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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내 연애의 시작과 끝
작가 : 퍼니바크
작품등록일 : 2016.8.29

회사일에 치여 살던 주인공에게 대학시절 첫사랑이 나타나면서 자신의 대학시절을 회상하며 현재와 그 시절을 오가는 로맨스 소설입니다.

 
혼자만의 착각
작성일 : 16-09-17 16:21     조회 : 239     추천 : 0     분량 : 6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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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그 사람에게 연락을 해야하나 아직도 고민중이였다. 머리는 하지 말라는데 가슴은 하라고 한다. 전화가 왔다. 선화누나였다.

 

  “ 어? 누나 웬일이야?”

  “ 웬일은~ 너 안 본지 꽤 된 것 같아서 연락했지~”

  “ 그래? 타이밍 절묘하게 연락했네.”

  “ 타이밍? 무슨?”

  “ 그게 말이야.... 마침 누나한테 연락할려고 했었거든.”

  “ 나한테? 무슨 일 있어?”

  “ 어...음...”

  “ 뭔데?”

  “ 전화로 할 얘긴 아니고, 누나 이번주에 시간 언제되?”

  “ 전화로 할 얘기가 아니라고? 뭐지? 나 이번주 평일은 안

  되고 주말엔 되는데.”

  “ 그래? 그럼 토요일 저녁 괜찮지?”

  “ 머, 괜찮지.”

  “ 그럼 그날 7시에 저번에 봤던 그 술집에서 봐, 기억하지?”

  “ 기억하지, 할말이 많은가보네?”

  “ 조금?”

  “ 알았어, 그럼 그때 보자.”

 

 그리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래, 선화누나한테 내 얘기를 하면 뭔가 도움을 줄 거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속한 그날, 약속장소에 20분전에 도착을 해서 누나를 기다렸다. 10분쯤 기다리니까 누나가 왔다.

 

  “ 일찍 와있었네.”

  “ 아 생각보다 차가 안 막혀서”

  “ 하긴 나도 그랬으니깐 뭐, 들어가자.”

 

 술집에 들어가 간단하게 안주와 소주 두병을 시켰다.

 

  “ 누난, 그동안 잘 지냈어?”

  “ 난 잘 지냈지, 넌?”

  “ 난 얼마 전까지 프로젝트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

  다가 지금은 그거 끝나서 숨 좀 고르고 있지.”

 

 주문한 안주와 소주가 나왔다. 누나에게 술을 따라주면서 말했다.

 

  “ 야~누나랑 술 마시는것도 오랜만이네.”

  “ 그러게, 올해 초에 보고 안 봤으니까 반년 정도 됐네.”

  “ 두 달 후면 서른 하나라니, 시간 빨리 가네.”

  “ 서른 하나가 무슨 시간 타령이냐. 서른 셋이 가만히 있는데.”

  “ 그런가?”

  “ 참! 그건 그렇고 저번에 나한테 할말 있다고 안했어? 그게

  무슨 말이야?“

 

 그 말을 듣고 소주 두 잔을 내리 마셨다.

 

  “ 누나, 나 얼마 전에 그 사람 만났다.”

  “ 그 사람? 누구?”

 

 또 한 잔을 마셨다.

 

  “ 그....그게...”

  “ 뭐? 누구 만났는데?"

  “ 하..."

  “ 아 얘기안하면 나 간다?"

  “ 어...나 그 사람 봤어..."

  “ 그 사람? 그 사람이 누군데?"

  “ 있잖아 그...내 첫사랑..."

  “ 니 첫사랑...? 민영이? 이민영? 걜 만났다고?”

 

 누난 적잖이 놀란 듯 했다.

 

  “ 어...”

  “ 어떻게? 어디서?”

  “ 출근하기 전에 카페 가서 커피 사려고 했는데 거기서 우연

  히 만났어.”

  “ 걔는 너 알아보던?”

  “ 응, 먼저 얘기했어 그 사람이, 반갑다면서 연락하라고 폰

  번호도 적어주고 갔어.”

  “ 그래서 연락했어?”

  “ 아니, 안했어...아니 못했어.”

