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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내가 처음 죽던 날. 이후
작가 : 그슨대
작품등록일 : 2018.11.20

"나는 죽었는데, 한 시간 동안은 살아 있을 수 있다고...?"
귀신의 한을 푸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1. 귀신 (1)
작성일 : 18-11-21 21:40     조회 : 276     추천 : 0     분량 : 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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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마음 좀 추스렸어? 귀신이라고 차별하거나 색안경 끼고 바라보지...아니 바라볼 수가 없구나. 귀신은 원래 안 보이니까. 아무튼! 귀신 별로 안 무서워. 솔직히 내가 지금 무섭지도 않잖아. 또 영화에서 늑대인간이나 도깨비도 잘생기고 예쁜 여자 친구 만나서 연애하더구만, 뭐. 늑대인간이나 도깨비는 되고 귀신은 안 된다는 편견은 버려 줘.

  궁금한 점이 많지? 어떻게 귀신이 된 건지, 귀신은 어떻게 생겼는지, 사람한테 해가 되는지 안 되는지...사실 나도 처음 귀신이 되었을 때 굉장히 당황했고 놀랐고 너희처럼 궁금한 점이 많았어. 다행히 내 곁에는 그 모든 것을 설명해 주는 한 할아버지 귀신이 계시더라고. 너희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기 전에, 귀신이 되었을 때 느낌을 설명해 줄게.

  맨 처음 귀신이 되었을 때 느낌은, 뭔가 좀 더러워. 내 몸에서 무언가가 훅 빠져나가는 느낌이랄까, 내 몸이 풍선처럼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엥? 귀신 되면 자동으로 다이어트 되니까 좋겠다고? 그렇다고 절대 귀신 되지는 마렴.

  내 몸이 풍선처럼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더니, 별안간 몸이 떠오르기 시작해. 처음에는 매우 당황하다가, 마음이 안정되면 곧 마음대로 날아다닐 수 있게 되지. 근데 처음에는 그렇게 빠르지는 않고 달리는 거하고 똑같아. 유일하게 다른 게 있다면 벽을 통과할 수 있는 것이랄까. 그리고 죽었을 때 있었던 상처나 병은 자동으로 치료가 돼. 정말 좋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피가 없어져. 귀신은 당연히 피가 없지. 근데 그렇다고 다리도 없어져 가지고 혀 삐죽 내밀고 ‘내 다리 내놔아아~’ 이러지는 않아. 대체 어디서 나온 말인지 모르겠어. 그 장면이 귀신의 이미지를 추락시키고 있다고. 다리는 물론 신체 겉모습은 인간하고 똑같아.

  하긴 너희들은 모습을 볼 수가 없겠지. 인간들은 귀신을 볼 수가 없거든. 뭐? 귀신 봤다는 목격담이나 귀신을 찍은 심령사진 같은 게 인터넷에 떠돌아다닌다고? 아, 그런 경우도 있긴 해. 근데 그런 경우는 좀 나중에 말해줄게. 아무튼 원래는 인간은 귀신을 볼 수 없어. 혹시 몰라서 나중에 부모님한테로 가 봤지만, 전혀 눈치 못 채시더라고...

  처음 귀신이 되었을 때, 내 몸은 영문도 모르고 그냥 허공으로 뜨기만 했어. 나는 당황하기보다는 어이가 없었어. 그러다가 지붕까지 뚫고 나가게 되었는데, (이때는 좀 놀랐어.) 내 위에 한 인상 좋은 할아버지 한 분이 계시더라고. 나이가 족히 90살은 되어 보였어. 나는 살짝 망설였지만 할아버지한테 의지하는 수밖에 없었지.

  “하, 할아버지,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할아버지는 한 번 혀를 끌끌 차더니 나를 보고 불쌍하다는 듯이 말하셨어.

  “얘야, 너는 지금 귀신이 된 거란다.”

  내가 그 말 들었을 때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는 심정이었겠지만 천만의 말씀...나는 기뻐했어.

  “와, 저 실제로 귀신이 있나 없나 진짜 궁금했었는데! 있었네요! 그리고 정말로 지붕이나 벽도 통과하고 날 수도 있는 거죠? 꼭 한 마리 새 같아요. 답답한 대학생활보다 훨씬 신나요! 무엇보다 아프지도 않고!”

  내가 원래 좀 4차원적이라 그런가봐. 할아버지께서도 좀 놀란 것 같더라.

