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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스윙 - 그해 우리의 헛 방망이질
작가 : 톰과제리2
작품등록일 : 2018.11.19

1990년 서울의 산동네, 이화동을 배경으로 한 성장 소설.
화가인 엄마는 이혼 후 미국으로 자신의 성공을 위해 이민을 갔고,
아빠는 새로 결혼한 여자와 강남 아파트에서 단란하게 살고 있다.
할머니의 미싱 일을 도우며 살던 단비가 아빠 집으로 들어가 살게 된다.
그러나 위선적인 아빠와 새엄마에게 염증을 느끼고
학교에서 도둑 누명을 쓴 절친, 민희와 학교를 탈출하여
친엄마의 친척들이 살고 있는 여수로 떠난다.
그러나 마주하게 된 진실은 단비가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민희는 실제로 지갑을 훔쳤고 위선적이기만 한 아빠에게도 하나의 진실은 있었다....

 
1. 미싱 소리가 들리던 동네
작성일 : 18-11-19 10:22     조회 : 428     추천 : 0     분량 : 6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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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싱 소리가 들리던 동네

 

  그 동네 골목, 깊은 곳에선 항상 들릴락 말락 한 재봉틀 소리가 들려왔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그 낮은 소리는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거리 풍경의 한 부분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큰 길에 있는 너 댓평 짜리 공장 안에서도 미싱들은 돌아갔지만, 그 곳에서 나오는 미싱 소리는 라디오에서 나오는 이문세, 이승철의 유행가 소리에 묻혔다. 그 동네를 우연히 지나가는 사람들은 미싱 소리가 나는 골목과 공장 앞을 지나면서도 그 소리를 알아채지 못했다.

  그 동네는 서울 도심 인근에 있는 산동네였다. 바위가 듬성듬성 있는 야트막한 산엔 집들이 꼭대기까지 빼곡히 차있었고, 산 아래부터 지그재그로 나있는 큰 길로는 마을버스가 산꼭대기 종점까지 다녔다. 동네를 다니는 마을버스의 반대편 종점은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동대문 시장이나 평화시장 같은 시장들이 있었다. 그 재래 시장들을 기반으로 장사를 하거나, 시장에서 팔리는 침구류나 옷 등을 만드는 사람들이 많이 살았다.

  산동네라고 해서, 굴껍질같은 집들만 들어찬 것은 아니었다. 단비가 사는 쪽의 반대쪽엔 시영市營 아파트 수 십 채가 산 중턱부터 꼭대기까지 들어차 있었는데, 멀리서 보면 오층 정도의 아파트 수 십 채가 가파른 비탈에 서있어서 안 그래도 야트막한 산세를 위태롭게 짓누르고 있었다. 그 아파트들은 말만 아파트였지, 서울 인근 동네에 지어지던 그런 말쑥한 아파트와는 달랐다. 당시에는 자고나면 새 아파트가 죽순처럼 솟아나던 시절이었는데, 그 시영 아파트엔 엘리베이터가 없었으며 복도엔 심심찮게 쥐도 나타났었다. 또 시영 아파트 일 층 벽의 일부가 허물어져서 철근이 드러난 곳이 꽤 있었는데, 주민들이 자신의 집에서 쓰레기로 나온 연탄재를 으깨서 철근이 드러난 아파트 벽에 슥슥 발라서 메워 놓곤 했다. 그러니까 그 아파트들 입주자들은 연탄을 써서 난방을 해결했다. 단비는 어느 날인가 난방을 위해 연탄을 땐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어린 마음에도 연탄 아파트는 듣도 보도 못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시영 아파트는 이미 노후 시설물로 판정을 받아 오래 전부터 재개발 소문이 돌고 있었다.

  그 뿐이 아니었다. 겨울에 눈이 오면, 경사가 심한 산동네 길을 오르내리는 마을버스가 아파트 일 층의 가게를 들이 받는 일도 종종 있었다. 그래도 동네 사람들은 '집에 있다가 지진 난 줄 알았다', '무너지지만 않으면 되지.'라고 하며 아무렇지 않게 넘겨 버렸었다. 그 정도는 그 동네 사람들에게는 일상이었는지도 몰랐다.

  그래도 동네 아줌마들의 말에 의하면 아직도 그 시영 아파트엔 알부자가 남아 있다고 했다. 그 아파트가 처음 산비탈에 지어졌던 육 십 년 대 말엔 나름 서울에서 신식이었고, 그 시절부터 이 아파트에 살면서 근처 시장에서 원단, 옷, 건어물 등의 장사를 시작한 사람들 중엔 한 몫을 챙긴 이들이 많다고 했다. 그렇게 시장에서 한 몫을 벌었던 입주자들은 대개 도심 사방에 들어선 신식 아파트로 흩어져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영 아파트에 남아 살고 있는 사람들은 돈이 들어온 집을 떠나면 안 된다는 미신을 과도하게 믿거나, 고집스럽게 새로 지어진 아파트의 편리함을 거부하는 사람들 뿐이었다.

