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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Another I
작가 : 임완
작품등록일 : 2018.11.21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가 예정되어 있을 터였다.

자그마한 이질감에 대한 궁금증, 점점 커져가는 두려움.

네가 지금 보고 있는 모습, 옛날의 모습 그대로라고 할 수 있을까?

어디까지 넌 알아낼 수 있을까?

 
6. 설명
작성일 : 18-11-21 13:19     조회 : 282     추천 : 0     분량 : 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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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딩동댕동♬

 

 점심시간이 되었다. 종이 치는 소리와 동시에 복도에선 시끄러운 고함과 올림픽 100m 결승전에 버금가는 발소리가 울려 퍼진다.

 

 쿵- 쿵- 쿵- 쿵-

 

 “와!!!!!!!!!!!!!!!!!!!!!!!”

 

 너도 나도 밥은 1등으로 먹을 거라 생각하며 전력질주하기 때문이다. 밥을 빨리 먹고 싶기도 하지만, 밥을 일찍 먹은 만큼 사이의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쉬는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도 슬슬 점심 먹으러 가려던 참에 주호하고 지아가 왔다.

 

 “대답은?”

 

 “밥 먹기 전에 체할 일 있냐? 먹고 이야기 하자.”

 

 밥을 먹으러 식당으로 간 다음, 길게 늘어져 있는 줄에 섰다.

 

 “오늘 줄 길이가 매우 심각한데?”

 

 “점심이 치킨 마요 덮밥에 크로켓.”

 

 “어쩐지 줄이 길더라.”

 

 “그럼 그럼, 기다리는 동안 세진이의 러브 스토리나 들어볼까?”

 

 지아는 음흉한 표정으로 내 옆구리를 콕콕 찔렀다.

 

 “얼굴보고 첫 눈에 반했어. 끝! 다음으로는 네 전 남자친구와의 러브 스토리를 들어볼까?”

 

 말이 끝나자마자 내 뱃가죽이 등가죽과 인사하는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퍽-

 

 “컥... 켁켁. 와... 방금 건 진짜다.”

 

 “너 죽을래?”

 

 옆에서 주호가 웃음을 참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주호야, 내가 죽으면 범인은 이 고릴ㄹ...”

 

 퍽-

 

 이번엔 팔이다.

 

 “아! 얘 진짜 미쳤어!”

 

 “그래, 나 미쳤다. 미쳤어!”

 

 “크흡흡.... 푸 하하하하하하하.”

 

 결국 주호의 웃음은 터지고 말았다. 팔을 걷어보니 내 백지장 같은 하얀 피부와 대조되는 붉은 색 주먹자국이 남아있었다. 진심으로 지아가 복싱을 전문적으로 배운다면 원우도 못 이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네, 복싱을 진지하게 배워 볼 생각은 없나?”

 

 ***

 

 밥을 먹고, 교실로 향하려다가, 질문에 답해주기로 한 것이 생각나서 미술실로 방향을 틀었다. 자리에 앉아서 무게를 잡고 두 사람을 마주 보았다.

 

 “뭐가 궁금한데?”

 

 “전부 다.”

 

 “점심시간 안에는 다 못할 거 같은데...”

 

 “어차피 이 다음시간 체육이야. 그 때도 말하면 돼지.”

 

 “알겠어, 그럼 말해줄게. 초반은 너희도 아는 내용이야.”

 

 체육관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중, 피 흘리던 여자 이야기를 본 이야기부터 시작했고, 하이힐을 신고도 보통 사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달린 것이 신경 쓰였던 것부터, 갑자기 쪽에서 혼자 머리를 박고 쓰러져 있던 것, 형사를 한 번 떠봤더니 그 여자와 비슷한 사건이 과거에도 일어났었고, 아직까지도 진행 중인 거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응응 그건 전에도 들었었지? 비슷한 사건이 또 있었던 건 처음 듣지만.”

 

 “음...”

 

 각자의 생각으로 이번 일을 이해하려는 거 같았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

 

 어느 덧 시간은 수업시간이 가까워 졌다. 체육시간 때 이어서 이야기하기로 하고 운동복으로 갈아입으러 헤어졌다.

 

 “너 되게 집착 심하다... 전에도 그렇고 너보다 빨랐다는 걸 계속 언급하고 있어.”

 

 옷을 갈아입으며 주호가 말했다.

 

 “그건 네가 실제로 봤어야 알아. 절대 하이힐을 신고 그 스피드가 나올 수가 없어.”

 

 “흠...”

 

 ***

 

 다 갈아입고, 체육관에 갔다.

