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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벽장 속의 김우빈
작가 : 배꼼
작품등록일 : 2018.11.19

서울러가 되고 싶었던 비서울러 이현주!
드디어 꿈에 그리던 직장과 서울생활을 동시에 가지게 되었다.
보통 서울의 시세보다 엄청나게 싼 집을 얻은 현주는 그곳에서 서울드림을 키워나가고 있는데 그 집엔 현주만 아는 비밀이 있다!?

 
4. 권고사직
작성일 : 18-11-19 19:52     조회 : 179     추천 : 0     분량 : 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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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오늘 아르바이트는 평소보다 손님이 없어 시간이 느리게 갔다.

 

 오늘은 그나마 있는 이곳의 친구들이 뒷담화하는 걸 한참 듣다가 마칠 시간이 되었다.

 

 뭐라고 하는지 듣지도 않고 맞장구만 쳤던 나는 그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마는지

 첫 사랑에 대한 생각에 빠져 있었다.

 

 어느새 다음 타임 아르바이트생이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나 좀 예쁜 여자야~ 라고 말하는 듯한 새침한 얼굴로 가볍게 인사를 했고

 우리는 그래~ 너 예쁘다 어쩌라고 하고 말하는 듯한 얼굴로 인사를 받았다.

 

 그녀는 곧바로 탈의실로 향했다.

 

 "우리 저거 그냥 한 번 열어볼까?"

 

 우리들 중 한 명이 말했다.

 

 "그러다 큰일나면 어쩌려고!"

 

 우리들 중 다른 한 명이 말했다.

 

 사실, 열어도 별 큰 일이 있겠나 싶다.

 본인도 그런 것까지 생각하고 문을 잠그지 않고 옷을 갈아입는 거니까.

 

 "현주야 네가 열어봐"

 "내가?"

 "응 너 지금 끝났잖아. 너 갈아입는다는 핑계 대고 들어가면 될 것 같은데?"

 "아..."

 

 맞다. 다른 친구들은 시간이 좀 더 남아있었고

 나만 이제 갈 시간이 되었다.

 

 별 다른 핑계를 댈 것도 없었고 문 열어도 크게 문제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알겠어. 내가 들어가 볼게"

 

 그 말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곧바로 탈의실로 향했다.

 

 탈의실 앞에 서자 멈칫하게 되었다.

 갑자기 혹시라도 홀딱 벗고 있다면 문제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원래 사람이 그렇다.

 

 말로는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처럼 말 해놓고 막상 하려고 하면 또 망설여진다.

 난 그렇게 문 앞에서 멀뚱멀뚱 서 있었다.

 그러자, 뒤에서 빨리 열리는 신호가 들어왔다.

 

 "뭐해~?"

 "빨리 열어봐~!"

 

 뒤에서 작은 소리로 날 닦달하고 있다.

 그렇게 적게 말 해도 뒤에서 느껴졌다.

 말 하지 않아도 느껴졌다.

 그들이 말하는 내용들이.

 

 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손에서 미세한 떨림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 문을 열면 제발 아무 일도 없어라'

 

 괜히 내가 연다고 했나보다.

 아무리 평소에 미운 사람이라도 큰 일이 생긴다면 안타까울 것이다.

 난 휴머니스트인가 보다.

 뒤에서 한 번 더 문을 열라고 닦달하는 것이 느껴졌다.

 

 "아 빨리!"

 "빨리 하고 집에 들어가!"

 

 '알겠다고, 알겠다고! 그만 닦달하라고!'

 

 이렇게 말 하고 싶었지만 속으로만 말했다.

 본인들이 하는 게 아니라고 나를 이렇게나 닦달하다니

 정말 뒤에서 맨날 남 얘기하는 전형적인 사람들의 특징이다.

 본인이 직접 연관되어 있지 않으면 어떻게든 하라고 부추긴다.

 

 학교다닐 때도 항상 제일 미운 부류 중 하나였다.

 초등학교 시절, 문구점에 들어가 불량식품을 좀 먹으려고 하거나

 무더운 여름날에 아이스크림을 사서 돌아다니면

 꼭 한 입만 달라는 애들이 있었다.

 

 이왕 하기로 한 거 용기를 내서 한 번 열어봐야 겠다.

 

 어느새 손잡이에서 내려 놓았던 손을 다시 손잡이에 올렸다.

 

 아까 느껴졌던 미세한 떨림은 어느 순간 사라지고

 용기와 더불어 힘을 준 손엔 핏줄이 섰다.

 

 돌렸다.

 

 안에서도 밖에서도 느껴지지 않게

 손은 온 힘을 다 주어 핏줄까지 서 있었지만

 손잡이는 아무도 들리지 않게 조용히 돌렸다.

 내가 준 힘이 무색하리만큼 조용히 돌렸다.

 

 뒤에서 닦달하는 게 한 번 더 느껴졌다.

