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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내가 처음 죽던 날. 이후
작가 : 그슨대
작품등록일 : 2018.11.20

"나는 죽었는데, 한 시간 동안은 살아 있을 수 있다고...?"
귀신의 한을 푸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1. 귀신 (2)
작성일 : 18-11-22 21:46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4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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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좀 더 생각해 보기로 했어. 귀신의 몸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일단 귀신이 되었을 때 장점은, 날아다닐 수 있고, 뭐든지 공짜로 이용할 수 있고, 남의 집에 은밀히(?) 들어가도 눈치를 못 챈다는 것이었어. 단점은 아무도 못 알아보고, 말을 걸 수도 없고, 무엇보다 내 지인들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게 가장 슬펐어. 나는 정말로 괜찮은데...귀신도 생각보다 괜찮은데...

  하지만 미리부터 슬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 나는 우선 최대한 귀신의 삶(아니, 삶이 아니라 죽음이라고 해야 되나.)을 최대한 누리기로 했지. 어차피 내가 죽었...아니, 귀신이 되었다는 소식은 꽤 나중에 들려올 것 같았거든.

  “할아버지, 저 결심했어요!”

  나는 큰소리로 말했어.

  “그래, 결심했다니 기쁘구나. 이제 무엇을 할 거니?”

  “놀이공원 갈래요.”

  내가 이 말을 했을 때, 동이 트고 있었어. 그러니까 놀이공원이 곧 개장할 것이라는 말이지.

 

  할아버지와 나는 다시 지하철에 올라타서 사람이 없는 노약자석에 앉았어. 그리고 놀이공원에 도착했지. 나는 놀이공원으로 뛰어가면서 뒤처지고 있는 할아버지에게 말했어.

  “할아버지, 할아버지도 요즘 세대들의 놀이공원을 즐기실래요? 할아버지는 놀이공원 가신 적 없죠? 어서 와서 같이 놀이기구 타요, 몸도 건강한데.”

  “얘야, 그렇게 서두를 필요 없단다. 인간이었다면 줄이 엄청나게 길어지기 때문에 그래야 하겠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 없잖니. 그냥 줄을 통과하고 남는 자리에 앉으면 돼. 그리고 나는 별로 타고 싶지 않구나.”

  귀신은 얼마나 자유로운지 아니? 인간이라면 순식간에 롤러코스터 줄이 길어져서 타고 싶은 것을 제대로 못 타지만, 귀신은 그냥 수많은 인파를 다 뚫고 빈자리 타기만 하면 돼. 빈자리가 없으면 놀이기구 맨 뒤나 맨 앞에 간신히 매달리면 돼. 위험하지 않냐고? 귀신은 죽을 리 없으니까.^^ 나도 처음에 매달릴 때 무서웠는데, 오히려 더 스릴 넘치더라고. 그러다가 360도로 휘어지는 구간에 나는 그만 떨어졌어. 아마 그 쾌감은 아는 사람만 알 거야. 스릴을 맛본 후 나는 곧바로 균형을 잡고 다시 날아서 탈 만한 놀이기구를 찾기 시작했지.

  회전목마를 잠깐 봤는데, 아침인데도 커플들이 엄청나게 많더라고. 나는 그들을 저주할까 했지만, 그건 왠지 나쁜 귀신이 되는 것 같아서 관두고 빨리 날아서 도망쳤어. (물론 저주 거는 방법도 몰라.) 동물들이 있는 쪽으로 가서 동물들을 구경하기도 했어. 혹시 감각이 예민한 동물은 귀신을 알아보지 않을까 싶어서. 근데 전혀 눈치 챈 낌새를 보이는 동물은 없었어. 행동도 다 똑같았고. 이따가 할아버지께 여쭤봐야지.

