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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파주(坡州)
작가 : 메뚜기
작품등록일 : 2018.11.1

북한 모 지역에서의 생체실험이 있었다. 이 생체 실험은 강력한 전투력을 가진 인민군을 배출하기 위한 특별 프로젝트였다. 생체 실험은 성공하는 듯 보였다. 실험결과 지치지 않는 체력과 강력한 전투력을 가진 인민군이 배출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체실험의 결과는 참담했다. 실험 대상자들은 살아 있으나 죽어 있는 시체와 같은 종으로 변이 되었고, 이렇게 변이된 변종에게 공격을 당한 사람들 또한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역시 변종으로 전염이 되어 버렸다. 결국 북한의 생체 실험은 강력했지만 누구의 명령도 따르지 않는, 아니 따를 수 없는 짐승 같은 상태의 변종들을 만들어 버렸다. 생체 실험의 실패 이후 북한은 자체적으로 종의 번식을 막으려고 노력했지만 정확히 30일 후에 북한 전체는 살아있는 시체로 가득하게 되었다. 이들의 유입을 방어하기 위해서 전 세계에서는 다국적군을 파견하여 북한의 북쪽과 휴전선이 있는 남쪽 그리고 공해상을 물샐틈없이 방어하기에 이른다.

 
11화
작성일 : 18-11-15 18:59     조회 : 311     추천 : 1     분량 : 3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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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지지지직! 지지지지직!]

 “에이씨! 라디오도 안 나오고, 어디보자.”

 민철은 운전석 위쪽에 선바이저를 열었다. 선바이저에는 여러 종류의 CD가 꽂혀 있었다.

 “어디 보자, ‘예수 전도단’ 뭐야! 버려.”

 뭔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창밖으로 CD를 날려 버린다.

 “‘마커스’ 이건 또 뭐야? 막 크는 노래야?”

 민철은 자신의 개그에 만족했는지 키득 키득 웃기 시작했다.

 “세준아, 아빠 웃기지?”

 “크아아아아아악!”

 “웃기다고? 고마워.”

 “크아아아악!”

 “누가 교회 차 아니랄까봐 이런 것 밖에 없냐? 어디보자. 오! 김광석”

 이번 CD는 만족했는지 곧바로 플레이어에 CD를 집어넣었다.

 “자! 플레이를 누르고.”

 그 순간.

 [퍼억! 끼이이이익!]

 “뭐야?”

 무언가가 차량에 부딪혔다. 그 때문에 승합차는 좌우로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가 바로 발을 풀었다. 브레이크를 계속 잡다가는 차가 뒤집어 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좌우로 휘청거리던 승합차는 오른쪽의 가드레일에 부딪혀 왼쪽으로 튕겼다. 핸들을 다급하게 좌우로 흔들어 봤지만 차량은 운전자의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왼쪽으로 튕겨나간 차량의 오른쪽 바퀴들이 공중에 떴다. 뒤집어지기 직전까지 온 것이다. 민철은 급하게 핸들을 왼쪽으로 틀었다. 그리고는 재빠르게 브레이크를 잡았다.

 [끼이이이이이익!]

 다행히 차는 전복되지 않았다. 하지만 시동이 꺼졌다.

 ‘뭐지?’

 차량에 부딪힌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를 확인하려고 깨진 운전석 창문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 순간. 무언가가 민철에게 달려들었다.

 “크아아아아아악!”

 “으악!”

 변종이었다. 시동은 꺼졌지만 무심하게도 노래는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다.

 [♪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네 바퀴로 가는 자전거]

 민철은 내민 머리를 집어넣어 가까스로 변종의 공격을 피했다. 하지만 변종의 공격은 이제부터였다.

 [♪ 물속으로 나는 비행기 하늘로 나는 돛단배]

 변종이 차 안으로 들어오려 하자 민철은 재빨리 조수석 쪽에 있는 도끼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변종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

 “원샷.”

 [♪ 복잡하고 아리송한 세상위로 오늘도 애드벌룬 떠있건만]

 하지만 도끼는 변종의 머리가 아닌 어깨를 가격했다. 사람 같았으면 그 충격에 쓰러질 법했지만 변종은 그것에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도끼가 어깨를 가격했음에도 변종은 개의치 않고 달려들었다. 변종의 지속적인 공격에 조수석 쪽으로 몸을 이동한 후 누워 있는 자세로 변종의 머리를 향해 발길질을 했다.

 [♪ 포수에게 잡혀온 잉어만이 한숨을 내쉰다.]

 변종은 상체가 이미 차 안으로 들어와 민철을 공격하고 있었다. 발길질이 계속 되었지만 변종은 막무가내였다. 민철은 손을 더듬어서 조수석 쪽에 세워 놓은 소총을 집어 들었다. 하지만 소총이 들리지 않았다. 소총의 총끈이 무언가에 걸려버린 것이다.

 “아이 씨!”

 [♪ 남자처럼 머리 깎은 여자 여자처럼 머리 긴 남자]

 변종의 몸이 운전석을 눌러서 클락션을 눌러대기 시작했다.

 [빠아아아아앙! 빠아아아앙! 빠아아아앙!]

