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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Devil's ruin 1422년 웨일즈 구역편
작가 : BIUS
작품등록일 : 2018.11.16

서기 1442년, 평화롭기만 하던 리버톤 왕국의 어느 한 구역에서 흉흉한 사건들이 터지기 시작한다. 비스트라 불리우는 괴생명체들과 밤마다 들려오는 사람들의 비명소리, 그런 사건들 속에서도 12신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사람들의 광신도적인 신앙심..
리버톤 왕국의 웨일즈 구역중에서도 그것들의 실체를 가장 먼저 알아버린 세명의 아이들은 12신을 섬기는 종교에 서서히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한명의 신, 12명의 신
작성일 : 18-11-16 22:09     조회 : 383     추천 : 1     분량 : 5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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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두운 적막감만이 흐르는 어스름의 새벽 속에,

 광기를 띤 붉은색 눈알이 한 남자를 집요하게 쫓고 있다.

 "안돼..!! 저리가!!! 그만 쫓아오라고!!"

 남자는 괴성을 내지르며 불들이 켜진 주택가의 골목으로 들어서서 힘차게 소리쳤다.

 "제발 살려주세요!! 누가 제발 좀!!!"

 체력이 완전히 바닥 나버린 그에게있어 그것은 마지막 구원의 외침이었다. 하지만 붉은 눈알의 찢어지는듯한 괴성에 사람들은 전부 문을 걸어 잠근 뒤 소리를 죽였다. 게다가 온 집안의 불이 꺼진탓에 남자는 어둠이 내려앉은 골목속에서 멈춰설 수 밖에 없었다.

 주택가들의 집에서는 기도소리가 울려퍼졌고

 기도소리에 맞춰 주변을 배회하던 빨간 눈알은

 남자가 있는곳과의 접점을 조금씩 좁혀갔다.

 두려움에 질려 경직이 되어버린 남자는 이내 비명을 지르며 자신의 심장이 뜯겨나가는것을 느꼈고 주택가의 창문들에서는 다시 빛이 새어나와 그 광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곳에는 혈흔도 잔해도, 그 무엇도 남아있지 않았다.

 

 

 

 서기 1422년, 리버톤 왕국의 웨일즈 구역 광장 한복판은 매우 소란스럽다. 사람들의 시끄러운 아우성 소리에 알버트는 인상을 찌푸렸다.

 "...이 왕국은 언제까지 이러려는걸까."

 이미 잠은 다 달아나버린 상태로 멍하니 천장을 응시하고있던 알버트의 귓전에 거센 진동이 요동친다.

 "야 알버트! 안에있냐!! 알버트!! 알버트!!!"

 게일의 목소리였다. 언제나 늘 들떠서는 상황파악도 안하고 떠들어대는 녀석.. 하브리웰 신의 탄생일인 오늘은 편히 쉬고싶었지만 게일의 집요함에는 선 같은게 없다. 짜증이 났지만 찌뿌둥한 몸을 억지로 일으켜 문을 열었다.

 "왜"

 문을열자 더 시끄럽게 들리는 사람들의 아우성에 빨리 문을 닫고 싶어진다. 게일은 흥분된 어조로 마구 지껄여댔다.

 "성탄절에 넌 집에서 뭐하는거냐? 칼초 하려고 광장 뒷골목에 애들 다 모였어. 빨리 가자!"

 "너희들 성탄절을 뭘 일일이 다 챙기는거야? 우리 왕국에서 모시는 신은 전부 열두신인데 매달마다 축제를 벌이는 저 인간들도 지긋지긋하다고. 잠좀 자자."

 문을 막 닫으려하자 게일은 황급히 손을 내밀어 문을 낚아챈다. 귀찮다는듯 바라보니 그의 얼굴에는 실망했다는 기색이 역력히 드러나 있었다.

 "알버트, 성탄일때의 칼초는 열두신들을 기리기 위한 것이기도 해. 신부 수업때 못 들었어?"

