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Devil's ruin 1422년 웨일즈 구역편
작가 : BIUS
작품등록일 : 2018.11.16

서기 1442년, 평화롭기만 하던 리버톤 왕국의 어느 한 구역에서 흉흉한 사건들이 터지기 시작한다. 비스트라 불리우는 괴생명체들과 밤마다 들려오는 사람들의 비명소리, 그런 사건들 속에서도 12신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사람들의 광신도적인 신앙심..
리버톤 왕국의 웨일즈 구역중에서도 그것들의 실체를 가장 먼저 알아버린 세명의 아이들은 12신을 섬기는 종교에 서서히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달빛속의 광장
작성일 : 18-11-22 00:14     조회 : 213     추천 : 0     분량 : 503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광장의 밤은 아름다웠지만 볼 수 없었고,

 통금시간을 무시하고 광장의 밤을 보려던 사람들

 대부분은 비스트들에게 당하곤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스름 노을이 지면 집으로 들어가는것이 임무였으며 웨일즈구역의 근위병들은 그러하지 못한 사람들을 자택까지 무사히 호위하는것이 임무였다...

 그 탓이었는지는 몰라도 알버트는 지금..

 

 "야, 이정도면 혼자 사는것도 좋겠다"

 웰슨은 알버트의 침구 위에 풀썩 주저앉으며 말했다. 알버트는 여전히 짜증이 난 얼굴이다.

 "아니, 집이 멀면 얼마나 멀다고 내 집에서 묵을 생각을 해? 10분정도면 뛰어도 되는 거리잖아?"

 "그렇지만 무서운걸.. 혹시라도 비스트가 나오면.."

 "자랑이다"

 체념한듯 웰슨이 앉은 옆자리로 풀썩 몸을 던진 알버트는 창을 통해 들어오는 하얀 보름달로 고개를 돌렸다. 정말이지 이런 때 만큼은 밖으로 나가서 개미새끼하나 없는 드넓은 광장을 보고싶곤 했다.

 언제부터 리버톤 왕국의 통금시간이 해질녘따위로 바뀌어버렸단 말인가. 제국 엘버룬에대한 증오심이 더욱 심해지는 순간이었다.

 다시 고개를 돌려 웰슨을 바라보자니, 그는 뭐가 그리도 신기한건지 방 안의 구석구석을 고개를 돌려가며 천천히 살펴보고 있었다.

 작은 방에 침대 하나, 벽에박힌 선반에 올라간 빵과 치즈, 우유가 담긴 통.. 그리고 두어개 꽂힌 전문 서적과 성경책. 알버트의 집에 있는거라곤 그것이 전부였지만 아무래도 낯선집에 오게 된 웰슨에게 있어서는 모든것이 신기했던 모양이다.

 "그나저나 알버트.."

 "어?"

 웰슨은 심각한 표정이 되어선 뭔가를 이야기 하려는것 같았다.

 "켈리 말이야.. 걔 뭔가.."

 "...뭐?"

 "..너무 이쁜것 같지않아?"

 "..."

 그대로 웰슨의 등짝을 발로 까버리자 그는 앞으로 고꾸라지며 앞선반에 머리를 거세게 부딪혔다.

 "으악!!!!!"

 "그딴 싱거운소리 할거면 빨리 불이나 끄고 자. 나 내일은 주간지 돌리러 가는 날이니깐"

 "야..! 사람이 말을 하는데.. 아아.."

 웰슨은 자신의 코를 부여잡으며 랜턴을 끄려다 침대를 보곤 멈춰선다. 침대는 이미 알버트가 독차지를 한 상태로, 웰슨이 누울곳은 침대와 선반 사이의 정리가 안된 더러운 바닥뿐이었다. 애초부터 침대자리를 내 줄 생각은 없었다는 것이다.

 곧이어 거세게 문이 열리며 닫히는 소리가 들렸고

 소리에 깬 알버트는 문 쪽을 보았다.

 웰슨은 사라져 있었다.

 

 

 새하얀 달빛 속 사람하나 없는 광장에 한개의 그림자가 그려진다.

 웰슨은 잔뜩 상기된 얼굴로 자신의 집을향해 미친듯 뛰고 또 뛰었다. 사람한점 없는 드넓은 광장을 가로지르자니 웰슨은 스스로가 마치, 벌거숭이가 된 느낌을 받았다.

 "알버트 이 개자식..! 사람 무시나하고 말이야. 두고봐!"

 한참을 죽어라 달리던 웰슨은 앞에 보이는 두 인물의 실루엣에 반사적으로 몸을 멈춰세웠다. 하필이면 광장의 딱 중앙쯤을 건너왔을 때였다.

 그들은 천천히 웰슨을 향해 다가왔고 웰슨은 얼마 지나지않아 그들이 사람들을 호위시켜주는 구역의 근위병들이란걸 알 수 있었다. 마음이 놓인 웰슨은 그들을 향해 다가간다.

 

 

 웰슨의 집 앞에 도착하였지만 문은 걸쇠로 굳게 걸어잠근듯 꼼짝도 하지 않았다.