  “근데, 귀신 되면 어떻게 해야 되요? 귀신도 설마 학교 가야 되는 건 아니죠? 그건 끔찍해요! 수험생 두 번 죽이는 일...아, 근데 귀신은 안 죽나? 어떻게 되는 거예요?”

  “원래...모든 인간은 죽으면 환생한단다. 모든 기억을 잊고.” 할아버지는 수염을 한 번 쓰다듬더니 말씀하셨어.

  “네? 그럼 저나 할아버지는 어떻게 된 거에요?”

  “원래 생애에 한(恨)이 강하게 남아 있다면 그 한이 혼이 되어 귀신이 되는 거란다. 뭐, 미련이라고 해도 되겠지.”

  “아...”

  나는 바로 납득했어. 내 생애엔 아직 한이 강하게 남아 있으니까. 하지만 90은 넘어 보이는 그 할아버지는 무엇이 그렇게 한이 되었나 궁금했어. 그래서 물어봤지만 할아버지는 아무런 대답도 주지 않으셨어.

  “뭐, 귀신이라고 별 건 없다. 귀신은 죽을 일도 없고 (이미 죽었으니까) 먹지 않아도 되고 마음껏 날아다녀도 돼. 가족들을 만나도 되겠지, 못 알아보겠지만. 그러다가 한을 기억 속에서 완전히 잊어버리거나, 그 한을 풀면 환생이 된단다.”

  할아버지가 말씀하셨어. 나는 아직 환생하고 싶지 않았지. 그래서 할아버지께 다시 여쭤보았어.

  “아직 환생하고 싶진 않아요. 저...서울에 있는 제가 다니는 대학교 근처로 가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죠? 그리고 실례지만...앞으로도 계속 도와주실 수 있나요?”

  “도와주마.” 할아버지는 혀를 다시 한 번 끌끌 차더니 불쌍한 눈빛으로 나를 한 번 쳐다본 후 날아갔고, 나는 뒤를 따라다녔지. 아니, 같은 귀신 처지인데 왜 불쌍히 여기냐고? 그건 아마...내가 귀신이 되는 과정을 지켜보셨기 때문일 거야.

  어쨌든 할아버지는 참 친절하셨고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야.

  “날아다니게 되니까 기분이 참 묘해요~ 지나가버린 어린 시절엔 풍선을 타고 날아가는 예쁜 꿈을 꾸었는데.”

  “그건 노래 가사 아니냐?”

  “아. 하하하. 원래 썰렁한 농담을 던지는 취미가 있거든요. 그냥 무시하시면 돼요. 그보다 귀신이 되면 장소를 이동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게 되나요? 나는 건 걷는 거하고 속도는 비슷한데. 혹시 초능력?”

  할아버지는 대답 대신 나에게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켰어. 그것은 바로 지하철역이었어.

  “아...하하하. 귀신이 되었는데도 지하철을 탈 줄은 몰랐네요. 근데 정말 이래야 되요?”

  “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좋다. 사람이 너무 북적이지만 않으면. 또 앞으로 뭐든지 공짜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단다.”

  우리 둘은 나란히 노약자석에 앉았어. 아마 인간이 나를 봤다면 나에게 삿대질을 했을 거야. 어렸을 때 지하철에서 뭣 모르고 비어 있는 노약자석에 앉은 적이 있었는데, 욕을 뒤지게 먹은 적이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보는 사람도 없고~ 딱 좋아서 나는 기지개를 펴며 잠깐 잘 준비를 했어. 노약자석이 텅텅 비어 있었거든. 그때 내가 딱 누웠을 때, 어떤 할아버지가 타시더니 내가 누워 있는 자리에 떡하니 앉는 게 아니겠어! 그런데 내 몸이 그대로 통과되는 거야! 엄청 아플 줄 알았는데 전혀 못 느끼겠더라. 나를 깔고 앉은 할아버지도 아무 낌새도 못 느끼는 것 같았어. 그래도 나는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배를 싸쥐고 귀신 할아버지 옆에 앉았지. 할아버지는 불쌍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보다가 말했어.

  “너 살아 있을 때도 덜렁거린다는 말 들었지?”

  “어떻게 아셨어요? 완전 족집게 할아버지시네. 수험생 좀 가르쳐 주시죠?”

  나는 이렇게 농담을 했어. 그리고 얼마 안 돼서 내가 다니는 대학교에 도착해서 갔어. 그런데 막상 가도 할 일이 없더라. 내 방 정리라도 해볼까 해서 나는 할아버지께 말했어.

