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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King's Road
작가 : Xien
작품등록일 : 2018.11.2

왕도(王道)란 무엇인가? 왕이 될 자는 누가 선택하는 것이고 누가 그 길을 것는 것인가?

강대국 리엔왕국에서 소리없는 왕권 쟁탈전이 벌어진다.
과연 왕이 되는 자는 누구인가?

 
10화
작성일 : 18-11-19 22:29     조회 : 317     추천 : 0     분량 : 4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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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여기서 쉬지.”

 

  동쪽에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체칠리아가 말하자 레널드와 세라는 살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기엔 별로 썩 내키지 않는 곳이지만, 어쩔 수 없네.”

 

  근처 바위에 걸터앉아 다리를 주무르며 세라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변은 사람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인지 제대로 된 길도 보이지 않았다. 드문드문 큼직한 바위 주변으로 잔뜩 웅크린 작은 관목들은 이제 곧 다가올 겨울을 말해주듯 거무튀튀한 색으로 변한 잎을 매달고 있었다.

 

  “나무 밑에서 겨울용 모포를 덮고 자면 견딜 만 할 거야. 바람이 많이 안 불길 빌어야지.”

 

  체칠리아의 말에 레널드는 조금 걱정되었지만 그래도 이제 곧 잘 수 있다는 사실에 잠자리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체칠리아는 가죽가방에서 지도를 꺼내 펼쳤다. 항상 자기 전 체칠리아는 지도를 보았다. 매일 지도를 보며 어떤 경로로 가야하는지 제대로 잘 가고 있는지를 확인해야한다고 했다. 체칠리아가 지도와 씨름하고 있는 동안 주로 세라와 레널드가 아침식사 준비를 했다. 불을 땔 땔감을 찾고 주변에 식수로 쓸 만한 샘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청일점인 레널드의 몫이었다. 레널드는 어슬렁어슬렁 주변을 살피면서 썩은 나뭇가지를 줍거나 죽은 나뭇가지를 꺾었다. 그사이 세라는 가방에서 식재료를 꺼냈다. 세라는 기분이 좋은 듯 작게 흥얼거리고 있었다. 주변에 관목들이 많아서 그런지 금세 레널드는 두 손으로 가득 안을 수 있을 만큼 나무를 구할 수 있었다. 세라가 손으로 불을 땔 자리를 알려주자 레널드는 나무를 차곡차곡 쌓았다. 체칠리아는 지도를 다 보았는지 지도를 둘둘 말아 가방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나 레널드에게 다가왔다. 레널드가 준비한 장작더미에 체칠리아는 마법으로 불을 지피고 앉아 손을 장작불에 대고 온기를 쬐었다.

 

  “이제 겨울이 다가오니 장작이 더 필요할거야. 가서 장작이나 더 주워와.”

 

  “맨날 나만 부려먹어. 이제 넌 할 일도 없으니까 너도 도와.”

 

  레널드의 뾰루퉁한 말에 체칠리아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왜? 난 네 편의를 위해 마법을 쓰고, 또 길잡이 역할도 하고 있잖아. 세라는 요리를 담당하고 있고. 당연히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네가 힘쓰는 일을 해야지.”

 

  뻔뻔스러운 체칠리아의 말에 레널드는 작게 궁시렁 거렸다.

 

  “할 말 있으면 입 밖으로 소리 내서 말해.”

 

  “아닙니다요. 마법사님.”

