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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게임판타지
저 전직하면 안될까요
작가 : 김트리
작품등록일 : 2018.11.7

"아빠..."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도 거친 숨을 몰아쉬던 그레이스가 아버지를 불렀다.

"왜그러니? 그레이스?"

"있잖아요. 아빠. 혹시... 혹시말이예요. 내가 죽으면 아빠는 어떻게 할거에요?"

그레이스에게 '죽음'은 이제 받아들여야 할 당연한 운명같은 존재였다.

죽는건 무섭지 않다.

......

"그레이스, 그거 아니? 세상에는말이야. 정말 많은 언어가 있고, 정말 다양한 단어가 있단다. 하지만 그 어떤 언어에도 존재하지 않는 단어가 있단다. "

"그 어떤 언어에도 존재하지 않는 단어...?"

"그래. 그건 바로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들을 부르는 호칭이란다.
세상 그 어떤 단어도, 그 어떤 소리도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을 표현할 수 없었단다.
그 슬픔의 깊이를 말로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었겠지."

메인 크리퍼는 자신의 앞에 있는 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무서워하지 말거라. 이 아빠가 널 보고있을테니. 아빠가 말 했지? 이건 끝이 아니라 시작일거라고..."

이야기를 마친 그레이스의 아버지는 터벅터벅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

그레이스의 옆에 있던 그레이스의 모자가 바람을 타고 멀리멀리 날아갔다.

그리고 날아가는 모자를 향해 손을 뻗은 그레이스는 자신의 손가락이 끝에서부터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걸 깨달았다.

그레이스는 오벨리스크가 있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다녀오겠습니다."

사라져가는 손을 흔들며 그레이스는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첫 퀘스트 받았습니다.
작성일 : 18-11-20 19:07     조회 : 314     추천 : 0     분량 : 3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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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스리아 평원 ]

 

 

 

 그레이스가 들어왔던 입구와 반대방향에 있던 입구를 통해 마을 밖으로 걸음을 옮기자 새로운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푸른 초목과 넓게 펼쳐진 들판이라는 점에서는 아까 보았던 시작지점과도 비슷한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점이 있노라면.

 

 

 폴짝~ 폴짝..

 

 냠냠냠냠냠

 

 폴짝~ 폴짝~

 

 짹짹짹짹~

 

 

 이곳에는 토끼와 다람쥐 그리고 참새들이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설마... 이게 몬스터야...?'

 

 그레이스에게 익숙한 초보용 몬스터라고 한다면 좀비나 고블린, 그렘린 따위였다.

 

 이렇게 귀여운 외모의 몬스터라니...

 

 그레이스는 뛰어놀고 있는 토끼 한마리에게 다가갔다.

 

 

 

 토끼는 그레이스를 피하기는 커녕 그레이스가 다가가자 다리에 찰싹 달라붙어 국~국~ 하는 소리를 내며 애교를 부렸다.

 

 '귀...귀여워~~'

 

 그레이스는 살면서 애완동물을 키워본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이런 귀여운 동물을 가까이서 볼 기회는 그레이스에게 흔한 기회가 아니었다.

 

 그레이스는 다가온 토끼의 등에 손을 올렸다.

 

 

 

 쓰담...쓰담...

 

 부들부들하면서도 기분 좋은 토끼털의 감촉이 손끝을 타고 전해졌다.

 

 

 국~국~~

 

 토끼도 기분이 좋은지 울음소리를 계속해서 내고 있었다.

 

 

 

 

 

 "이야~ 오늘은 돈 좀 벌었겠는데?"

 

 "그러게요. 이정도면 새 신발정도는 살 수 있지 않을까요?"

 

 "후후훗, 둘이서 잘 분배해봐~ ~"

 

 그레이스가 토끼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을때 그레이스의 앞으로 3명의 남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레이스는 고개를 들어 소리가 나는 방향을 쳐다보았다.

 

 

 

 그곳에 있는것은

 

 2명의 남성과 1명의 여성

 

 그리고...

 

 호롱꽃처럼 나뭇가지에 대롱대롱 메달려 있는 수십마리의 토끼와 다람쥐들이었다.

