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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평범한 근무자들
작가 : 작품표지올리는방법
작품등록일 : 2018.11.12

다양한 인간의 내면에 대한 묘사와 고찰

 
연극감독, 충실한 개와의 기억 3
작성일 : 18-11-21 08:33     조회 : 267     추천 : 0     분량 : 4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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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감독관 뉴크는 덜덜 울리는 차를 조심스럽게 주차하였다. 뉴크는 헛기침을 몇번하고 차에서 내려 가래침을 뱉었다. 뉴크는 얼마전부터 고민에 빠져있었다. 뜻대로 되지 않는 근무자를 어떻게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을 것인가. 뉴크에게 라니는 거슬리는 존재가 아니었다. 라니는 작은 업무를 하고 있었지만 뉴크에게 작은 활력을 주는 근무자였다. 뉴크는 어리고 머리 회전이 빨라보이는 라니를 좋아하였다. 다른 근무자들과 달리 자신의 말에 반발하지 않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그렇지만 다른 나이많은 근무자에게 가질 수 있지만 라니에게 가질 수 없는 것이 있었다. 바로 신뢰감이었다. 뉴크는 어린 라니에게 굵직한 업무를 맡기는 것에는 부담을 느꼈다. 그래서 이것 저것을 생각한 후에 라니에게 자잘하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업무를 배정하였다. 라니는 업무 경험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근무자가 하면 금방 끝날 일이라도 두배의 시간이 걸리기도 하였다. 뉴크가 했던 생각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업무를 맡기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뉴크는 한가지 실수한 것이 있었다. 자잘한 업무라도 일감의 성격을 확실히 알아야 했을 것이다. 라니는 자신을 다치게 할 생각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라니에게 그 일감을 맡긴 화살이 뉴크에게 돌아올 것을 뉴크는 몰랐을 것이다. 라니의 일감은 허가였다. 물론 라니에게 신뢰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큰 허가업무를 맡길 수는 없었다. 경제적인 손익과 관련된 허가는 다른 노련한 근무자들이 처리하면 되는 것이었다. 라니가 하는 위원회 허가는 심리적이고 정치적인 것이었다. 물리적이고 경제적인 허가가 아닌, 의사 결정자와 같은 역할을 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저울과도 같이 정직해야하지만, 허가하는 것 내용 자체로는 별 것이 없었기 때문에 뉴크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법규에 따라 칼같이 자를 수 있는 물리적인 허가를 라니가 하는 것이 차라리 나았을지도 모른다. 심리적이고 정치적인 것을 노련한 근무자들이 하였다면, 비록 할 일은 적었겠지만 타협이 필요할 때는 적당히 감독관들의 의견에 타협 하고, 조금 융퉁성을 발휘해서 큰 위인들과의 충돌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라니는 일에 적응하고 난 다음에는 순조롭게 일감을 처리했다. 가끔 실수를 한 적도 있었지만, 충실히 업무에 임했다. 이 충실히 한 것이 나중에 문제가 되는 것이었다.

 

 "비스 사무실에서 연락드립니다. 허가 문제로 전화드렸습니다."

 

 라니가 비스사무실에서 전화를 처음 받은 날이었다. 전화를 준 사람은, 자기는 훌륭하신 비스님의 비서이며 전에 전화하였을 때 위원회 허가가 가능하다는 말을 전달 받았다는 것이었다. 라니는 허가 관련한 규정을 들어 재빨리 살폈다. 라니는 명확한 글자로 규정에 써있는 것을 보았다.

 

 '정치 업무에 종사하는 자는 위원회를 구성할 수 없다.'

 

 라니는 자신의 합리적인 뇌가 비스 사무실에서 요청한 허가 건을 거절해야 함을 판단하고 있음을 알았다. 비스는 일터가 있는 소도시의 어느 정당인이었다. 라니가 생각하기에는 정당인은 정치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것으로 판단이 되었다. 그러므로 비스 건은 거절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라니는 그렇게 생각하였다. 또 라니는 비스 사무실과 통화한 적이 없었다. 아마 자신보다 근무경력이 많은 근무자나 감독관들 중 한명이 비스 사무실이라는 말을 듣고 가능하다고 말한 것이 틀림 없다. 라니는 수화기를 들고 말없이 오래 있을 수는 없었다.

