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나를 위하지 않은 로맨스
작가 : 스크립토르
작품등록일 : 2018.10.22

남자 공포증을 가진 펠레체브레 공작가의 차녀 시도니스. 의지가 될 수 있는 가족들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일념 하에 시도니스의 언니인 아스테르가 여동생의 남편을찾기 위해 직접 나섰다. "내 여동생의 남편을 내 손으로 직접 고르겠다!" 그렇게 일도 취미도 다 던지고 시작한 여동생의 남편 고르기. "혹시 당신의 남편을 찾아볼 생각은 없나?" 그렇게 시작한 여동생의 남편 고르기일텐데......왜 자신이 엮이는 걸까.

 
1. 미친 계획.
작성일 : 18-11-25 19:58     조회 : 340     추천 : 0     분량 : 500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퍼억-!

 

 쨍그랑!

 

 제도에서도 소문난 대부호의 별장에서 이루어진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파티에 회랑을 다 울릴 정도의 마찰음이 퍼졌다.

 

 하지만 이 소란에도 수선스럽게 움직이며 그 소란의 중심지를 알아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이 회랑에 모인 사람들은 요즘 사교계에서 가장 유명한 화제인 펠레체브레 공작 가의 차녀가 그 소란의 중심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문대로 미친 것이 분명해.”

 

 “흥, 펠레체브레 공작도 상심이 크겠어. 둘째 딸이 미친 년이라니. 펠레체브레의 수치지.”

 

 “굳이 파티에 얼굴을 들고 다니는 이유가 뭘까요? 철면피인 여자에요.”

 

 사람들은 수근거리며 소란의 중심에 있는 여자를 물고 뜯으며 욕보이기 바빴다.

 

 하지만 굳이 이런 화제를 감히 대놓고 말하지 않는 것은 펠레체브레 공작가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란의 중심에 선 여자는 눈물을 글썽거렸지만 어느 누구도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지 않았다.

 

 여자는 공작가의 차녀라는 명예와 체면을 던지면서 연신 허리를 숙이며 사과했다.

 

 “저, 정말 죄송합니다.”

 

 시도니스 포르 펠레체브레.

 

 그녀가 가진 별명은 정말 다양했다. 사교계의 미친년, 펠레체브레의 수치, 저주에 걸린 여자 등 그녀를 좋게 평가하는 별명은 단 한 개도 없었다.

 

 남자는 연회복에 묻은 파르페와 깨진 유리잔 때문에 피가 나는 팔을 보며 분노로 몸을 떨었다.

 

 “이런 미친년을 봤나! 내가 무슨 짓을 하기라도 했어? 아니, 했으면 덜 억울하지. 그냥 사람들에게 밀려서 부딪혔을 뿐이잖아!”

 

 “죄송-“

 

 “그딴 병을 가졌으면 집에서 자숙하고 있어야지! 왜 파티에 나돌아 다니는데!”

 

 “배, 배상금을 따로 마련-“

 

 “필요 없어! 하, 네 언니도 배상금을 마련하고 고개 숙이느라 참 힘들겠어?!”

 

 남자는 불같이 화를 내며 시도니스에게 폭언을 퍼붓고 있었다.

 

 분명 이 남자보다 훨씬 높은 지위를 가졌음에도 시도니스은 계속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탐스러운 금발에 에메랄드 같은 녹색의 눈동자를 가진 미인임에도 그녀를 좋아하고 도와주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적어도 이 회랑 안에서 모두가 그녀의 적이었다.

 

 그녀를 도와주지 않고 비웃고 경멸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위세 높은 공작 가의 차녀 시도니스가 ‘남자 공포증’을 가진 여인이었기 때문이다.

 

 

 

 

 

 햇빛이 환하게 들어오는 집무실에 앉은 아스테르는 얼굴을 찡그리며 보좌관인 라브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그의 설명을 듣고 있노라면 머리가 절로 아파진다.

 

 두통을 억지로 참던 아스테르는 손을 저으며 보좌관의 말을 막았다.

 

 “이번 달에만 12명? 귀족 영식 7명에 시종 5명이라……”

 

 아스테르는 결국 헛웃음을 터뜨렸다.

 

 귀족들의 공식적인 사과를 원하는 편지를 보며 아스테르는 질린 표정을 지었다.

 

 여동생인 시도니스가 남자 공포증을 가진 지도 벌써 6년이다.

 

 어찌어찌 소문이 나지 않게 막고는 있었지만 혼기가 차오른 시도니스가 파티를 가기 시작하자 소문은 겉잡을 수 없이 퍼졌다.

