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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아르카틴
작가 : 유리멘탈
작품등록일 : 2018.11.11

지구와는 다른 세계'아르카틴'의 기둥이 되는 4개의 제국이 있다. 4개의 제국은 각기 다른 사상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남성우월주의적 사상을 가진 제국, 레오디아르에서 태어난 황녀의 반란을 담은 이야기


(1부와 2부의 시점이 다름)

 
1부 2화
작성일 : 18-11-14 18:09     조회 : 172     추천 : 0     분량 : 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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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나는 신계로 돌아오자마자 드라일리아의 공간으로 향했다. 인간계에서 인간의 혼은 모두 회수했으니 이번엔 그쪽 일을 도와줘야 할 것 같아서였는데 내가 그의 공간으로 갔을 때는 이미 일이 모두 끝난 상태였다. 의아해하는 내게 운명의 실이 하나씩 끊어질 때마다 정리해서 빨리 끝났다고 드라일리아가 말해주었다. 그의 말을 듣다가 무언가 허전한 느낌이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가 바라유리드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에게 물었더니 바라유리드는 일이 끝난 후 곧바로 자신의 공간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할 일이 없어진 나는 나의 공간으로 이동했다. 내 공간에 돌아오니 내 책상 위에 오늘 오전에 읽던 인간들의 역사책과 함께 사탕이 담긴 병이 놓여있었다. 아마도 바라유리드가 선물한 것이겠지. 알록달록한 색깔의 사탕이 담긴 병을 보고 있자니 오늘 내 앞에서 인간계의 균형이 무너지는 게 자신의 탓이라 생각해 서럽게 울어대던 그가 생각나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사탕이 담긴 병의 뚜껑을 열어 사탕하나를 골라 입안에 넣자 달달한 맛과 함께 상큼한 과일 향이 입안에 퍼져갔다.

 

 의자에 앉아 입안에 사탕을 이리저리 굴리며 맛보고 있는데 문득 오늘 인간계에서 아키아리드가 바라보고 있던 소녀가 생각이 났다. 벚나무를 연상케 하는 분홍색 머리카락과 노란색 눈동자를 가진 아직 어린 소녀. 아키아리드가 왜 그렇게 소녀를 빤히 바라보고 있던 걸까

 

 잠시 그 이유에 대해 생각을 해보다가 몸을 일으켜 인간계로 향했다. 어차피 해야 할 일도 없는 백수생활을 하고 있으니 나도 그 소녀를 빤히 바라보며 특이한 점이 있는지 찾아보기 위해서였는데 내가 전에 갔던 그 장소에 도착했을 때 소녀는 그 장소에 없었다. 홀로 남은 소녀가 가여워 불이 난 장소 근처에 있던 인간에 데리고 간 건지 생각을 해봤지만 그건 아닌 듯했다. 주위를 훑어보자 소녀가 이곳 주위에 있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소녀를 향해 걸음을 옮기자 과일나무에 달린 열매를 따고 있던 소녀가 보였다. 가족을 잃은 슬픔 때문에 적어도 하루는 정신을 찾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소녀는 너무나 멀쩡해 보였다. 마치 이런 상황에 익숙한 듯이 행동하는 소녀의 모습에 의아해하고 있는데 소녀가 고개를 돌려 내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소녀와 눈이 마주쳤다.

 음? 마주쳤다?

 

 신은 보통 인간계에서 혼과 같은 상태로 존재한다. 한마디로 인간들은 우리를 볼 수 없다는 말인데... 이 소녀는 나를 똑바로 마주 보고 있었다. 나와 처음 눈이 마주쳤을 때는 살짝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곧 언제 그랬냐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나를 바라보는 어린 소녀를 마주 보다 무언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소녀를 가만히 바라보며 고민을 하다 곧 그 이유를 알아챘다. 그리고 아키아리드가 이 소녀를 바라보던 것도 이것 때문이겠지.