  “할아버지! 저 잠깐 제가 이 근처에 얻은 방으로 갈게요! 다리 아프실 텐데 벤치에서 쉬시기라도 하세요!”

  “나도 걸어가도 된단다. 귀신은 별로 안 지치거든.”

  아. 우리가 지금 귀신이라는 것을 잠깐 잊어버렸어. 그러다 보니 내 방으로 가도 할 일이 별로 없겠더라고. 원래 청소라도 해서 기분 전환을 할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귀신은 아무것도 못 만지잖아. 나는 슬퍼져서 근처 벤치에 앉았어. 할아버지도 내 옆에 앉았어.

  “귀신 돼도 별 거 없지?” 한참 동안이나 침묵을 지키던 할아버지가 말했어.

  “네. 뭐 귀신만이 사용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 같은 거 없어요? 도깨비는 굉장한 능력도 있고 그러던데.”

  “그런 것은 날거나 언제나 튼튼한 몸 말고는 없단다...” 할아버지는 잠시 뜸을 들인 후에 이렇게 말씀하셨어.

  “내가 이런 말해도 될지 모르겠다만. 이제 그만 나쁜 기억을 떨쳐 버리고, 환생하는 게 낫지 않겠니...? 어차피 모든 귀신은 결국 그렇게 될 텐데.”

  “...설령 그렇게 되더라도, 지금은 아니에요...나쁜 기억인 것은...떨쳐내려고 노력해서 떨쳐지는 게 아니니까요...아까 기억을 잊거나 한을 풀어야 환생한다고 말씀하셨죠? 저는 두 가지 방법 중에 무엇을 택할 거냐 물어본다면, 저는 주저 없이 한을 푸는 것을 택하겠어요...”

  나는 대답을 하던 도중 흐느껴 울었어. 갑자기 너무 억울해서 그랬는지, 화가 나서 그랬는지, 아니면 아무것도 안 남았다는 허탈감 때문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울었어. 펑펑. 할아버지는 안타깝다는 눈빛으로 내 등을 어루만져 주셨어. (근데 귀신도 귀신을 만질 수가 없나 봐. 손이 그대로 몸을 통과하더라고.) 그리고 손수건을 내밀었지.

  아, 근데 지금에야 드는 생각인데, 그 광경을 인간이 봤다면 꼭 실연당한 손녀를 할아버지가 위로해주는 것 같지 않았을까? 할아버지는 “얘야, 인생이 다 그런 거란다.”라고 말하고 말이야. 아무튼.

  나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나서 말했어. 손수건은 귀신에게 통하더라고.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귀신이 되었을 때, (그러니까, 죽었을 때. 휴우.) 그때 몸에 지니고 있었던 물건들은 통한대. 그러니까 그때 입었던 옷으로 평생 귀신을 살아야 되는 거지. 그리고 주머니 속에 휴대폰이 있어도 쓸 수 있고. 또 안경을 쓰던 사람인데 안 쓰고 귀신이 되면 애석하게도 계속 안경을 못 쓰게 되는 거지. 나는 귀신이 되었을 때 몸에 지니고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 할아버지도 손수건 하나뿐이더라고.

  “근데 귀신도 눈물을 흘리네요.”

  “원래 한이라는 게 슬픔이잖니.”

  “휴우. 그나저나 엄마 아빠가 많이 슬퍼하실 거예요. 전 정말로 괜찮은데...너무 많이 슬퍼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는데. 엄마 아빠한테 가면 안 될까요?”

  “웬만하면 네가 좀 익숙해졌을 때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엄마 아빠 역시 너를 못 알아보니까, 지금 당장 가봐야 더 슬퍼지고 미련만 남게 되겠지. 나처럼...”

  나는 슬퍼졌지만 할아버지 말이 옳은 것 같았어.

  “참, 미처 제 주검(시체)을 보지 못했네요. 그것은 어떻게 될까요?”

  “발견된다면 장례식이 치러지겠지.”

  그리고 또다시 침묵이 이어졌어. 먼저 침묵을 깬 건 할아버지였지.

  “그래, 이제 무엇을 할 거니?”

  “아직...좀 더 생각해 볼게요. 그때까지 있어 주실 수 있나요?”

  “얼마든지. 나 같은 늙은이 귀신에게는 기다리는 게 익숙하단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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