  동네 냉면 가게나 미용실에서 여자들은 이제 이 동네 좋은 시절은 다 갔다는 한탄을 했다. 더불어 재개발에 대한 무성한 말들을 쏟아냈다. 시영아파트 수 십 채를 모두 허물어 버리고 그 자리에 공원을 만들겠다는 소리부터 시내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고급 빌라촌을 만들겠다는 소리까지, 재개발 시기나 방법, 보상 등에 대해서 중구난방으로 떠들어댔다. 그런 불안함 속에서도 사람들은 꾸역꾸역 동네로 들어왔고, 골목 집 문간방은 외지에서 이사 온 사람들로 비어 있을 틈이 없었다.

 

  한 사람이 겨우 다닐 만한 넓이에, 시멘트로 대충 마감한 층계를 올라가야 하는 골목 끝엔 단비와 단비의 할머니인 김 여사가 사는 집이 있었다. 단비 할머니, 김 여사는 전쟁이 끝난 후에 이 동네에 들어와 동네 안에서만 몇 차례 이사를 다니다가 수 십 년 전에 그 집에 정착을 하게 되었다. 그 집에서 아들 고등학교를 보냈고, 남편이 죽었고, 학교를 졸업한 아들이 장가드는 것을 보았고, 단비가 태어나는 것을 보았다.

  멀리서 봤다면 비스듬한 벽에 달려 있는 선반 같았던 낡은 단층집엔 손바닥보다도 작은 마당이 있었다. 마당이라지만 화단이나 흙은 없었고 작은 수돗가와 김 여사가 가꾸는 화분 수 십 개 만이 담 아래에 놓여 있었다. 그 동네에선 그리 특별할 것이 없는 집이었다.

  그래도 그 집 대문 밖, 담벼락 아래엔 용케도 흙바닥이 있었는데 그 작은 틈에 심은 능소화나무가 기세 좋게 담을 넘어 지붕의 반을 덮고 있었다. 그 동네의 집들엔 대개 흙으로 된 마당이 거의 없었다. 겨우 있다는 게 시멘트로 벽을 쌓아 만든 화단이었는데, 그런 화단엔 호박이나 고추, 파, 가지 같은 식용 푸성귀가 자라고 있었다. 꽃이라면 봉숭아나 채송화 화분 정도였다. 산 아래 동네엔 잔디가 깔린 정원이 있는 멋진 양옥집들도 꽤 있었는데, 넝쿨장미나 목련, 라일락, 감나무 정도를 심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늦봄부터 여름 내내 아이 주먹만한 화려한 꽃송이가 무수히 피어나는 능소화나무란 분명 특별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아름다운 꽃나무가 그 곳에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았다. 김 여사 집 앞 골목은 어느 때부터인가 외딴 섬처럼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길이 되어 있었다. 아랫집에 세 들어 살던 옥수 네가 이사 나간 다음에는 더욱 골목은 을씨년스러워졌다. 그 꽃 넝쿨을 오며 가며 보는 사람도 몇 안 되었지만, 그 동네에서 능소화라는 꽃 이름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도 거의 없었다. 단비도 그 꽃나무의 이름을 몰랐었다. 능소화가 여름 내내 작은 집을 휘감은 풍경은 그렇게 사람들의 눈길을 받지 못 한 채 스스로 하늘을 향해 피었다가 때가 되면 제 풀에 사그라져 갔다.

 

  허리가 꼬부랑 할머니처럼 굽은 김 여사는 바깥출입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이었다. 김 여사는 매일 작은 집을 쓸고 닦기를 반복하면서 살았다. 집안일이 대충 끝나는 오후엔 마루에서 부업으로 재봉일을 했다. 김 여사는 단비가 어렸을 때나 조금 컸을 때나 청소나 연탄 갈기, 설거지 같은 집안일을 단비에게 시키지 않았다. 대신 김 여사의 재봉 일감을 받아오고, 처리가 끝난 일감을 다시 배달하는 일을 단비에게 시켰다.

  이를테면 재단사가 잘라놓은 커튼이나 아동복 감을 단비가 받아오면 김 여사가 레이스나 주머니 다는 일을 했고, 김 여사가 일을 끝낸 일감들은 다시 단비가 다음 집에 넘겼다. 그럼 다음 집에선 마무리 작업을 해서 인근 시장의 가게에 납품을 하는 구조였다.

