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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바림: 다시 마주한 그 순간
작가 : 총수
작품등록일 : 2018.10.24

천상천하 유아독존! 싸가지 끝판'왕' 이산.
300년의 시간을 거슬러온 그가 처음 눈을 뜬곳은 다름아닌 첫사랑 나비의 자취방?!

서울 카페에서 혼자 자취를하던 만년 사진작가 지망생 '한나비'. 어느 날 주말을 맞이해 늦잠을 자고 일어난 그녀의 이불속에는 앞 선을 곱게 풀어헤친 조선의 왕 '이산'이 잠들어 있었다. 눈을 떠보니 현세로 넘어와 버린 이산이었지만, 그는 당황하기는커녕 평생을 그리워했던 과거 잃어버린 첫사랑의 모습과 똑닮은 나비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면서 둘의 웃프기만한(?) 아찔한 동거생활이 시작된다.

 
8. 나는 왕이로소이다
작성일 : 18-11-23 20:40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6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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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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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는 자기도 모르게 벌어지는 입을 참을 수가 없는지 환한 아빠 미소를 지었고.

 

 그와는 반대로 나비는 아직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지 프라이팬을 꽉 쥐고는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노려보기 바빴다.

 

 두 사람은 그렇게 극과극의 표정을 지은 채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더 예뻐졌구나.”

 

 “하, 진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저렇게 오글거리는 말을 내뱉는 남자의 모습에 나비는 자기도 모르게 헛웃음이 흘러 나왔다.

 

 바닥에 쪼그려 앉아 복잡한 표정의 나비와는 다르게 남자는 뭐가 그리 신나는지 프라이팬으로 세대나 얻어맞은 것도 잊었는지, 그저 세상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는 뚫어져라 나비만을 바라봤다.

 

 “그러니까 지금 저보고 아저씨말을 믿으라고요?”

 

 의심 가득한 눈빛을 쏟아내며 나비는 한소리 했지만 그는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맞받아쳤다.

 

 “몇 번을 말해야 내말을 믿어 줄 것이냐? 내 살아생전 너한테만은 거짓을 고한 적이 없거늘. 어찌 나에 대한 의심을 걷어주지 않는 것이냐.”

 

 잔뜩 무게를 잡으며 눈빛에 힘을 주더니 그는 스리슬쩍 들고 있던 두 손을 내렸다.

 

 “어허, 또 은근슬쩍 말하면서 손 내리시죠? 똑바로 들고 있어요.”

 

 바닥에서 무릎을 꿇고 두 손 번쩍 들고 있던 남자는 변명을 하면서 은근슬쩍 들고 있던 팔을 내려 보았지만 나비의 불호령이 떨어지자 잽싸게 다시 팔을 들었다.

 

 “진짜, 이게 뭐야. 황금 같은 주말에. 그것도 다 큰 남자 혼내고 있는 게 진짜 뭐하는 짓이야….”

 

 근심걱정 없이 어린애처럼 이 남자를 보고 있자니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답답하기 만한 상황에 그냥 도망가 버릴까도 생각해봤지만 차마 행동에 옮길 수는 없었다.

 

 바로 여기가 내 집이니까….

 

 후우.

 

 “그러니까 아저씨 말을 빌리자면 어제 걸쭉하게 술 한 잔 걸치시고 약을 먹고 평소처럼 자려고 누웠는데 눈을 떠보니, 더럽고 냄새나고 좁디 좁은 돼지우리 같은 이 방이었다. 이 말이신 거예요?”

 

 “그렇지, 자고 일어나보니 이런 천박한 곳이었지.”

 

 남자가 다시금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피더니 인상을 팍 쓴 채 혀를 찼다.

 

 웃겨, 증말.

 

 “어이구, 죄송합니다. 귀하신 분을 감히 이런 누추한 곳에서 일어나게 만들어서.”

 

 “알면 됐다. 혜령아 헌데, 그대는 아까부터 구태여 앞서 했던 말을 계속 반복하는 것이냐. 설마 지금 과인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팔을 내려 바닥을 강하게 내려쳤다.

 

 “한번만 더 은근슬쩍 팔 내리면 이번에는 진짜로 밖으로 쫓아낼 줄 알아요.”

 

 하지만 매서운 눈초리와 함께 무거운 쇳덩어리를 들이대자 그는 다시 손을 번쩍 들었다.

 

 쫓아낸단 말이 그렇게도 무서웠는지 남자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나비는 잠시 입을 다물고는 남자를 쳐다봤다.

 

 “그리고 한 번 더 말하는데 저는 혜령이라는 분이 아니에요.”