 

 이번에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있는 힘껏 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온 몸이 살색으로 덮인 무언가를 본 것 같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살색으로 덮인 생물과 눈이 마주쳤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 생물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순간, 가게 안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그 쪽을 향해 눈을 돌렸다.

 

 나는 정말 순간 아무것도 하지 못 하고 그 눈을 응시하고만 있었다.

 

 "빨리 닫아 미친년아!!!!"

 

 그 생물은 욕을 섞어가며 나에게 닫으라고 말 하고 있었지만

 다 들었어도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어느새 가게 안의 모든 시선을 탈의실 방향으로 향했고

 가게 일에 신경도 쓰지 않고 있던 사장의 눈까지 돌렸다.

 

 그렇게 순간 가게 전체에 정적이 흘렀다..

 

 "닫으라는 말 안 들려 미친년아!?!?!?"

 

 그 생물은 문까지 달려와 태권도 기술같은 손목치기로

 내 손을 치고 문을 쾅! 닫았다.

 

 그리고 또 정적이 흘렀다.

 

 뒤에서는 그 사이 사진을 찍었는지 핸드폰을 확인하고 있고

 가게 안의 손님들 중 일부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해

 가게 안쪽으로 몰려오는 사람들이 몇 명 있었고

 나머지는 다시 하던 얘기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사장은 누군가와 얘기를 하던 것을 멈추고

 내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현행범을 잡으려는 경찰처럼.

 재판장에 들어가는 판사처럼.

 

 날카로운 눈빛과 위엄있는 걸음걸이로 나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난 그저 옷 갈아입으려고 했어...'

 

 속으로 핑곗거리를 계속 되뇌었다.

 

 '난 잘 못 한 게 없어. 문 안 잠그고 있던 게 잘 못 한 거 아냐?'

 

 그러나, 사장은 그 마음을 전혀 읽지 않았다.

 

 "뭐야? 무슨 일이야?"

 "아니... 옷 갈아입으려고 했는데..."

 "그런데?"

 

 순간, 안에서 그 아이가 말끔하게 유니폼을 차려입고 나왔다.

 

 일부러 그런건지 머리를 헝클어져 있었다.

 옷은 예쁘게 입어도 머리를 헝클어트림으로 인해

 바쁘고 정신없게 옷을 입었다는 걸 알려주며

 그 와중에도 일하기 위해 옷은 말끔하게 입었다는 인상을 주고 싶었을까?

 

 사장은 그녀가 탈의실에서 나오자 바로 시선을 돌려 다시 물어봤다.

 

 "무슨 일이야?"

 "쟤한테 물어보세요"

 

 그녀는 서로 나이도 모르는 나에게 '쟤'라고 호칭을 한 뒤

 본인이 일하는 자리로 사라졌다.

 

 '쟤 몇 살인데 나보고 쟤라는 거야?'

 

 그런 생각도 잠시 사장은 다시 나에게 물어봤다.

 

 "무슨 일인데? 옷 왜?"

 "저 끝날 시간이라 옷 갈아입으려고 했는데..."

 

 말 끝을 흐렸다.

 

 "그런데?"

 

 답답하게 하지 말고 빨리 말 하라는 사장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짧은 말이었다.

 곧장 답하지 못 했다.

 

 "그런데, 뭐?"

 

 아까 문 열기 전에는 뒤에서 친구들이 닦달하더니

 이번에는 사장이 어서 말 하라고 닦달하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난 자초지종 아닌 자초지종을 내놓기 시작했다.

 

 "옷 갈아입으려고 문 열었는데 쟤가 벌거벗고 있었어요."

 

 사장은 한동안 말이 없다가 대답했다.

 

 "야! 그러니까 조심했어야 할 거 아냐! 다른 손님들이 봤으면 어떡할 뻔 했어!"

 

 사장이 나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 순간, 뒤에 있는 친구들을 봤으나

 본인들이랑은 전혀 상관 없는 일이라는 냥

 서로 각자의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손님도 별로 없는 오늘 같은 날

 그들은 내가 이때까지 본 것 중에 가장 열심히 일 하고 있었다.

 

 "너 일단 얼른 옷 갈아입고 나와 봐."

 "네..."

 

 사장은 나에게 무슨 중요한 할 말이라도 있는 듯한 말투로 말하고는

 다시 얘기하던 곳으로 돌아갔다.

 

 난 탈의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앞치마를 벗고 상의를 탈의하기 시작하면서

 문득 사장이 나에게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해졌다.

 

 그러다 괜히 사장이 이상한 소리 하기 전에 먼저 그만둔다고

 말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먼저 그만둔다는 말을 하게 되면

 그는 나에게 더 이상 혼낼 게 없어지니까..

 

 혼나는 건 정말 언제 어디서든 기분 좋지 않다.

 혼나고 싶어 혼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나?

 

 어느새 상의의 단추를 다 풀고 가져왔던 옷으로 내 몸 윗부분을 채웠다.

 항상 후드를 입으니 사복 입는 건 굉장히 빠른 스피드로 입을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해서 산 후드가 몇 벌인지 모르겠다.

