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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BL] 경계에 서다
작가 : 퍼플캣
작품등록일 : 2018.11.1

친구와 연인 사이, 경계에 서 있었던 두 소년이 10년 후 다시 만났다.
우린 과연 우정일까? 사랑일까?

 
10. 자각한 감정의 무거움
작성일 : 18-11-23 19:31     조회 : 269     추천 : 0     분량 : 3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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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워실로 들어온 주현은 아무런 말이 없었고, 선준도 주현의 어두운 표정에 성급히 말을 걸지 않았다. 샤워실부터 이어진 어색함이 기숙사까지 유지되었다.

 

 선준은 계속 주현의 눈치를 보았고,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다. 책상에 앉아 책만 보던 주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옆 책상에 있는 선준과 눈이 마주쳤지만 주현은 아무 말 없이 밖으로 나갔다.

 

 ‘주현이가 갑자기 왜 그러지? 혹시 내가 말실수했나?’

 

 주현의 냉랭한 태도에 선준은 자신이 잘못한 게 있었나 주현과의 대화를 곱씹어 봤다. 같이 수영하고 노을을 본 기억밖에 없었다.

 

 “으으으...”

 

 선준이 머리를 헤집으며 요상한 소리를 내자 재찬이 선준의 옆으로 다가왔다.

 

 “무슨 고민 있어?”

 

 “어? 아무것도 아니야.”

 

 재찬의 물음에 선준은 고개를 강하게 저으며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닌 표정이 아닌데. 뭐야. 나한테 말해 봐.”

 

 “그게... 하아... 아니야. 나도 잠깐 밖에 나갔다 올게.”

 

 재찬에게 고민을 말하려던 선준이 고개를 젓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네가 뭘 잘못한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는 것이 없었다. 과열된 머리를 식혀야 했다. 선준은 전에 주현과 걸었던 길로 가려다가 무서운 생각이 들어 다시 기숙사 쪽으로 몸을 돌리려는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는 산길과 맞닿은 문 옆 계단 옆 공간에서 들려왔다. 집중해서 들어보니 주현의 목소리였다.

 

 ‘주현이?’

 

 선준은 주현과 모르는 학생의 대화 소리에 선준은 벽으로 몸을 밀착시키고 그들의 대화에 신경을 집중했다.

 

 “주현 선배. 아무리 생각해도 선생님께 이야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하연아. 네가 걱정하는 건 알겠는데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대응하지 않으면 지쳐서 그만두지 않을까?”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주현과 하연이 옥신각신하고 있었다.

 

 ‘뭘? 무슨 일이 있었나?’

 

 궁금해진 선준이 조금 더 가까이 귀를 기울였다.

 

 “그래도 그 편지는 도를 넘었잖아요.”

 

 “그렇긴 하지만...”

 

 하연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주현의 대답에 화를 냈다.

 

 “제가 같이 갈게요. 선배.”

 

 “아니야. 내가 해결할게. 걱정해줘서 고마워. 하연아.”

 

 “선배.”

 

 “양선준. 여기서 뭐 해?”

 

 으악. 뒤에서 들린 사감의 목소리에 깜짝 놀란 선준이 펄쩍 뛰었다. 그 바람에 주현과 하연이 선준을 쳐다보았다.

 

 “어. 주현이랑 하연이도 있었구나.”

 

 “안녕하세요.”

 

 선준과 사감의 등장에 놀란 표정의 주현과 하연이 사감을 보고 인사를 건넸다.

 

 “조금 있으면 점호할 시간이야. 방으로 돌아가렴.”

 

 “네.”

 

 사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주현과 하연이 방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어색하게 서 있던 선준도 그들의 뒤를 따랐다.

 

 “주현 선배. 잘 생각해봐요.”

 

 방으로 들어가려던 하연이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서 주현을 보고 말했다.

 

 “그래. 그럴게. 잘 자. 하연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표정의 하연이 주현 옆에 선 선준을 슬쩍 보고는 문을 닫고 방으로 들어갔다.

 

 “많이 친한가 보네?”

 

 “아... 미술부 후배야.”

 

 선준의 물음에 주현은 선준을 쳐다보지 않은 채 대답했다. 여전히 감정이 실리지 않은 말투였다. 순간 조금 기분이 상한 선준이었다.

 

 “곤란한 일이 있는 거야? 내가 도와줄까?”

 

 선준의 말에 주현이 걸음을 멈추고 선준을 보았다.

 

 “너 다 들었어?”

 

 “아. 그게... 미안...”

 

 선준이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은 것을 사과했다.

 

 “아무 일도 아니야.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주현은 다른 사람들보다 선준에게는 더욱 그런 수치스러운 편지를 받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안 들어가고 여기서 뭐 해?”

 

 방문 앞에 선 두 사람을 본 지운이 물었다. 샤워하고 왔는지 지운의 머리카락이 젖어있었다.

 

 “들... 들어가야지.”

 

 지운에게 대답한 주현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주현아...”

 

 세 사람을 맞이하는 재찬의 얼굴빛이 어두웠다.

 

 “무슨 일이야?”

