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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조선총독부
작가 : 비밀광복군
작품등록일 : 2018.11.13

부모에 의해 서로 정혼한 사실을 아는 광복군 특수요원 난영과
정혼사실을 모르는 고등문관출신의 총독부 경무국 직원 민수의
사랑과 삶

 
30.
작성일 : 18-11-13 12:00     조회 : 239     추천 : 0     분량 : 4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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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영도 다 알았다.

 민수는 계속해서 일을 해야 했다.

 나라와 민족을 동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아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가 일을 하는 데에 최대 걸림돌은 바로 자신이었다.

 광복군 첩자 년인 걸 세상이 다 아는 마당에 둘이 사귀어?

 고등계 최고 지위의 조선인과 광복군 첩자 년이라니.

 난영은 모든 걸 이해했다.

 아니 그러겠다고 했다.

 그래야 한다는 걸 알았다.

 술병은 자꾸 싸여가지만

 결심에 결심을 굳혀 보지만

 그리고 그래야만 한다고 자꾸자꾸 결심해 보지만

 ...

 그녀의 입으로는 계속 술만 들어갔다.

 

 그토록 살벌하기만 하던 총독부 대회의실이 오늘만은 달랐다.

 아침부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총독이 민수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제 비로소 정식 총독부 직원 그것도 고등 문관이 된 것이다.

 열렬히 박수.

 진심이 느껴졌다.

 국장은 여전히 감정 표현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진심일 것이다.

 범석 역시 아무런 표정이 없이 그저 묵묵히 박수만 쳤다.

 그것만이 그가 할 수 있는 전부라는 것을 민수도 알고 있었다.

 

 헬기는 필리핀의 한 군부대를 향해 밀림을 가로 지르고 있었다.

 학규가 이 박사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김구 선생까지 세 명의 주요 인사를 태운 헬기는 드디어 성공적인 비행을 마치고 흙먼지를 일으키며 육지에 착륙했다.

 헬기에서 내리는 세 명의 주요 인사를 미군 장교가 맞았다.

 그들은 장교의 안내에 따라 막사에서 맥아더를 기다렸다.

 학규의 손에 소중한 서류봉투가 들려있다.

 그는 이를 꼭 쥐고 있었다.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구태여 입에 담을 필요조차 없었다.

 미동도 없는 듬직한 체구의 김구 선생.

 여유 만만한 이 박사.

 학규는 초조하게 시계를 쳐다봤다.

 왠지 모를 불안감이 세 명의 심장을 휩쓸고 갔다.

 아무리 기다려도 맥아더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들이 기다리던 회의는 끝났지만 장교들이 흩어지고 맥아더는 보이지 않았다.

 영어로 항의하는 이 박사.

 당황하는 장교.

 이 때 헬기가 다시 프로펠러를 돌리기 시작하고 황급히 오르려 발걸음을 재촉하는 맥아더.

 이 박사가 그를 막아섰다.

 약간의 실갱이가 있지만 김구 선생이나 학규는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무언가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만은 분명했다.

 그렇게 맥아더는 미안하다는 말만 남기고 헬기에 올랐다.

 낙담한 이 박사가 고개를 숙였다.

 긴 이야기는 필요 없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거기에 없었으니.

 낙망한 세 사람은 그저 서로 얼굴만 바라봤다.

 

 법정에 선 현호와 근배의 혐의는 분명해 보였다.

 검사의 논고는 조리가 있었고 변호사는 그저 선처만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그들은 최후진술에서도 자신들의 무고함을 주장했다.

 자신들은 천황폐하의 충실한 신하라며 법정에서 맹세에 맹세를 거듭했다.

 당연히 그것이 그들의 유죄 선고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감옥으로 끌려가면서도 두 사람은 자신들의 결백을 끝까지 주장했다.

 자신들은 억울하다면서.

 

 결국 광복군의 계획은 실현되지 못했다.

 사유는 알 수 없었다.

 그 실체가 무엇인지는 나중에야 비로소 알 수 있었다.

 그 유명한 나가사끼와 히로시마가 언급된 뒤에야.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와중에 조국은 해방됐다.

 그리고 해방의 소식은 감옥에도 찾아왔다.

 사람들은 감옥으로 몰려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모든 죄수들의 석방을 환호했다.

 그 중에는 현호와 근배도 있었다.

