‘강요된 평범함’이 그를 저렇게 만든 것이라면…… 정말이지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저, 고민 해결해준다고 해서 왔는데…….”

  선배는 그렇게 말하며 10개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눈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시선을 둘 곳을 찾는다. 주윤이 남는 의자 하나를 가지고 와 그에게 권했고 그는 고맙다고 말하면서 의자에 앉았다. 지민 선배는 턱을 괴고 오늘의 주인공을 무슨 이유인지 한참이나 바라봤다. 시선을 느꼈는지 평범한 선배는 고개를 갸웃하며 지민 선배를 바라봤다. 그렇게 둘이 눈싸움 같은 것을 벌인지 얼마나 지났을까, 지민 선배가 “아하.”라고 말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너 지연이 남자친구지? 이름이…… 뭐더라. 김진규?”

  “응? 응, 맞아.”

  상문이 틈새를 비집고 지민 선배에게 물었다.

  “지연이라는 분이 누구에요?”

  “우리 학교 방송 부장.”

  그 칭호를 들으니 기억 저편에서 한 사건이 튀어나왔다. 심지어 이 사건의 중심엔 내가 있었는데 이렇게 까맣게 잊고 있었다니 나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내가 처음으로 밴드부에 들어오게 된 결정적인 사연이 된, 나의 고민 해결 때 방송 부장 선배도 두 선배를 도와 나서줬었다. 그 선배와 이 선배가 사귀는 사이였구나.

  “너랑 지연이가 같이 붙어있는 걸 방송실에 갔을 때 몇 번 본 기억이 있거든. 그래서 방송부원들한테 물어봤더니 너희가 사귄다는 소리도 들었고.”

  “아, 응. 그다지 숨기는 성향은 아니니까 말이야.”

  “흐음. 너는 잘 모르겠다만 확실히 지연이는 그런 느낌이 있긴 하지……. 그런데? 뭐가 고민이야? 설마 또 연애에 관련된 거야?”

  “‘또’라니? 난 너한테나 너희들한테 연애 관련 상담을 한 적이 없는데?”

  “아니, 아니야. 너에 대해서가 아니라 요전에 있던 연애 상담들이 떠올라서 그래. 기분이 이상했으면 사과할게.”

  “그다지 이상하진 않았어. 으음, 그래. 내 고민은 진로에 관련된 거야.”

  지민 선배와 이호 선배는 아주 짧게, 나는 선배들보단 길게 주윤을 흘깃 쳐다봤다. 다른 게 아니라 그가 우리 동아리에 들어오게 된 사연이 자신의 진로에 관한 고민 해결이었기 때문이다. 주윤도 상황 자체에 대해서는 비슷함을 느꼈는지 평소보다 조금 더 진지한 표정이다.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냐?”

  지민 선배가 단도직입적으로 그 때의 주윤이 가지고 있던 고민을 물었다. 진규 선배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 그건 아니야. 하고 싶은 일 정도는 알고 있어.”

  “그런데?”

  “그걸 부모님이 반대하시거든.”

  간단한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혀 간단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뭘 하고 싶은데?”

  연이어 날아오는 이호 선배의 당연한 질문.

  “작가를 하고 싶어. 그런데 부모님은 자꾸 공무원을 준비하라는 둥, 회사원이 더 낫다는 둥 하시더라고.”

  그러고 나서 이야기는 여기까지라는 듯이 우리 전부를 돌아보는 선배의 모습을 보고 우리는 다들 생각하는 사람의 포즈를 취했다. 공통된 주제에서 출발한 각기 다른 다섯 가지의 생각이 마라톤을 펼치기 시작했다.

  작가라는 직업이 글을 쓰는 것인지 그림을 그리는 것인지 혹은 둘 다인지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던 간에 그 직업을 바라는 이유는 그 직업이 해야 하는 일에 대해 재능이 있거나 재미를 느끼거나. 둘 중 하나가 보통이다. 그 재능이나 재미를 반대하는 이유로는 돈벌이가 적거나 미래가 불안정하거나 혹은 바라는 사람이 재능이 없거나 정도를 들 수 있다. 이런 종류의 문제가 정말이지 골치가 아픈 것은 바라는 쪽과 반대하는 쪽에서 가지고 있는 직업에 대한 생각이 틀린 게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뒤이어 등장하는 것이 설득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선배가 바라는 것은 상황의 해결. 즉, 부모님을 설득하는 방법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모님은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극단적이거나 공격적인 방법을 전부 제외하고 생각해야 한다. 이 직업에 대한 장점을 말해야 할까? 아니, 그러면 상대방은 단점을 들고 나올 것이다. 일종의 직업 설명,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 좀 더 확실한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한창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는 와중에 주윤이 진규 선배에게 말을 건넸다. 모두의 시선이 둘에게 꽂혔다.

  “선배에게 부족한 게 뭔지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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