 

 

 

 일부는 살아있었고, 일부는 이미 죽었는지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그레이스는 그 자리에서 두어번 두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는 자신의 발밑에서 애교를 부리고 있는 토끼를 바라보았다.

 

 초롱초롱한 토끼의 두 눈이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으.....'

 

 눈 앞에 있는건 사냥해야할 몬스터

 

 그렇다면 저기있는 저 사람들처럼 죽여서 경험치와 전리품을 얻는게 맞는 방법이다.

 

 그레이스는 옆에 굴러다니는 주먹만한 크기의 돌맹이를 집어 들었다.

 

 장비할만한 무기가 없는 그레이스였기에 구석기시대 원주민들이 사용했던 전통적인 방법으로 사냥하는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못 해.. 못하겠어...'

 

 그레이스의 손에서 집었던 돌맹이가 뚝 하고 떨어졌다.

 

 도저히 눈 앞에 있는 토끼를 짱돌로 찍어 죽일 수가 없었다.

 

 

 

 

 

 '그나저나 저 사람들 'Epic Tales'에 참여한 참여자들인가?'

 

 돌을 내려놓은 그레이스의 눈에 다시금 사냥을 마치고 돌아가던 세 사람이 비쳤다.

 

 마을에서 장사를 하던 사람들은 당연히 NPC라고 생각됬지만, 이 사람들은 플레이어인것 같았다.

 

 

 

 NPC와 플레이어

 

 그 둘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방법을 그레이스는 알지 못했다.

 

 '그럼 저 사람들한테 물어볼까?'

 

 중간부터 뚝 끊긴 튜토리얼, 그리고 자신의 상태창 종족값에 적혀있는 '?' 표시

 

 연결되지 않는 '운영진 연결'

 

 여러가지 버그에 관해 그레이스는 묻고 싶은 이야기가 산더미처럼 있었다.

 

 그렇게 생각한 그레이스는 단걸음에 세 사람을 향해 나아갔다.

 

 

 

 

 

 

 "아..저기..."

 

 세 사람의 앞에 선 그레이스가 조심스럽게 목소리를 내었다.

 

 "응? 무슨 일이시죠?"

 

 세 사람중 가장 앞서 가던 남성이 그레이스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

 

 '으....'

 

 눈이 마주친지 단 3초만에 그레이스의 시선은 또다시 바닥을 향해 있었다.

 

 '어떡하지...?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개를 숙인채 생각에 잠긴 그레이스의 머릿속에 문득 'Overmind'에 있던 쪽지기능이 생각났다.

 

 

 멀리 있는 플레이어에게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는 기능

 

 하지만 그건 친구창에 추가가 되어 있을 경우에만 가능한 일이었다.

 

 그레이스는 땅에 떨어진 작은 돌맹이 하나를 손에 들고는 잡초가 거의 없는 흙바닥에 글자를 쓰기 시작했다.

 

 

 꿩대신 닭이라고

 

 원거리 쪽지는 아니어도 눈 앞에 있는 사람에게 글자로 이야기를 전달 할 수는 있었다.

 

 

 

 

 

 < 안녕하세요. 저는 그레이스라고 합니다.>

 

 그레이스가 적어나간 글자를 세 사람 중 가장 앞에 있던 남성이 읽어나갔다.

 

 <여쭤보고 싶은게 있습니다.>

 

 <혹시 사람이세요?>

 

 여기까지 적은 그레이스가 고개를 힐끔 들어 가장 앞에 있던 남성을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얼마 버티지 못하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푸하하하!!! 란제 너보고 사람이냐고 물어보는데?"

 

 세 사람중 유일한 여성이었던 사람이 가장 앞에있는 남성의 등을 팡팡 때리며 폭소했다.

 

 가장 앞에 있는 남성의 이름이 '란제'인 모영이었다.

 

 

 "크흡,...크흡.. "

 

 가장 뒤에 오던 남성은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엄청난 공격을 받은 란제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좋을지 몰라 입술을 씰룩거리고 있었다.