 

  * * *

 

 소녀는 나와 눈이 마주친 뒤 내가 있는 방향으로 다가와 내게 자신이 열심히 딴 열매를 건네주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건네주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그 열매를 받았다. 소녀가 내게 준 열매는 소녀의 검지의 한마디 정도 돼 보이는 작은 붉은 색 열매였다. 지구에 있는 체리와 비슷하게 생긴 열매였다. 나에게 열매를 건네준 소녀는 내 옆에 앉아 열매를 입 안에 넣어 오물오물 하나씩 씹어 먹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내 옆에 앉아 열매를 먹는 소녀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소녀에게 받은 열매를 입 안에 넣고 씹었다. 붉은 색의 작은 열매는 처음 씹었을 때는 살짝 떫은맛이 나다가 나중에는 달달한 맛이 났다.

 

 자신이 딴 열매를 모두 먹은 소녀는 손을 탁탁 털고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옷 또한 탁탁 털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소녀는 근처에 있는 마을로 가려는 건지 마을이 있는 방향으로 몸을 돌려 앞으로 걸어갔다. 아직은 어린 소녀의 작은 등을 바라보다 소녀의 뒤를 따라갔다. 그런데 어쩌려는 걸까 집이 불타 없어졌으니 가진 것이 없을 텐데

 

 작은 체구의 소녀가 일할 수 있을 만한 곳도, 소녀를 받아줄 만한 곳도 없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소녀는 망설임 없이 걸어나갔다. 아무 말 없이 소녀의 뒤를 따라가다 소녀의 모습에 시선이 갔다. 작은 체구에 비해 커다란 윗옷의 소매 부분은 소녀의 자그마한 손이 보일 수 있도록 여러 번 접어 올렸고 기다란 목도리를 여러 번 목에 감아 묶었으며 신발 또한 소녀가 입고 있는 윗옷과 마찬가지로 소녀가 신기에는 커 보였다. 소녀가 밖에 나가고 싶어 하니 소녀의 가족이 추운 겨울날 따뜻하게 입히기 위해 열심히 싸맨 것 같은 모습이었다.

 

 “괜찮은 거야?”

 

 가족들의 사랑은 받으며 자라온 소녀가 한순간에 자신의 가족을 잃었는데도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 모습이 안쓰럽다고 생각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었다. 아무 말 없이 자신의 뒤를 따라오던 내가 물어서 놀란 것인지 아니면 갑자기 물어봐서 놀란 것인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뒤돌아 나를 쳐다보는 소녀의 노란색 눈동자를 마주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슬프지 않아?”

 

 다시 한 번 더 건넨 물음에 소녀의 눈동자가 고요한 호수에 작은 돌 하나를 던져 넣은 것처럼 잔잔히 흔들렸다. 소녀의 흔들리는 눈동자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소녀의 조그마한 입이 열렸다. 소녀의 작은 입에서 흘러나온 소녀의 목소리는 슬픈 감정을 억누른 듯 조금 가라앉아있었다.

 

 “슬퍼요. 슬프지만 제가 가족을 잃은 슬픔에 잠겨 저의 삶을 버린 채 엄마 아빠를 따라간다면...저를 두고 먼저 가버린 엄마 아빠가 더 슬퍼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저는 살아서.....엄마 아빠가 위에서 더 이상 슬퍼하지 않도록......행복하게 살다가 엄마 아빠의 곁으로 갈 거예요.”

 

 자꾸만 올라오는 감정을 누르며 말하고 있었지만, 말을 하는 동안 소녀의 눈 주변이 붉게 물들더니 소녀의 눈동자에 투명한 구슬이 맺혔다. 소녀가 마지막 말을 마치자 소녀의 눈에 맺힌 구슬들이 소녀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소녀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자신이 입고 있는 소매로 대충 닦고서 다시 몸을 돌려 걸어나갔다.

 

 ‘그와 함께 행복하게 살다가 신계로 돌아갈 거에요. 두고 보세요.’