 [♪ 가방 없이 학교 가는 아이 비 오는 날 신문 파는 애]

 빨리 이 변종을 처리하지 않으면 클락션 소리를 들은 다른 변종들이 달려올 것이 뻔했다. 상황은 급박했다. 변종의 공격이 무대포로 계속되자 민철의 몸은 누워 있는 자세로 차량 뒤쪽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면서도 발길질을 멈추지 않았다. 이번 변종은 무척 강하고 집요했다.

 [♪ 복잡하고 아리송한 세상 위로 오늘도 애드벌룬 떠있건만]

 이미 변종은 차량 운전석 쪽을 점령해 버렸다. 계속해서 발길질을 하면서 손에 잡히는 물건을 변종을 향해 던져댔다. 하지만 변종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마치 주먹이 날아오는데도 눈을 감지 않는 권투선수와 같았다.

 [♪ 태공에게 잡혀온 참새만이 긴 숨을 내쉰다]

 민철은 급기야 차량 뒤쪽 세준이가 있는 휀스에 등을 대기에 이르렀다. 앞에서는 변종이 달려들고 있고 뒤에서는 세준이가 아빠를 공격하려고 휀스를 향해 몸을 던진다. 다행인 것은 휀스의 도움으로 세준은 민철을 공격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직도 공격하려고 달려드는 변종을 방어하기에는 민철은 속수무책이었다.

 [♪ 한여름에 털장갑 장수 한 겨울에 수영복 장수]

 변종은 집요하게 달려들어 민철의 목을 향해 돌진했다. 그 순간 민철의 왼손이 변종의 목을 잡아 물리기 직전의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했다. 목을 잡자마자 오른손에 잡히는 무언가를 집어 들고는 변종의 머리를 가격해 댔다.

 ‘복숭아 넥타’ 깡통이었다.

 [퍽퍽퍽퍽퍽!]

 [♪ 번개소리에 기절하는 남자 천둥소리에 하품하는 여자]

 계속해서 변종의 머리를 향해 깡통을 내리 찍어댔다. 그제야 그렇게 막강했던 변종이 허무하게 쓰러졌다.

 [♪ 복잡하고 아리송한 세상 위로 오늘도 애드벌룬 떠있건만 독사에게 잡혀온 땅꾼만이 긴 혀를 내두른다 독사에게 잡혀온 땅꾼만이 긴 혀를 내두른다]

 민철은 지칠 대로 지쳤지만 숨 돌릴 시간이 없었다. 재빨리 운전석 쪽으로 이동해서는 꺼진 시동을 다시 켜기 위해 열쇠를 돌렸다.

 “앗!”

 하지만 반응이 없다. 시동이 켜지지 않는 것이다. 창밖을 살폈다. 아니나 다를까 수십 마리의 변종 무리들이 차량을 향해 사방에서 달려오고 있었다.

 “빨리 빨리 빨리 빨리, 쫌!”

 다시 시동을 켰다. 뭐가 문제인지 알 수 없었다. 액셀을 밟아 대면서 시동을 켰지만 차는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급하게 조수석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는 소총을 들었다. 소총은 총끈이 좌석 밑 의자의 위치를 조절하는 쇠고리에 걸려 빠지지 않았던 것이다. 총을 드는 순간 변종들이 운전석 쪽 창문에서 차량 안으로 달려들었다.

 [탕!]

 변종 하나가 총에 맞고 쓰러졌다. 하지만 또 다른 변종들이 달려들었다.

 [탕! 탕! 탕! 탕!]

 당황해서일까? 가까운 거리임에도 조준점은 정확하지 않다. 그렇게 달려드는 변종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퍽!]

 변종 하나가 전면 유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다행히 깨지지 않았지만 또 다른 변종이 전면 유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민철은 차량 뒤쪽으로 몸을 이동했다.

 [와장창!]

 [탕! 탕! 탕! 탕! 탕!]

 총알이 얼마나 남았을까? 총알이 얼마나 소진되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분명한 것은 곧 총알이 소진 될 것이 뻔했다. 급하게 여분의 탄창을 주머니에서 빼 들었지만, 당황한 나머지 그만 탄창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더 이상 방어할 수 없는 상황에 민철은 차 안에 들어온 변종들만 사격하기 시작했다. 다행인 것은 차안에 들어와 죽어 있는 변종들이 방어벽을 만들어 주어서 다른 변종들의 유입을 막아 주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다. 총소리 때문이었는지 더 많은 변종들이 차량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이제는 절망이다. 더 이상 방어할 수 있는 여력조차 없다. 총알은 이미 소진되었고 떨어진 탄창은 주울 상황이 못 되었다.

 그 순간 묘안이 떠올랐다. 기절해 있는 두 사람. 민철은 재빠르게 승합차의 뒷문을 열어 재꼈다. 그리고는 기절한 한명의 학생을 발로 밀어 차 밖으로 떨어뜨렸다. 그러자 많은 변종들이 학생에게 달려들어 물어뜯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반대쪽 문을 열어 재꼈다. 그리고는 또 다른 학생을 고기 던져주듯 굴려 떨어뜨렸다. 마찬가지로 수많은 변종들이 달려들어 난도질을 했다.

 잠시의 짬이 생겼다. 민철은 다시 운전석 쪽으로 몸을 옮겼다. 하지만 차량 안은 죽어 있는 변종들로 인해 움직임이 쉽지 않았다. 죽어 있는 변종들을 밀어내고는 다시 시동을 켰다. 하지만 역시 반응이 없다.

 “아! 씨발, 무엇하나 도움이 안 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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