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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요괴를 쫓는 소녀
작가 : 김촉봉
작품등록일 : 2018.11.2

평범했던 고등학생 제문에게 닥친 가족의 비극.
그 비극의 시작은 동생이 한 요괴의 숙주가 되고부터였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요괴사냥을 하는 소녀 '문주'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제문이 여태껏 알지못했던 또다른 세계
제문은 동생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1) '그것'의 접근5
작성일 : 18-11-25 15:24     조회 : 228     추천 : 0     분량 : 3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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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쾅!”

 

 제문은 깜짝 놀랐다. 전과 달리 마치 안에 자신이 있는 것을 알아달라는 듯 분명한 소리가 들렸다.

 

 제형이다. 제문은 그렇게 생각하며 사색이 되어 문으로 달려가 문고리를 움직여봤다. 무슨일인진 모르지만 제형이 안에 갇혀있는 것 같았다.

 

 제문은 미친 듯이 문고리를 움직이며 다른 손으로 문을 밀었다. 허술해 보이는 문짝인데도 안이 잠긴 것처럼 열리지 않았다. 제문은 손이아닌 몸으로 문을 밀었다. 꿈쩍도 않았다. 다시 한 번 온 힘껏 문을 밀어댔다.

 

 “으으윽...”

 

 안간힘을 쓰며 문을 온몸으로 밀자 나무문은 뭔가 걸린 듯 뿌드득 소리를 내더니 갑자기 팍 열렸다.

 

 그 반동에 제문은 하마터면 앞으로 넘어질 뻔했다. 안은 칠흑같이 컴컴했다. 하지만 이미 제형이 방안에 있다고 생각한 제문은 정신없이 방문 앞에섰다.

 

 “제형아! 제형아 너 괜찮아?”

 “쿵 쿵”

 

 제문은 미칠 것 같았다. 안에서는 더 크게 쾅쾅 거렸다.

 제문은 다급하게 문고리를 잡고 당겼다. 문이 막 열리려고 할 때였다.

 

 “뭐하는 짓이야!”

 

 제문은 그말에 놀라 문고리를 놓쳤다. 하지만 이미 문은 열린 후였다. 제문은 소리가 난 입구 쪽으로 쳐다봤다. 누군가 서있었는데 컴컴해 잘 보이지않았다. 하지만 제문에게 빠르게 다가오는순간, 제문은 느꼈다. 이름이 ‘문주’라고 했던 바로 그 여자애였다.

 

 “너 뭐야?”

 

 문주는 빠른속도로 다가와 돌연 제문을 뒤로 확 밀었다. 제문은 갑작스러운 문주의 밀침에, 그리고 작은 여자애의 힘이라곤 믿기지않을정도로 강한 힘에 뒤로 벌러덩 나가떨어졌다.

 

 “야!”

 

 엎어진 제문이 외침과 동시에 문주가 다시 문고리를 잡으려 할때였다. 쾅! 하며 문이 확 열렸다. 문주가 뒷걸음질을 쳤다. 제문은 넘어진채로 황당한 기분이 되어 문주를 봤다.

 도대체 쟤가 여기 왜있는거야?

 

 바로 그때, 어떤 소리가 방안에서 들렸다.

 쉭, 쉭...

 

 아주 거친 숨소리였다.

 그리고 잠시 후 ‘무언가’가 천천히 방문 밖으로 나왔다. 제문의 눈이 점점 더 커졌다. 어둠속에서 서서히 몸을 드러내며 나온건 정체를 알 수 없는 시커먼 네발달린 짐승이었다.

 

 제문은 처음에 그것이 거대한 멧돼지인줄 알았다. 하지만 다시 보자 좀 달랐다. 온몸은 기다란 검은 털로 뒤덮혀 있었고 눈알은 누렇게 번뜩였다. 입은 양쪽으로 찢어져 촘촘하고 날카로운 이빨이 가득했고 그 사이로 침이 줄줄 흘렀다. 문주는 천천히 뒷걸음질을 치며 위태롭게 서있었다. 그 짐승은 금방이라도 문주에게 달려들어 뜯어죽일듯한 살기로 문주를 응시하며 다가갔다. 제문은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 쓰러진 그 상태로 넋이 나간채 그 짐승만 쳐다보고 있었다.

 

 “저게 뭐야”

 

 제문은 저도 모르게 그렇게 말했다. 문주를 향해 어슬렁거리며 다가가던 그 짐승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제문 쪽을 쳐다봤다. 제문은 놀라 숨이 멎을뻔했다. 문주에게서 제문으로 타겟을 바꾼듯했다. 일어나야했다. 당장이라도 도망가야했다. 하지만 몸은 꼭 마비라도 된 것처럼 꿈쩍할 생각도 들지 않았다.

 

 제발, 제발....!

 제문이 몸을 일으키려는 찰나였다!

 

 그 짐승은 그때를 노린 듯 번쩍 튀어올라 제문위로 덮쳤다. 제문은 동시에 얼굴쪽을 팔로 가리며 뒤로 벌러덩 넘어졌다. 바닥에 머리를 세게 쾅 찧음과 동시에 짐승의 이빨에 팔이 스쳤다. 제대로 물린것도 아닌데 스친 부분의 살점이 떨어져 피가 마구 흘렀다.

 

 극심한 고통이 느껴졌다. 하지만 놀랄틈도 없이 그 짐승은 제문위에서 제문을 삼킬듯 다시 한번 입을 쩌억 벌렸다. 어마어마한 길이의 누런 송곳니와 살기를 띈 짐승의 눈을 바로 앞에서 보자 제문은 억소리도 나지않았다.