 제아무리 웰슨의 부모님을 불러보아도 돌아오는건 알버트의 씁쓸한 메아리 뿐이다.

 도대체 집에 무사히 들어간걸까 들어가지 못한걸까. 알버트는 웰슨의 집 앞에 서서 가만히 생각하다 결국엔 무사히 들어갔다는 결론을 내리기로 하였다.

 제아무리 보수적인 부모님이라 할지라도 설마 자식이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문을 걸어잠궜겠는가?

 그것이 알버트의 생각이었다.

 체념을 하고 등을 돌리려는데 저 멀리 광장쪽에서 그림자가 요란하게 춤을추며 뛰어오는것이 보였다.

 '..비스트?'

 가장 먼저 드는 생각에 온 몸에는 전율이 흐르고 조용했던 심장은 순식간에 박동치기 시작했다.

 그 괴생명체는 비명을 지르며 알버트 쪽을향해 맹렬히 달려왔고 알버트는 머지않아 그것이 웰슨이란것을 알아차렸다.

 "웰슨!"

 "으아아아악-!!!"

 관성을 이용해 자신의 집앞 문고리를 낚아채고서 미친듯이 문을 흔들어대던 웰슨은 절망스러운 눈길로 자신이 뛰어온 쪽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흐느끼는 소리를 내더니 영문도 모르는 알버트를 붙잡고는 무작정 근처의 상가건물 틈새로 몸을 던졌다.

 "야.. 뭐하는거야!!"

 "쉿! 조용히하라고..!"

 웰슨은 잔뜩 겁이먹은 얼굴로 알버트의 입을 틀어막으며 속삭였다. 그리고 알버트도 바깥쪽으로 들리는 그것의 소리에 숨을 죽일 수 밖에 없었다.

 

 "크르르르...."

 

 상가 건물들의 비좁은 틈새로 슬쩍 밖을 흘겨본 알버트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짐승의 소리가 들리는 그곳에는 칼을 뽑아든 근위병 한명이 경계를 한 자세로 서 있었다. 하지만 웰슨이 가리키는 방향을 보고서야 알버트는 제대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근위병의 앞에는 가슴 정 중앙이 뻥 뚫려선 갈가리 찢긴 옷을 입고있는 '비스트' 한마리가 버티고 서 있었고, 허리를 잔뜩 굽혀 악귀같은 빨간눈을 일렁이는 녀석은 말 그대로 짐승의 표본을 보여주는것만 같았다.

 알버트의 머리맡 위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웰슨은 떨리는 목소리로 작게 속삭였다.

 "중요한건...저녀석이 아니야"

 

 말이 끝나기 무섭게 비스트는 근위병을 향해 펄쩍 뛰어오른다. 하지만 그는 가볍게 비스트의 목을 쥐곤 복부를 향해 칼을 찔러넣었다.

 정말 단순해보이는 그 일련의 과정속에서 비스트는 허무하리만큼 싸늘한 주검이 되어갔다.

 원래 싸움이란게 이런걸까.. 근위병의 실력을 확인 한 알버트가 안도를 하며 나가려하자 웰슨은 기겁을 하며 알버트의 목덜미를 재빠르게 낚아챘다.

 "섣부르게 행동하지말고 좀 보라고!!"

 비스트를 죽인 근위병의 뒤로 또 다른 근위병이 나타나더니 그와 잠깐의 대화를 나누는듯 했다.

 광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것 같았다.

 "후.. 이런것들은 이제 그만좀 나와야 할텐데.

 역시 병사로서 일개 시민들을 쓰는건 좀 비효율적인것같아...인력 손실이라고. "

 비스트를 죽인 근위병이 말한다.

 "그러게 말이야.. 뭐 이것 나름대로도 꽤 즐겁긴 하지만 좀만 더 참아보자고. 우리에겐 더 큰 계획이 있잖아? 버티고 버티다 보면 마지막엔 뭔가 풀리는 날이 오겠지. 그때 전부 해치우자고..그게 훨씬 짜릿할거야."

 기다란 검을 쥔채 낄낄대는 근위병들의 눈은 루비 빛의 선분홍색으로 일렁이고 있었다.

 뭘까, 비스트들을 너무많이 상대하다보니 정신이 나가버린걸까? 비스트들을 전부 해치워 버리면 짜릿하겠다는걸까? 알버트로서는 눈앞의 모든 상황이 도무지 현실처럼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

 밝은 달에, 죽어나간 비스트, 그들을 죽이는것에 희열을 느끼는 선분홍색 눈깔의 근위병들.. 전혀 본적이 없는 광경이다보니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근위병들의 대화를 지켜보던 웰슨은 알버트의 어깨를 툭툭 건드리며 이제 슬슬 물러나자는 제스쳐를 취해보였다. 알버트도 이 이상, 근위병들과 엮였다간 뭔가 큰일이 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암묵적으로 받아들이겠단 제스쳐를 취한다.

 

 "잠깐, 근데 그녀석은 어떡하지?"

 비스트를 죽였던 근위병이 말했다.