  그렇게 한참을 즐겁게 놀다가, 금방 싫증나기 시작했어. 왜 그랬냐고? 글쎄,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아마 줄을 기다릴 필요가 없으니 순식간에 대부분의 놀이기구를 타서 그런 거일지도 몰라. 아니면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어서 그럴지도. 말 그대로 그들은 나를 귀신 취급하니까. 아, 근데 귀신은 좀 있더라고. 하긴 원래 세상에 나나 할아버지처럼 한을 품은 사람이 꽤 있겠지. 나는 그들이 매우 반가워서 말을 걸어봤지만, 그들은 모두 슬픈 얼굴을 하고 휙 지나가더라고. 대부분 할아버지 할머니 귀신이라 그런가 봐. 귀신은 대부분 할머니 할아버지이긴 한데, 어린아이 귀신도 한 명(근데 명이라고 해야 되나? 귀신이 동물도 아니고 마리라고 할 필요는 없겠지?) 봤어. 길모퉁이에서 머리를 다리에 파묻고 훌쩍훌쩍 울고 있더라고. 나는 측은한 마음이 들어서 말을 걸어봤어.

 

  “꼬마야, 왜 울고 있니? 슬픈 일이 있다면 이 누나에게 말해보렴.”

  내가 원래 남을 돕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야. 하지만 귀신이 되니 대화가 그리워서.

 

  “흑흑. 처음에는 분명 엄마 아빠 모두 귀신이었는데, 갑자기 사라지셨어요. 저는 그대로 귀신인데...아직 하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흑흑...”

  나는 엄마 아빠의 한은 풀렸는데, 이 아이는 아직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한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이라 생각했어.

 

  “저런...근데 왜 한꺼번에 귀신이 된 거니?”

  “그야 엄마 아빠하고 함께 죽었으니까요.”

  “저런...교통사고? 아니지, 그러면 엄마 아빠의 한도 남을 테니까 여전히 귀신이어야 할 텐데.”

  “아니요, 그냥 죽었어요.”

  “그게 무슨 말이니?”

  어린 남자아이는 잠시 울음을 멈추더니, 나를 보며 말하더라고.

 

  “목을 매던데요.”

 

  나는 그제야 모든 것이 이해가 되었어. 이 아이의 부모는 함께 자살했는데, 거기에 이 아이까지 보태서 자살한 거야. 이 아이의 부모는 그들의 의지로 죽었기 때문에 여한이 없었겠지만, 아직 이 어린아이한테는 죽음이란 게 와 닿지 않아 귀신으로 남아 있는 것 같았어. 아니, 아니다.

  죽은 것을 너무 잘 이해해서 아직 억울했던 것일지도...

  나는 진심으로 슬퍼졌어. 이제야 죽었...아니, 귀신이 되었다는 것이 조금씩 이해되는 느낌이랄까? 나 역시 내 생애에 한을 품고 있지만, 그것을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기분이었어. 나는 내 자신의 무력함이 부끄러웠고, 아이가 너무 측은해져서 그냥 놀이공원을 나왔어. 점심시간이 막 지난 때였어. 아마 내가 살아 있는 인간이었다면 해질녘까지 놀았겠지만, 귀신이 되니까 별 의미가 없더라. 다행히 할아버지께서는 놀이공원 밖에서 기다리시더라고.

  “그래, 재밌게 놀았니?”

  “재밌게 놀기는 했는데...뭔가, 마음속 깊은 곳이 채워지지 않는 느낌이에요...” 나는 솔직히 말했어.

  “그래, 이제 좀 적응이 되었나 보구나. 그게 정상이란다. 귀신은 누구나 처음에는 한을 풀기를 바라지만, 그것이 쉽지는 않지. 하지만 쉽지 않을 뿐이지,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불가능하지는 않단다.” 할아버지는 걸어가며 말씀하셨어. 나는 깜짝 놀라서 재빨리 할아버지를 뒤따라갔어.

  “네? 그럼 가능하단 말씀이세요?”

  “우선 좀 걷자꾸나.”

  나와 할아버지는 나란히 걸었어. 나는 우선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았어.

  “할아버지, 근데 동물들한테 가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어요. 동물들도 귀신은 못 보나 보죠?”