 게일에게서 보이는 그 눈은 더이상 집요함이 아니었다.

 이 이상의 언쟁을 무리라 판단했던 알버트는 그와 함께 집을 나서게 된다.

 

 광장은 여전히 소란스러웠다. 모두가 저마다의 소원을 빌어대며 기도 하였고 광신도들은 광장에 놓인 조형물을 향해 손을 뻗은채 몸을 부르르 떨어대고 있었다. 또 다른 이들은 벽을 향해 날계란을 마구 던지기도 했는데 그중에는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이들도 간간히 볼 수 있었다. 칼초를 옆구리에 끼고있던 게일은 그 모습을 흡족하다는 듯 바라보고 있다.

 "이봐 알버트. 패전국인게 과연 나쁘기만 한걸까?"

 "...그건 왜?"

 게일은 달걀모양으로 생긴 칼초를 내려다보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띄었다.

 "주 그리스도니 부활절이니.. 한 왕국이 여태껏 한 가문의 신 놀음에 농락당했다는걸 엘버룬 제국이 제대로 상기시켜준거잖아. 그런점에서 볼때, 난 엘버룬 인들을 한편으론 존경하게 돼"

 "그러냐?"

 듣기가 거북해져 화젯거리를 돌리고 싶었지만 마땅한 주제거리가 떠오르지 않았다. 게일이 말을 잇는다.

 "킥킥 게다가 엘버룬 여자들은 키도크고 전부 이쁘게 생겨서 좋아. 어떻게 온 국민이 에메랄드 빛이 나는 눈동자색을 가질 수 있는거지? 그것도 신의 축복이라면 축복일까?"

 게일은 예수의 부활절 달걀을 본따 만든 칼초를 굴려대며 말했다.

 

 

 뒷골목에는 이미 아이들이 모여있었고

 광장의 한복판과는 달리 그곳에선 묘한 정적감이 흐르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에메랄드 빛 눈을 가진 소녀는 한눈에 봐도 엘버룬 인이란걸 알 수 있었다. 그 아이는 학기 초의 신앙수업때 부터 자주 마주쳐서 일면식이 있는 사이기는 했지만 말을 걸어본 적은 없는 아이였다.

 게일이 아이들 쪽을향해 칼초를 던지며 소리친다.

 "켈리하고 알버트는 오늘도 골기퍼지? 웰슨 넌 오늘 수비수 하고"

 녹색빛의 눈을 가진 소녀와 알버트는 시큰둥히 대답하고는 각자의 위치로 자리를 잡는다.

 웰슨이란 아이도 이 종목을 그닥 좋아하는것같진

 않았다.

 

 그렇게, 매 달마다 이어지는 지긋지긋하고도 경박스러운 부활깨기 칼초가 시작되었다.

 

 ...

 

 칼초는 예상보다 싱겁게 끝나버렸고 각자의 일정도 생각하지 않은 채 급히 모였던 경기는 채 두시간도 안되어 마무리되었다. 아이들은 오늘의 경기에 불만을 토로하며 각자의 집을 향해 흐지부지 흩어졌다.

 알버트는 타들어가는 속내를 감추느라 삭혀두었던 말을 겨우 입밖으로 뱉어낸다.

 "염병할 것들."

 광장을 나와서 집을향해 걷던 알버트는 평소 자주 들락거렸던 베이커리 집의 옆쪽 지하통로로 조심히 발걸음을 옮긴다.

 어두운 지하통로를 통과한 뒤 보이는 희미하고 옅게 뿌려진 조명은 신의 존재를 감추려는듯 조심스럽게 보였고 그것은 알버트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알버트는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앞에 매달린 주 그리스도의 석고상을 향해 두 손을 모았다.

 별달리 자신을 위해 기도 할건 없었다. 그저 왕국이 정체성과 주체를 잊지 않기많을 바랄뿐이었다.

