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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Another I
작가 : 임완
작품등록일 : 2018.11.21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가 예정되어 있을 터였다.

자그마한 이질감에 대한 궁금증, 점점 커져가는 두려움.

네가 지금 보고 있는 모습, 옛날의 모습 그대로라고 할 수 있을까?

어디까지 넌 알아낼 수 있을까?

 
0. 프롤로그
작성일 : 18-11-21 13:13     조회 : 493     추천 : 1     분량 : 1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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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안녕?”

 

 “넌, 누구야?”

 

 “음... ‘나’는 너와 평생 함께 있을 친구야.”

 

 “친구?”

 

 “그래, 친구.”

 

 “우와! 그럼 나랑 같이 놀자!”

 

 ...

 

 “왜 그래? 놀자!”

 

 “... 그건 안 돼.”

 

 “왜?”

 

 “‘나’는 여기서 못 나가.”

 

 “왜?”

 

 “우리 사이에는 벽이 있거든.”

 

 “그럼 같이 못 노는 거야?”

 

 “아니. 딱 하나... 방법이 있어.”

 

 “그게 뭐야?”

 

 “거울에 손을 대고 네가 안으로 들어가서 ‘나’와 함께 놀고 싶다고 생각하면 들어올 수 있어.”

 

 “그렇게 하면 같이 놀 수 있는 거지?”

 

 “그럼.”

 

 “알았어!”

 

 눈을 감고 나와 ‘나’는 서로의 손을 맞닿게 거울에 붙였다.

 

 새로운 친구와 놀고 싶어요.

 

 같이 놀고 싶어요.

 

 거울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요.

 

 나는 ‘나’의 말대로 머릿속으로 소원을 전부 말하고 다시 눈을 떴다.

 

 주변은 어두웠다. 내가 서 있는 약간의 공간을 제외하고는 까맣다.

 

 “친구야, 어디 있어?”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이제 같이 놀자!”

 

 여전히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어디 간 거야... 응?”

 

 나는 울먹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안 되어 내 울음은 터지고 말았다.

 

 “흐앙!!!!!!!!”

 

 쿵- 쿵- 쿵- 쿵-

 

 덜컥-

 

 “세진아! 무슨 일이야!”

 

 내 울음소리를 듣고 엄마가 달려왔다.

 

 “흐엉... 엄마... 거울에서... ‘내’가... 놀아준대서... 들어왔는데... 안... 놀아줘. 없어졌어.”

 

 “뭐?”

 

 그 순간 엄마는 밖으로 나가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그러곤 전화를 끊고 엄마는 이 방의 문을 닫았다.

 

 쿵-

 

 약 1시간 후, 바깥에서 문소리가 들렸다.

 

 “그 말 진짜야?”

 

 이 목소리는 아빠다.

 

 “하...”

 

 큰 한숨소리가 들리고 얼마 안 돼서 방문이 열렸고, 엄마와 아빠가 같이 들어왔다.

 

 덜컥-

 

 “아빠!”

 

 아빠의 눈빛은 무서웠다. 평소에도 아빠가 무서웠던 적이 있었지만, 이 정도로 무서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 빠?”

 

 “잘 가라.”

 

 아빠는 나에게 큰 두 손을 뻗었고, 그 손들은 내 목을 감싸고 졸랐다.

 

 “켁... 아... 빠...”

 

 “시끄러워! 규칙을 어긴 이상, 넌 내 아들이 아니야!”

 

 아빠는 내 목을 조르던 상태에서 나를 들어서 벽에 붙어있던 거울에 쌔게 내 몸을 박았다. 엄청난 충격에 거울마저 금가고 조그마한 파편들이 내 눈 앞으로 조금씩 떨어졌다.

 

 “케켁... ㅇ... ㅏ... 빠...”

 

 난 있는 힘껏 발버둥을 쳤지만 어른과 아이 간의 힘 차이는 분명했다. 내 발버둥에 조금도 아빠는 흔들리지 않았다. 내 몸에서 점점 힘이 빠져나간다.

 

 “사... ㄹ... ㄹㅕ... 줘.”

 

 나는 의식을 잃었다.

 

 ***

 

 눈부시다.

 

 “세진아! 세진아! 여보! 세진이가 깨어났어요!”

 

 “진짜야?!”

 

 쿵- 쿵- 쿵- 쿵-

 

 저 멀리서 한 남자가 달려왔고, 나를 쌔게 안았다. 나는 그 사람의 얼굴을 보았다.

 

 그 사람은 방금까지 내 목을 조르던 아빠였다.

 

 “으아!!! 저리가!!! 가라고!!!”

 

 나는 아까처럼 또 다시 발버둥을 힘껏 쳤다.

 

 무서웠다. 정말 무서웠다. 그 무서운 눈빛... 정말 무서웠다.

 

 그러나 이 포근함에 조금씩 정신이 돌아오고 침착해졌다. 그제야 이번이 아까와는 다르다는 걸 눈치 챘다.

 

 아빠와 엄마의 눈빛이 아까의 무서운 눈빛이 아니라, 내가 알던 평소의 따뜻한 눈빛이었다. 아빠와 엄마는 나를 껴안았다.

 

 “우리 세진이. 무서운 꿈을 꿨구나? 이젠 괜찮아. 여기 엄마하고 아빠가 있어.”

 

 아까는 정말 무서웠고 두려웠다. 그리고 매우 슬펐었다. 그러나 지금은 따뜻했다.

 

 “흐어엉... 엄마!!! 아빠!!!”

 

 이 날의 기억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소중한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는 느낌. 이 느낌이 무서워 나는 마음 속 깊이 묻고, 또 묻었다. 이 날의 일은 영원히 밖으로 꺼내지 않을 것이다.

 

 결국 그 날의 기억은 내 기억에서 영원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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