 

 소녀의 말을 듣다 보니 예전에 나의 어린 동생이었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라 잠시 미소를 지었다가 지웠다.

 

  * * *

 

 소녀의 걸음이 빨랐던 것인지 주변에 있던 마을이 가까웠던 것인지 소녀와 나는 금방 마을에 도착했다. 소녀는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마을에 있는 약재상을 찾아가 자신의 품에서 약초 더미를 꺼내 팔아 돈을 받았다. 소녀가 언제 약초를 캤는지 생각하다가 마을에 오면서 중간중간에 어떤 잡초를 뽑는 모습이 생각나 고개를 끄덕였다. 그 잡초가 약초였구나.

 

 소녀는 돈을 받자마자 여관으로 향했다. 여관에서 작은 방을 얻은 소녀는 방에 들어가자마자 차가워진 몸을 녹이려는 듯이 이불 속으로 꾸물꾸물 기어들어갔다. 이불 속에서 눈만 빼꼼 내놓은 채 소녀는 아무 말 없이 나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눈을 깜빡일 때마다 소녀의 노란색 눈동자가 사라졌다가 생겼다가를 반복했다. 사라지고 생기고를 반복하는 소녀의 눈동자를 바라보다 전부터 들었던 말을 입 밖으로 꺼냈다.

 

 “넌 내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구나.”

 

 소녀는 내가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않는 것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여기며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내게 말을 걸거나 하지도 않았다. 이런 소녀의 해동을 보면서 소녀가 내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왜 소녀는 그와 관련된 말을 꺼내지 않는 걸까.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왜 아무것도 묻지 않아?”

 

 그저 궁금해서 물어본 것이었는데 소녀는 어떤 대답을 해야 할 지 망설이는 것처럼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다 입을 열었다.

 

 “제게 해를 가하실 것 같지 않았어요. 그리고......”

 

 잠시 망설이는 듯이 뒷말을 삼킨 소녀는 눈을 천천히 감았다가 뜨며 입을 열어 말을 이었다.

 

 “신이시라는 것을 안다고 하면 저를 싫어하실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예상치 못한 대답에 놀라 눈이 저절로 커지는 것을 느꼈다. 내가 신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냐고 묻기 위해 입을 여는데 소녀가 이어서 말했다.

 

 “신이시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외모를 하고 계시니까 신이신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사람들이 신님이 곁에 계시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는 것을 보고 신이시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어요.”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외모라는 말을 듣자마자 ‘아’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입안에서 튀어나갔다. 나도 처음 신이 되었을 때 적응하기 힘들어 한동안 일부러 내 얼굴을 보지 않으며 지냈었던 기억이 떠올라 얼굴을 찌푸리는 데 그것이 자신이 내가 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 것인지 소녀의 눈동자가 이리저리 왔다 갔다 움직였다.

 

 “혹시 내가 어떤 신이라는 것도 알겠니?”

 “네.. 창조의 신님.”

 “그렇구나.”

 

 소녀가 나의 정체를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큰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이 아이의 시선을 처음으로 마주했을 때 들었던 느낌과 연관해서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내 담담한 반응에 오히려 소녀가 당황한 듯이 허둥지둥 그에 대해 말을 했다.

 

 “예전에 책에서 신들의 모습에 대해 묘사한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그중에서 창조의 신은 하늘을 연상케 하는 푸른색 머리카락과 바다를 담은 듯이 진하고 연한 파란색이 섞인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고 적혀져 있었어요. 그래서 신님이 창조의 신님이시라고 생각하게 된 거에요.”

 

 소녀에게 천천히 다가가 소녀의 앞에 쭈그리고 앉아 미소를 지으며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혼과 같은 상태이기에 아이의 머리카락은 만져지지 않았고 쓰다듬는 느낌이 들지 않을 텐데도 소녀는 눈을 감고 미소를 지었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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