 

 나비가 눈에 잔뜩 힘을 주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아까부터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못내 거슬렸다.

 

 이내 그녀의 진심이 통했는지 남자는 순식간에 미간을 찌푸렸다.

 

 “혜령아, 세월이 흘러 네 얼굴이 좀 많이 변했다 한들…. 내 어찌 너를 몰라보겠느냐.”

 

 동정어린 눈빛으로 내 몰골을 위아래로 훑어보던 남자는 아주 잠깐 말을 멈추더니, 이내 완전히 눈을 돌린 채 말을 이어갔다.

 

 그러자 자존심 상한 나비가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다시금 프라이팬을 들어올렸다.

 

 “이게 진짜!”

 

 “왜, 왜 또 그리 열을 내는 것이냐. 진정 하거라.”

 

 하지만 순간 화장대 위에 놓인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니 놈의 반응이 조금은 이해가 갔다.

 

 어젯밤 야식 덕분에 반들거리는 얼굴, 정리 안 된 떡진머리, 렌즈 대신 쓰는 땡글이 안경과 함께 조화된 목 늘어난 티셔츠와 수면바지는 보는 이로 하여금 탄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

 

 아니, 생각해보니까 여긴 내 집인데 내가 내 집에서 편하게도 못 있어?

 

 괜한 민망함에 나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마음을 다잡았다.

 

 “어쨌든 아니라면 아닌 줄 알아요.”

 

 “…흥.”

 

 대답하기 싫은 건 곧 죽어도 하기 싫은지 남자는 토라진 얼굴로 고개를 살며시 돌렸다.

 

 진짜 무슨 어린애도 아니고….

 

 “쓰읍-.”

 

 하지만 곧장 프라이팬을 쥔 손에 힘을 주자 겁을 먹은 남자는 잔뜩 움츠려들었다. 결국 마음이 약해진 나비는 다시금 프라이팬을 살며시 내려놓았다.

 

 “아무튼 고운얼굴이 좀 과하게 망가졌다 한들 과인이 아무리 밉다 하여도 그렇게 너를 부정하지는 말거라.”

 

 “뭐라고요?”

 

 솔직한 건지 아니면 싸가지가 없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정말 눈치가 없어서 이러는지.

 

 그렇게 남자는 남의 기분은 안중에도 없는지 아까부터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꼬박꼬박 뱉어댔다.

 

 이런 스타일 진짜 싫어….

 

 “후, 한 번 더 말씀 드릴게요. 저는 그러니까 댁이 그렇게 사랑했지만 지켜주지 못했던 돌아가신 그 혜령 이라는 분이 아니라 나비에요. 한나비!”

 

 “….”

 

 짜증 섞인 목소리로 쏘아 붙여봤지만 쌍꺼풀 진한 남자의 눈은 변함이 없었다.

 

 이 부분만큼은 양보할 생각이 전혀 없는 듯 일관된 표정으로 계속해서 고개만 가로 저었다.

 

 아니, 뭐 어쩌잔 거야.

 

 “혜령 이니라.”

 

 “나비라구 했어요.”

 

 “혜령”

 

 “나비”

 

 “몇 번을 말해야 알겠느냐!”

 

 “쓰음! 또!”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왕에게 결국 나비는 참지 못하고 다시 한 번 프라이팬을 집어 들었다. 그 모습에 왕은 호들갑을 떨며 필사적으로 머리를 보호했다.

 

 이러려고 산건 아니었는데 설마 이런 식으로 쓰게 될 줄이야….

 

 결국 나비의 힘에 남자는 꼬리를 내렸다.

 

 기나긴 신경전의 승자가 정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래, 뭐 이쪽 세계에 왔으니 너의 말을 따라야겠지. 여전히 어여쁜 이름이구나. 혜, 아니 나비야.”

 

 “그래요, 잘했어요. 나비에요. 나비. 한나비.”

 

 하지만 남자는 마음 넓은 자기가 이해하겠다는 거만한 태도만큼은 여전했다.

 

 이쯤 되면 아마 천성인 듯 보였다.

 

 잘나셨어, 증말.

 

 “자, 그럼 이제 그 무식한 쇳덩어리를 좀 치우고 차분히 대화를 나눠보자꾸나.”

 

 *

 

 어느새 남자는 의자에 걸터앉아 코웃음을 치며 거만하게 다리를 꼬았다. 한쪽 턱을 괴고는 나를 내려다보는 그의 모습은 마치 대기업 신입사원을 뽑는 깐깐한 면접관 같았다.

 

 도대체 누가 주인인지 모르겠네.