 

 "네 라니입니다. 죄송하지만 제가 비스 사무실에서 온 전화는 처음 받는 군요... 물론 문의 주신 사항은 규정을 검토하여 곧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행히도 비스 사무실의 비서라는 작자는 알았다며 순순히 끝을 맺었다. 라니는 안도의 숨을 쉬었다. 보통 위원회 허가를 받고자 하는 사람들은 검토 후 연락을 준다는 말에 발끈하기 마련이다. 검토란 곧 거절의 지연이었기 때문이다. 라니는 우선 안심이 되었다. 비스 사무실이 비서는 자신에게 당장 화를 내지는 않았다. 윽박을 지르지도 않았으며 지금 당장 찾아가겠다는둥 협박을 하지도 않았다. 라니는 마른 세수를 하고 수화기를 내려 놓았고,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았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할지는 알고 있었다. 라니는 이미 결심이 서있는 상태였다. 이 건을 허가하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라니의 마음은 확고해졌다. 어찌 허가를 해주고 싶더라도, 규정에 써있는 내용이 너무나도 명확하였다. 그렇지만 사안이 큰 것 같다는 생각은 할 수 있었다. 그래서 감독관에게 이 사안에 대해 보고하고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참이었다. 라니는 감독관을 찾아다녔다.

 

 라니가 아무리 일터의 이곳저곳을 찾아다녀도 라니의 감독관은 보이지 않았다. 라니는 마지막으로 외근 대장을 펼쳐 보았다. 그곳에는 지금으로부터 두시간 전에 출발, 지금으로부터 두시간 후 도착할 예정으로 써있는 감독관의 외근 기록이 있었다. 외근 사유에는 '업무 이행'으로 써있었다. 라니는 업무 이행이라는 것에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업무 이행이라는 건 뭘 말하는 것인가. 외근 사유로 업무 이행이라는 것은 업무를 이행하기위해서 외근을 다녀오겠다는 뜻인 것 같았다. 왜인지 충분하면서 충분하지 않은 이유라는 생각을 하였다. 라니는 감독관을 기다렸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자꾸 불안해져만 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라니는 감독관을 더이상 기다릴 수가 없었다. 라니는 저만치 않아서 텔레비전을 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최고감독관 뉴크를 보았다.. 라니는 더이상 지역 당의원인 비스 사무실에서 온 문의를 지체하였다가는 어떤 일이 발생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라니는 뉴크에게 조용히 다가갔다. 뉴크는 심기가 불편한 상태였다. 뉴크는 요 근래 근무자들의 태도 때문에 빈정이 상해있는 상태였다. 근무자들이 자신에게 예의와 격식을 갖추지 않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했다. 뉴크같은 위인에게 이런 일은 어느정도 참아줄 수 있는 것이지만, 뉴크가 생각하기에는 근무자들이 도가 넘은 것 같았다. 자신이 말을 하고 있는데 전화를 받지를 않나, 회의를 소집했는데 근무자들이 일을 하느라 늦기까지 하였다. 뉴크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뉴크는 더욱더 근엄과 위엄있는 최고감독관이 되기 위하여 소파에 앉은 몸을 더욱 의자에 붙이고 목과 머리를 뉘였다. 그러곤 양팔을 더 벌려서 팔걸이에 걸쳐 놓았다. 뉴크는 갑자기 자신이 굉장히 근엄한 상사가 된 것 같았다. 뉴크는 다시 뿌듯해졌다. 그때 라니가 자신의 옆에 서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뉴크는 반갑다는 듯이 가벼운 미소르 지어보였다.

 

 

 

 "그래 라니, 왔군 그래."

