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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평범한 근무자들
작가 : 작품표지올리는방법
작품등록일 : 2018.11.12

다양한 인간의 내면에 대한 묘사와 고찰

 
비겁쟁이 청년 1
작성일 : 18-11-16 08:29     조회 : 275     추천 : 0     분량 : 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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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니는 옹기종기모여 타트에 대해 이야기 하는 여성 동료들의 수다를 저만치 듣고 있다. 타트가 귀엽다. 타트는 재미있는 말을 해준다, 나는 타트를 놀리는 것이 제일 재미있더라... 라니는 예전 한 공간에서 타트와 일했었다. 라니는 타트에게 그토록 열광하는 여성 동료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타트는 라니에게 손톱만큼의 따뜻함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타트와의 조용한 갈등은 아슬아슬한 주고받기였다.

 

 

 

 

 

 라니는 일터에서 종종 사람들과 부딧히는 일이 잦아졌다. 라니가 점점 일감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수록, 동료들은 그런 라니를 못마땅해하였다. 라니는 자신이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떻게 해야 자신이 편안해지는 것인지 어느정도는 알아버린 것 같았다. 사실 라니는 예전에 어느정도는 너무 순진했다. 일감이 너무 많다고 반발을 한다던가, 감독관의 바로 밑의 동료와 서로 일을 미루지 말라고 다툰다던가, 소테에게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라고 간청한다던가이다. 라니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바깥사람들에게 이야기한다면 사람들이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여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라니는 초반에 열심히 투쟁하였다. 자신의 몸을 지키고 스스로를 지나치게 힘든 구렁텅이에서 지키기 위한 결정이였을 것이다.

 그러나 구렁텅이는 나가겠다고 악을 지를 수록 더더욱 스며드는 것이었다. 라니는 구렁텅이에서 진정으로 빠져나가는 법을 배우지 못했던 것이다. 라니가 일이 힘들고 더이상 동료의 일까지 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을수록 동료들의 태도는 싸늘하게 식었으며 일감은 줄지를 않았다. 라니가 비록 악을 쓰며 반항을 하였지만 이상하게도 라니는 자신에게 맡겨지는 지나치게 많은 일감을 울면서 모두 해내었다. 라니는 조숙하였지만 현명하지는 못했다. 그렇게 반항을 하면서 일을 그대로 해내는 모습을 보며 동료들은 라니가 이제 게을러지려 한다며 라니가 없는 곳에서 험담을 하기도 하였다. 감독관은 라니에게 복잡한 심정을 가지고 있었다. 라니는 어리고 힘이 넘치니 그정도 몫은 다해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한 사람에게 너무 많은 몫의 일을 떠넘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라니의 반항이 귀에 들어온 후로는 최고감독관은 고심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동료님의 일이시지 않습니까? 이건 인력관리의 측면에서 발생한 일 같군요."

 

 라니와 같은 날 들어온 동료 타트는 라니에게 말했다. 타트는 유복한 집에서 자란 청년으로 집안이 부유한 편이었다. 그때문인지 타트의 얼굴은 우유같이 부드러웠고 옷차림과 소지품에서는 가난한 티가 나는 것이 없었다. 또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타트는 근무시간이 끝나면 학위를 따러 아카데미에 가는 것이었다. 혹여 아카데미에 늦게 도착할 까봐 타트는 오후 여섯시가 되면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타트는 야망이 있는 청년이었다. 사실 타트와 라니의 동료들은 동료라지만 모두 근무연수와 나이가 지긋한 고인 물들이었다. 새로 타트와 라니가 처음 일터에 왔을 때 타트는 자신이 언젠가는 최고감독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타트가 보는 라니는 어린 여동생처럼 감싸고 함께 도와야할 동료라기 보다는, 자신의 할 일을 라니가 일정부분해주고 자신은 자기계발과 학문에 주력하여 학위를 딴 후 최고감독관이 될 수 있도록 해줄 발판이자 도구였다. 타트는 자신이 라니와 비교하였을 때 더욱 훌륭한 근무자는 자신이 아닌가 종종 생각하였다. 그 이유는 자신이 남자로서 힘쓰는 일과 같은 일을 묵묵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라니가 하는 일은 서류작업에 그치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이 하는 일에 비할 바가 아니며, 감독관들과 최고감독관은 자신을 눈여겨 보고 있다고 의식하고 있었다. 또 타트는 다른 동료와 근무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타트의 이런 속내는 라니만이 알아볼 수 있었다. 다른 여성근무자들과 동료들은 타트가 마음이 깊다느니, 근엄하다느니, 사려깊다느니 등의 말을 해대며 가상의 타트를 만들어 사랑하고 있었다. 타트는 여성근무자들과 동료, 감독관들 사이에서 사랑받는 방법을 알았다. 여성들의 마음을 얻는 것은 타트처럼 배운 자식에게는 아주 쉬운 일이었다. 다만 짧은 편지를 몇번 주고 받고 그 내용은 요즘 많이 힘들어 보인다는둥, 사려 깊은 척을 몇번해주면 여성들은 내용을 부풀려 스스로 감동을 받고 타트의 추종자가 되었다. 특히 요즘 많이 힘들어보인다는 말을 여성들은 가장 좋아한다. 여성을 다루는 것은 매우 간단하다. 그도 그럴 것이 타트는 아주 키가 크고 지적으로 생긴 청년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라니에게는 그런 다정한 말을 건넬 필요는 없었다. 라니는 할 줄 아는게 일 열심히 하는 것 밖에 없는 철없는 아이니까. 하지만 라니는 그런 타트를 좋아하는 여성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최고감독관님이 이 일은 처리부에서 해야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라니는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았다. 타트를 움직일 수 있는 건 권위였다. 물론 최고감독관은 라니를 혹사시킬 때는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하지만, 명확한 맺고 끊음의 역할이 요구될 때는 더없이 소심해졌다. 이것은 최고감독관이 가지고 있는 약점이었다. 최고감독관은 소심했다. 강인한 듯 보이는 것은 그 자리가 그렇게 보이게 만들었던 것일 뿐이었다. 최고감독관은 라니가 힘든 것에 대해서는 문제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나이가 어리고 힘이 넘치는 아이는 그정도 일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내가 감독관 승진자리에 라니를 조금은 고려하고 있음을 생각해본다면 그정도는 해야 마땅하다고 스스로 위로하고 있었다. 여기서 승진자리에 고려한다는 것은 이십년 후에나 발생할 일이다. 또 최고감독관이 고려하는 것은 후보자에서 제외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일 뿐이지 결코 라니에게 당장 줄 수 있는 혜택따위는 없었다. 단지 너를 고려하는 것 자체로 이 모든 것을 너는 견딜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욕심이었다.

 

 라니는 사실 지금 문제가 되고있는 일감이 자신의 일과는 아무 관련 없는 것임을 알고 있었지만 지난번에 두어번 해결해 준 적이 있었다. 라니는 그때는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판단력이 결여된 것 같았다. 아무에게도 말할 사람은 없었다. 라니의 상황은 모두가 알았지만 모두가 모르는척 하였다. 모두가 알고싶지 않았다.

 

 "최고감독관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으면 별 수 없네요."

 

 타트는 자신도 모르게 그 큰 몸집을 씩씩거리며 말했다. 숨을 쉴 때마다 몸집이 위아래로 움직이는 모습이 더이상 라니에게는 유복한 집안의 지적인 청년으로 보이지않았다.

 타트는 마치 원래 내일은 아닌 양 굴었다. 먹이를 먹지 못해 화난 동물같았다. 마치 그 모습은 화가 난 돼지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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