  “ 안한게 아니라 못했다고? 너 연락하고 싶어?”

 

 다시 한 잔을 마셨다.

 

  “ 아니라고 딱 잡아떼진...”

  “ 걔가 너한테 그랬는데도?”

  “ 그때는...”

  “ 그땐 머?!”

  “ 어쩔 수 없었잖아...”

 

 내 말을 듣고 누나가 내리 두 잔을 마셨다.

 

  “ 뭐가 어쩔 수 없어?! 이 답답아! 너 설마...아직 걔 못 잊었어?”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 어휴, 답답아! 어떻게 하면 좋니, 널!”

  “ 누난 내가 연락 안 했으면 좋겠냐?”

  “ 당연하지, 근데 한편으로는 네가 민영이 만나서 그 미련을

  다 떨쳐냈으면 하기도 하는데 뭐 그건 전적으로 네 선택에 달려있지만.”

  “ 만나면 미련이 없어질까?”

  “ 만난다고 해서 다 없어지진 않겠지, 네가 스스로 노력을 해야지.”

  “ 나 스스로? 무슨 노력?”

  “ 예전에 아팠던 기억을 지우거나, 민영이에 대한 그때의 마음을

  말해 너 자신에게,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니 뭐니 하는 변명은 하

  지 말고.”

  “ 알았어, 될지 모르겠지만 해볼게 그 노력이란거.”

 

 그렇게 누나와의 술자리에서 조언을 얻었다. 누나와 술집에서 나와 버스정류장에서 누나를 배웅해줬다. 집까지는 꽤 거리가 멀었지만 걷고 싶었다. 길가의 떨어져서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들에 왠지 모르게 마음이 갔다. 걸으면서 누나가 내게 한 말을 쭉 생각해봤다. ‘계속해서 미련이 남는 것보다 만나는게 더 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내가 가지고 있는 그 사람에 대한 미련이 내가 그 때의 마음을 애써 숨기고 변명을 해서 계속 가지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집에 거의 다 올때쯤 문자 한 통이 왔다.

 

  ‘ 오늘 내가 도움이 좀 됐어? from 선화누나’

  ‘ 응, 아주 많이^^’

  ‘ 민영이 만날 때 혼자 가기 그러면 내가 같이 가줄게, 그리고

  힘들어 하지마 민영이 때문에 ㅠ.ㅠ from 선화누나’

  ‘ 알았어, 누나 걱정 안 시킬게, 오늘 고마웠어 ㅎㅎ’

  ‘ 고맙긴,^^ from 선화누나’

 

 누나와 얘길 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제서야 밤하늘에 떠있는 밝은 달이 보였다. 그리고 마음을 먹었다. 그 사람에게 전화하기로.

 

 10년전

 

 며칠이 지난 지금도 그날 그녀와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두근거렸다. 그 일(?)이 있는 후, 그녀와 만나 길을 걷는데 자꾸만 그때 일이 생각이나 눈을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계속해서 말이다. 그녀와 같이 있는 시간이 조금 지났는데도 그랬다.그런데 내가 그녀를 보지 않는 걸 그녀가 느꼈는지,

 

  “ 자기! 오늘 무슨 일 있어?”

  “ 으...응?”

  “ 오늘 뭔가 이상해, 자기.”

  “ 내...내가?”

  “ 응! 오늘 내 얼굴 한번도 제대로 안 봤어! 무슨 일 있지?!”

  “ 일은 무슨, 아무 일도 없어.”

  “ 그런데 왜 그래?”

  “ 그게...”

  “ 그게?”

  “ 그게...그러니까 달링 볼때마다 그때 일이 생각나서...”

  “ 그때 일?...”

 

 라고 말하고는 그녀도 그때가 생각이 났는지 얼굴이 빨개졌다. 귀여웠다. 그러고는 둘 다 한동안 말없이 걷기만 했다. 그 이유는 서로가 다 알고 있었을 거다. 그러다가 그녀가 내게,

 

  “ 자기, 오늘 저녁에 약속 있거나 바빠?”

  “ 오늘?”

 

 오늘은 저녁에 전공과제 모형을 만들기로 동기들과 약속이 되어있었다.