 

 아마 옷장에 있는 대부분의 옷은 후드일 것이다.

 

 후드를 입고 오늘은 밑에 츄리닝 바지를 얼른 입었다.

 그리고 귀여운 캐릭터 양말을 신었다.

 

 발목양말이라 신발을 신으면 캐릭터가 보이지 않는다.

 솔직히 누가 보기라도 하면 좀 유치해서 민망할 것 같긴 한데

 바지에 신발까지 신으면 양말은 신었는지 안 신었는지도 모르게

 전혀 보이지가 않게 된다.

 

 그래서 어디를 갈 때 되도록 신발을 벗지 않는 곳에 가는 걸 선호한다.

 

 고등학교 때 만났던 첫 사랑, 그리고 바로 전 남자친구인 여기 사장님의 아들과

 데이트를 할 때도 병적으로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곳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양말이 없을 정도로 가난한 집안은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그런 곳에 가자고 할 때마다 난 양말을 짝짝이로 신거나

 유치한 캐릭터 양말을 신었다.

 

 아무리 캐릭터라도 귀엽거나 내 이미지에 잘 맞는다면

 그런 것까지 생각하지 않고 당당히 신발을 벗었겠지만

 캐릭터가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캐릭터가 아니었다.

 

 사람들이 아무도 모르고 어떻게 보면 귀엽지만 조금만 돌려보면 흉측한

 그러면서 캐릭터 쪽 실밥이 터져있어 자칫하면 거지같이 보일 수 있는

 어쪄면 날 불쌍하게 여길수도 있는 그런 양말이었다.

 

 물론, 나만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양말을 신었을 때는 누군가에게 발을 보이기 싫었다.

 

 옷을 금방 다 갈아입는 나는 탈의실 문을 벌컥 열었다.

 

 문을 열자 아까 있던 친구들이 맞는지 의심할 정도로

 뒷 타임 아르바이트생과 그들이 서로 맞붙어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문을 열자 모두가 나를 돌아봤다.

 마치 내가 모든 걸 잘 못 했다는 듯이..

 

 예전 같았으면 그 자체로도 굉장히 질투나고 모두가 미웠겠지만

 지금의 난 그렇지 않다.

 

 아무렇지 않게 그들을 한 번 바라보고 사장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사장은 아까 얘기하던 사람과 얘기를 다 마쳤는지 혼자 앉아 있었다.

 홀로 창가 쪽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는 그 모습은

 금방이라도 이 세상을 떠나 다른 세상으로 떠나는 사람의 모습 같았다.

 

 얼굴에는 세상 모든 근심이 가득했고

 몸은 가게 사정에는 전혀 관심 없다는 듯이 바깥 쪽으로 돌아져 있었다.

 

 "사장님"

 "어~ 앞에 앉아"

 

 근심 어린 표정이 무색하게 내가 오자마자

 그는 본인 맞은편에 자리를 내어주었다.

 

 "여기서 일한지 얼마나 됐지?"

 

 '갑자가 물어보니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한 반 년?'

 

 "6개월 정도 한 것 같아요"

 "네가 아마 제일 오래 됐지?"

 "그건 잘 모르겠는데 아마 다들 비슷할 것 같아요"

 

 모두가 들어온 시기가 비슷해 굳이 차이를 두지 않았었다.

 

 "이번에 최저시급 오른 거 알지?"

 

 '근엄하게 혼낼 것 같더니만 갑자기 왜 이런 말을..?'

 

 "네"

 "내년에도 또 오르는 것도 당연히 알겠네..?"

 

 '뭐야 대체?'

 

 "네 알아요"

 

 내 대답 이후로 잠시 침묵이 흘렀다.

 오자마자 질문을 들어서 그런지

 내가 먼저 그만둔다고 말 하자고 한 다짐도 잊고 있었다.

 

 "인건비가 많이 올라서 요새 가게 사정이 좀 힘들어.."

 

 '이런 말을 왜 나한테..? 설마 아니겠지 설마...'

 

 "그래셔 말인데..."

 

 다음 말이 대충 어떤건지 알았지만 갑작스러워서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이번 주 까지만 일 해주면 고마울 것 같아.."

 

 참 별꼴이다.

 그만두려고 한 건 난데 내가 먼저 당하다니

 어차피 그만두려고 했던 일이지만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

 

 왜 다들 이런 경험 한 번쯤 있지 않나?

 

 공부하려고 마음 잡으면 갑자기 엄마가 나타나서

 공부 좀 하라고 해서 기분 망가지는 그런 상황

 지금 그 상황과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

 

 "오늘까지만 할게요."

 "현주야..."

 

 떨어질 대로 떨어진 내 기분과 감정은

 마음에 없던 소리를 내뱉었다.

 

 원래는 아카데미 수강 신청과 서울에서의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고 나서

 그만두려던 참이었다.

 정말 그렇게 말 하려고 했었다.

 

 

 
작가의 말
 

 제대로 된 직장도 아닌 아르바이트 자리에서 잘린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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