 

  레널드가 굽신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으나 체칠리아는 본 척도 하지 않았다. 하늘을 붉게 물들이던 해는 어느새 꽤 높이 솟아올랐다. 햇살은 아직 포근했으나 바람은 이제 꽤 서늘해서 그 셋은 바람을 등지고 모포를 덮고 모닥불 옆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세라의 요리 실력은 생각보다 꽤 괜찮았고, 제대로 된 식사는 하루에 한 번 밖에 못 먹었기에 매일 같은 메뉴였지만 레널드에겐 꿀맛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따뜻한 차를 한 잔씩 마신 뒤 체칠리아는 피곤하다며 모포를 둘둘 감고 누웠다. 레널드와 세라도 곧 잘 준비를 했다. 처음에는 환한 대낮에 잠을 자기가 힘들었는데 이제는 적응이 돼서 그럭저럭 잠을 청하기가 쉬웠다. 체칠리아는 되도록 눈에 띄지 않게 밤에 움직이는 것을 선호하였다. 달빛에만 의지하여 밤길을 걷는 것은 쉽지 않았고, 또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길만 골라 다니다 보니 자연히 이동속도가 느려 제대로 된 길로 갔다면 지금쯤 수도에 도착했겠으나 아직 3일은 더 가야했다. 딱딱한 바닥에 누운 레널드는 노곤해지는 것을 느꼈다. 타닥타닥 타오르는 모닥불의 일렁거리는 불꽃을 바라보며 레널드는 수도 에스트렐라와 왕궁을 생각했다. 이제는 꿈에서 본 것처럼 그곳의 모습이 흐릿했다. 수도에 가까워질수록 레널드의 마음은 가라앉았다. 수도에 가는 것이 사실 두려웠다.

 

  ‘정말 형이 나와 어머니를 배신 한 것이면?’

 

  이 물음은 줄곧 레널드의 머리에 맴돌았고, 수도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강해졌다. 체칠리아가 가정한 사실이 정말이라면 자신은 그 고통을 견딜 수 있을지,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자신이 없었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속으로 되뇌었지만 수도에 가까워질수록 가슴의 두근거림은 점차 심해졌다. 불길한 생각은 또다른 불길한 생각을 낳아 잠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다다르기에 레널드는 생각의 고리를 끊어버리고 모포로 얼굴을 덮었다. 하지만 잠을 못 이루는 것은 레널드 뿐이 아니었다. 세라도 모포를 덮고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얕은 한숨을 쉬었다.

 

  “세라, 잠이 안와?”

 

  레널드의 말에 세라는 자리에서 일어나 앉아 모포를 덮고 몸을 웅크렸다.

 

  “그냥…. 수도에 막상 도착하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돼서.”

 

  모닥불을 바라보는 세라의 얼굴은 불빛과 햇빛을 받아 붉게 물들었다. 레널드도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라 옆에 앉았다.

 

  “수도에 가서도 잘 할 거야. 아니면, 체칠리아한테 우리랑 같이 가고 싶다고 얘기해봐.”

 

  세라는 얼굴을 무릎에 묻으며 고개를 저었다. 한동안 바람소리와 모닥불이 타오르는 소리만이 주변을 감돌았다.

 

  “난…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어. 모험이나 마법이나 이런게 재미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평범한 내 나이또래들처럼 가슴이 뜨거워지는 연애도 해보고 싶고,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살고 싶어.”

 

  레널드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껏 아무런 걱정 없이 모자란 것 없이 지냈던 레널드로선 세라의 바람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었으나 요 근래의 일로 그녀의 말뜻이 어떤 느낌인지는 알 것 같다고 생각했다.

 

  “레널드. 난 말이지. 그동안의 삶이 너무도 끔찍했어. 내가 어렸을 때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새 아빠랑 결혼했는데 그 새 아빠란 사람이 매일 엄마랑 나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손찌검을 하기 시작했어. 하루에 한 끼 제대로 먹기도 힘들 정도로 가난했는데 그 사람은 어디서 그렇게 술을 구하는지 매일 술에 취해 있었어. 엄마는 매일 여기저기 전전하면서 허드렛일을 하고 다녔지만 그걸로 벌은 얼마 안 되는 돈은 모두 그 사람이 뺏어 가버렸어. 그러다가 얼마 전 그 사람이 어떤 남자들을 데리고 우리 집에 온 거야. 술에 취하지 않은 채로 멀쩡히. 한 번도 내 이름을 제대로 부르지도 않던 사람이 웃으면서 내 이름을 부르면서 오는데 뭔 일이 터질 거라고 예감했어. 맞아. 그 사람이 날 인신매매업소에 팔아넘긴 거야.”