 

 

 

 뉴크는 웃어보이며 반갑게 인사하였다. 뉴크는 또 다시 스스로 뿌듯함에 사로잡혔다. 뉴크는 자신이 포용력 있고 근무자들을 아량있게 대하는 최고감독관이 된 것 가았다. 뉴크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라니를 다시보니 귀여운 혈육처럼 보이기까지 하였다. 아까 전의 자존심 상했던 감정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뉴크는 무슨 일로 라니가 찾아왔는지 궁금하였다. 라니는 조심스럽게 첫 마디를 떼었다. 사실 라니는 상급자 앞에서 머리가 복잡해져서, 간단 명료하게 설명할 수 없었지만, 이내 방금 전의 상황을 보고하기 위해서 급하게 정리를 하였다. 비스의 사무실에서 허가 요청이 왔는데, 지금의 문제점은...?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해야만 하더라... 위원회, 위원회. 위원회 허가 요청이 왔습니다. 그런데 규정상 어긋나서 안 될 것 같습니다.

 

 

 

 "위원회 허가 문의가..."

 

 

 

 라니는 크나큰 실수를 저지른 참이었던 것이다. 뉴크는 스스로 자신의 권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 후 몸을 이리저리 틀어 만족할 만한 상태로 만들었고, 그 만족감과 함께 스스로 자축을 하고 있던 참이었다. 뉴크의 얼굴에는 열이 올랐다. 뉴크는 즐겨 마시는 술을 마신 것 처럼 얼굴이 빨갛게 변했다. 아마 감정의 격동이 있었으리라. 나는 최고감독관이라는 것을 이 근무자는 알긴 하는 것인가? 그깟 위원회 허가는 감독관과 우선 상의한 후 그 다음에 나에게 와야 하는 종류의 건덕지가 아닌가. 감독관은 어딜 간게야. 괘씸하군. 일터는 최고감독관이 열심히 지키고 있고, 감독관이라는 작자는 놀러나 다니고 있으니. 내가 방금 전 겨우 바로 세웠던 나의 권위는 곧 바로 땅으로 추락했다. 이 작고 귀여운 한 근무자 때문에. 겨우 그런 건으로 나에게 상의를 하러 오다니 철이 없는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곳은 일터면 일터답게 짧은 보고서라도 작성해와서 들이밀 것이지, 더듬더듬 거리면서 말을 거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별 것도 아닌 거 가지고, 감독관과 먼저 상의하게"

 

 

 

 뉴크는 제대로 빈정이 상했다. 라니의 말을 자르고 다시 편한 자세를 취해 소파에서 휴식을 맛보았다. 라니는 뉴크의 대처에 당황하였다. 물론 라니도 일의 순서를 뒤집은 것은 잘못한 것이다. 그렇지만 이 건은 급박한 사안이 아닌가! 비록 라니가 일하는 이 곳 소도시의 정당인이라고 해도, 각종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작자였으며, 여러 사냥개들을 동원하면 최고감독관과 감독관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었다. 라니는 최고감독관이 나른하게 휴식을 취하자, 자신도 너무 호들갑 떨건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최고감독관은 삼십년이 다 되어가는 근무자가 아닌가! 믿고 안심해도 될 터였다. 라니는 이내 서류작업을 하며 가만히 감독관을 기다렸다.

 

 

 

 아까의 시간으로부터 두시간이 지난 후, 감독관은 약속이라도 한 듯 돌아왔다. 라니는 마음이 놓였다. 드디어 비스 사무실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 할 사람이 온 것이다. 라니는 감독관 앞으로 뛰어가서 아까 최고감독관이 들어보지도 않고 자른 이야기를 조심조심 늘어놓았다. 라니는 감독관이 아까 최고감독관처럼 윽박을 지를까봐 몸을 움츠렸다. 감독관의 표정은 읽을 수가 없었다. 감독관은 확신이 없어 보였고 최고감독관은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았다. 라니는 암울해졌다.

 

 

 

 감독관들의 역할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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