 

 “아저씨, 지금 이거 내려놓으면 저 덮치려고 밑밥 까는 거 아니죠?”

 

 “남아일언중천금이라 했거늘. 왕이 된 자로서 어찌 함부로 거짓을 입 밖으로 내겠느냐, 또한 과인은 아저씨가 아니다.”

 

 “알았어요. 그럼 뭐라고 부를까요? 왕 오빠 아니면 왕 아저씨?”

 

 시간이 지나면서 나비의 말투도 한층 부드러워졌다.

 

 비록 조금이지만 살가워진 그녀의 모습에 금방 또 기분이 좋아졌는지, 그는 씨익 하고 웃으며 자연스럽게 가까이 다가왔다.

 

 “그대는 옛날처럼 과인을 이름으로 부르거라.”

 

 “그래서 이름이 뭔데요?”

 

 “이제야 과인에게 관심을 보이는구나.”

 

 금방이라도 입술이 닿을 듯 다가오자 나비는 부끄러움에 눈을 돌렸다.

 

 평소모습은 무례하기 짝이 없지만 한편으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작은 물음 하나에도 아이처럼 기뻐하는 모습이 왜인지 싫지만은 않았다.

 

 나비가 고개를 돌리자 남자는 벌떡 일어나, 조용히 자신의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침대에 다리를 꼰 채 앉아있던 나비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남자를 자세히 훑어봤다.

 

 이제 보니까 이 아저씨 키가 엄청 크네….

 

 의자에 앉아 있을 때는 미처 몰랐지만 일어난 모습을 보니 남자는 제법 장신이었다.

 

 조금은 흐트러진 상투를 곱게 올린 머리, 속이 훤히 비춰 보이는 얇은 저고리 하나만을 걸쳐 입은 지금의 상태는 모르는지 남자는 자신감이 흘러넘치는 표정으로 자신의 머리를 숙여 보이며 예를 표했다.

 

 “조선의 왕 이산이라고 하오.”

 

 “아, 네. 네. 작가지망생 한나비라고 해요.”

 

 마치 다른 사람인 것처럼 아까와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이는 남자의 모습에 나비는 저도 몰래 고개를 숙였다.

 

 말을 마치고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보이는 그의 모습은 아까의 깐족거리던 목소리는 지워 버릴 수 있을 정도로 진중하고 근엄한 말투였다. 요 근래 봐왔던 남자들하고는 무언가 전혀 다른 매력이 느껴졌다.

 

 “살아생전 다시는 보지 못할 것이라 여겼던 그대를 이리 다시 보게 되어 지금 내 심장이 얼마나 크게 요동치는 줄 모르겠소.”

 

 “….”

 

 뭐야, 갑자기 이 남자.

 

 예고도 없이 시작된 갑작스런 그의 고백에 나비는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랐다.

 

 그리고 무엇보다….

 

 “헌데, 왜 그대는 아무 말도 없는 것인가? 눈도 마주치지도 못하다니. 아무리 과인이 잘생겼다 한들 그렇게….”

 

 왕이 멈추지 않고 자화자찬을 이어가자 나비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지 손을 강하게 저으며 말끝을 잘랐다.

 

 “아니, 그런 게 아니라요….”

 

 “그럼, 무엇이 문제란 말이냐?”

 

 그녀가 고개를 90도 가까이 옆으로 돌리고서는 조용히 손가락으로 그의 아래를 가리켰지만 왕은 알아듣지 못하겠다는 듯 오히려 더 가까이 다가왔다.

 

 나비는 민망함에 실눈을 뜬 채 소리쳤다.

 

 “일단 옷을 좀 제대로 입으라고요!”

 

 “이미 제대로 걸쳐 입고 있지 않느냐?”

 

 “아니, 그러니까 옷을 걸치지만 말고 앞 끈을 좀 묶어주세요. 안보이게….”

 

 *

 

 결국 나비의 바람대로 남자는 투덜거리면서 앞섶을 여몄다.

 

 나비는 옷을 갖춰 입은 그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자신의 최애템인 프라이팬을 가장 가까운 곳에 슬며시 내려놓았다.

 

 잠깐 흐름이 끊긴 까닭에, 아까의 야릇한 분위기가 사라진 둘 사이에는 약간의 적막이 흘렀다.

 

 “헌데, 그대는 어찌하여 이렇게 좁고 비루한곳에 갇혀 사는 것인가? 혹여 죄를 지은 것인가?”

 

 다시금 의자에 걸터앉은 왕은 긴 다리를 거만하게 꼬고 앉더니 방을 한번 쓱 훑어보고는 불쌍하다는 듯 동정어린 눈빛을 보내왔다. 깊게 패인 두 눈은 진심으로 나비를 가엾게 여기는 것 같았다.