 

 겁에 질린 재찬의 얼굴에 지운이 급히 재찬에게 달려가 재찬의 상태를 살폈다.

 

 “저거...”

 

 재찬이 손가락으로 주현의 책상을 가리켰고, 세 사람의 시선이 그리로 향했다. 겉면에 아무런 것도 쓰여 있지 않은 편지였다.

 

 “젠장.”

 

 편지를 본 지운이 나지막하게 욕을 내뱉었다.

 

 “잠깐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올려져 있었어.”

 

 재찬의 말에 주현이 책상으로 가서 편지를 들고 찢어 휴지통에 집어넣었다. 지금까지 보았던 주현의 얼굴과는 다른 무서운 얼굴에 선준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왜 이리 심각해? 연애편지라도 받은 거야?”

 

 선준의 말에 주현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선준을 보았다. 주현은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흔들리는 눈빛이 애처롭게 느껴졌다.

 

 “농담 한 건데. 진짜야?”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선준은 주현이 이런 일을 겪어서 아까 자신의 접촉에 불쾌감을 느꼈던 것이라 생각을 하고 주현이 무안하지 않게 일부러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남학교라서 그런가? 아무리 여자가 없다고 해도 그렇지 남자한테 고백이라니... 하하...”

 

 별 의미 없이 던진 선준의 말에 주현의 표정이 하얗게 변했고, 손이 떨렸다. 주현은 선준에게 절대 자신의 마음을 들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점호한다.”

 

 밖에서 사감의 목소리가 들렸다.

 

 “일단 점호부터 하자.”

 

 지운의 말에 주현이 고개를 끄덕이고 선준의 옆에 섰다. 자신에게는 차갑게 대하면서 지운에게는 고분고분한 주현의 태도에 마음이 상한 선준이었다. 이유를 알면 풀 텐데 그걸 알 수 없으니 속만 탔다.

 

 “잘 자라.”

 

 점호를 마친 사감이 나갔고, 주현은 그대로 자신의 침대에 누워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었다. 재찬과 지운이 주현을 보고 더는 말하지 않고 자신들의 침대로 갔다. 선준은 주현에게 묻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물을 수 없었다. 사다리를 타고 위로 올라가 침대에 누웠다.

 

 ‘주현이 반응을 보니 그런 편지 한두번 받은 게 아닌 것 같았어. 스토킹인가? 그러고 보니 그 후배도 그런 뉘앙스로 말했어.’

 

 선준은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여러 생각에 이리저리 몸을 뒤척였다. 아래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이내 문소리가 들렸다.

 

 선준이 상체를 일으켜 아래를 보았고, 역시나 주현의 침대가 비어있었다. 선준이 침대를 내려와 밖으로 나갔다.

 

 “주현이랑 선준이. 진짜 괜찮을까?”

 

 걱정스러운 재찬의 목소리에 지운이 긴 한숨을 쉬었다. 잠을 청하지 못한 건 재찬과 지운도 마찬가지였다.

 

 지운은 주현이 모르게 주현에게 편지를 보내는 사람을 찾았지만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교묘하게 편지를 두고 갔기 때문에 범인을 잡기 어려웠다. 정액이 묻은 자신의 사진을 받은 것이 수치스러웠는지 주현은 선생님에게 알리지 않으려 했다. 피해자는 주현인데 당당할 수 없는 것에 화가 났지만 본인의 의견이 중요했기에 선생님에게 알리지 못했다.

 

 “편지도 편지지만 선준이가 한 말이 주현이한테 충격이었겠지? 선준이... 호모포비아인가?”

 

 재찬도 선준의 말을 마음에 담았다. 하지만 별 뜻 없이 던진 선준의 말에 주현이 가장 큰 상심을 한 것 같아 마음이 쓰였다.

 

 “순탄하지 않다. 청춘이.”

 

 창밖으로 보이는 나뭇잎이 날카로운 바람에 서로 몸을 부대끼며 흐느꼈다.

 

 밖으로 나온 선준은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주현을 찾았다. 멀리 가지 않은 주현은 기숙사 건물 뒤쪽 벤치에 앉아있었다. 주현은 자꾸 자신의 머릿속을 맴도는 선준의 말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아무래도 나 선준이를 좋아하나 봐... 어쩌지?’

 

 선준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주현의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주현아...”

 

 선준의 목소리에 주현의 심장이 쿵 떨어지는 것 같았다. 고개를 돌려 선준을 보았다. 자신을 뒤따라 나온 선준을 보자 툭-하고 눈물이 떨어졌다. 주현의 눈물에 놀란 선준이 급히 주현에게 다가가 양팔을 둘러 안아주려다가 한 손을 내리고 주현의 어깨를 토닥였다.

 

 주현은 선준을 향한 마음을 포기해야 하는데 자상한 선준을 보면 결심이 약해지는 자신이 야속할 따름이었다. 눈물이 쉽게 멈출 것 같지 않았다.

 

 선준은 주현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었지만 지금은 아무런 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주현이 울음을 그칠 때까지 선준은 말없이 주현을 토닥였다. 바람이 불어 두 사람 사이를 스치고 지나갔다. 봄바람이었지만 그 끝이 매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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