 

 귀족들은 그 명망높은 펠레체브레 공작가에 결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물어뜯고 공격하기 바빴다.

 

 그런 소문과 상황들을 자신의 여동생인 시도니스를 더욱 구석으로 몰아갔다.

 

 아스테르는 한숨을 쉬며 라브에게 물었다.

 

 “시도니스는 지금 뭘 하고 있지?”

 

 “어제 파티에서 돌아오신 후로 계속 방에 계십니다.”

 

 라브의 말에 아스테르는 겉옷을 챙긴 후 빠른 걸음으로 별저(邸)로 향했다.

 

 시도니스가 거주하고 있는 별저는 공작 가 내에서도 가장 특이한 곳이었다.

 

 별저는 시녀만이 드나들 수 있었으며 기사들의 출입은 최소화하고 있었고 여동생의 마음의 안정을 위해 제국에서 보기 드문 꽃들을 심기까지 했다.

 

 아스테르는 노크도 하지 않고 시도니스의 방문을 벌컥 열었다.

 

 파스톤 색들로 예쁘게 꾸며진 화려한 방 안에는 시도니스가 눈물을 흘리며 울고 있었다.

 

 얼마나 울었는지 눈가가 퉁퉁 부어서 그 예쁘던 녹색의 눈동자가 보이지 않았다.

 

 여동생의 모습을 보면서 아스테르는 죄책감을 느꼈다.

 

 늘 소극적이고 착하기만 한 여동생이 마음에 걸려서 일까, 아스테르는 여동생이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싫다고 우는 여동생을 억지로 파티에 참석하게 만들었지만 그 결과가 이렇게 돌아왔다.

 

 아스테르는 한숨을 쉬며 시도니스의 어깨를 두드리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사과했다.

 

 “시도니스, 미안해.”

 

 “어, 언니.”

 

 시도니스는 엉엉 울며 아스테르의 품에 안겼다.

 

 시도니스의 울음에 아스테르가 사용인들에게 눈짓을 하며 물러나라고 명령하자 시녀들은 조용히 방문을 닫았다.

 

 아스테르는 자신의 가녀리고 여린 여동생을 꼭 안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파티에 가라고 하지 않을게. 마음이 안정될 때까지 편히 쉬어.”

 

 “나- 무, 무서웠어.”

 

 시도니스는 그 공포가 떠오르는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 영식에게 잘못했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오히려 그 영식은 몸이 부딪히자 미안한 얼굴을 하며 정중히 사과했다.

 

 하지만 머리가 인지하기 전에 비명을 질렀고 손에 들고 있던 파르페를 남자에게 던져버렸다.

 

 남자와 맞닿고 눈을 마주치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것은 시도니스에게 공포였다.

 

 이미 이런 일들은 수 없이 일어났다.

 

 시도니스 역시 자신이 사교계에서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저주에 걸린 미친 여자. 사교계의 도마 위에 올라 사람들에게 경멸과 놀림감이 된 자기 스스로가 형편없이 미웠다.

 

 펠레체브레의 수치라는 말처럼 공작가의 방계 가문들은 자신을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시도니스는 눈물을 흘리면서 고개를 들어 자신의 언니인 아스테르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언니인 아스테르는 펠레체브레의 수치라 불리는 자신과 달랐다.

 

 장미빛과 같은 붉은색의 머리카락과 아름답게 빛나는 허니 블론드의 눈동자.

 

 차기 가주로써 공작가를 잡음없이 이끌고 있으며 사용인들에게도 존경을 받는 당당하고 아름다운 여자였다.

 

 그런 언니에게 자신은 항상 방해물이었고 걸림돌이었다. 오늘만 봐도 회의를 밀어놓고 자신을 보러 왔지 않은가.

 

 시도니스는 울먹이며 아스테르의 품에 파고 들었다. 아스테르는 비싼 옷이 눈물로 젖는 것도 상관하지 않은 채 시도니스를 꼭 안으며 달랬다.

 

 “언니, 미안해. 나, 나 때문에 회의가-”

 

 “괜찮아. 회의보다 내 동생이 더 중요하지.”

 

 아스테르는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시도니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참으로 바보 같은 여동생이다.

 

 조금은 짜증을 부리고 화를 내도 될 텐데. 시도니스가 울다 지쳐 잠들자 아스테르는 동생을 침대에 조심스레 눕히고는 집무실로 돌아왔다.

 

 라브는 조금 지친 표정의 주인을 보며 조심스레 물었다.

 

 “어찌하실 생각이십니까?”

 

 라브의 말에 아스테르는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가족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자신의 욕심 때문에 여동생이 상처받은 것은 거절이다.