 이들은 누구보다도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이들은 전직은 경무국의 직원과 광복군이었다.

 그들의 노고는 치하 받아 마땅했다.

 일본경찰에 의해 투옥됐기 때문이었다.

 투옥의 정확한 사유는 알 필요 없었다.

 관심의 대상도 아니었다.

 누군가 뭐라고 하기는 했다.

 그냥 지나다니는 잡음이었다.

 누구의 귀에도 들어가지 않았다.

 그렇게 그들은 반일 투쟁의 상징이 되었다.

 

 많은 혼란 끝에 정부가 서고 일제 청산에 대한 여론은 높아 갔다.

 그리고 그 여론의 선봉에는 근배와 현호가 있었다.

 경무국의 직원으로서

 광복군 대원으로서

 그들이 겪은 고초는 대중들의 공감과 분노를 같이 불러일으켰다.

 그들의 연설 하나하나에 대중들은 웃고 울었다.

 드디어 반민특위가 설치되고 근배와 현호는 그 간의 공을 인정받아 위원이 되었다.

 당연히 1차 타겟은 민수와 범석이었다.

 사실 재판은 열릴 필요도 없었다.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그들은 유죄였다.

 민족반역자를 처단하라고 법정 앞부터 난리였다.

 일제의 개를 때려죽이라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들 중에는 난영이 잘 아는 자들도 있었다.

 민수의 환영연에서 천황을 찬양하던 자들이었다.

 어떻게 그들이 갑자기 사상 전향을 한 건지

 어느 순간 그들은 가장 열렬한 민족주의자가 됐다.

 드디어 민수와 범석이 나타났다.

 그들을 향해 날계란이 던져졌다.

 일부는 그들의 얼굴을 정통으로 가격했다.

 아무도 그들을 제지하지 않았다.

 정면으로든 아니든 모두가 그들을 응원했다.

 환호성이 법정 앞을 흔들었다.

 진정 정의가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정의의 사도들은 모두가 박수를 쳤다.

 행복한 순간이었다.

 스스로가 자랑스러운 그들은 서로를 돌아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저들 나쁜 놈들과

 우리 좋은 놈들과의 경계선은 명확했다.

 적어도 그들에게는 그러했다.

 난영은 그들에게서 떨어졌다.

 민수가 잘 보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들과 떨어지는 게 좋을 것만 같았다.

 

 법정 안은 붐볐다.

 나쁜 놈들이 처벌받는 순간을 즐기려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민수와 범석은 반민특위 법정의 맨 앞에 서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많은 혐의들이 있었다.

 그중에 가장 큰 혐의는 애국 투사 근배와 현호를 핍박한 혐의였다.

 결코 용서받지 못할 죄였다.

 법정에서 현호가 단호히 민수와 범석을 꾸짖었다.

 ‘애국지사들이 총독부 청사 폭파를 계획할 때

 본인이 그토록 그 거사와

 그를 위해 투신하던 이들을 보호하려 헌신할 때

 당신들은 대체 어떻게 감히 이 나라와 이 민족 앞에 그런 천인공노할 짓을’

 피고의 자리에서 민수는 졸고 있었다.

 범석은 그저 눈만 꾸벅꾸벅 하고 있었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본 근배가 호통 쳤다.

 천하의 민족반역자들이 일본제국주의의 개들이 감히 신성한 법정에서 졸고 있다니.

 도저히 반성이라곤 없는 인간들이었다.

 방청객들도 참지 않았다.

 일제의 개들을 당장 처단하라고 아우성이었다.

 당장 때려죽이라고.

 근배와 현호는 눈을 마주쳤다.

 이 아우성을 누구보다 즐겨가면서

 자신들의 업적에 뿌듯해 하면서

 자랑스런 현호의 호통이 법정을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첩자 노릇을 했어요? 안했어요?’

 그들은 그저 입을 다물었다.

 그들은 그저 눈을 감고 싶었다.

 특히 민수는 더 졸고 싶었다.

 자신이 처한 이 현실에서 고개를 돌리고만 싶었다.

 귀를 막고 싶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조는 것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자꾸 귀찮게 하는 인간들 때문에 더 이상 졸 수가 없었다.

 졸 때마다 그의 죄를 들먹이며 졸 수 있는 권리를 박탈했다.

