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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마왕을 죽여야 한다
작가 : 동화1278
작품등록일 : 2018.11.14

마왕을 죽이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고 2년.
마침내 마왕이 있는 불의 반도에 진입한 어느날이었다.
해가 지고 우리 일행은 혼란에 휩싸였다.
"여기가 대체 어디야?!"
요정 릴리아엔이 찾아낸 지도에 적힌 이곳의 지명은 처음 들어보는 나라의 이름이었다.
대한연방공화국.
이곳은 죽은 세계였다.

 
ep1. 낯선 세계-1
작성일 : 18-11-14 17:44     조회 : 381     추천 : 0     분량 : 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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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므로 위대한 용사 암헬드 아젠후발의 한 마디는 당황한 다른 일행들을 다시금 위대한 여정의 길에 오르게 만든 것이다.

 “세상이 뒤바뀌어도 우리의 여정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 위대한 한 마디는 훗날 신성 그람앙가르 제국의 구원자이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전사인 엘린 아쉬올의 회고록에 따르면……

 -위대한 대서사가 이리옹겔이 전하는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 제3권 497쪽 발췌>

 

 

 

 

 해가 지고 우리 일행은 혼란에 휩싸여 있었다.

 

 “여기가 대체 어디야?!”

 

 용사 암헬드가 외쳤다. 거대한 체구답게 그의 목소리는 사방에 쩌렁쩌렁 울렸다.

 당황한 건 마법사 윌실드나 정탐꾼 로터스, 심지어 요정 릴리아엔이나 난쟁이 스룽바렌도 마찬가지였다.

 난 일단 왼손으로 신성한 륌멜베르크의 목걸이를 잡고 오른손을 높이 들어올렸다.

 

 “어둠 속에서 길 잃은 어리석은 양에게 당신의 빛을 보여주소서.”

 

 내 오른손에서 옅은 푸른 빛이 쏘아져 나가 거리를 밝혔다.

 우리가 서있는 곳은 동서남북으로 길이 나뉘어지는 사거리의 중앙부분이었다.

 하늘에는 기다란 봉에 생전 처음 보는 문자가 적힌 철판들이 여러 가지 크기로 걸려있었다. 륌멜베르크의 빛은 창백한 색깔로 그 글자들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뭐라고 적힌 거지?”

 

 용사 암헬드의 시종 엘린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마법사 왕에게 시력을 바친 증거로 눈동자가 초록색으로 변한 윌실드가 창백한 빛 속에서 초록빛을 더욱 번뜩이며 모두에게 말했다.

 

 “다들 제 주위로 모이세요.”

 

 윌실드는 우리가 다가서자 둥그런 백광석이 달린 지팡이를 세워 들었다.

 

 “저 정체불명의 문자를 그람앙가르어(語)로 변환시키겠습니다. 아. 물론 우리 눈을 변환시키겠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는 날 쳐다보았다.

 

 “르쉬닌 사제님. 유감입니다만 당신에게는 저의 마법을 쓸 수 없습니다. 이유는 아시겠지요?”

 

 신성력은 마력을 혐오한다. 따라서 난 윌실드의 마법을 받아들일 수 없다. 반면 기(氣)의 숭배자인 용사 암헬드는 아무런 거부반응 없이도 마법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오직 제가 보기 원하는 것은 륌멜베르크의 말씀뿐입니다.”

 

 마법사 윌실드는 날 향해 빙긋이 웃었고 난 마주 웃어줬다. 용사 암헬드는 내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말을 툭 내뱉었다.

 

 “이봐. 중. 그 잘나신 륌멜베르크에게 나 대신 물어봐 줘. 여기가 어딘지 말이야.”

 “저는 그분의 종복. 저를 어디로 보내셨건 제 마음 속에 의문은 없습니다.”

 “쳇.”

 

 우리 일행이 여정을 시작하고 2년. 용사 암헬드는 줄곧 나에 대해 적대적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는 신의 존재를 믿지 않았다.

 

 “자. 시작하겠습니다. 다들 눈 감으세요.”

 

 마법사 윌실드가 마법을 시전했다.

