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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BL] 경계에 서다
작가 : 퍼플캣
작품등록일 : 2018.11.1

친구와 연인 사이, 경계에 서 있었던 두 소년이 10년 후 다시 만났다.
우린 과연 우정일까? 사랑일까?

 
11. 숨길수록 커가는
작성일 : 18-11-26 12:08     조회 : 250     추천 : 0     분량 : 3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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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회 딸기 축제]라고 크게 적힌 현수막이 걸린 넓은 평지에 간이 부스가 여러 개가 가지런히 줄 맞추어 설치되어있었다.

 

 해마다 4월이면 딸기가 특산물인 지역 축제가 열렸다. 축제 활성화를 위해 꾸준히 인근 고등학교 학생들이 자원봉사 개념으로 무료 재능 기부를 했다. 올해는 미술부에 주현과 주현의 후배가 페이스 프린팅을 해야 했다.

 

 “와~! 날씨 엄청 좋다. 이런 날 축제라니 진짜 좋다.”

 

 선준의 말에 주현이 내려놓은 가방에서 붓과 물감을 꺼내 탁자에 가지런히 올려놓으며 선준을 보며 웃었다.

 

 그 날 이후 주현은 다시 평소처럼 선준을 대했다. 하지만 선준은 주현이 자신에게 미묘하게 거리를 두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예를 들면 단둘이 있는 상황을 피했다. 선준이 곁에 다가서면 주현은 자신이 먼저 자리를 옮겼다. 다시 생각하니 살짝 기분이 좋지 않은 선준이었다.

 

 조금 이른 시간이라 관광객들이 많지 않았다. 주현의 부스는 귀퉁이에 자리한 작은 탁자와 간이 의자 몇 개뿐인 조촐한 부스였다. 선준은 탁자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 탁자 위에 화구를 올려놓으며 정리하는 주현을 올려보았다.

 

 “이 딸기 캐릭터를 그리는 거야?”

 

 선준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건 축제 마스코트인 딸기 캐릭터였다.

 

 “응.”

 

 주현이 힐끗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붓과 천을 정리했다.

 

 “이거 볼수록 귀엽다. 나도 그려줘.”

 

 “응? 아, 그래.”

 

 눈을 감으며 자신의 오른쪽 볼을 콕콕 찍는 선준을 보자 쿵쿵 심장이 빠르게 뛰는 주현이었다. 심장이 요란하게 요동치는 바람에 오히려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주현은 떨리는 손으로 선준의 얼굴을 살짝 감싸 쥐고 가까이 다가갔다. 살포시 내려앉은 선준의 속눈썹이 눈에 들어왔다.

 

 ‘선준이 속눈썹이 참 길구나. 어. 오른쪽 눈꺼풀에 빨간 점이 있네. 피부가 맨질맨질 해.’

 

 “화가님. 잘 그려주세요.”

 

 “응? 어.”

 

 주현은 선준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조심스럽게 붓에 물감을 묻혀 선준의 볼에 작은 딸기를 그렸다. 붓질이 간지러운 듯 선준의 광대와 입꼬리가 점점 올라갔다.

 

 “가만히 있어야 해.”

 

 “응. 근데 간지러워.”

 

 “조금만 참아줘. 다 했다.”

 

 다 됐다는 주현의 말에 선준이 눈을 떴다. 코가 닿을 것 같은 가까이에서 눈이 마주치자 주현의 얼굴에 화르륵 열이 올랐다.

 

 “엄마. 엄마. 나도 저 오빠처럼 딸기 그리고 싶어요.”

 

 주현이 먼저 지나가던 꼬마 아이의 목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그래? 잠깐만. 학생들. 혹시 우리 아이도 그려줄 수 있나요?”

 

 아이의 엄마가 미안한 표정으로 웃으며 물었다.

 

 “물론이죠. 이쪽으로 오세요.”

 

 “와.”

 

 주현의 답에 아이가 기쁜 듯 소리를 지르며 의자에 앉았고, 주현이 붓을 들어 아이의 볼에 딸기를 그렸다.

 

 “엄마. 이 딸기 너무 귀여워요. 감사합니다.”

 

 아이가 귀여운 이가 다 보이게 활짝 웃으며 주현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고마워요. 가자. 아가야.”

 

 아이는 엄마의 손을 붙잡고 다른 부스로 갔다.

 

 “와. 선준이 얼굴에 딸기 귀엽다. 나도 할래. 그려줘.”

 

 선준과 주현이 재찬의 발랄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지운과 같이 온 재찬은 선준의 얼굴을 보며 주현의 옆으로 가서 마치 아이가 떼를 쓰듯 주현의 팔을 잡고 흔들며 말했다. 그 모습에 왠지 질투가 나는 선준이었다.