 

 “좁고 비루해서 죄송하네요. 그렇지만 이렇게 더럽고 냄새나는 방 구하는 것도 힘들었다고요. 서울 집값이 얼만지 알기나 하세요?”

 

 어떻게 구한 집인데.

 

 말을 이딴 식으로 할 수 있어.

 

 조롱하듯 말하며 방 구석구석 바라보는 왕의 모습에 나비는 눈을 흘겼다.

 

 “그렇구나, 내 미처 알지 못했다. 민초의 삶이란 게 이렇게 궁핍한 것이 당연한 것이거늘. 용서하거라.”

 

 “됐어요. 모르고 그러신 건데.”

 

 근데, 아까부터 이 아저씨는 조선시대 사람이라면서 어떻게 이렇게 예의가 없을수 있지.

 

 분명 내방이 지금은 더럽고 냄새나긴 해도 그래도 나름 깔끔하게 하고 사는 건데 자꾸 더럽다고만 하고.

 

 게다가 나보다도 어려 보이는데 아까부터 계속 반말이네.

 

 은근 기분 나쁘네.

 

 “그리고 아저씨, 아니 이제 산이씨라고 부를게요. 산이씨는 몇 살인데 아까부터 계속 저한테 반말이세요?”

 

 “반말이 기분이 나쁘다니, 연모하는 사이에 그런 것이 무엇이 중요하느냐? 정 불편하다면 그대도 나에게 말을 편히 하여라.”

 

 어쩜,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지.

 

 더 이상 놈의 페이스에 끌려 다니고 싶지 않았다.

 

 나보다 어린 사람한테 무시 받는 건 카페에서 만으로도 충분했다.

 

 “상대가 뭐같이 군다고 저도 뭐같이 굴고 싶지는 않아요. 그래서 몇 살이시냐고요?”

 

 “보자, 약관의 나이를 지나온 지 어언 4년 정도 흘렀으니 올해로 24살 정도 됐을 것이다.”

 

 그래,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나보다도 어리잖아.

 

 그런데도 아까부터 나한테 반말하고 함부로 내 방을 욕한 거야.

 

 진짜 어이가 없네.

 

 이래서 요즘 것들은 이래서 안 돼.

 

 “저기요, 산이씨. 제가 올해 25살이거든요? 누나라고 하는 건 바라지도 않으니까 자꾸 그렇게 친구, 아니 아랫사람 대하듯이 막 대하지 마세요.”

 

 “그대가 나보다 나이가 많은 것은 내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알고도 그랬다는 뻔뻔스런 산이의 모습에 나비는 인상을 구겼다.

 

 알면서 이랬던 거였어? 뭐 이런 게 다 있어.

 

 “와, 진짜 어이없네. 근데 왜 아까부터 반말이에요?”

 

 “사랑하는 사이에 굳이 격을 차릴 필요가 있는가?”

 

 저런 낯부끄러운 말을 어떻게 저렇게 당당하게 할 수 있지.

 

 옛날 사람들은 다 저랬나?

 

 갑작스런 고백에 별의별 생각들이 오가며 얼굴은 또 쓸데없이 홍당무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

 

 “…저기, 저는 그 산이씨랑 아직 그 정도로 가까운 사이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너랑 내가 말이냐….”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는 말에 그는 순간 미간을 살짝 구기더니 자신의 입술을 어루만졌다.

 

 서운해 하는 그의 얼굴을 보자있자니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하는 문제였기에 후회는 없었다.

 

 그렇게 말 많던 양반, 아니지. 양반은 확실히 아니지.

 

 어쨌든 지금까지 한마디도 지지 않던 사람이 왜 갑자기 말이 없지?

 

 내가 거절해가지고 혹시 기분이 상했나.

 

 하긴 저 사람은 태연해 보여도 진지하게 나한테 고백한 건데 내가 그 마음을 철벽 쳐버린 게 된 거니까….

 

 “그럼, 일단 밥이나 먹으면서 좀 더 진중한 얘기를 해보자꾸나. 서로 남는 게 시간이지 않느냐.”

 

 헛웃음이 나왔다.

 

 어떻게 하면 상처 받은 마음을 달래줄 수 있을까 걱정했던 자기가 바보처럼 느껴졌다.

 

 또 속았다는 생각에 불쑥 짜증이 솟구쳐 올랐다.

 

 이 남자, 진짜 재수 없어.

 
작가의 말
 

 날이 넘모 추우니 다들 따땃하게 입고 다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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