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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도깨비 건물주
작가 : 유완
작품등록일 : 2016.9.8

지지리도 재물복 없는 초뻔뻔 빈대, '조경해'!

아무리 재수없는 사람이라도 기필코 부자로 만들어준다는
도깨비 건물주 '도섭'을 만나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으니.....
이 남자, 아니, 이 도깨비, 너무 깐깐하다!

도깨비 건물주와의 돈 버는 동거 로맨스! 과연 시작할 수 있을까?

 
도깨비터 그리고 내기 (6)
작성일 : 16-09-18 00:38     조회 : 353     추천 : 0     분량 : 6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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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바보와 그가 가진 돈은 곧 헤어진다. -룩스버그 민요

 

 

 *

 

 

 

 “말했죠? 저 재물운 꽝이라고요. 이 돈도 허무하게 사라질 거예요.”

 “절대 안 사라져요.”

 

 그가 다시 발걸음을 돌리려는 순간이었다. 경해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뭐가 그렇게 자신 있는데요?”

 

 도섭이 다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러자 그녀가 독기 가득한 얼굴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내 인생은 내가 제일 잘 알아요! 나 재수 없어요. 없어도 너무 없죠! 스물다섯살 먹은 애가 여기까지 굴러온 거 보면 감이 안 잡혀요?”

 “......”

 “그러니까 진짜 도깨비터라면 살게 해줘요.”

 

 그 말을 하면서도, 경해는 이게 모두 소용없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세상 누가 이런 구질구질하고 이기적인 말에 공감 해준단 말인가. 그렇기에 그녀가 원하는 건 딱 하나였다. 저 남자 마음에 있는 일말의 위선을 건드려서 자신을 돕게 만드는 것. 사람은 착한 척 하길 좋아하니까.

 

 그리고 의도대로 그는 잠시 동안 자신을 말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분명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였다. 곧이어 그가 좀전보다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방금 이야긴 조금 마음 아팠어요. 그래서.”

 

 좋아. 먹혀들어갔어! 경해가 애써 즐거운 마음을 숨기며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런데 예상 밖의 말이 튀어나왔다.

 

 “1억 빚은 없었던 걸로 해주죠. 이정도면 그쪽 인생도 꽤 괜찮죠?”

 “와, 진짜.”

 

 부동산 주인이 해주었던 말이 때마침 적절하게 떠올랐다. 그 남자 조금 또라이라고. 틀린 말은 아닌 셈이었다. 여기서 갑자기 그 일 억 이야기가 왜 나와! 하지만 그는 선행이라도 베푼 것마냥 빙긋 웃고는 미련없이 돌아서버리고 있었다. 경해는 자신의 머리에 눌려있던 베개를 그의 등으로 냅다 집어던져버렸다.

 

 “두고봐요! 두고 보면 알지!”

 

 어찌나 크게 소릴 질렀는지 그 시끄럽던 응급실에 잠시 적막이 흘렀다. 그러나 도섭은 더 이상 그녀를 돌아보지 않았다. 오히려 그 긴다리로 성큼성큼 그녀에게서 멀어져갔다. 그러자 경해가 할 수 있는 건 마지막 발악뿐이었다.

 

 “만약...... 만약에 정말 안 사라지면! 나 어떻게든 당신 집에 살 거야! 그렇게 알아!”

 

 침대까지 흔들릴 정도로 난리를 피웠지만, 그는 어느새 응급실 밖으로 사라진 뒤였다. 뒤늦게 달려온 간호사가 경해의 몸을 눌러 눕히자, 손등에 꼽힌 링겔바늘로 피가 역류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

 

 정말 얽히고 싶지 않은 인간이야.

 

 도섭은 그렇게 생각하며 응급실을 빠져나왔다.

 

 처음 경해가 내기를 하자며 왔을 때부터 그는 모든 것이 수상했다. 내기를 거부하지 못하는 건 그와 그의 친구들의 오래된 특징이었다. 그러나 그 오래된 특징을, 어떻게 평범한 인간이 안단 말인가? 분명 누군가가 경해의 뒤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알아낼 수는 없었고, 내기는 끝이 났다. 처음부터 받을 생각 없었던 1억 빚도 없애주었다. 경해를 겁줘서 쫓아내려 했던 것뿐이지, 돈이라면 이미 지루할 정도로 차고 넘쳤다.

 

 게다가 그녀와 인연을 이어나가고 싶지도 않았다. 저렇게 돈에 잡아먹혀서 남의 물건까지 훔치는 여자와는 더더욱!

 

 “도탐! 어딨냐.”