 

 “넌 내가 해줄게.”

 

 “싫어. 주현이한테 해달라고 할 거야.”

 

 선준이 웃으며 붓을 들자 재찬이 거부하는 표정을 짓고 지운의 뒤로 숨었다.

 

 “왜? 내가 더 잘 그려줄게. 이리와.”

 

 “도와줘. 지운아.”

 

 선준이 다가오자 재찬이 고개를 저으며 지운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지운은 큭큭 웃기만 했다.

 

 구름 한 점 없는 청아한 푸른 빛 하늘, 부드럽게 살갗에 닿는 봄바람, 오색으로 흩어지는 햇빛, 천진한 선준의 웃음소리가 갤러리에 걸린 어떤 아름다운 그림보다 더 인상 깊게 주현의 눈에 새겨졌다.

 

 뚝-. 주현은 자신의 볼에 느껴지는 차가움에 손을 들어 눈가를 쓸었다.

 

 ‘눈물? 왜...?’

 

 “주현아...”

 

 눈물을 닦는 주현을 본 지운이 주현의 이름을 불렀다. 그 소리에 선준과 재찬이 장난을 멈추고 주현을 보았다.

 

 “주현아. 왜 그래?”

 

 놀란 선준이 주현에게 물었다.

 

 “눈...눈에 뭐가 들어갔나 봐. 잠깐 화장실 갔다 올게.”

 

 주현은 이대로 선준과 친구들을 보고 있다가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 것 같아 급히 의자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달려갔다. 화장실에 들어온 주현이 세면대 앞에 서서 수도꼭지를 틀었다. 쏟아지는 물을 손으로 받아 세수했다.

 

 ‘왜 그 순간에 눈물이 났을까?’

 

 차가운 물로 세수했지만 쿵쾅거리는 심장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주현이었다.

 

 “너 괜찮아?”

 

 주현의 귓가에 지운의 목소리가 들렸다. 주현이 걱정돼 뒤따라 온 지운이었다.

 

 “응... 괜찮아.”

 

 주현이 고개를 들고 웃으며 대답했다. 지운은 거울 속 주현의 씁쓸한 웃음이 마음에 걸렸다.

 

 “주현아. 너 선준이 좋아해?”

 

 지운의 질문에 주현의 까만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응. 재찬이랑 널 좋아하는 것처럼 선준이도 좋아.”

 

 주현은 스스로가 놀랄 정도로 차분하게 거짓말을 했다. 눈치가 빠른 지운은 주현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주현은 지운을 속이는 것이 미안했지만 지금은 이 대답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감정 때문에 아무것도 모를 선준이를 옭아맬 수는 없었다. 하지만 자꾸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주현이었다.

 

 “누군가 네 안에 들어와 너의 감정을 휘젓고 흘러넘치게 한다고 해도 넘쳐 사라질 것 같은 감정 자체를 두려워하지는 마. 물론 처음에는 겁이 나겠지만 흘러 넘쳐버린 그 감정들은 결국 다시 돌아와 전보다 널 강하게 만들어 줄 거야.”

 

 주현은 잠시 말을 멈춘 지운을 마주 보았다.

 

 “주현아.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이 나쁜 건 아니야. 힘들다면 재찬이랑 내가 있으니까 혼자서 속앓이하지 마.”

 

 자신을 진정으로 아끼는 지운의 말에 주현의 눈에서 참았던 눈물이 속절없이 쏟아졌다. 지운이 주현에게 조용히 다가가 울고 있는 주현의 어깨를 토닥였다.

 

 지운의 말처럼 언제부턴가 선준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감당하지 못할 만큼 커다란 마음을 갖게 된 주현이었다.

 

 처음에는 함께 있는 것이 좋았고, 다음엔 다른 친구들보다 자신을 더 특별히 대하는 것이 좋았다. 선준이 부드럽게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지는 것도, 자신을 보며 환하게 웃는 모습도 좋았다. 그것이 점점 욕심이 되어 자신만을 위한 선준이가 되기를 바라고 있는 자신을 깨달은 주현이었다.

 

 “주현아. 너 괜찮...?”

 

 주현의 상태를 물으며 화장실로 들어온 선준이 걸음을 멈추었다. 주현의 어깨에 다정하게 올려져 있는 지운의 손에 선준의 눈썹이 꿈틀했지만 이내 표정을 풀고 주현에게 다가섰다.

 

 “주현아. 괜찮아?”

 

 “응.”

 

 주현은 꼴사나운 모습을 보이기 싫어 선준의 눈을 피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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