 "아.. 그 광장에서 만났던 금발남자애?"

 

 "발견하게 된다면 반을 죽여놓은 다음 조형물 안에 가둬버리자구. 그녀석도 지금 어느정도의 경각심은 갖고 있을거야. 급하게 움직일 필요 없어. 사람들은 이미 비스트가 된다는것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는 꼴이니 말야. 그러면 다음달의 성탄절 때 쯤 비스트가 돼버리겠군, 기도문은 그때 울려퍼질테니깐... 뭐, 상황을 봐서 처리하자구"

 

 알버트는 근위병들이 하는 말의 의미를 전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어째서 근위병들이 저런 말을 하는걸까, 조형물에 가둬버린다니.? 성탄절의 비스트라니? 열두신과 무언가 관계가 있는것일까.

 아무래도 웰슨이 느꼈던 공포의 근원은 저것인 모양이었다.

 "...웰슨 지금 저들이 무슨 말을하고 있는지 이해가 가..? 널 비스트로 만들겠다니 그게 도대체 뭔 소리야? 난 도무지 뭔 소리인지 이해를 못하겠어. 뭔 일이 있었던거야?"

 "...잘못됐어...지금 너무 잘못 돌아가고있어 알버트... 난 ..훨씬 더 끔찍한 광경을..."

 빠직-

 공포에 뒷걸음질을 치던 웰슨의 발꿈치에 나뭇가지가 부러졌다.

 선분홍색인줄 알았던 빨간 눈알들은 일제히 상가의 건물 틈 사이로 고개를 돌렸고 웰슨과 알버트는 그것들이 더이상 근위병들이 아니란것을 깨달았다. 선분홍색 눈깔은 그저 달빛에 희석되어 그렇게 보였던 것이다.

 "이런 썅.!!!.튀어!!!"

 알버트의 외침과 동시에 웰슨의 비명이 터져나오며 둘은 복잡한 골목을 향해 미친듯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근위병이었던 그들의 입에서는 곧 비스트의 소리가 울려퍼졌고 주택가들에선 기도문을 외는 소리가 들려왔다. 신들에게 제물을 바치겠다는 기도문이었다. 집 창밖을 통해서만 들어왔던 것을 막상 당사자가 되어 듣자니 기분이 그닥 좋지는 않았다.

 "..썅!!!..기분 참 뭣 같네!! "

 알버트는 소리를 내지르며 상가에 비치된 장신구들을 재빨리 낚아챈 뒤 코너를 돌았고, 웰슨은 그를 보지못한 것인지 곧장 앞골목길로 달려선 사라져버렸다.

 수 분을 달려 거칠어진 호흡에 폐활량은 서서히 딸려왔고, 뒤를 흘겨봤을때에는 한놈이 웰슨을 따라간건지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알버트는 코너를 도는것과 동시에 진주목걸이를 끊어 바닥에 흩뿌리곤 바로 인 코스를 돌아 근위병이 달려왔던 길목을 가로질러서 도망쳤다. 잠시 뒤, 저 멀리서는 쿠당하며 넘어지는 경쾌한 소리가 울려퍼진다.

 

 

 "흐으...흐.."

 

 좁아터진 집구석이 이토록 포근했는지 알버트는 오늘, 난생 처음으로 깨달았다. 침대로 곧장 누워 피곤에 지친 몸을 얼른 잠들게하고싶었지만 자꾸만 떠오르는 웰슨 걱정에 쉽사리 잠에 들 수가 없었다.

 길이 갈렸을때 얼핏 보았던 뒤뚱거리며 뛰던 폼이 도저히 신뢰할수가 없던것이다.

 '..그녀석.. 무사히 도망쳤으려나.'

 걱정이 앞서고 다시 나가볼까도 생각해보았지만 생각은 말그대로 생각에서 그칠뿐, 다시 그 비스트들이 어슬렁댈지도 모를 골목 한복판을 나갈순 없었다.

 게다가 비스트들에게 붙잡혀서도 살 놈들은 살아서 돌아온다니 어쩌면 일말의 희망이라도 걸어볼 수 있는것이다. 알버트가 생각해도 웰슨이 그렇게 쉽게 죽을 친구같지는 않았다.

 어느정도의 합리화가 끝난것일까, 알버트는 눈꺼풀이 서서히 감겨오는것을 느끼며 오늘 보았던 모든 것들을 잊고자 생각하기를 멈춘다.

 참나, 근위병이 비스트라니..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

 

 

 

 "으아아아아아악-!!!!!"

 

 

 의식이 흐려져 잠에 빠져드는 알버트의 귓전으로, 무언가가 뜯기는 소리와 웰슨의 참혹한 비명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작가의 말
 

 .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4 웨일즈 구역 (완) 2018 / 12 / 3 212 0 7243   
3 비스트 2018 / 11 / 28 211 0 7384   
2 달빛속의 광장 2018 / 11 / 22 214 0 5039   
1 한명의 신, 12명의 신 2018 / 11 / 16 385 1 5319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친구네 별장 (공
BIUS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