 

 "..알버트."

 

 알버트가 두 눈을 동그랗게 치켜뜨며 고개를 드니 앞에는 오늘 함께 칼초를 했던 켈리가 석고상의 뒤편에 서서 알버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알버트의 입장으로선 이해가 안갔고 이해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기에 그녀를 경계할 수 밖에 없었다.

 "켈리...엘버룬인인 너가 왜 여기 있는거야? 아니, 여길 어떻게 알고 들어온거지?"

 문득 불길한 예감이 엄습해온 알버트는 경계어린 눈빛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설마 이곳마저 없애버리려는거야? 안돼, 제발 그러지마. 내가 유일하게 아는 성소는 이곳이 마지막이라고. 우리 왕국의 주체를 더이상 훼손시키지 말아줘 부탁이야."

 정말로 간곡히 부탁했다. 알버트는 유일신인 주 그리스도를 모태신앙으로 알게 되었고 그 믿음은 부모님이 들려주신 엘버룬제국의 침략 전쟁을 알게 된 후부터 결코 변치않고 있었다.

 그의 간곡한 외침이 켈리의 마음까지 닿았던 것일까,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며 작은 한숨을 뱉어냈다.

 "아니.. 아냐. 그런거 아냐."

 "그럼? 그럼 무슨 일 때문에.."

 켈리가 고갯짓을 하자 뒤쪽에서는 또다른 인기척이 들렸고 그곳에는 오늘 칼초 경기에서 수비수를 맡았던 웰슨이 엉거주춤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다시 고개를돌려 앞을 바라보니 켈리는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와선 알버트의 어깨를 붙들고 있었다.

 "너, 엘버룬의 열두신을 믿니? 응?"

 갑작스러웠지만 알버트는 반사적으로 외쳐버렸고 자신의 그런 대답에 스스로도 조금은 놀란듯 했다.

 "개뿔 그딴거 안믿어"

 "좋아"

 켈리는 작은 미소를 머금으며 사제의자로 알버트와 웰슨을 불러낸다. 그리고 해 마다 수백번은 벌어졌던 비스트의 제물 사건 건수를 의자의 책받이 위에 즐비하게 늘어놓았다.

 "엘버룬 제국민들이 너희 왕국에 들어오고부터 벌어진 비스트 제물 사건들이야. 많이 심각하지."

 처음 등장때 부터 조용히 암묵을 지키고있던 웰슨은 켈리를 흘깃거리며 조심스레 말했다.

 "가끔씩 새벽마다 들리는 그 비명소리 말이야.?"

 켈리는 아무말 없이 웰슨을 보다가 고개를 다시 자료쪽으로 돌렸다.

 "그래. 비명소리는 각 신들의 성탄절을 기점으로 오차범위 3일이나 이틀내지로 들려왔어. 이게 뭘 의미하는걸까?"

 알버트는 인상을 쓴 채 자료들을 손가락으로 대충 훑어보며 말했다.

 "뭐긴뭐야. 너희 제국들의 악질적인 신들을 위해서 산사람들을 제물로 바친다거나 그런거겠지 뭐"

 "그럼 전날 비명을 지른 사람들 중의 몇몇이 사지 멀쩡히 돌아오는 경우는 어떻게 설명할래?"

 "...그건.."

 위층 입구에서 사람들이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웰슨은 화들짝 놀라며 켈리를 향해 속삭이듯 외친다.

 "켈리, 너 근데 여긴 어떻게 알고 들어온거야? 엘버룬인이 이곳에 있으면 안될텐데."

 켈리도 당황한듯 자료를 주섬주섬 옷속으로 마구 구겨넣으며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상황으로 보아하니 켈리는 자세한 사전조사도 없이 이곳에 들어온 모양이었다. 알버트도 기도시간이었던걸 간과한것을 내심 자책했다.