 

 

 

 "인상 좀 풀어~ 란제 ,하루이틀 듣는 소리도 아니잖아? 푸흡"

 

 "하루이틀은 무슨! 생전 처음 듣는 소리거든!!!"

 

 "푸하하핳~ 그래? 그랬던가? "

 

 "세루리안 너 진짜... "

 

 '세루리안' 폭소를 참지 못하는 여성의 이름이었다.

 

 

 "그레이스라고 했던가? 너 마음에 든다~ 다음에 언니네 집에 놀러와."

 

 세루리안이 바닥에 쪼그리고 앉은 그레이스에게 악수를 건냈다.

 

 그레이스는 조심스럽게 세루리안의 손을 잡았다.

 

 

 --------------------------------------------

 

 [NPC ' 세루리안'과의 우호도가 상승했습니다.]

 

 [퀘스트 : 세루리안의 초대 ]

 

 스타터니티의 파랑의 칭호를 가진 마법사 '세루리안'의 초대를 받았습니다.

 

 그녀는 스타터니티 서쪽에 있는 작은 집에 살고 있습니다.

 

 

 ---------------------------------------------

 

 

 

 세루리안의 손을 잡은 그레이스의 눈 앞에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생겨났다.

 

 메시지의 밑에는 세루리안의 집의 위치가 지도에 표시되어 있었다.

 

 '퀘스트...'

 

 

 NPC

 

 눈 앞에 있는 세 사람은 사람이 아니라 NPC였다.

 

 "란제가 아무리 무섭게 생겼어도 일단은 사람이니까 걱정마~ "

 

 세루리안이 란제를 보며 키득거리며 말했다.

 

 "칫~ 헛소리를..."

 

 란제의 입에서 신경질섞인 짜증이 튀어 나왔다.

 

 "어머~ 나한테 그런 말 해도 되는건가 몰라? 란~제~?"

 

 "칫, 나 먼저 간다~ 이것들 신선도가 떨어지면 가격 다 못받는다고

 가자 키오"

 

 란제는 들고 있던 토끼와 다람쥐가 걸린 나뭇가지를 들고는 마을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조용히 웃음을 참고 있던 키오도 란제의 뒤를 따랐다.

 

 '어떡해.....'

 

 자신의 말 뜻이 왜곡됬다는 사실을 인지한 그레이스가 바닥에 다시 글자를 적어나갔다.

 

 

 

 <아니 제 말은 그런게 아니라>

 

 그레이스는 자신의 말이 자신의 의도와는 달라졌다는걸 깨닫고 말을 정정하려고 했지만, 그레이스의 말을 읽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세루리안은 바닥에 열심히 글자를 적는 그레이스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는 자신을 바라보는 그레이스를 향해 방긋 웃어보이고는 앞서 간 두 사람을 따라갔다.

 

 

 

 

 

 "으.... 한심해..."

 

 다른 사람 앞에서 한마디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바닥에 글자나 적고 있다니...

 

 그레이스 본인이 생각해도 본인이 너무 한심했다.

 

 "그나저나.. 플레이어가 아니었네..."

 

 플레이어처럼 사냥을 해서 전리품을 회수해가는 NPC라니

 

 그레이스가 기존해 해왔던 게임들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풍경이었다.

 

 

 

 보통 NPC들은 퀘스트를 주기만 하거나, 플레이어가 퀘스트를 진행할 때 옆에서 보조해주는 정도의 활동만 보였었다.

 

 하지만 이곳의 NPC는 달랐다.

 

 마치 그들 개개인에게 생각이 있고, 각자의 생활이 있는 자연스러운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것만 같았다.

 

 그레이스는 메뉴를 얼어 퀘스트창을 확인했다.

 

 

 

 [퀘스트 : 세루리안의 초대]

 

 

 퀘스트도 못받고 사냥도 못하고 있던 때에 우연히 발생한 퀘스트였다.

 

 어느길로가도 목적지에만 다다를 수 있다면 다 맞는 길 아니겠는가?

 

 그레이스는 세루리안을 찾아가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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