 

 빨리 병원을 빠져나가고 싶은데, 도탐이 응급실 앞으로 가져다놓기로 한 그의 오렌지색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는 보이지 않았다.

 

 “또 어떤 여자 쫓아간 거야.”

 

 골치 아프단 듯이 도섭이 주차장 쪽으로 걸어나오자, 힘 빠지게도 도탐의 차는 아직도 그곳에 있었다. 운전석 쪽으로 푸른 불빛이 비치는 것을 보아하니 도탐이 앉아있는 모양이었다.

 

 “왜 아직도 저기 있어?”

 

 순간 이상함을 느끼고 도섭이 재빨리 다가가보자, 놀랍게도 그곳엔 기절한 듯 눈을 감고 있는 도탐이 있었다.

 

 “뭐야, 얘 왜 이래?”

 

 도섭은 운전석 문을 벌컥 열려다가 잠시 멈칫했다. 언제부터였을까. 자신의 등을 타고 끈적하고 음습한 기운이 지네처럼 스물스물 기어올라오고 있었다.

 

 “하. 누가 감히.”

 

 도섭이 기분 나쁘다는 듯 얼굴을 한 번 찡그렸더니. 순식간에 상위 포식자라도 만난 초식동물처럼 음습한 기운이 저멀리 도망가버렸다. 도섭은 그 기운을 따라가보지 않아도 그 주인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동족의 기운, 그러나 자신보다는 한참 못 미치는, 아니, 평소의 자신이라면 상대조차 하지 않을 저급한 기운이었다. 하지만 아직 어린 도탐은 감당하지 못할 악랄한 기운이었고.

 

 고개를 돌려보니 그 음습한 기운들은 오직 한 곳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도섭은 그 기운들이 향하는 곳이 어딘지 단숨에 깨달았다. 방금 전, 그가 걸어나왔던 응급실 안이었고, 그러자 머릿속에 자연스레 한 인간의 얼굴이 떠올랐다.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거짓말을 하고 도둑질을 하며, 돈까지 뜯어먹던 인간 하나가.

 

 “그 인간 재물운이 얼마나 나쁘길래...... 저런 것들이랑 얽혀있는 거야?”

 

 사람이 살면서 저런 존재를 만난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이었다. 도섭은 그제야 경해의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조금 와닿았다. 그러나 동시에 더욱더 모른 체 하고 싶어졌다. ‘저런 것들’과 얽히는 건 귀찮아지는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문제는 머리가 아닌 마음이었다.

 

 “몸도 안 좋은데 쟤네들까지 만나면 더 큰일 나는 거 아냐?”

 

 도섭이라면 그런 경해를 도와줄 수도 있었다. 그걸 알면서도 도망치는 건 어쩐지 아름답지 않은 일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아냐. 안돼. 인간과는 더 이상 얽히지 않기로 했잖아.”

 

 도섭은 정말로 마음이 흔들리기 전에 재빨리 자리를 떠나야겠다 생각했다.

 

 *

 

 통. 통. 수액의 마지막 방울이 관을 타고 흘러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그러자 경해의 머릿속에 다시 현실적인 고민들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병원비는 어떡하지? 거봐. 백만원을 벌면 천만원 쓸 일이 생긴다니까. 그냥 잠시 기절했다 깨면 될 일을 그 남잔 뭣하러 병원까지 데려다준 거야?

 

 남의 일에 무심할 것처럼 생긴 건물주가 자신을 안고 이곳에 들어섰단 이야기는 다시 곱씹어봐도 기가막힌 것이었다. 경해는 베드에 걸쳐앉곤 주머니 속에서 도탐이 주었던 수표를 꺼내어 보았다. 여전히 백만원짜리 수표는 하얗고 뻣뻣한 채로 그녀의 손에 안전하게 들려 있었다.

 

 “정말로 안 사라지나?”

 

 이 돈은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그렇게 말하던 도섭은 마치 거대한 비밀을 아는 사람처럼 확신에 찬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도깨비터를 믿는 만큼, 경해 역시 자신의 불운을 믿고 있었다. 이 수표 역시 하루도 지나지 않아 자신의 손에서 사라질 것만 같이 불안했다. 그러니까 마치 지금이라도......

 

 “이야. 우리 경해 돈 벌었나?”

 

 그 순간이었다. 경해는 등 뒤에서 들려오는 굵은 남자의 목소리에 목 뒤로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뒤돌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지난 몇 달간 그녀를 찾아와 괴롭혔던, 그 연대보증의 채권자들이 고용한 추심업체 사람들이었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깡패들!

 

 “우린 니 찾느라 죽는 줄 알았다. 가시나 잘도 숨어다니네.”