 난영 만이 뒤에서 애타게 부탁했다.

 제발 변호를 하라고.

 스스로 항변을 하라고

 하지만 그들은 말이 없었다.

 ‘왜 말을 안 해요?’

 ‘대체 왜 입을 다물고 있는 거에요?’

 당연히 이들이 들을 리도 없다.

 하지만 그게 진짜 이유는 아니었다.

 그런 와중에도 그녀는 계속 귀에서 재촉했다.

 아니 애원이었다.

 민수는 뒤를 돌 수가 없었다.

 구태여 돌자면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그래도 다 알았다.

 뒤에서 떠드는 그녀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얼마나 귀여운지

 오히려 얼굴을 보면 더 힘들어진다.

 얼굴을 보면 그녀가 힘들어진다.

 돌아가는 꼴이 쉽게 나갈 거 같지도 않다.

 민수는 그저 졸고 싶을 뿐이었다.

 졸음 가운데 비몽사몽 난영의 항의하는 소리는 끊이지 않고 울려왔다.

 ‘왜 항변을 안 해요?’

 ‘대체 왜?’

 꿈인지 생신지 그녀의 항의는 구분을 하기가 어려웠다.

 꿈인지 생신지 민수는 속으로 혼잣말을 내뱉었다.

 ‘그러면 우리를 도와준 사람들이 다쳐.’

 분명 꿈만은 아닌 거 같았다.

 꿈속의 대화는 불가한 거 아닌가?

 꿈결을 통해 난영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누구?’

 확실했다.

 그녀는 예뻤다.

 그리고 귀여웠다.

 

 어두운 밤 미나미의 집.

 서재에서 사진을 찍던 민수가 인기척을 느꼈다.

 놀란 민수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분명 아무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하시모토는 서재 구석에 앉아 있었다.

 민수를 지켜보면서 양주를 음미하고 있었다.

 이미 어둠 속에서 오랫동안 민수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지켜 본 것이다.

 민수는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하시모토는 너무도 태연했다.

 오히려 민수에게 술잔을 권했다.

 정말 황당한 경우였다.

 민수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다시 한 번 법정은 시끄러웠다.

 민수와 범석의 죄가 하나씩 적시됐다.

 천하의 죽일 놈들이었다.

 방청객들은 흥분했다.

 당장 죽이라고 소리 질렀다.

 민수는 지그시 눈을 감고 있었다.

 하시모토의 목소리가 법정을 통해 흘러나왔다.

 ‘일본이 미국을 칠 때 이미 전쟁은 끝난 거야’

 방청객들의 열려한 성원에 힘입어

 특위위원들이 피고들을 향해 더욱 크게 윽박질렀다.

 그런 와중에도 사령관의 목소리는 조용하게 들려왔다.

 ‘본토에 미군이 상륙한다. 가정해 봐. 우리는 총력 저항에 나서겠지. 패전이 뻔한 전쟁에서 수백만 아니 수천만이 희생될 거야.’

 민수와 범석은 그저 눈만 감고 있었다.

 ‘하지만 조선을 잃으면 이야기가 달라. 중국과의 허리가 끊기고 일본 본토만 홀로 남지.’

 민수도 이해했다.

 일본이 가장 적은 희생으로 백기를 드는 방안임을.

 그래도 그건 오직 이론일 뿐이었다.

 ‘하지만 총독이나 국장께서는’

 민수는 사령관에게 항변해 보았다.

 보다 못한 방청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의감에 불타는 그들이 스스로 정의를 구현할 태세였다.

 방청객의 고함 속으로 사령관의 질문에 민수는 귀를 울렸다.

 ‘자네 생각엔 그들이 그리 생각 없는 자들로 보이나?’

 민수는 고함소리에 못 이겨 눈을 뜨고 자세를 바로 했다.

 법정의 한 구석에서 아주 세미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아주 작지만 또렷하고 분명한 어조였다.

 ‘어느 게 진정 대일본 제국과 그 백성을 위하는 길이겠나?’

 방청객과 위원들은 계속 소리를 질러댔다.

 그 바람에 뭐가 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모든 게 헷갈리는 세상이었다.

 민수는 졸고 싶었다.

 하지만 세상은 그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범석은 그저 눈만 껌뻑였다.

 난영의 애타는 소리만이 민수의 마음을 울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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