  단비는 다람쥐가 숲속 나무통 속을 쏘다니듯이 집 앞이나 마을 골목 길을 재빠르게 쏘다녔고, 그 산동네의 실핏줄 같은 골목을 모두 꿰고 있었다. 단비의 어린 시절이란 아이들과 골목 담 아래에서 시멘트 바닥에 앉아 분필로 낙서를 하거나, 심부름으로 골목을 헤매고 다니는 것이었다.

  단비가 일감을 받아오는 곳은 몇 군데 있었지만 주로 원산댁 아줌마 네였다. 원산댁 아줌마의 집은 산 반대쪽에 있는 시영 아파트였다. 아파트라지만 단비네 집보다 더 산꼭대기여서 좀 더 올라가야했다. 초등학생 단비가 원산댁 아줌마네 집에 가면 아줌마는 방에서 미싱을 돌리다가 단비를 살갑게 맞아 주었다.

 

  “내레 전등 아래에서 어젯밤에 저거 하느라 눈알 빠지는 줄 알았어야. 밑단이랑 바이어스도 쉬운 게 아닌데, 니네 할머니는 눈 아프다는 소리 안 하나?”

  “할머니는 낮에 햇빛이 있을 때만 일하세요.”

  “하긴 밤에 불도 안 키는데 작업하다가 뭔 일 나면 큰 일 아니간? 거, 니네 할머니는 요즘에도 밤에 불 안 키고 사네?”

  “테레비 틀어 놓을 때만 불 안 키는 거에요.”

  “그랬던 사람이 아닌데...."

  "우리 할머니가 어땠는데요?"

  "옛날엔 니네 할머니가 내가 하던 옷가게 입구에서 마늘 장사했어야. 그 때 니네 할머니가 살림 잘 안 하는 나를 데리고 다니면서 좋은 배추도 봐주고 그랬다야. 그 땐 시장 여자들이랑 말도 잘 하고, 시누이들 욕도 잘 하고 그랬는데. 하하."

 

  원산댁 아줌마가 아동복 일감을 보자기에 싸주면서 이북 사투리가 희미하게 배어 있는 말투로 말을 했다. 티브이 드라마가 아닌 실제 생활에서 이북 사투리가 배인 투로 말을 하는 사람을 단비는 원산 아줌마 말고는 본적이 없었다.

  어쨌거나 주름이 자글자글한 얼굴만 보면 할머니였음에도, 허리를 곳곳이 세우고 앉아 안경 아래로 작업대의 일감들을 진지하게 내려다보는 모습을 보면, 누구도 원산댁의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원산댁 아줌마는 '아줌마'였다.

 

  “자크 다는 것은 단가가 잘 나왔어. 백 오십 원이야. 레이스는 오십 원이고. 다 끝내면 여기로 들고 오지 말고 시장에 직접 갔다주라. 가게 주소는 적어 놨어. 알았지?”

  “예. 안녕히 계세요.”

  “그래. 잘 들고 가보라.”

 

  단비가 일감을 들고 그 집 현관문을 거쳐 나가려는 데, 낡은 소파 아래에서 자고 있던 중형 견, '도꾸'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단비를 보며 '킁킁' 소리를 내었다. 이 개가 반가움을 표시하고 있다는 것을 단비는 알고 있었다. 아줌마의 말에 따르면 도꾸는 사람 나이로 치면 환갑, 진갑 넘긴 나이어서 눈이 침침하다고 했다. 그래도 오후 다섯 시에 원산댁이 현관문을 열면 도꾸는 자기 혼자 나가서 동네 한 바퀴 산책을 하고 들어왔다. 동네 사람들은 매일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길을 주인 없이 걸어가는 중형견을 동네 아이처럼 대접해 주며 예뻐해 주었다. 동네엔 목줄을 매지 않고 돌아다니는 몇 마리 개들이 있었는데 도꾸는 신통하게도 그런 개들과는 섞이지 않고 자신의 길만을 갔다. 도꾸는 그렇게 산책을 한 다음에 소파 아래로 들어가서 하루 종일 낮잠을 잔다고 했다. 단비는 도꾸를 보면 뜬금없이 눈물과 웃음이 삐져나올 것만 같았다.