 

 뚜벅뚜벅. 깡패들이 걸어오는 구둣발 소리가 소란스러운 응급실 소음 속에서도 경해의 귀에는 정확히 박혔다. 이대로면 맥없이 끌려간단 생각에 경해는 황급히 주위를 둘러봤다. 눈에 띄는 건, 베드 옆 이동식 카트 속의 메스뿐이었다. 경해는 에라 모르겠단 심정으로 일단 그것부터 움켜쥐었다.

 

 “악!”

 

 그순간 깡패들도 잽싸게 날아와 그녀의 머리채를 휘어잡았다. 그제야 소란이 일어난 것을 알게된 응급실 직원들이 눈길을 보내왔다. 그러거나 말거나 깡패는 경해의 머리를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머리를 이래 기르니 잡히제.”

 “일부러 기른게 아니고 미용실을 못 간 거뿐이거든요? 놔요!”

 “당연히 못 가야제. 돈 갚기 전에 어데서 그런 사치를 누릴라카노.”

 “그 돈을 내가 왜 갚아요? 내가 도장 안 찍었다니까!”

 “하이고야. 빚쟁이들 다 그래 말한다. 그리고 니 지금 사람들 다 보는데 안 창피하나? 조용히 따라오래이.”

 “끌고만 가봐! 나 지금 칼 든 거 안 보여요?”

 

 경해가 허공을 향해 소심하게 메스를 휘둘렀다. 깡패들이 피식 웃는 소리가 조롱처럼 그녀의 귀에 와 꽂혔다. 경해의 머리를 쥔 깡패는 그녀의 귓가 가까이 다가와 조용히 속삭였다.

 

 “아가야. 니 사람 찔러봤나?”

 “......”

 “우린 진짜로 쑤시고 다닌다. 반병신 되고 싶지 않음 조용히 따라오래이. 마지막 경고다.”

 

 깡패의 손에 다시 한 번 힘이 들어갔다. 자신을 머리채 쥐고 끌고가려는 것이었다. 경해는 덜덜 떨리는 자신의 손끝을 바라봤다. 깡패의 말이 맞았다. 그녀는 칼을 쥐었지만 사람을 찌를 용기는 없었다.

 

 다행인 건지 뭔지, 병원 경비들이 달려와 깡패들 앞을 막아섰다.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환자 퇴원 못합니다!”

 “우리가 아는 애라서 그래요.”

 

 경비들과 깡패의 대화가 경해의 귀에 아득하게 들려왔다.

 

 잠시 생긴 찰나의 틈. 경해는 다시 한 번 손에 쥔 메스를 쳐다보았다. 도망쳐야 했다. 무슨 짓을 하더라도 지금 도망치지 않으면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모른단 공포가 그녀를 엄습했다. 결국 경해는 도망칠 결심으로 다시 한 번 허공에 메스를 휘둘렀다. 쑥덕, 하고 무언가 단번에 잘려나갔다.

 

 “악!”

 

 깡패가 왁 소리를 질렀고, 경해는 무작정 출구를 향해 뛰었다. 쫓아가려는 깡패들 앞은 경비들이 막아섰다. 그리고 그들 사이로 검은 머리카락이 휘날렸다. 그녀의 메스는 자신의 신체 일부분만 잘라냈을 뿐, 아무도 다치게 하진 않았다.

 

 순식간에 단발이 된 머리로 경해는 열심히 뛰었고, 그사이 어느새 경비들을 밀쳐내고 쫓아오는 몇몇 구둣발 소리를 들었다.

 

 *

 

 “하아, 하아”

 

 어디가 어딘지도 모른채 경해는 병원 근처의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등 뒤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쫓아오는 깡패들의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멈출 수 없다. 계속 뛰어야한다. 경해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두 다리는 점점 무거워지고 있었고, 머리는 아까의 후유증으로 벌써부터 핑핑 돌고 있었다.

 

 “이 미친년이!”

 “악!”

 

 경해는 어느새 자신을 따라잡은 깡패의 발길질에 등을 채이고 그대로 넘어져버렸다. 바닥에 이마가 빡 하고 부딪쳐 금세 뜨거운 피가 흘러내렸다.

 

 “독한 년이네, 아주. 지 머릴 자르고 도망가? 근데 어째? 이렇게 잡혀서?”

 

 깡패가 경해의 앞에 쭈그리고 앉아 그녀를 실실 놀렸다. 비좁은 골목이라 더 이상 아까처럼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은 경해도 잘 알고 있었다.

 

 “이제 진짜 조용히 가자, 아가야. 응?”