  “아주, 극히 예민한 동물만이 귀신을 알아본단다. 당연히 애완용이나 동물원 동물들은 못 알아보고, 야생 살쾡이나 들고양이 정도만 알아본단다. 물론 알아볼 뿐이지 접촉할 수는 없단다.”

  “그렇군요...”

  그리고 나와 할아버지는 다시 아무 말 없이 한참을 걸었어. 한참을 걸었더니 답답한 마음도 좀 사라지고, 정신도 맑아지는 것 같더라.

  “참, 저 귀신 여러 명 봤어요. 근데 조금 답답해요, 슬픈 얼굴만 하시고, 말도 안 하시고...”

  “명이 아니라 귀신을 세는 단위는 위(位)란다. 그리고 귀신이 되었는데 누가 안 슬프겠니? 원래 그들은 슬픔이 지금까지 남아서 계속 귀신으로 남아있는 것 아니겠니?”

  나는 귀신을 세는 단위가 있다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어. 나중에 국어사전을 보니까 정말로 나와 있더라고.

 

 위(位)

 2. 신주(神主), 또는 위패(位牌)로 모신 신을 세는 단위.

 

  이렇게 말이야. 아! 근데 국어사전을 어떻게 이용했냐고? 아, 그것도 나중에 말해 줄게.

  “그런데 할아버지는 어떻게 이렇게 귀신을 잘 아세요? 아, 귀신이니까 물론 그렇겠지만 그래도. 제가 만난 꼬마 귀신은 잘 모르는 것 같던데.”

  “그야 귀신 생활을 80년 정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터득한 거지. 너도 한 2년이면 금방 알아. 귀신은 거리낄 게 없잖니.”

  “우와, 80년 동안이나 귀신으로 계시다니...”

  나는 할아버지가 도대체 80년 동안이나 풀지 못한 한이 무엇인지 다시 궁금해졌지만,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물어보지 않았어.

  “80년 정도 했으면...근데 제가 보기에는 할아버지는 90세 정도 되시는 것 같은데, 90에 돌아가신 건가요? 그럼 인간 나이로 170살이나 된 건가요? 귀신은 나이를 안 먹으니까...”

  할아버지는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말했어.

  “귀신도 나이를 먹는단다.”

  나는 너무 놀라서 쓰러질 뻔했어. 나는 안 그래도 귀신이라서 창백해진 얼굴이 더 창백해졌을까 봐 무서웠어. 나는 살짝 떨면서 말했어.

  “그...그럼.”

  “난 74살에 죽었단다. 그리고 80여 년 동안 귀신으로써 늙은 거지. 뭐, 계속 늙다가...90살 정도에서 외모가 멈추더구나. 하긴 90살에서 더 늙어 봐야 뭐 하겠니. 하지만 너는 젊으니 시간이 오래 지나면 늙어서 나처럼 되겠지. 그래서 빨리 원래 세상의 한을 푸는 게 좋을 것이야. 잘못하면 나처럼 늙어서 몸도 마음도 닳고 지칠 수 있으니까.”

  나는 절박해졌어.

  “할아버지! 대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이러다가 할아버지처럼 늙어서 기억을 잊기만을 바라야 하는 것인가요? 저는 아직 한이 남아 있어요. 그 한을 풀기까지는 환생하고 싶지 않아요! 그런데...그런데...귀신의 몸으로써 한을 풀 방법은...”

  나는 흐느껴 울기 시작했어. 원래 인간일 때도 별로 안 울었는데, 귀신이 되니까 한만 남아서인지 울음이 많아졌나 봐.

  “진정하렴, 아까 어렵다고 했지 방법이 있다고 말했잖아. 그리고 넌 아직 젊어. 귀신도 젊다는 것은 큰 이점이란다. 이제 인간 세상에서의 한을 풀 방법은 알려주마. 물론 절대적인 방법은 없을지언정, 희망을 가져볼 수는 있지.”

  그리고 할아버지는 나에게 방법을 알려주셨어.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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