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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평범한 근무자들
작가 : 작품표지올리는방법
작품등록일 : 2018.11.12

다양한 인간의 내면에 대한 묘사와 고찰

 
비겁쟁이 청년 2
작성일 : 18-11-17 08:55     조회 : 292     추천 : 0     분량 : 3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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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터로 가는 라니의 발걸음은 점점 무거워져만 갔다. 라니는 어설픈 반항을 하면서도 해야할 일을 마치지 못하면 근무지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라니는 아무것도 포기하지 못했다. 라니는 동료들에게 미움을 사고 싶지않았고 자신이 이때까지 쌓아온 신뢰를 잃고 싶지 않았다. 또 자신을 믿어주는 감독관들과 최고감독관이 칭찬했던 말에 엇나가고 싶지 않았다. 왜 그러고 싶은지는 알 수 없었다. 사실 라니의 일터는 보수가 많지도 않았고 열심히 해서 뚜렷한 성과를 낼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라니는 자신도 무엇을 원하는지 잘모르는 듯하였다. 이 일터에서 근무자가 노력해서 될 수 있는 것은 이십년이 지난 후 작은 감독관자리를 하나 차지하는 것이었다. 라니가 열심히 일하더라도 얻을 수 있는 대가는 너무나 작은 것이었다. 라니의 얼굴은 날이 갈수록 창백해져갔다. 라니의 눈은 점점 더 퀭해졌다.

 

 "이봐 라니, 잠깐 나랑 이야기 좀 나누지"

 

 치사는 라니의 동료 근무자이다. 치사는 아이가 둘있었고 치사의 남편은 좋은 일터를 다니고 있었다. 라니의 근무 경력은 치사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치사는 라니의 동료이고 비록 근무자였지만, 치사는 자신이 근무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치사는 이십년이 다된 근무자였지만, 이제 치사는 자신이 감독관이라고 생각하고있었다. 아니 착각하고 있었다. 치사를 그렇게 만든 원인은 최고감독관의 격려 섞인 말도 포함되어있었다. 최고감독관은 치사가 비록 근무자이지만 경력이 오래되었으니 전체적으로 근무자들과 업무 전반을 관리해야한다고 말해왔으며, 다른 많은 근무자들은 치사가 다음 감독관이 확실하며 차기 감독관 후보라고 말하고 다녔다. 치사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아니라며 부끄럽게 웃어보였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정말 다음 감독관 후보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품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렇게 치사는 자신감을 가지고 근무를 했다. 치사는 밤늦게까지 일감들을 처리했으며 종종 라니와 같이 밤늦게 일터에서 나가기도 하였다. 라니와 함께 밤늦게까지 일을 할 때는 저 새로온 아이가 도대체 할일이 뭐가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때때로 라니가 지친 표정으로 일감을 처리하고 있을 때면 성큼 다가가 할게 뭐냐고 물어보곤 하였다. 그때마다 라니는 마음속에서 울고 화를 냈다. 치사는 최고감독관이 일터를 떠나기 전까지는 절대 일터를 떠나지 않았다. 최고감독관은 그런 치사를 기특해하고 자랑스러워하였다. 다른 근무자들도 치사를 믿음직스럽게 생각했으나, 종종 치사는 마치 자신이 감독관인양 일감을 배분하고 일적인 지시를 내리기도 하였다. 근무자들은 치사를 은근히 불편해 하였지만, 곧 감독관이 될 수도 있기에 치사에게 무어라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어제 일 말인데 말야...."

 

 라니는 치사의 말을 듣는다. 라니는 점점 현실이 현실같지가 않게 느껴졌다. 라니는 마치 자신의 삶을 구경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자신이 삶의 구경꾼 같았다. 라니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런데 구경꾼이 실제로 될 수는 없었다. 라니의 심장은 뛴다. 갑자기 겁이 나고 머릿속이 멍해진다. 치사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두렵다. 방금 전의 구경꾼 같은 태도로 돌아가고 싶었다. 라니는 치사에 대해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 다만 왜 라니는 이토록 긴장하는 것일까? 타트가 어제 일에 대해서 치사에게 말한 것일까? 라니는 타트가 그럴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못하였다. 타트가 정말 품격있는 사람이라고 예상한 것도 아니었지만, 라니와 타트가 이야기 한 후로 그 일은 모두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러니까 라니는 타트가 그 일을 하기 싫어서, 치사에게 라니가 자기에게 일을 하라고 했다고 말을 할 정도로 타트가 비겁한 인간은 아닐 것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라니는 그렇게 하는 것은 좀 비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근데 라니가 순식간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치사의 바로 옆에 타트가 서있었기 때문이다. 타트가 조용히 숨쉬고 있다. 라니는 타트의 숨소리가 돼지의 숨소리처럼 들려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는 너희 쪽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말야"

 

 라니는 머리에 충격을 받는다. 치사는 친절하고 부드러운 말투로 이야기 해주었다. 옆의 타트는 잠자코 듣고 있는다. 라니는 어떤 반응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그냥 조용히 있는 것이 최선일까.. 용기를 내야할까 사실 용기가 잘 나지 않았다. 라니는 아무 힘도 없었더. 권력도 없었다. 단지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은 근무자일 뿐이었다. 라니는 말없이 있었다. 치사가 무슨 말을 할지 기다릴 뿐이었다. 사실 별로 궁금하지는 않았다. 치사가 생각하기로는 자신은 아예 감독관인 것 같았다. 그렇지만 생각을 어떻게 확인하겠는가. 그렇게 예측만 할 뿐이었다. 이러는 중에 타트는 마치 치사를 방패삼아서 있는 것 같아 라니의 마음이 불편해졌다. 라니는 사신이 처한 상황이 더이상 진행되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하였다. 라니는 눈을 들어 천장을 본다. 하얀 불빛을 가만히 쳐다본다. 갑자기 하늘을 보는 행동이 치사와 타트를 당황하게 만들 수도 있겠지만, 라니는 갑자기 천장을 보고 싶었다. 눈물이 고였기 때문이다. 라니가 울 상황은 아니었다. 그래서 우는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아직 울지는 않았다. 눈물이 아직 차오르기만 했을 뿐이다. 라니는 두 사람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것은 라니의 작은 신념과도 같은 것이었다. 자신이 별로 호감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 우는 것과 같은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라니는 고개를 재빨리 정면으로 숙이고 눈을 두세번 깜박였다. 눈물아 조금 사그라 들었다. 한 사람이 있고, 두 사람이 그 앞에 있는 상황에서는, 상대 인원이 같지 않다고 느껴질 때에는, 특히 일상적인 대화가 아닌 약간 공격적인 상황에서는 위암감을 느끼게 되기 마련이다. 라니는 흔들리지 않으려 마음을 굳게 먹었다. 라니는 항상 그랬다. 단단하고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되고 싶었다. 굳고 강인한 정신, 바로 라니가 가지고 싶어했던 것이었다. 아마 그건 강인한 정신을 가진 아비의 탓도 있었으리라. 라니는 굳고 뚝심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라니는 그간 자신에게 맡겨진 많은 일을 묵묵히 처리하였다. 하지만 라니는 단단하고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되기보다는 세찬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기만 할 뿐 부러지지 않는 갈대가 되기를 소망해야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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