 

  말을 마치 세라는 멍하니 모닥불을 바라보았다. 울 거라고 생각한 레널드의 생각과 달리 세라의 얼굴은 덤덤했다. 하지만 세라의 미세하게 떨리는 손과 목소리로 레널드는 세라가 속으로 울고 있다고 생각했다. 어떤 말로 위로를 해야 할지 몰라 레널드는 곰곰이 생각하다 입을 떼었다. 레널드의 입에선 작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작은 시골 마을 한 소녀가 살고 있었네.

  소녀의 눈엔 별빛이 소녀의 얼굴엔 달빛이 어려 있었네.

  소녀의 작은 재잘거림은 들판의 새소리와 같았고

  소녀의 발걸음은 바람에 살랑거리는 풀잎 같았네.

  소녀의 웃음소리에 햇님도 활짝 웃었네.

 

  찬란한 햇빛이 구름 뒤에 숨고

  거센 바람에 나무들도 울었네.

  소녀의 얼굴에도 웃음이 사라졌네.

  이름 모를 들꽃이 소녀에게 물었네.

  소녀야, 소녀야. 왜 웃음을 잃었니?

  들꽃아, 들꽃아. 왜 웃어야 하니?

 

  너의 웃음은 세상을 밝히는 빛이란다.

  나의 웃음은 아무것도 아니야.

  너의 노랫소리는 대지를 적시는 단비란다.

  나의 목소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들꽃은 꽃잎을 흔들었네.

  세상에 쓸모없는 건 없단다.

  넌 세상을 빛내는 별님이야.

  그러니 울지마. 소녀야.

 

  무지개가 구름에 내려앉고

  풀잎엔 구슬 같은 이슬이 열리고

  그 위를 소녀가 춤추었네.

  소녀의 발걸음 마다 이슬이 보석처럼 빛났네.

 

  작은 시골 마을 한 소녀가 살고 있었네.

  소녀의 얼굴엔 금빛이 어려 있었네.

  소녀의 웃음소리에 꽃들이 춤을 추었네.

  영원히 소녀의 웃음소리 바람결에 들려왔네.

 

  노래가 끝나자 레널드의 얼굴이 붉어졌다. 가끔 어머니에게 노래를 불러줄 때 외에 남 앞에서 노래를 한 건 처음이었다. 세라는 작게 박수를 쳤다. 아까보다 세라의 얼굴은 부드러워 보였다.

 

  “노래 잘한다. 고마워, 레널드. 나도 노래속의 소녀처럼 힘낼게.”

 

  미소 짓는 세라를 보니 레널드도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 것 같았다. 이미 해가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온 걸 보니 꽤 시간이 흐른 것 같았다. 이제 세라와 레널드도 하품을 하며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해가 구름 사이로 질 때쯤 레널드와 세라는 잠에서 깼다. 체칠리아는 어디 갔는지 체칠리아가 누웠던 자리는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종종 있는 일이라 레널드와 세라는 신경 쓰지 않고 간단히 세수를 하고 아까 오전에 만들어 놓고 남겨두었던 음식으로 배를 채웠다. 주변을 정리하고 있을 때쯤 체칠리아가 돌아왔다.

 

  “방향을 살피고 왔어. 이제 서쪽으로 쭉 가면 에스트렐라가 나올 거야.”

 

  체칠리아는 근처 바위에 걸터앉아 세라가 건네준 음식을 먹으면서 말했다.

 

  “밤 동안 부지런히 걷는 다면 아마 내일모레 쯤 에스트렐라에 도착할 수 있을 거야.”

 

  체칠리아가 음식을 다 먹자 곧 출발할 준비를 하고 그 셋은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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