 

 죽는구나. 이렇게 죽는구나 생각하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날카로운 이빨이 파고드는 어마어마한 고통에 휩싸일줄 알았지만 돌연 그 짐승의 찢어질듯한 포효가 들렸다.

 

  제문이 눈을 뜨자 문주가 칼을 짐승의 머리에 꽂은 것이 보였다.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은 짐승은 칼이 꽂힌채 고개를 훽 돌려 뒤를 돌아봤다. 제문은 여전히 짐승 아래에 깔린채였다.

 

 문주는 재빠르게 뒤로 물러나더니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들고는 빠르게 무언가를 읊조렸다. 분기탱천한 짐승은 금방이라도 문주에게 달려들 듯 제문에게서 벗어나며 이를 빠드득 갈았다. 그 소리가 얼마나 크고 위협적인지 제문은 하마터면 오줌을 쌀 뻔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앞의 무방비상태의 문주가 너무나도 위태해보였다.

 

 “야! 도망가!”

 

 제문이 외침과 동시에 짐승은 문주에게 맹렬히 달려들었다!

 

 “안돼!!!”

 

 그 순간 문주는 뒤에 감춰두었던 작은 돌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빠르게 중얼거렸다.

 그 순간 문주는 뒤에 감춰두었던 작은 돌을 꺼내들었다.

 그 순간 번쩍! 하며 강렬한 섬광이 일었다. 순간적이고도 너무나 강렬한 불빛이었다. 제문은 재빠르게 팔로 눈을 가렸다. 그리고 잠시 후 팔을 내렸다. 끔찍한 광경이 앞에 있을거라 생각했으나 아무것도 없었다. 안은 다시 컴컴해지고 그 짐승은 온데간데 없었다.

 다만 바닥에 그 짐승의 머리에 꽂은 단도 만이 덩그러니 떨어져 있을뿐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일이지?

 

 제문은 어안이 벙벙해 문주를 쳐다봤다. 문주는 돌을 재빠르게 금줄이 달린 작은 주머니에 담았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단도를 챙겨 가방에 넣고는 다시 맸다. 그리고 제문을 힐끗 보더니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것이었다.

 

 “자...잠깐만”

 

 문주는 제문이 부르던지 말던지 무시한 채 나가고 있었다.

 

 “무...문주야!”

 

 제문이 다급하게 외쳤다. 문주의 발이 멈칫했다. 그리고 놀라 제문을 쳐다봤다. 자기 이름을 어떻게 아느냐는 표정이었다.

 

 “너...너 문주맞지?”

 

 문주는 빤히 제문을 쳐다봤다. 잔뜩 굳은 얼굴이었다. 제문은 굳은 문주의 얼굴을 보고 괜히 불러세웠나 싶은 생각도 들렀지만 이 말도 안되는 상황에 설명이 필요했다.

 제문은 힘겹게 몸을 일으켜 세웠다. 팔에서 흐르는 피가 온 옷을 적시고 있었다.

 

 “너 뭐야”

 

 문주가 말했다. 차갑고 냉랭한 얼굴이었다.

 

 “너 누구야? ”

 “나...나는...”

 

 제문이 더듬거렸다. 문주는 굳은 얼굴로 다시 물었다.

 

 “너 누군데 여기 함부로 들어오고, 저걸 꺼내주고, 거기다가 내 이름까지 아는거야?”

 “나...저기...그...”

 

 제문은 저 짐승을 일부러 꺼내주려고 했던건 아닌데, 근데 여긴 왜 들어오면 안되나 싶은 오만생각이 순간적으로 다 들었지만 일단 이름을 어떻게 아는지부터 해명해야했다.

 

 “저기...나 영균이 친구야.”

 “누구?”

 “영균이. 박영균. 그 왜 키작고 얼굴에 여드름 많고...”

 “근데”

 

 모르는 눈치였다. 며칠전 그 깡패놈들 만난 그 얘기도 해야하나? 제문은 피가 흐르는 팔을 붙잡으며 천천히 문주에게 다가갔다.

 

 “아니...걔가...중학교 동창인데...니 이름을 알려줬어...근데 왜그랬냐면”

 

 그런데 순간 머리가 핑 돌았다. 제문은 아찔한 기분에 뒷통수를 더듬어 만져봤다. 피가 잔뜩 묻어났다. 아까 그 짐승이 덮칠 때 뒤로 자빠지면서 머리도 세게 부딪친 모양이었다.

 팔에 물린 자국에서도 쉴새없이 피가 흘러 바닥을 적셨다.

 

 제문은 피가 흐르는 팔을 보자 순간 갑자기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다시 문주를 쳐다봤다. 문주는 여전히 냉랭한 얼굴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 제문은 뭔가 해명을 해야된다는 생각을 했지만 몸이 점점 무거워졌다.

 안되는데...이렇게 쓰러지면 안되는데...

 

 그 순간 제문은 저도 모르게 자리에 픽 쓰러졌다. 눈앞이 희미해졌다. 희미해진 시야로 문주가 쓰러진 제문을 가만히 보더니 그냥 밖으로 나가는 것이 보였다.

 

 ‘가지마 나 좀 도와줘...’

 

 제문은 입이 떼어지지 않아 머릿속으로만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잠시 후 제문의 시야는 어둠속으로 잠겨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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