 

 “다 왔나?”

 

 “네!”

 

 “그럼 공은 종류별로 저기 바구니에 있으니까, 알아서들 놀아라.”

 

 “네!”

 

 역시 귀차니스트, 그 자체다. 매일 매일 알아서 하라고 하는데, 공무원이라서 월급은 꼬박꼬박, 연금까지 나오는 게 그저 신기할 다름이다. 뭐 우린 아무것도 안 시키고 자유시간이라서 편하기는 하다만.

 

 “자, 이야기를 계속 해볼까?”

 

 “아까 어디까지 이야기 했더라.”

 

 “사건이 진행 중인 거 같다는 이야기까지?”

 

 “응! 맞아, 맞아.”

 

 이후에 그 여자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병원으로 가보려고 했으나 공용 샤워장을 청소하게 된 것, 청소를 하다가 우리 학교 학생인 그 여자를 샤워장 안에서 본 것, 그리고...

 

 “잠깐잠깐! 샤워장 안에서 봤다는 건 그 언니의 몸을 봤다는 이야기야? 너 변태야?”

 

 “당연히 동성애자인줄 알았는데, 그런 것도 아니었나봐?”

 

 “아니, 잠깐만!”

 

 내가 이래서 이야기하기 싫었다. 그렇지만 전부 말해주려면 불가결한 내용이라 어쩔 수 없다.

 

 “그건 진짜 사고라니까?”

 

 “결국 봤잖아! 그것도 빤히 쳐다봤잖아! 완전 변태 아니야?”

 

 할 말이 없다.

 

 “너 혹시 지금도 날 그런 눈으로 보는 거 아니야?”

 

 지아는 급히 몸을 가렸다. 난 그런 지아를 위 아래로 훑어본 뒤, 한숨을 쉬고 고개를 좌우로 절레절레 저었다.

 

 “방금 뭐한 거야?”

 

 “응? 아무것도 안했어.”

 

 “했잖아! 뭐야? 빨리 말해.”

 

 “사실은 절대 널 그런 눈으로 안 볼 거 같아서 안심했지.”

 

 지아의 주먹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야! 야! 네가 그런 눈으로 보지 말라며!”

 

 “아, 몰라! 갑자기 확 열 받네. 한 대만 맞아!”

 

 퍽-

 

 “아! 잠깐만! 나 뼈 맞았어!”

 

 퍽-

 

 “야! 한 대라며!”

 

 퍽- 퍽- 퍽-

 

 “휴~ 이제 좀 풀리네.”

 

 “너, 괜찮아?”

 

 “괜찮아 보이냐? 어휴, 진짜 저 폭력 고릴라.”

 

 “방금 뭐라 그랬냐?”

 

 지아는 또 다시 자세를 잡기 시작했다.

 

 “아닙니다, 누님!”

 

 “조심하자?”

 

 이를 악물고 나를 노려보면서 말했다.

 

 “넵...”

 

 실수해서 혼난 강아지처럼 깨갱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제 이어서 해줘.”

 

 샤워장으로 들어갔는데 그 여자가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을 맞으면서 거울을 보며 가만히 서있던 것, 아무리 말 걸어도 미동도 없기에 마구 흔들어서 정신을 차리게 한 것, 그 후 말을 걸려고 했으나 이미 탈의실에는 없었던 것,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이게 지금까지 내가 신경 쓰이는 일들이고, 샤워장 여자를 찾은 이유도 이 때문이야.”

 

 “음... 분명 이상하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신경 쓸 일인가?”

 

 “분명 그 언니에게 반한 거라니까? 평범하긴, 얼마나 예뻤는데.”

 

 “말해달래서 말해준건데... 아, 됐어! 어서 그 여자 정보나 넘겨.”

 

 “이름은 연연, 명찰은 하얀색이니 3학년이야. 그리고...”

 

 이름이 특이하다. 그나저나 3학년이라니 선배였냐.

 

 “내일 점심시간에 음악실로 오래.”

 

 “내일? 왜, 오늘이 아니고?”

 

 “나도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겁쟁이한테 시간은 주어야 하지 않겠냐고 하더라.”

 

 완전 무시하고 있다. 울컥했다.

 

 “아, 갑자기 짜증난다. 연연이라는 이름에 3학년이랬지? 당장 찾아간다.”

 

 나는 지금 당장이라도 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려는 자세를 취하였다.

 

 곧 수업이 끝난다. 당장 3학년 교실들을 둘러보고 연연이라는 이름을 찾을 거다.

 

 이 때 뒤 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날 찾아서 뭐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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