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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Another I
작가 : 임완
작품등록일 : 2018.11.21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가 예정되어 있을 터였다.

자그마한 이질감에 대한 궁금증, 점점 커져가는 두려움.

네가 지금 보고 있는 모습, 옛날의 모습 그대로라고 할 수 있을까?

어디까지 넌 알아낼 수 있을까?

 
2. 사건?
작성일 : 18-11-21 13:15     조회 : 286     추천 : 1     분량 : 5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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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오후 6시, 학교 수업이 모두 끝나고 난 복싱 체육관을 간다. 보통의 고등학생이라면 당연히 야자를 하겠지만, 난 공부하는 게 싫다.

 

 그래서 어차피 남아있어도 공부를 안 할 거 같으니, 운동이라도 하자는 생각으로 부모님과 선생님을 설득하여 방과 후에 복싱 체육관을 다니게 되었다.

 

 난 복도에서 운동화로 갈아 신고, 교실에 얼굴을 비추었다.

 

 “그럼 형은 이만 간다! 공부 재밌게 해라!”

 

 “아, 또 야자 째고, 놀러가네.”

 

 “치사하게 혼자 가네. 같이 가자. 내 휴대폰만 몰래 빼와주라.”

 

 여기저기서 야유가 쏟아진다. 체육관을 갈 때마다 일어나는 관례다. 조용히 갈 수도 있지만 반의 이런 반응이 재밌어서 항상 해맑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간다.

 

 “미안, 난 합법적으로 가는 거라, 너희와 함께 재밌는 공부 시간을 즐기지 못 하겠다.”

 

 “저 새끼 잡아!”

 

 몇 명이 눈에 불을 켜고 날 잡으러 온다. 난 그 광경을 보자마자 전속력으로 도망쳤다. 복도를 전력질주하고 계단을 빠르게 내려왔다. 그리고 아슬아슬하게 교문을 넘어섰다.

 

 뒤를 돌아보니 슬리퍼를 신고 달려와 선생님에게 잡힌 애들이 보였다. 난 승리의 V를 손가락으로 표현했다.

 

 그 때 선생님이 이쪽으로 돌아보았다. 그러곤 나를 향해 손가락을 까딱까딱했다.

 

 아... 큰일이다.

 

  위기를 느껴 모른 채하며 체육관 쪽으로 마지막 남은 힘을 써서 도망쳤다. 뒤에서 날 부르는 거 같은 소리가 들렸지만 못 들었다고 하면 그만이니 계속 달렸다.

 

 ***

 

 그렇게 소리를 등지고 체육관 앞에 도착했다. 허름한 입구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갔다. 아무도 없다. 탈의실로 쓰는 방과 관장님이 사용하는 사무실 밖에 없는 40평짜리 체육관, 스파링 할 때 올라가는 링, 샌드백 3개, 한 쪽 벽을 전부 덮고 있는 거울들, 물건이 없어서 그런지 더욱 허전해 보인다.

 

 “문이 열려 있는 거 보면 누가 왔단 건데 아무도 없네?”

 

 가끔씩 까먹고 문을 안 잠그고 가는 경우도 있어서 개의치 않고 바로 탈의실에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준비 운동을 시작했다.

 

 다리운동부터 숨쉬기 운동까지 하며 몸을 풀었다. 여기 체육관에서 하는 체조는 국민체조하고는 조금 달랐다. 가르쳐 준 코치님 말로는 관장님이 몸 푸는 데는 국군도수체조가 최고라며 군대 가서나 배우는 체조를 체육관에서 가르치게 되었다고 한다.

 

 굳이 군대를 미리 체험하고 싶진 않은데...

 

 준비 운동을 끝마치고 옷걸이에서 줄넘기를 집어왔다. 분명 내 줄넘긴데 또 다른 사람이 사용했는지 줄 길이가 달라져 있다. 투덜투덜 거리며 줄 길이를 내 몸에 맞게 조절했다. 한 번 가볍게 뛰어보니 딱 맞았다.

 

 땡-

 

 공 소리가 경쾌하게 울렸다.

 

 땡-

 

 얼마 안 돼서 한 번 더 공 소리가 울렸다. 얼마 안 돼서 울린 걸 보면 라운드 시작을 알리는 공 소리였던 거 같다. 바로 자세를 잡고 줄넘기를 시작하였다.

 

 휙- 휙- 휙- 휙- 휙- 휙- 휙-

 

 혼자만이 있는 장소여서 그런지 줄이 넘어가는 소리가 더욱 크고 명확하게 들린다. 귀에 줄이 넘어가는 소리만 들릴 때 경쾌한 공 소리가 고막을 때린다.

 

 땡-

 

 라운드가 30초 남았다는 신호다. 그 신호를 듣고 2단 뛰기를 시작했다.