 인간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제와는 달리 마법사는 마법의 언어를 사용한다. 그래서 낮게 읊조리는 그의 말을 나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

 최초로 마법을 사용했다는 요정족인 릴리아엔은 알아들을 수 있을까?

 릴리아엔은 아름다운 얼굴에 언제나 그렇듯 다소간의 미소와 침착함을 담아 그저 윌실드의 하얀 광채가 나는 손이 자신의 눈을 훑는 순간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다 됐습니다. 이제 눈들 뜨세요.”

 

 윌실드가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했다.

 날 제외한 모두가 서둘러 주위를 둘러보았다.

 

 “우와 신기해!”

 

 열여섯의 발랄한 소녀인 엘린이 주인인 용사 암헬드의 두툼한 팔을 마구 치며 흥분했다. 시종에게 사정 없이 고양이 펀치를 맞으면서 암헬드도 놀랍다는 얼굴로 주윌 둘러보고 있었다.

 

 “세종대로…사거리?”

 

 요정 릴리아엔이 하늘에 매달린 철판에 적힌 글자 중 하나를 읽었다.

 글을 읽을 수 없는 나로서야 그녀가 저 많은 철판 중 무엇을 읽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대충 짐작은 갔다.

 ‘세종’은 아마 저 문자를 쓰는 종족의 어떤 고유명사일 것이다. ‘대로’는 큰 도로. ‘사거리’는 바로 이곳.

 즉 ‘세종대로 사거리’는 바로 지금 우리가 서있는 이 자리의 지명일 것이다. 대로라는 명칭답게 대단히 넓은 도로였다.

 그렇다면 다시 의문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우리가 이 세종대로 사거리로 오게 된 걸까요?”

 

 릴리아엔이 날 쳐다보며 물었다. 물론 그녀도 대답을 기대하고 던진 질문이 아니었다.

 내가 주위를 둘러보자 그녀도 마찬가지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생전 처음 보는 건축 양식의 건물들이 사거리를 가득 메우고 세워져 있었다.

 대부분이 직육면체를 기본으로 한 건축물들이었는데 어떤 것은 대단히 거대했고 어떤 것은 그렇지 않았다.

 공통적인 것은 온전한 상태로 남아있는 건물이 없다는 부분이었다. 유리는 깨지고 벽은 허물어졌다. 간판으로 짐작되는 것들은 벽에서 떨어져 흔들리고 있거나 기울어져있다.

 

 “오! 저긴 뭐 하는 데지? 24시 편의점?”

 “엘린! 멀리 가지 마!”

 “알았어 주인님!”

 

 윌실드에게 주먹만한 빛의 공을 받은 엘린이 여기저기를 뛰어다니고 있었다.

 암헬드와 난쟁이 스룽바렌도 주위로 흩어져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했고, 정탐꾼 로터스는 커다란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올랐다.

 윌실드가 호박만한 빛의 공을 여러 개 만들어 하늘에 띄워두었기에 난 신성력을 회수했다.

 

 “우리 잠깐 정리해볼까요?”

 

 윌실드가 다가왔다. 그는 나와 릴리아엔 앞에 지도를 펼쳐 들었다.

 

 “우린 원래 불의 반도 중서부를 탐험하고 있었습니다.”

 

 윌실드가 널찍한 지도에서 오른쪽 끝부분의 조그만 반도의 중심부를 짚었다.

 파락, 그가 덜 펼쳐진 지도의 나머지 부분을 펼쳤다. 그곳엔 불의 반도 상세 지도가 나와있었다.

 

 “앞으로 십 수 킬로미터만 더 나아가면 우린 여태껏 우리 그람스림들이 밟아보지 못한 땅을 밟게 될 예정이었습니다.”

 

 불의 반도 지도에서 우리가 서있는 곳(서있었던 곳) 바로 아래로부터는 대부분의 땅이 검게 칠해져 있었다. 단지 표식이라 할만한 건 불의 반도 동남부 최끝단에 표시된 X자였다.