 

 깡패는 경해의 멱살을 쥐곤 천천히 일으켜세우려 했다. 경해는 그 팔을 떼어내려 했지만 도리어 대롱대롱 매달린 꼴이 되어 버렸다.

 

 “싫어, 싫다고! 놔!”

 

 동네 사람 다 깨도 좋으니까, 경해는 이 상황을 벗어나고만 싶어서 빽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이번엔 깡패의 두툼한 주먹이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 입에서 피와 함께 하얀 돌멩이가 튀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러니까 저게 내 치아구나. 이가 빠졌어. 그사이 깡패의 손이 경해의 주머니 속 수표 두 장을 빼내어간다. 경해는 저도 모르게 얼얼한 입술로 피식 웃었다. 순간 그 건물주의 잘생긴 얼굴이 떠오른 탓이었다.

 

 “내가 뭐랬어...... 난 돈이 머무르지 않는 팔자라니까.”

 “뭐라는 거야?”

 “너한테 한 말 아니야.”

 “어쭈, 아가야. 니 지금 말까나?”

 “제가 한 말 아닌데요?”

 “그럼 누가 한건데?”

 “몰라요! 남자 목소리였잖아요!”

 

 대화에 혼선이 생겼다. 잠시 깡패들과 경해 사이에 정적이 흘렀다. 중간에 반말은 누가 던진 거란 말인가? 그제야 이 공간에 제3자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그들이 두리번거렸다. 그때 반대편에서 달빛을 등지고 다가오는 그림자 하나가 보였다. 경해의 시선이 그림자 끝을 따라가보니 놀라운 사람이 그곳에 서있었다.

 

 “정의의 수표 지킴이 등장.”

 

 밤하늘 색깔과 닮은 네이비색 가디건 차림의 도섭이 두 팔을 벌린 채 그녀를 보고 있었다. 경해는 기가 막혀 헉 소리를 냈다. 저 사람이 도대체 여기 어떻게 있는 거야? 깡패들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그에게 소리쳤다.

 

 “너 뭔데 끼어드냐?”

 “그러게요. 나도 그냥 지나치려고 했는데......”

 “근데?”

 “아름답지 못한 걸 보면 그날 밤 악몽을 꿔서 말이죠. 손 좀 봐주려구요.”

 “푸하하...... 미친놈.”

 

 깡패들이 얼 빠진다는 듯이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 경해도 할 수만 있다면 깡패들 틈에 껴서 같이 웃고 싶었다. 누가봐도 밀리는 싸움 아닌가. 이쪽은 매일 보름달 빵을 수십개씩 먹으며 몸집을 키우는 전문 깡패 여러명이었고, 저쪽은 허우대만 멀쩡했지 몸은 모델마냥 마른 남자 하나였다. 그런 그가 나를 돕겠다고 왔다고?

 

 “경해 씨.”

 

 그때, 도섭이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경해를 쳐다보았다. 경해는 그의 눈동자에 달빛이 반짝이는 것을 보았다. 분명 검은색인데 묘하게 푸른빛이 감돌았다. 그는 주위엔 깡패들이 없는 것마냥 오로지 그녀를 보며 말을 이었다.

 

 “옛날에 조상들에겐 이런 일이 빈번하게 있었대요. 밤새 누군가와 씨름을 했는데 다음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무와 씨름을 했던 거죠. 이상한 일이죠? 분명...... 분명 누군가와 씨름을 했는데.”

 

 뭔 전래동화야? 깡패들이 지들끼리 쑥덕이는 소리를 경해도 들었다. 하지만 경해의 귀엔 그 말이 그저 쌩뚱맞은 소리로만 들리진 않았다. 그렇다 하기엔 그녀는 그의 눈동자 속에서 휘몰아치는 푸른빛이 분명히 보였다. 도섭의 입에 어느새 작은 웃음이 걸려있었다.

 

 “지금부터 경해 씨 앞에도 그런 일이 일어날 겁니다. 밤새 이상한 것을 봤는데 다음날 정신을 차리고 보면 아무 것도 없을 거예요. 혼란스럽겠지만 그걸 뭐라 생각하면 되냐면요.”

 “......”

 “경해 씨 조상들은 그랬대요. 도깨비장난에 당했다고.”

 

 말을 마친 도섭이 제 앞으로 주먹 쥔 왼손을 뻗었다. 그리고 동시에 그의 발밑에서 푸른빛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경해도 볼 수 있었다. 경해의 멱살을 쥐고 있던 깡패의 손아귀 힘이 스르르 약해졌다. 도섭의 눈이 깡패들을 베어낼 듯 날카롭게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풍, 회류.”

 

 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골목길에 우다다 하는 괴이한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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