 

 휘휘휙- 휘휘휙- 휘휘휙-

 

 땡-

 

 벌써 30초가 지났나 싶을 정도로 금방 지났다. 이젠 30초간 휴식이다. 이 시간 동안은 3분간 사용한 부위를 풀어주는 편이다. 이후 다시 공 소리가 들리면 라운드로 돌아가 반복한다. 평소엔 줄넘기는 3 ~ 5 라운드 정도만 한다. 조금씩 속도를 올리면서 줄넘기를 하였다.

 

 ***

 

 줄넘기가 거의 끝나갈 쯤에 바깥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한다. 드디어 왔나보다. 문이 열리고 틈으로 사람이 하나 둘 씩 들어온다.

 

 “어, 형! 일찍 왔네요?”

 

 “네가 늦게 온 거야. 너야말로 오늘 웬일로 늦게 왔냐?”

 

 날 형이라고 부르는 키 큰 애는 최원우 라는 나보다 한 살 어린 동생이다. 나이는 한 살 어리지만 복싱은 나보다 3년은 더 빨리 시작하고 최근 미들급으로 도민체전에 첫 출전하자마자 우승하고 전국체전에도 출전하여 2등을 했었다. 경력이 꽤나 화려하다.

 

 그리고 심심할 때마다 나를 가르쳐 준다며 스파링을 하자고 했고, 매번 처참하게 당했다. 그래도 형이라 부르면 잘 따르기도 하고 성격도 좋아서 친하게 지낸다.

 

 “오늘 오자마자 관장님이 운동장 돌리시더라고요. 다 같이 짜서 몇 바퀴 덜 돌랬다가 관장님이 눈치 채는 바람에 2배로 뛰었죠...”

 

 그 말에 웃음이 터졌다. 역시 스파르타 관장님이라고 생각했다. 웃고 떠들던 도중 바깥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고 곧 이어 문이 열렸다. 관장님이 오셨다.

 

 “안녕하십니까!”

 

 다 같이 인사를 했다.

 

 “떠들지 말고 바로 운동해!”

 

 “넵!”

 

 오자마자 불호령이다. 항상 우릴 볼 때마다 소리를 크게 키우신다.

 

 이제 난 벽면의 거울을 보며 흔히 말하는 쉐도우 복싱하기 시작했다. 내 자세를 보면서 허공을 향해 주먹을 내지르고 당겼다. 그러다가 한 번 자세가 흐트러지면 뒤에 앉아 지켜보던 관장님이 들고 있던 글러브를 나에게 던진다. 그만큼 엄격하다.

 

 그러나 이 관장님이 순해질 때가 있다.

 

 바로 여성관생들이 올 때이다. 여성관생들은 주로 다이어트 복싱이라 까다롭게 안하기도 하지만 꼭 그런 이유만은 아닌 거 같다. 우리에겐 글러브를 던지지만 여성관생에게는 바로 옆에서 시범을 보여주며 자세를 수정해주고 백 글러브를 끼라고 한 다음 미트를 받아주기도 한다. 저런 모습을 볼 때마다 그저 속내가 훤히 보이는 음흉한 할아버지라고 여겨졌다.

 

 2시간 정도 지나고 원우가 스파링을 하자고는 했지만 오늘따라 너무 피곤해서 다음으로 기약하고 먼저 나왔다.

 

 ***

 

 날이 어둑어둑해졌다. 언제나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가볍다. 집으로 돌아가면 휴대폰으로 만화를 볼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읽을지 고민을 하며 걸어갔다.

 

 가던 중, 가로등에 머리를 박고 몸이 꿈틀대는 사람이 시야에 들어왔다.

 

 어휴... 술 좀 곱게 먹지.

 

 그냥 무시하고 평소처럼 지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옆을 지나가던 중 발걸음을 급히 멈추고 그 사람을 자세히 보았다. 머리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걸 보자마자 119에 급히 전화를 했다.

 

 “네, 119입니다.”

 

 “여보세요? 여기 우전동 갈비마트 뒤쪽 골목인데요. 어떤 여자가 있는데 머리에서 피가 흐르면서 가로등에 기대있어요. 빨리 와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답을 듣고 난 후 바로 여자의 어깨를 두드리며 상태를 확인했다.

 

 “괜찮으세요? 괜찮아요?”

 

 “으으으... ㄴㅔ... 가세... 요...”

 

 “지금 구급차를 불렀으니 조금만 참으세요!”

 

 순간 여자는 화들짝 놀랐다. 그러곤 나를 밀쳐내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는 거 같았다.

 

 “저기요! 가만히 계세요. 상처가 덧나요.”

 

 “ㅅㅣ...끄러워. 괜한 짓을...”

 

 그 후 여자는 자세를 잡더니 달리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했지만, 이대로 놓치면 안 될 거 같아서 여자를 잡기위해 나도 달렸다. 그러나 좀처럼 둘 사이의 거리가 좁혀지기는커녕 더 멀어지기 시작했다.

 

 “뭐야? 저 여자 왜 저렇게 빨라!”