 

  정말 부자들이 보면 피식 비웃음이 나올 정도일지 몰라도 그 동네에서 원산댁 아줌마 정도면 알부자였다. 한 때는 시장에서 옷장사도 하고 옷 공장도 꾸려나갔던 원산댁은 두 딸들을 교육시켜 시집보냈고, 버젓한 집이 따로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용돈이라도 벌어야 한다는 말을 하며, 늘상 '십 원 띠기' 미싱 일을 하고 있었다. 아줌마의 딸들이 보일러가 되는 집으로 이사 가서 편하게 살라고 성화를 해댔지만, 원산댁 아줌마는 '도꾸'와 함께 자신의 전성기의 기억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그 집을 지키며 살고 있었다. 하지만 원산댁에게도 그 산동네에서 떠날 날이 다가오고 있는 모양이었다. 단비는 몇 일전 영경이네 집에 물건을 건네주러 갔다가 일하는 여자들이 모여서 원산댁 아줌마 네가 이사 간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을 들었었다.

 

  한 개당 오 십 원, 백 원, 혹은 몇 백 원 짜리 일감은 수 십 개에서 수 백 개 였다. 김 여사는 단비가 들고 온 일감을 하루 안에 해치울 때도 있었고 며칠에 나눠서 끝낼 때도 있었다. 그러면 다음 날, 김 여사가 마감해 놓은 일감을 단비가 다음 집으로 넘기면 되었다. 일감은 주로 영경이네 공장으로 넘겼는데, 완제품의 경우 아예 시장에 있는 가게까지 단비가 들고 가서 직접 넘겨주는 날도 있었다. 그렇게 물건을 넘기고 돈을 받아온 날엔 단비는 김 여사로부터 오 백 원을 특별 심부름 값으로 받았다. 초등학생, 단비는 그 돈으로 하드보다는 비싼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다. 산꼭대기에 올라가서 시내를 내려다보면서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가 단비는 제일 좋았다.

 

  단비가 일감을 주로 받아오던 또 다른 집으론 영경이네가 있었다. 영경이는 단비와 같은 학교를 다니던 동갑내기였으며, 가끔 단비가 일거리를 많이 받아 들고 갈 때는 같이 들어주곤 했었다. 영경이네 집은 이 동네에선 드물게 이층 벽돌집이었는데, 주인 집 딸이 치는 피아노 소리가 들려올 것 같은 겉모습과는 다르게 하루 종일 미싱 소리와 재단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담 너머로 들렸다.

  단비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일층과 지하엔 십 여 명의 일꾼들이 하루 종일 옷을 만들었다. 재단사는 주로 지방에서 올라온 남자들이 했고, 미싱은 동네 여자들이 돌렸다. 이런 식으로 꾸려 나가는 다른 공장엔 일찌감치 고등학교를 때려 친 언니들이 실밥을 뜯곤 했는데, 영경이네 어머니는 딸 같다고 학교 다닐 나이의 애들은 아예 쓰질 않았다. 김 여사는 그 말을 듣고 영경이 네가 잘 하는 거라고 칭찬의 말을 했다. 영경이 어머니도 단비에게 일감을 주면서, 김 여사야 말로 다른 동네 여자들에 비해 마감이나 박음질 불량이 거의 없다는 말을 해주곤 했었다. 영경이 어머니가 십 년째 꾸준히 일감을 내주는 이유였다.

  영경이네 집은 산 아래쪽이어서 단비 말고 시장 쪽 사람들이 오기도 좋았다. 그래서 항상 반쯤 열려 있는 대문으론 공장 일꾼들과 시장 사람들이 뻔질나게 드나들었다. 영경이네는 곧 번듯한 공장을 따로 차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영경이와 단비가 중학교에 가게 되자 영경이네 현관에 널려 있던 냄새나던 신발들의 숫자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제 단비는 수 백 장의 일감도 너끈히 들 수 있을 만큼 자랐지만, 영경이네서 받는 일감의 양은 점점 줄기만 했다.

 

  “우리 집은 올해부터 재단사 안 쓴데. 필요할 때만 아빠가 하신데.”

 

  영경이가 방과 후에 같이 집에 가며 한 말이었다. 가내 공장에서 만든 싸구려 옷들이 시장에서 그런대로 팔려 나가는 시절은 끝나가고 있었다. 형편이 어렵거나 학교가 싫다며 공장으로 실밥을 뜯으러 오던 동네 '언니'들도 이제는 더 이상 없었다. 그런 '언니'들은 이제 시내의 햄버거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라는 것을 한다고 했다. 단비의 귀에만 크게 들리던 그 동네의 미싱 소리는 진짜로 희미해져 갔다. 단비가 방과 후에 일감 보자기를 들고 산등성이 층계를 낑낑거리며 올라갈 일이 점점 없어져 가고 있었다.

 
작가의 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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