 "골치아프네, 그것도 모르고 들어왔단 말이야? 이리 로 와"

 

 지상으로 통하는 계단통로의 옆에는 청소용구함이 있었는데 급한관계로 켈리를 그곳에다 밀어넣었다. 다행히도 용구함 속은 텅텅 비어있었다.

 곧 검은 사제복을 입은 수도사들이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왔고 철칙대로 기도실에 있는 알버트와 웰슨의 눈을 빤히 들여다보며 제국민인지를 확인하였다. 웰슨은 아마도 처음이었기에 상당히 얼떨떨한 기분이었을테다.

 "깨달음을 얻으셨군요. 엘버룬제국의 십이신은 허상이며 리버톤 왕국의 유일신은 주 그리스도뿐입니다"

 수도사들은 웰슨의 앞에서 성호를 그으며 사제석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웰슨은 아직까지도 얼떨떨한 표정이다. 알버트가 말했다.

 "뭐야 웰슨, 뭐 문제라도 있어?"

 "아니.. 뭐.. 딱히 그런건 아니고.."

 우물쭈물대는 웰슨을 뒤로하고 알버트는 기도하는 수도자들을 확인한 뒤 재빨리 켈리를 꺼내어 위층을 향해 달려갔다. 뒤이어 웰슨도 뛰어올라왔다.

 알버트는 묻고싶은것이 많았지만 켈리의 떨리는 목소리에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일단..우리 여기서 흩어지자 얘들아."

 "왜, 무슨 일인데 그래"

 "..너흰 종교국가인 엘버룬제국이 왜 대 제국이 되었다고 생각해?"

 웰슨은 의심스럽다는 눈초리로 말했다.

 "..글쎄, 신들이 많아서? 물론 무교인 나로서 그런건 안 믿지만..여기도 니가 따라오래서 온거였잖아"

 켈리는 지하통로를 잠깐 보다 웰슨과 알버트를 번갈아 보았다.

 "그래, 믿음이야. 그 말은 저 기도실도 끝났다는 소리지. 저게 진짜로 마지막 남은 성소였다면 남은건 웰슨이랑 너 하나밖에 없어 알버트"

 "...끝이라니. 그게 뭔 소리야?"

 "믿음이 죽어버렸어. 아까 분위기로 보아서 저들도 반쯤은 의심하고있었다고, 자신들이 믿고 따르는것이 진짜로 신인지를 말이야.."

 알버트는 아무런 말도 할수 없었다. 그곳은 여러 채의 붕괴되어버린 곳들을 제외한 마지막 남은 성소였다. 헌데 그곳의 마지막 보루였던 수도자들이 신에대한 의심을 품고 기도하는 자들이었다니. 평소에도 조금 의심은 하고 있었지만 진심으로 신에대한 의심을 저버리지 않았던게 자신뿐이란걸 생각하자 알버트는 조금씩 분노가 치밀어오르는것을 느꼈다. 켈리는 불안한듯 석양이 지는 노을녘을 바라본다.

 "젠장.. 이대로 가다간 더 심해지겠어."

 위에서 셋이 대화를 하는사이, 밑에서의 기도는 벌써 끝이 났는지 올라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기시작했다.

 캘리는 화들짝 놀라 황급히 발걸음을 돌리다 무언가 생각났는지 그들을 돌아보곤 당부하듯 속삭였다.

 "명심 해, 신은 없어. 사람들의 믿음 속 신만이 있을 뿐이지. 다들 조심하라고 빨간눈을 말이야"

 그녀는 곧장 골목을 향해 모습을 감추었고 웰슨과 함께 덩그러니 남겨져버린 알버트는 뒤로 올라온 수도사들의 눈을 몰래 응시하였다.

 그들 중 한 사람의 눈동자는 황혼속의 어스름 속에서 붉은색 루비 빛을 띠고 있었다.

 
작가의 말
 

 여태것 너무 회피만 한것같아서 일단 질러봅니다.

 사랑해주세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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