 바로 그곳이 우리의 목적지인 마왕 프룽겔바하트가 있는 곳으로 예상되는 지점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있는 이곳은 대체 어느 땅인지를 먼저 알아보는 게 우선이겠군요.”

 

 릴리아엔이 말했다. 윌실드가 초록빛깔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일단 로터스님이 정탐을 위해 날아올랐습니다.”

 “이보라구. 마법사 양반.”

 

 난쟁이 스룽바렌이 다가왔다. 별다른 수확이 없었는지 그의 수염이 덥수룩한 얼굴엔 허탈감이 어려있었다.

 

 “내 생각엔 여기가 그 말로만 듣던 신대륙이 아닐까 하는데 말이야.”

 “신대륙이요?”

 

 윌실드가 흥미로운 눈길로 난쟁이 스룽바렌을 쳐다봤다. 스룽바렌은 꼬불꼬불해서 엉겨있는 수염을 만지작거려 더 엉키게 만들었다.

 

 “그래. 서쪽 바다를 건너면 있다는 그 신대륙 말이야.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희귀한 건물에, 이거 보라고.”

 

 툭, 툭. 스룽바렌이 자기 키만한 핼버드의 끄트머리를 땅에 찧었다.

 

 “이런 도로 포장은 300년을 산 나도 처음 보는 거란 말이지. 듣도 보도 못한 기술이란 말이야.”

 “스룽바렌님의 말에 따르면 우린 그람스리올 대륙의 극동부에서 극서부의 바다 너머로 옮겨졌다는 말이로군요.”

 “그래 요정씨. 자네는 나보다 두 배는 더 살았을 테니 신대륙 얘기도 물론 알고 있겠지?”

 “네. 알고 있어요.”

 

 릴리아엔은 고개를 한 번 까닥였다.

 ‘신대륙’은 나도 얼추 알고 있는 얘기였다.

 원래 세계는 우리 그람스림이 사는 그람스리올 대륙, 하나로 이루어져있다고 믿어져 왔다.

 하지만 고서적에 따르면 서쪽 바다 너머. 그러니까 세상의 끝인 ‘무한의 벼랑’이 있다는 그곳에 사실은 거대한 대륙이 하나 더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신대륙의 종족들은 독자적인 문명을 가지고 있으며 그 문명은 심지어 우리 그람스림보다 더 뛰어나다고 한다.

 물론 이건 학계에서도 외면 받는 그저 전설이나 혹은 소설에 지나지 않았다.

 그걸 지금 스룽바렌은 마치 사실처럼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역시 모험하길 좋아하는 난쟁이 종족다웠다.

 

 “만약 그렇다면, 왜 우리가 돌연 신대륙으로 이동되었는지 원인을 찾아봐야 할 것 같군요.”

 

 마법사 윌실드가 말했다. 나머지 사람들은 맞는 말이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흩어져서 이 주변을 좀 더 탐색해보도록 하죠.”

 

 윌실드의 말에 다들 주변으로 흩어졌다.

 난 그 자리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달이 하나만 떠있었다.

 

 “이보게 르쉬닌.”

 

 난쟁이 스룽바렌이 다가왔다.

 

 “뭘 그리 유심히 쳐다보고 있는가?”

 

 난 빙긋 웃으며 밤하늘을 가리켰다. 스룽바렌은 짧은 목을 기웃해서 갸우뚱거리는 모양을 만들어냈다.

 처음 저 모습을 봤을 땐 그 우스꽝스러움보다 난쟁이도 우리 인간과 똑같은 제스쳐를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는 것에 신기해 했었다.

 

 “달이 하나군?”

 “예. 스룽바렌님. 이상하지 않습니까?”

 “뭐가 말인가? 페텡 미나스와 쥬티는 원래 서로 번갈아 가며 뜨잖나?”

 “그렇긴 합니다만, 이번 주는 쥬티가 뜨는 주입니다. 쥬티는 결코 만월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지 않지요.”

 “흐으음.”

 

 스룽바렌이 수염을 쥐어뜯으며 하늘 위의 꽉 찬 달을 노려보았다.

 

 “꺄악!”

 

 엘린의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가 들린 것은 그때쯤이었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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