 

  “ 응.”

 

 ‘아...어떡하지...누나랑 더 있고 싶은데...에라 모르겠다’ 는 마음으로,

 

  “ 없어, 왜?”

 

 라고 말해버렸다.

 

  “ 오늘 나랑 쇼핑하러 갈래?”

 

 ‘쇼핑? 나 옷에 대해선 문외한인데...’

 

  “ 뭐 사야되?”

  “ 꼭 그런건 아닌데 자기랑 입을 커플티 보러 갈려구.”

  “ 커플티?”

 

 ‘커플티?!!!!! 커플티라면 내가 연애하면서 꼭 해보고 싶었던건데!!!’

 

  “ 왜 별루야?”

  “ 아니! 별로긴 나 그거 무지 입고 싶었어.”

  “ 정말? 잘됐다!”

 

 그녀를 따라 간 곳은 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의류매장이였다. 가면서 문자로 동기들에게 양해를 구했다.돌아온건 수많은 욕들과 야유였지만 내가 술과 밥을 산다고 하자 언제 그랬냐는듯 편히 다녀오시라며 지들끼리 완벽하게 해놓고 있겠다고 했다. 어휴...그녀와 간 그 의류매장의 분위기는 패션에 문외한인 내가 봐도 커플들을 위한 옷이 솔로들을 위한 옷보다 많아 보이는 아기자기한 분위기였다. 매장에 들어서자 우릴 발견한 점원이 말했다.

 

  “ 어서오세요. 손님!”

 

 그녀는 그 말을 들은 체 만 체하고 매장에 걸려진 옷들을 봤다. 진열대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고 있었다. 난 멀뚱멀뚱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내 눈엔 다 거기서 거기였다.

 

  “ 자기! 왜 가만히 서 있기 만해?”

  “ 나? 근데 나 사실 옷에 대해서 잘 몰라...”

  “ 그래?”

 

 그러더니 내게 팔짱을 끼고 진열대로 데려갔다. 그리고는 몇벌의 옷을 가져오더니 날 전신거울 앞에 서게 하고 가져온 옷을 내 몸에 갖다 대보았다.

 

  “ 음...이게 잘 어울리려나, 저게 잘 어울리려나?”

  “ 난 뭐 달링이 골라준 거면.”

 

 그로부터 시간이 조금 흐른 뒤, 나와 그녀는 같은 스타일의 옷에 색만 다른 커플티를 입고 매장을 나섰다. 매장을 나서 길을 걷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왠지 나와 그녀의 커플티를 보는 듯했다. 내가 그녀의 남자친구라는걸 공공연하게 자랑(?)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다. 학교근처를 지나가고 있다가 선화누나를 만났다.

 

  “ 어? 선화야?”

  “ 누나!”

  “ 민영아! 재민아!”

 

 누난 우릴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처럼 느껴졌다.

 

  “ 어? 둘이 같은 옷 입었네, 이제 스타일도 닮아가는거야?”

  “ 아냐, 오늘 재민이랑 커플티 맞췄어.”

  “ 그래? ( 나도 맞추고 싶다)”

 

 순간, 누나의 입에서 나온 희미한 어떤 말을 들어서,

 

  “ 누나 뭐라고?”

 

 라고 말했다. 그런데 누나가

 

  “ 나, 아무말도 안했는데?”

 

 라고 말하면서 나와 눈이 마주치고는 얼굴이 발그레해졌다. 이때 난 누나가 왜 얼굴이 빨개졌는지 몰랐다.

 

  “ 선화야, 넌 어디 가는 중이였어?”

  “ 나? 학교에 일 있어서 왔다가 일 다보고 집 갈려구.”

  “ 그래? 너 저녁 먹었어?”

  “ 아니, 아직.”

  “ 그럼 같이 가자. 우리도 이제 밥 먹으러 갈껀데.”

  “ 그래도 돼? 니들 데이트중인데?”

  “ 뭐 어때, 자기 괜찮지?”

  “ 으응, 상관없지. 누나, 같이 먹자.”