 

 하지만 의지할 수 있는 남편과 시도니스가 좋아하는 아이들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곰곰이 생각하다 번뜩 떠오른 기발한 아이디어를 실실 웃으며 입에 담았다.

 

 “남편을 만들어 주는 방법이 꼭 시도니스를 파티에 내보내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잖아?”

 

 “그렇죠.”

 

 보좌관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떡였다.

 

 아스테르는 입 꼬리를 올리며 자신이 생각하기에 아주 만족스럽고 기발한 생각을 떠올렸다.

 

 “맞선을 보면 시도니스에게 어울리는 남편을 고를 수 있겠지.”

 

 그 주인공이 시도니스만 아니라면 백 퍼센트 성공할 계획이었다.

 

 아무리 펠레체브레 공작 가의 차녀라고 해도 미친 년이라고 소문난 여자를 아내로 맞고 싶어하는 남자는 없다.

 

 실제로 시도니스의 나이가 18살로 혼기가 차오른 나이였지만 들어온 혼담커녕 티파티나 샬롱에 초대한다는 편지조차 없었다.

 

 그녀에게는 항의 편지만 잔뜩 들어왔을 뿐이었다. 라브가 그 점을 짚어내자 아스테르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난 시도니스가 맞선 본다고 한 적 없는데?”

 

 라브가 곰곰이 생각하다가 번뜩 떠오른 생각 하나에 기겁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애써 웃으며 자신의 주인에게 물었다.

 

 “에? 그럼 누가……아니, 설마. 아니죠?”

 

 "그 설마가 맞단다."

 

 이제 보니 미친 년은 시도니스 아가씨가 아니라 자신의 주인인 듯 했다.

 

 라브의 표정이 보이지 않는 지 아스테르는 당찬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가 맞선을 보는 거지! 내가 선을 본다고 하면 온 귀족들이 줄을 설 걸? 거기서 시도니스에게 맞는 남자를 찾는 거야.”

 

 어쩜 저리 황당하고 미친 생각을 할 수 있을 까.

 

 확실히, 아스테르가 선을 본다고 하면 귀족들이 줄을 설 것이다.

 

 데릴 사위로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자리이지만 펠레체브레 공작이 될 절호의 기회다.

 

 아마 재력을 이용하고 인맥을 들먹여서라도 선 자리를 만들겠지.

 

 라브는 머리를 긁적이며 그녀가 세운 이 미친 계획의 치명적인 문제점을 짚어 내었다.

 

 “그렇게 시도니스 아가씨의 남편을 찾는다고 합시다. 하지만 귀족들 사이에서는 속았다고 불만이 나올 텐데요.”

 

 “어머, 속은 사람이 잘못 아니니?”

 

 왜 속은 사람이 잘못인데? 속인 사람 잘못 아니야? 라브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주인을 보았다.

 

 아스테르는 이미 모든 일을 저 뒷전으로 밀어놓고 자신의 맞선, 아니 명확히 말하자면 시도니스의 남편을 찾는 계획을 세웠다.

 

 아스테르는 정말 즐거운지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시도니스 아가씨의 남편을 찾기 전에 아스테르 님의 남편을 찾는 것이 더 급하지 않습니까?”

 

 아스테르는 보좌관의 말을 듣고는 코웃음을 쳤다.

 

 세상에 그렇게 어이없다는 말을 처음 듣는다는 듯이.

 

 사실, 라브도 이 질문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고 불필요한 지 잘 알고 있었다.

 

 귀족 사회에서 결혼은 의무다.

 

 법으로 책정되지는 않았지만 어느 누구도 결혼이 ‘선택’이며 의무가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다.

 

 귀족들은 결혼을 하여 혈연을 만들고 이를 통해 권력과 지위를 공고히 한다.

 

 하지만 아스테르는 달랐다. 그녀에게 결혼은 ‘선택’이었고 그녀는 결혼을 하지 않기로 ‘선택’했다.

 

 아스테르는 오만한 여왕벌처럼 명령했다.

 

 “내가 선을 본다는 사실을 온 제국에 알리도록 해.”

 

 그녀의 명령은 그것으로 충분했다. 굳이 번잡스레 여러 사실을 지적하며 명령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가 선을 본다는 사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제국이 들끓고 여러 편지들이 도착할 것이다.

 

 라브는 조용히 웃으며 아스테르의 명령을 받들었다.

 

 조만간, 제도에 아주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것 같았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 1. 미친 계획. 2018 / 11 / 25 341 0 500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여황제의 남편
스크립토르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