 

 분명 내가 느린 건 아니다. 오히려 동년배들 중에서는 꽤나 빠른 편에 속하였다.

 

 “헉... 헉... 이러다간 놓치겠는데, 진짜 미쳐버리겠네!!!”

 

 그렇게 점점 여자는 내 시야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여자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도 꽤나 뛰다가 결국 체력에 한계가 와서, 왼쪽으로 도는 골목에서 멈췄다. 얼마나 멀리 갔는지 여자는 보이지 않는다.

 

 “하... 하... 아이 씨! 놓쳤네.”

 

 하고 포기하고 뒤를 돈 순간 깜짝 놀랐다. 다름이 아닌 그 여자가 벽 앞에서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처음 발견 당시보다 출혈량이 더 늘어났다. 난 들고 있던 휴대폰으로 다시 119에 전화를 걸었다.

 

 “네, 119입니다.”

 

 “아까 119에 전화했던 사람인데요.”

 

 “네.”

 

 “장소가 바뀌었어요. 갈비마트 뒤쪽에서 24시간 편의점 방향으로 쭉 직진하시다 보면 왼쪽으로 도는 쪽이 보이실 거예요. 그곳에 있어요.”

 

 “네, 알겠습니다.”

 

 이후 나는 구급차를 기다리는 동안 곰곰이 생각을 했다. 이 여자가 어떻게 나보다 빨랐던 것인지... 혹시 육상선수 출신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이상하다.

 

 시선을 여자의 발로 옮겼다. 육상선수라고 해도 하이힐을 신고 그런 속도가 나올 수 있는 건가? 그리고 왜 잘 달리다가 갑자기 이쪽 벽 앞에 쓰러져있는 걸까? 벽에 피가 묻은 걸로 봐선 벽에 부딪혔다는 이야긴데... 바보도 아니고 왼쪽으로 도는 쪽에서 오른쪽으로 돌았을 리도 없고...

 

 “아!!! 몰라!!! 생각할수록 뭐가 뭔지 도통 모르겠네.”

 

 5분 정도 후, 구급차가 도착했고, 여자를 구급대원들이 구급차에 태우기 시작했다. 집으로 가고 싶었으나 상황설명을 경찰에게 해줘야 한다고 동승하여 병원으로 이동했다.

 

 ***

 

 차에서 내리고 진료실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으니 나이 들어 보이는 아저씨 한 명이 나에게 다가왔다.

 

 “네가 119에 신고했니?”

 

 “네.”

 

 “괜찮다면 상황을 좀 설명해 줄 수 있을까?”

 

 “체육관에서 운동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머리에서 피가 나는 저 사람을 보고 신고했어요.”

 

 “그 장소가 갈비마트 뒤쪽 맞니?”

 

 “네.”

 

 “그런데 얼마 안 돼서 한 번 더 전화를 했고, 장소가 옮겨졌는데 이유가 뭐니?”

 

 “갑자기 저 여자가 도망쳤어요. 그래서 잡으러 달려갔는데 얼마나 빠른지 놓쳤었어요. 그 후에 그길로 쭉 가다가 쓰러져있는 걸 발견했어요.”

 

 “그 이후엔 구급차를 기다렸고?”

 

 “네.”

 

 “음...”

 

 형사는 잠시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혹시 주변에 다른 사람은 못 봤니? 아니면 둔기 같은 건?”

 

 “아뇨. 본 적 없어요.”

 

 왜 갑자기 다른 사람이나 둔기를 물어보는 거지? 이상하네. 그냥 술 취한 사람이 머리하나 박은 건데 왜 제복을 입은 순경이 아닌 사복을 입은 형사가 온 거지? 사건이라도 일어났나? 한 번 찔러볼까?

 

 “이전에도 같은 사건이 있었나 봐요?”

 

 형사의 어깨는 순간 들썩했고, 눈동자가 약간 흔들렸다. 하지만 금방 안정을 찾고 날 째려보았다.

 

 “사건은 무슨... 영화를 너무 많이 봤네.”

 

 이로써 확신했다. 같은 일이 일어났었다. 거기다가 순경이 온 게 아니라 바로 형사가 출동한 걸 보면 아직 조사 중인 사건일 거다. 갑자기 흥분이 된다.

 

 “이번이 몇며...”

 

 “주민아, 피해자 일어났다. 일로 와!”

 

 선배로 보이는 형사가 이쪽 형사를 불렀다.

 

 “네!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름하고 전화번호, 학교는 어디 다니는지 알려주겠니?”

 

 “이름은 임세진이고, 번호는 010-XXXX-XXXX, 학교는 동영고 1학년이에요.”

 

 형사는 내 인적사항을 받아 적었다.

 

 “그래, 혹시나 물어볼게 있으면 연락할게. 길 조심하고.”

 

 “네...”

 

 쳇

 

 난 그길로 바로 집을 향하였다. 생각해보니 집까진 걸어서 40분 거리였다. 집까지 태워달라고 부탁이라도 할 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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