 

 그렇게 셋이 밥을 먹으러 갔다. 나와 그녀가 나란히 앉고 내 맞은편에 선화누나가 앉았다. 밥을 먹으면서 셋이서 얘기를 하는데 난 밥 먹는 모습도 예쁜 그녀만 보고 있다가 고개를 돌렸다. 그 때, 선화누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누나가 재빨리 눈을 피하기 위해 딴 곳을 보는 것처럼 느껴졌다. 마치 몰래 날 보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고는 시선을 딴 곳으로 돌리는 것처럼 말이다. 그 후에도 몇 번 같은 일이 있었지만 별생각 없이 넘어갔다. 밥을 먹고 나와서 가는 길이 다른 선화누나 배웅을 해주러 정류장에 갔다.

 

  “ 괜히 내가 둘이 데이트하는데 방해한건 아냐?”

  “ 아냐아냐, 방해는 무슨.”

  “ 진짜?”

 

 누나가 날 물끄러미 보며 말했다. 그러자 그녀가,

 

  “ 응, 진짜.”

 

 라고 말하며 버스가 오는지를 확인하러 갔고 누나가 내게 소리 없이 입모양으로 다시 괜찮은지 물어봤고, 난 누나에게 입모양으로,

 

  “ 응, 오늘 재밌었어.”

 

 라고 말했다. 누난,

 

  “ 그럼 다행히네.”

 

 이렇게 입모양으로 말하면서 혀를 삐쭉 내밀었다. 그 때, 버스가 왔는지 그녀가 말했다.

 

  “ 선화야, 저 버스 너희 집 가지?”

  “ 응. 나 이제 갈게.”

 

 버스가 도착하고 그녀가 누나에게 말했다.

 

  “ 응, 잘가고 내일 보자~”

 

 버스가 출발하고 그녀가 내게 팔짱을 끼며 귀엽게 얘기했다.

 

  “ 이제 다시 자기랑 데이트 타임~!”

  “ 지금까진?”

  “ 선화랑 같이 있었잖아, 데이트 아니지 그건~”

  “ 치~”

 

 때마침 우리가 타야할 버스가 왔고 우린 탔다. 안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비좁았다. 버스가 출발하고 그녀의 집 근처에 다다를 때쯤 갑자기 버스가,

 

  “ 끼이~익!”

 

 급정거를 하면서 그녀가 내쪽으로 중심을 잡지 못하고 내게 안겼다. 순간, 서로 눈이 마주쳤는데 왠지 모를 묘한 기분이 들었다. 괜히 잊고 있던 그녀와의 첫키스가 생각났다. 또 얼굴이 후끈해지는 것 같았다. 버스는 우리가 내려야할 정류장에 왔고 우리는 내렸다. 그리고는 그녀와 손을 잡고 그녀집까지 갔다. 그녀 집 대문이 보일때쯤, 그녀가 말했다.

 

  “ 자기야, 아까 버스에서 말이야...”

  “ 버스에서?”

  “ 아냐아냐,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착각했나봐”

  “ 착각? 무슨 착각? ...혹시?"

 

 ‘ 앗! 들켰구나, 내가 티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 티...티났어?”

  “ 티났냐구? 엄청 났지!”

  " 티났구나..."

  “ 내가 발 밟은거 많이 아팠지?"

 

 '응? 발??' 무슨 말인가 싶었다. 그녀는 그말을 하면서 내게 미안해했다. 그랬다. 버스에서 내가 한 생각과는 1도 관련없는 이른바 일말의 연관도 없이 그녀는 버스에서 내게 안길때 밟은 발이 맘에 걸렸던것이다. 거기다가 내가 버스에서 내린 이후로 데면데면 하니까 그녀는 많이 아팠나하고 걱정을 했고...상황이 너무 우스웠다. 그녀에게 사실대로 얘기하기가 그래서 아니라고 괜찮다고 했다. 그러던 중 그녀의 집 앞에 도착했다.

 

  “ 그럼, 들어가~”

  “ 응. 자기도 조심해서 가.”

 

 오늘도 그녀와 키스를 하고 싶었지만 왠지 모르게 어제의 첫키스에 대한 두근거림을 더 간직하고 싶어서 하지 않았다. 집으로 오는데 휴대폰에 문자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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